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무상보육에서 새길 교훈

입력 2012.07.09 (07:16) 수정 2012.07.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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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해설위원]

지난 3월 시행된 0~2세 무상보육, 즉 2살 아래 영유아 무상보육이 4개월 만에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울 서초구는 올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 예산 86억 원이 바닥나 사실상 백기를 든 상탭니다.

전국의 다른 지자체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다음 달부터 잇따라 보육예산이 고갈될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무상보육을 위한 재원이 올해만 7천억 원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는 100% 무상보육이 시행되자, 집에서 양육 중인 영유아 13만 명 이상이 어린이집으로 몰린 데 따른 겁니다. 어린이집 예약이 크게 밀려 시설 부족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재정 문제가 대두되자, 기획재정부는 최근 전면 무상보육제도를 선별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가 논란이 일자 번복했습니다. 소득에 관계없이 전액 지원하는 현행 무상보육은 문제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선별적 보육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인데, 정치권에 파장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1차 책임은 정치권에 있습니다.

여야는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에서 무리하게 무상보육을 챙겼습니다. 포퓰리즘에 편승해 공짜, 무상보육을 밀어붙인 겁니다. 정부도 지자체와 협의 없이 무책임하게 정치권의 무상보육 카드에 휘둘렸다는 책임을 면키는 어렵습니다. 무상보육이 중단 위기를 맞자 정부와 정치권은 예비비 투입 등 국고지원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입니다. 또 다른 복지 논쟁과 함께 대선이 본격화되면 선심성 복지 공약이 무수히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재원 조달 대책 없이 남발하는 복지 공약은 결국 혼란만 일으키며, 복지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합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처음부터 재정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하고 꼼꼼히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책은 혼란만 야기하고, 신뢰성을 무너뜨린다는 점을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될 겁니다. 이게 이번 무상보육 파문에서 얻어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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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무상보육에서 새길 교훈
    • 입력 2012-07-09 07:16:45
    • 수정2012-07-09 16: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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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호 해설위원] 지난 3월 시행된 0~2세 무상보육, 즉 2살 아래 영유아 무상보육이 4개월 만에 위기에 처했습니다. 서울 서초구는 올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 예산 86억 원이 바닥나 사실상 백기를 든 상탭니다. 전국의 다른 지자체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다음 달부터 잇따라 보육예산이 고갈될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무상보육을 위한 재원이 올해만 7천억 원가량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는 100% 무상보육이 시행되자, 집에서 양육 중인 영유아 13만 명 이상이 어린이집으로 몰린 데 따른 겁니다. 어린이집 예약이 크게 밀려 시설 부족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재정 문제가 대두되자, 기획재정부는 최근 전면 무상보육제도를 선별지원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가 논란이 일자 번복했습니다. 소득에 관계없이 전액 지원하는 현행 무상보육은 문제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선별적 보육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인데, 정치권에 파장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1차 책임은 정치권에 있습니다. 여야는 지난해 말 국회 예결위에서 무리하게 무상보육을 챙겼습니다. 포퓰리즘에 편승해 공짜, 무상보육을 밀어붙인 겁니다. 정부도 지자체와 협의 없이 무책임하게 정치권의 무상보육 카드에 휘둘렸다는 책임을 면키는 어렵습니다. 무상보육이 중단 위기를 맞자 정부와 정치권은 예비비 투입 등 국고지원 방안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지금은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입니다. 또 다른 복지 논쟁과 함께 대선이 본격화되면 선심성 복지 공약이 무수히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재원 조달 대책 없이 남발하는 복지 공약은 결국 혼란만 일으키며, 복지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합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처음부터 재정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하고 꼼꼼히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정책은 혼란만 야기하고, 신뢰성을 무너뜨린다는 점을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간과해서는 안 될 겁니다. 이게 이번 무상보육 파문에서 얻어야 할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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