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올해도 ‘도심 물 폭탄’ 재연되나?

입력 2012.07.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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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엔 요란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국지적인 집중호우를 연상케 했는데요. 모레부터는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해 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제 본격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물난리가 걱정입니다.



올 여름 장맛비 전망과 최근의 폭우 특징 등을 먼저 신방실 기상 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요란스럽게 내리치는 벼락, 곧이어 세찬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우산을 써도 온몸은 금세 젖어버리고, 도로는 온통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하수구에선 누런 흙탕물이 솟구치는가 하면 건물 안까지 빗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올 여름 폭우를 예고라도 하듯 서울 중구엔 불과 30분 만에 56mm나 쏟아졌습니다.



내일부터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겠습니다.



내일 밤 전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되고, 모레 낮에는 장마전선이 더 북상해 중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됩니다.



금요일까지 중부지방엔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최고 120mm 이상, 남부지방엔 10에서 50mm 가량 내리겠습니다.



장마전선은 앞으로 20여 일 동안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국지적인 폭우를 뿌리겠습니다.



<인터뷰>김정선(기상청 기후예측과 사무관) : "장마가 끝난 뒤에도 저기압이나 대기 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수 있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는 해마다 늘어 200년대엔 시간당 30mm가 넘는 비는 평균 22일 내려 1970년대보다 2배나 증가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 국지성 폭우의 습격은 올 여름도 예외가 아닙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해마다 여름철 폭우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특히, 도심에서의 폭우 피해 유형과 실태에 대해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준범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27일, 도로와 아파트를 덮쳤던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입니다.



순식간에 18명이 숨졌고, 21명이 부상당하는 참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산사태 피해가 과연 우면산 만의 일일까요.



정부가 ’제2의 우면산’이 될 수 있다고 꼽은 붕괴 위험 지역은 전국에 270여 곳입니다.



주로 이 같은 주택가의 급경사지나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 깎은 절개지가 많습니다.



이런 곳에는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수로를 새로 만들고, 붕괴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너질 수 있다고 예측한 곳과 실제 붕괴 사고가 난 곳이 잘 안 맞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곳은 지난 2010년 서울시가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꼽은 곳입니다.



그런데 실제 산사태는 상당 부분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지난해도 볼까요.



마찬가지로 예측한 곳과 실제 발생한 곳은 상당히 어긋났습니다.



산사태 예측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에,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에는 침수 피해 지역을 보겠습니다.



정부가 집계한 전국의 침수 위험지, 천 5백여 곳입니다.



주로 주택이나 도로를 끼고 있는 지천이 많습니다.



그런데 위험한 지역이라고 꼽아 놓고도, 아무런 대비를 안 한 곳이 25%인 3백 80여 곳이나 됩니다.



쉽게 말해 이 지역 들은 올 장마철에도 언제 물 바다가 될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러면, 지난 1년 동안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는 얼마나 대비했을까요.



지난해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고아름 기자가 현장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던 서울 광화문 광장.



문제는 부실한 배수 시설이었습니다.



때문에, 서울시는 70억 원을 들여 대형 하수관을 140m 새로 설치했습니다.



또,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은 수로 펌프를 설치해 폭우 때 한 층을 통째로 물탱크로 쓰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노우성(서울시 물재생계획팀장) : "2010년과 2011년과 같은 침수를 대비해서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최대 만 5천 톤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탱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에서 광화문 1곳뿐입니다.



지난해 집중호우에 쓸려온 토사가 하수관을 막았던 선릉역 일대.



7천 톤 크기의 대형 저류조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아직 착공도 못했습니다.



상습 침수지인 학여울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하수관로를 새로 설치하고 있지만, 오는 9월이나 돼야 완공될 예정입니다.



서울시의 전체 하수관은 만 km.



이 가운데 정비해야 하는 구간은 3천7백 km지만, 지금까지 10%가 조금 넘는 4백여 km만 정비했습니다.



정비를 못 한 낡은 하수관은 어떤 상황인지 직접 점검해봤습니다.



30년 된 하수관, 100년 빈도가 넘는 최근의 집중 호우를 감당하기에는 크기가 턱없이 작습니다.



<인터뷰>노진수(배수전문업체 대표) : "이런 정도의 관거 규모면 한 시간에 75mm,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10년에 한번 오는 비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리도 엉망입니다.



하수관 안쪽으로 100미터 이상 들어갔습니다.



1m 20cm 폭의 관에 이렇게 절반 이상 토사가 쌓여 있습니다.



비가 올 경우 물의 흐름이 막혀 도시 침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배수 시설 부족과 부실한 관리 때문에 올해도 대규모 침수 피해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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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올해도 ‘도심 물 폭탄’ 재연되나?
    • 입력 2012-07-03 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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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엔 요란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국지적인 집중호우를 연상케 했는데요. 모레부터는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해 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제 본격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물난리가 걱정입니다.

