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민’이 뜬다

입력 2012.07.0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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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관광객뿐 아니라 제주로 이주해 새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제주로 이끄는 걸까.

도시민이라면 누구나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살아보기를 꿈꿔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최근에는 도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의 대안으로 이곳 제주도가 떠오르고 있는데요,

30~40대의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제주 공항에서 1시간, 호젓한 시골길가에 자리한 마늘 농장.

수확한 마늘을 서울로 보내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서울의 평범한 회사원이던 홍창욱 씨는 3년 전 제주에 내려와 지역 농민들의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돕고 있습니다.

도시의 소비자 회원에게 마늘, 당근, 감귤 등 농산물을 꾸러미에 담아 보내주는 일입니다.

<녹취>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저희가 보통 한달에 한 600상자 나가거든요."

이전 회사에 다닐 때 받던 월급만큼 수입을 얻으면서도 여유 시간은 늘었습니다.

<녹취> "옳지 잘한다."

3살 딸과 함께 지낼 시간이 많아진 것도 제주에서 얻은 행복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서 맺었던 인맥을 유지하면서 발전시킨 것이 성공 비결이었습니다.

<인터뷰>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대부분 이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단절하고 그런 꿈을 가지고 계신데 여기에서 살려면 여기에서의 네트워킹도 중요하지만, 서울에서 원래 가지고 있던 소중한 관계들도..."

언제 어디서든 육지와 접속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그에겐 큰 힘이 됩니다.

도시의 인맥과 소통하면서 농산물 사업뿐 아니라 블로그 운영과 지역신문 기고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로 건너와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다름 아닌 시간입니다.

<인터뷰> 홍창욱 : "자기 시간을 자기가 기획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내가 어떤 부분에 내 인생에 여러 가지 것들을 집중해야 될 것인가 하는 게 보일 것 같아요."

홍창욱 씨는 지난 1월부터 팟캐스트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 관심이 많은 전국의 청취자들을 위해, 그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녹취> 홍창욱 : "자, 오늘은 좀 특별한 자리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방송을 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생활한 지 10년 된 선배 이주자가 초대손님으로 나왔습니다.

<녹취> 이종진('제주 버킷리스트 67' 저자) : "나도 펜션 좀 알아봐달라, 집 좀 알아봐달라, 이런 사람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생겼죠."

<인터뷰> 이종진 : "도시에서 살 때는 계속 벽, 건물, 그 사이에 조그맣게 조각으로 하늘이 보이잖아요. 제주도는 하늘이 눈만 들면 한 가득 있으니까."

이주자들은 원주민들과는 또다른 시각으로 제주를 바라보며 제주에 대한 애정과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벌인 일마다 번번이 실패하고 6년 전 제주로 건너온 이기호 씨.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도망치듯 제주에 왔을 당시 갖고 있던 돈은 만 원짜리 13장이 전부였습니다.

사채를 얻어 어렵사리 자전거 대여사업부터 시작했습니다.

<녹취> "자전거 잘 타셨습니까?"

여행객 입장을 걱정하며 현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성을 쏟자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녹취> "어제는 서귀포에서 자고?" "어제는 성산에서 잤어요." "그러면 3분의 2 돌아서 성산에서 자고 왔단 말이에요?" "엄청난 체력가시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 4곳을 운영하며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여행 사업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 이기호(제주 이주 6년) : "(서울에서) 군밤 장사도 해보고요, 술집에서 웨이터로 일도 해보고, 꽃집도 해보고, 퀵서비스도 해보고... (경쟁사회에서는) 노력으로만 1등할 수 없구나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녹취> "어서오세요~ 자전거 이쪽으로 대세요."

이 씨는 손님들에게 하루 숙박비 2만 원에 농장 체험과 관광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서울에서 어려웠던 경험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마인드로 이어진 겁니다.

<녹취> "실하네." "살아있네."

최근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자신만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했습니다.

<녹취> "제주도 여행 이야기를 스탬프로 찍을 수 있도록 만들은 거예요. 하루 일정이 스토리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죠."

이 씨는 자신에게 기회의 땅이 돼준 제주도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후배 이주자들에게 무료 창업 컨설팅을 해주는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고액 연봉의 은행원 생활을 그만 두고 지난 달 제주도로 귀농한 이용근 씨.

자연과 더불어 밭을 갈고 모종을 심는 현재 생활이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습니다.

<인터뷰> 이용근(제주 이주 3주차) : "자동차와 아파트와 사회적 직업으로서 그 사람을 평가를 하는 게 저는 이해하기 힘들어가지고 제주도로 내려오게 됐는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간 도시에 살면서 쌓인 마음의 병을 제주의 자연이 치유해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용근 : "저한테 외롭고 쓸쓸했던 그런 부분을 (제주도가) 따뜻하게 받아주었고 지치고 힘든 부분도 바닷가를 걸으면서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유기농 농장에서 4가족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연 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재단에서 제공한 숙소는 어느 고급 아파트 못지않은 값진 보금자리입니다.

이처럼 제주도가 도시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는 자연을 벗삼아 살아갈 수 있는 데다 농수산업은 물론 서비스업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 씩 늘어 올해 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객 수가 사시사철 골고루 분포돼 제주도에는 비수기가 따로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만큼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창업 기회가 폭넓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경기는 과열 조짐을 보인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조관호(공인중개사) : "(땅값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약 3년 전과 비교할 때 약 40%에서 50% 정도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땅이라든지 집을 찾기 위해서 찾는 수요가 20~30% 정도, 최근 2~3년 사이에 (늘었습니다)"

제주는 기회가 많은 땅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많습니다.

