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뉴스 따라잡기] ‘선배는 후배를, 스승은 제자를’ 상습 성추행
입력 2012.07.03 (09:01) 수정 2012.07.03 (16:48) 아침뉴스타임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멘트>

학교 운동부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최근에 꾸준히 있었고요.

그래서 많이 나아진 걸로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가 봅니다.

운동부 폭력이 왜 없어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김기흥 기자, 운동부 선배가 동성 후배를 성추행하고, 이걸 안 코치는 가해자였던 선배를 성추행하고, 또 이걸 모두 쉬쉬했다면서요.

정말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멘트>

그 학교에 그 선생에 그 제자라 할까요?

합숙생활을 하는 운동부라는 특성에다 대학진학을 좌지우지하는 운동부 코치 그리고 명예를 위해 사건을 덮는데만 급급했던 학교, 이렇게 3박자가 맞으면서 성추행 사건은 3년이나 은폐돼 있었는데요.

사건의 전모를 알아보기 위해 해당 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학교 분위기는 한껏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조치를 취했겠죠.”

그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는 학교 측의 입장.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5월,

학생으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112 신고전화에서부터였습니다.

<녹취>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112 신고로 선생님한테 생활지도 하는 과정에서 엉덩이를 한 대 맞았다 그래서 신고가 됐는데..”

체벌로 인한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갈등 정도로 생각하고 학교를 찾은 경찰.

그런데 정작 신고를 했던 학생은 경찰을 만나자마자 신고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자신이 속한 운동부의 선배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윤희굉(팀장/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한 2년 7개월 되죠. 운동부 선배가 후배들 3명을 상대로 해서 상당히 오랜 기간 에 걸쳐서 동성끼리 성추행한 그런 사건입니다.”

피해 학생들이 지목한 선배는 같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군.

운동부 선후배로 만난 중학교 시절부터 합숙소나 학교 체육관으로 불려나가 수십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는데요.

2009년부터 올 봄까지 끔찍한 날들이 계속됐지만 피해학생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녹취> A 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운동도 같이 하고 작년까지만 해도 부서끼리 같이 살았단 말이에요. 생활도 같이 했어요.”

<인터뷰> 윤희굉(팀장/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일반 학생하고는 좀 다르고 위계질서라든지 그런 게 있다 보니까 (신고를) 안 했 다고 봐야지 않겠습니까.”

합숙 생활을 하며 거의 24시간을 붙어 지내야 했던 운동부의 폐쇄적 환경 속에서 참고 넘기기를 2년여.

참다못한 피해 학생 한 명이 학교 측에 피해사실을 털어놨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고 합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상담할 게 있다고 해서 얘기가 된 거고 그렇게 해서 저희가 어떤 조치를 하고 서로 화해를 시키고 이런 과정은 좀 있었는데,피해 받은 애 같은 경우에는 자기 나름대로 조금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유망한 운동선수였던 가해학생을 보호하고자 했던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

피해 학생들은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방법으로 112신고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됩니다.

<인터뷰>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처음에는 좀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어떤 구체적인 그런 것보다 그냥 단순하게 선배가 후배한테 가벼운 성추행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까 또 다른 내용이 나타나고 이런 겁니다.”

조사과정에서 지목당한 김 군 역시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있는 피해자라며 주장 하고 나선 건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성추행 가해자로 운동부 코치를 지목한 겁니다!

<인터뷰>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후배 학생들을 성폭행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폭행 부분도 있었고, 그 이후에 운동으로 대학 진학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네가 내 말을 잘 들으면 대학을 진학시켜주겠다 그러면서 추행한 내용입니다.”

후배들에게 저지른 범행을 꼬투리 삼아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는건데요.

하지만 이 같은 김 군의 진술에 대해 당사자인 코치는 억울하다며 혐의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운동부 코치(음성변조) :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는 정말 결백해요. 정말 코치와 선수 사이가 아니고 정말로 친구였고, 정말로 형 동생이었고 그런 사이었고. 정말 친하고 많이 독려하고 밀접한 사이었으니까.”

이 모든 게 김 군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겁니다.

<녹취> A 고등학교 운동부 코치(음성변조) : “제가 아이들을 시켜서 신고를 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니까요.”

얼마 전까지 함께 땀 흘리며 훈련했던 운동부 학생들도 이 같은 상황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녹취> A 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그 전까지만 해도 코치님이랑 완전 친했단 말이에요? 서로 농담하면서 지내는 사인데 어떻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진실 게임이 계속되는 사이,

학교 측에서는 또다시 사건을 덮기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녹취>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애하고 코치하고 그런 관계에 있는 걸 대충 아니까 휴대폰 패턴을 풀어라 해서 문자 내용을 삭제 했더래요.”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학교관계자는 결국 불구속 입건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운 일이 안 생겼으면 하는 생각으로 제가 삭제를 했는데 당연히 보호하고 있는 애니까 그렇게 했는데 그걸 증거인멸이라고 하면 어쩔 수가 없죠.”

정작 피해학생들의 상처는 들여다보지 못한 채 학교의 명예 지키기에만 발을 굴렀 던 학교는 뒤늦게 해결책 찾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성교육부터 시작해서 애들이 뭐 그런 부분에 대해 상담을 하는 거,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애들이 어떤 문제나 징후가 생겼을 때 상담을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을 좀 할 거고요.”

3년동안이나 곪아왔던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무엇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보복과 후환이 두려워 참아야만 했던 어린 학생들의 외침이 또 다시 묵살되는 일이 없도록 정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선배는 후배를, 스승은 제자를’ 상습 성추행
    • 입력 2012-07-03 09:01:18
    • 수정2012-07-03 16:48:4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학교 운동부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없애자는 움직임이 최근에 꾸준히 있었고요.