올 여름 장맛비 전망과 최근의 폭우 특징 등을 먼저 신방실 기상 전문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요란스럽게 내리치는 벼락, 곧이어 세찬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우산을 써도 온몸은 금세 젖어버리고, 도로는 온통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하수구에선 누런 흙탕물이 솟구치는가 하면 건물 안까지 빗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올 여름 폭우를 예고라도 하듯 서울 중구엔 불과 30분 만에 56mm나 쏟아졌습니다.

내일부터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겠습니다.

내일 밤 전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되고, 모레 낮에는 장마전선이 더 북상해 중부지방으로 비가 확대됩니다.

금요일까지 중부지방엔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최고 120mm 이상, 남부지방엔 10에서 50mm 가량 내리겠습니다.

장마전선은 앞으로 20여 일 동안 중부와 남부를 오르내리며 국지적인 폭우를 뿌리겠습니다.

<인터뷰>김정선(기상청 기후예측과 사무관) : "장마가 끝난 뒤에도 저기압이나 대기 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올 수 있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는 해마다 늘어 200년대엔 시간당 30mm가 넘는 비는 평균 22일 내려 1970년대보다 2배나 증가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 국지성 폭우의 습격은 올 여름도 예외가 아닙니다.

<앵커 멘트>

이처럼 해마다 여름철 폭우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특히, 도심에서의 폭우 피해 유형과 실태에 대해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준범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27일, 도로와 아파트를 덮쳤던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입니다.

순식간에 18명이 숨졌고, 21명이 부상당하는 참사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산사태 피해가 과연 우면산 만의 일일까요.

정부가 ’제2의 우면산’이 될 수 있다고 꼽은 붕괴 위험 지역은 전국에 270여 곳입니다.

주로 이 같은 주택가의 급경사지나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 깎은 절개지가 많습니다.

이런 곳에는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수로를 새로 만들고, 붕괴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너질 수 있다고 예측한 곳과 실제 붕괴 사고가 난 곳이 잘 안 맞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한 곳은 지난 2010년 서울시가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꼽은 곳입니다.

그런데 실제 산사태는 상당 부분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지난해도 볼까요.

마찬가지로 예측한 곳과 실제 발생한 곳은 상당히 어긋났습니다.

산사태 예측 자체가 부실하기 때문에,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에는 침수 피해 지역을 보겠습니다.

정부가 집계한 전국의 침수 위험지, 천 5백여 곳입니다.

주로 주택이나 도로를 끼고 있는 지천이 많습니다.

그런데 위험한 지역이라고 꼽아 놓고도, 아무런 대비를 안 한 곳이 25%인 3백 80여 곳이나 됩니다.

쉽게 말해 이 지역 들은 올 장마철에도 언제 물 바다가 될지 모르는 곳입니다.

그러면, 지난 1년 동안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는 얼마나 대비했을까요.

지난해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고아름 기자가 현장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던 서울 광화문 광장.

문제는 부실한 배수 시설이었습니다.

때문에, 서울시는 70억 원을 들여 대형 하수관을 140m 새로 설치했습니다.

또,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은 수로 펌프를 설치해 폭우 때 한 층을 통째로 물탱크로 쓰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노우성(서울시 물재생계획팀장) : "2010년과 2011년과 같은 침수를 대비해서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최대 만 5천 톤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탱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에서 광화문 1곳뿐입니다.

지난해 집중호우에 쓸려온 토사가 하수관을 막았던 선릉역 일대.

7천 톤 크기의 대형 저류조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아직 착공도 못했습니다.

상습 침수지인 학여울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하수관로를 새로 설치하고 있지만, 오는 9월이나 돼야 완공될 예정입니다.

서울시의 전체 하수관은 만 km.

이 가운데 정비해야 하는 구간은 3천7백 km지만, 지금까지 10%가 조금 넘는 4백여 km만 정비했습니다.

정비를 못 한 낡은 하수관은 어떤 상황인지 직접 점검해봤습니다.

30년 된 하수관, 100년 빈도가 넘는 최근의 집중 호우를 감당하기에는 크기가 턱없이 작습니다.

<인터뷰>노진수(배수전문업체 대표) : "이런 정도의 관거 규모면 한 시간에 75mm,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10년에 한번 오는 비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리도 엉망입니다.

하수관 안쪽으로 100미터 이상 들어갔습니다.

1m 20cm 폭의 관에 이렇게 절반 이상 토사가 쌓여 있습니다.

비가 올 경우 물의 흐름이 막혀 도시 침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배수 시설 부족과 부실한 관리 때문에 올해도 대규모 침수 피해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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