그래서 많이 나아진 걸로 생각했었는데, 아직은 갈 길이 먼가 봅니다.

운동부 폭력이 왜 없어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김기흥 기자, 운동부 선배가 동성 후배를 성추행하고, 이걸 안 코치는 가해자였던 선배를 성추행하고, 또 이걸 모두 쉬쉬했다면서요.

정말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기자 멘트>

그 학교에 그 선생에 그 제자라 할까요?

합숙생활을 하는 운동부라는 특성에다 대학진학을 좌지우지하는 운동부 코치 그리고 명예를 위해 사건을 덮는데만 급급했던 학교, 이렇게 3박자가 맞으면서 성추행 사건은 3년이나 은폐돼 있었는데요.

사건의 전모를 알아보기 위해 해당 학교를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학교 분위기는 한껏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조치를 취했겠죠.”

그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는 학교 측의 입장.

이번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5월,

학생으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112 신고전화에서부터였습니다.

<녹취>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112 신고로 선생님한테 생활지도 하는 과정에서 엉덩이를 한 대 맞았다 그래서 신고가 됐는데..”

체벌로 인한 교사와 학생 사이의 갈등 정도로 생각하고 학교를 찾은 경찰.

그런데 정작 신고를 했던 학생은 경찰을 만나자마자 신고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털어놨습니다.

자신이 속한 운동부의 선배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윤희굉(팀장/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한 2년 7개월 되죠. 운동부 선배가 후배들 3명을 상대로 해서 상당히 오랜 기간 에 걸쳐서 동성끼리 성추행한 그런 사건입니다.”

피해 학생들이 지목한 선배는 같은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군.

운동부 선후배로 만난 중학교 시절부터 합숙소나 학교 체육관으로 불려나가 수십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다는데요.

2009년부터 올 봄까지 끔찍한 날들이 계속됐지만 피해학생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녹취> A 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운동도 같이 하고 작년까지만 해도 부서끼리 같이 살았단 말이에요. 생활도 같이 했어요.”

<인터뷰> 윤희굉(팀장/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일반 학생하고는 좀 다르고 위계질서라든지 그런 게 있다 보니까 (신고를) 안 했 다고 봐야지 않겠습니까.”

합숙 생활을 하며 거의 24시간을 붙어 지내야 했던 운동부의 폐쇄적 환경 속에서 참고 넘기기를 2년여.

참다못한 피해 학생 한 명이 학교 측에 피해사실을 털어놨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고 합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상담할 게 있다고 해서 얘기가 된 거고 그렇게 해서 저희가 어떤 조치를 하고 서로 화해를 시키고 이런 과정은 좀 있었는데,피해 받은 애 같은 경우에는 자기 나름대로 조금 불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유망한 운동선수였던 가해학생을 보호하고자 했던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

피해 학생들은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방법으로 112신고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됩니다.

<인터뷰>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처음에는 좀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일도 아니고 어떤 구체적인 그런 것보다 그냥 단순하게 선배가 후배한테 가벼운 성추행 정도로 생각을 했었는데 사건을 조사하다 보니까 또 다른 내용이 나타나고 이런 겁니다.”

조사과정에서 지목당한 김 군 역시 성추행 피해를 당하고 있는 피해자라며 주장 하고 나선 건데요.

더욱 놀라운 것은 성추행 가해자로 운동부 코치를 지목한 겁니다!

<인터뷰>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후배 학생들을 성폭행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폭행 부분도 있었고, 그 이후에 운동으로 대학 진학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네가 내 말을 잘 들으면 대학을 진학시켜주겠다 그러면서 추행한 내용입니다.”

후배들에게 저지른 범행을 꼬투리 삼아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는건데요.

하지만 이 같은 김 군의 진술에 대해 당사자인 코치는 억울하다며 혐의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운동부 코치(음성변조) :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는 정말 결백해요. 정말 코치와 선수 사이가 아니고 정말로 친구였고, 정말로 형 동생이었고 그런 사이었고. 정말 친하고 많이 독려하고 밀접한 사이었으니까.”

이 모든 게 김 군의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겁니다.

<녹취> A 고등학교 운동부 코치(음성변조) : “제가 아이들을 시켜서 신고를 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니까요.”

얼마 전까지 함께 땀 흘리며 훈련했던 운동부 학생들도 이 같은 상황이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녹취> A 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그 전까지만 해도 코치님이랑 완전 친했단 말이에요? 서로 농담하면서 지내는 사인데 어떻게.”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진실 게임이 계속되는 사이,

학교 측에서는 또다시 사건을 덮기에만 몰두했다고 합니다.

<녹취> 정세영(경사/부산서부경찰서 강력2팀) : “애하고 코치하고 그런 관계에 있는 걸 대충 아니까 휴대폰 패턴을 풀어라 해서 문자 내용을 삭제 했더래요.”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학교관계자는 결국 불구속 입건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운 일이 안 생겼으면 하는 생각으로 제가 삭제를 했는데 당연히 보호하고 있는 애니까 그렇게 했는데 그걸 증거인멸이라고 하면 어쩔 수가 없죠.”

정작 피해학생들의 상처는 들여다보지 못한 채 학교의 명예 지키기에만 발을 굴렀 던 학교는 뒤늦게 해결책 찾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A 고등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성교육부터 시작해서 애들이 뭐 그런 부분에 대해 상담을 하는 거,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애들이 어떤 문제나 징후가 생겼을 때 상담을 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을 좀 할 거고요.”

3년동안이나 곪아왔던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무엇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요?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보복과 후환이 두려워 참아야만 했던 어린 학생들의 외침이 또 다시 묵살되는 일이 없도록 정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