새로운 숙박업소가 끊임없이 들어서면서 기존 업소의 경우 객실이 텅 비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선배 이주자들은 준비 없이 막연히 도전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관호 : "사실은 투자 대비 수익이 굉장히 적습니다. 그것을 단순 수치상으로 계산을 한다기보다는 내가 땀 흘려서 얻은 노동의 대가로 받겠다,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인터뷰> 이기호(제주 이주 6년) : "(게스트하우스 중에) 60~70%는 현상 유지가 어려운 데도 많지 않을까.."

<인터뷰>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니까 비즈니스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그렇게 해가지고 제주가 우선이 아니고 그런 돈이 우선이다라고 하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인터뷰> 이종진(제주 이주 10년) : "제주도에 내려오면 가장 문제가 뭐냐면,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니고 사실은 날씨에요, 날씨. 비오고 이런 것들 못견디면 정말 견디기 힘들고요."

시골 마을 낡은 농가를 리모델링해 차려진 한 레스토랑.

인근에 살고 있는 이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직은 낯선 제주 생활 이야기로 금세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녹취> "현실적으로 살기에는 바닷가랑 너무 가까우면 좀 힘들어요."

<녹취> "서울 분들, 육지 분들 로망이, 바다 보이는 데로 시작은 거기서 했는데, 다음 번엔 좀 안쪽으로 들어간다고."

이주 1년차인 주인 부부도 제주 생활을 즐기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기주(제주 이주 10개월) : "월급도 많이 못받고 일은 일대로 하고, 잦은 이직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죠."

<인터뷰> 김현정 : "제주도라는 곳이 특성이, 육지 시골하고는 달라요. 여기가 아주 시골이에요 제주도에서도. 그렇지만 차 타고 5분만 나가면 다 휴양지에요.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의 접근성이 그렇게 어렵지가 않더라고요."

욕심 내지 않고 유쾌하게 일을 대하니 피곤했던 도시 생활은 저만치 잊혀졌습니다.

이른바 피로사회로부터 자발적으로 탈출한 사람들.

지금 제주에는 토박이가 아닌 이주민들에 의해 또다른 문화가 싹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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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이민’이 뜬다
    • 입력 2012-07-09 07:29:09
    취재파일K
제주도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관광객뿐 아니라 제주로 이주해 새 삶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제주로 이끄는 걸까. 도시민이라면 누구나 각박한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살아보기를 꿈꿔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최근에는 도시 탈출을 꿈꾸는 이들의 대안으로 이곳 제주도가 떠오르고 있는데요, 30~40대의 젊은 나이에 제주도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제주 공항에서 1시간, 호젓한 시골길가에 자리한 마늘 농장. 수확한 마늘을 서울로 보내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서울의 평범한 회사원이던 홍창욱 씨는 3년 전 제주에 내려와 지역 농민들의 농산물 직거래 사업을 돕고 있습니다. 도시의 소비자 회원에게 마늘, 당근, 감귤 등 농산물을 꾸러미에 담아 보내주는 일입니다. <녹취>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저희가 보통 한달에 한 600상자 나가거든요." 이전 회사에 다닐 때 받던 월급만큼 수입을 얻으면서도 여유 시간은 늘었습니다. <녹취> "옳지 잘한다." 3살 딸과 함께 지낼 시간이 많아진 것도 제주에서 얻은 행복 중 하나입니다. 서울에서 맺었던 인맥을 유지하면서 발전시킨 것이 성공 비결이었습니다. <인터뷰>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대부분 이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단절하고 그런 꿈을 가지고 계신데 여기에서 살려면 여기에서의 네트워킹도 중요하지만, 서울에서 원래 가지고 있던 소중한 관계들도..." 언제 어디서든 육지와 접속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그에겐 큰 힘이 됩니다. 도시의 인맥과 소통하면서 농산물 사업뿐 아니라 블로그 운영과 지역신문 기고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로 건너와 얻은 가장 소중한 것은 다름 아닌 시간입니다. <인터뷰> 홍창욱 : "자기 시간을 자기가 기획할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고 내가 어떤 부분에 내 인생에 여러 가지 것들을 집중해야 될 것인가 하는 게 보일 것 같아요." 홍창욱 씨는 지난 1월부터 팟캐스트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제주도에 관심이 많은 전국의 청취자들을 위해, 그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녹취> 홍창욱 : "자, 오늘은 좀 특별한 자리와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방송을 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생활한 지 10년 된 선배 이주자가 초대손님으로 나왔습니다. <녹취> 이종진('제주 버킷리스트 67' 저자) : "나도 펜션 좀 알아봐달라, 집 좀 알아봐달라, 이런 사람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생겼죠." <인터뷰> 이종진 : "도시에서 살 때는 계속 벽, 건물, 그 사이에 조그맣게 조각으로 하늘이 보이잖아요. 제주도는 하늘이 눈만 들면 한 가득 있으니까." 이주자들은 원주민들과는 또다른 시각으로 제주를 바라보며 제주에 대한 애정과 정보를 나누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벌인 일마다 번번이 실패하고 6년 전 제주로 건너온 이기호 씨.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도망치듯 제주에 왔을 당시 갖고 있던 돈은 만 원짜리 13장이 전부였습니다. 사채를 얻어 어렵사리 자전거 대여사업부터 시작했습니다. <녹취> "자전거 잘 타셨습니까?" 여행객 입장을 걱정하며 현지 정보를 제공하는 등 정성을 쏟자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녹취> "어제는 서귀포에서 자고?" "어제는 성산에서 잤어요." "그러면 3분의 2 돌아서 성산에서 자고 왔단 말이에요?" "엄청난 체력가시네." 지금은 게스트하우스 4곳을 운영하며 제주도에서 손꼽히는 여행 사업가로 자리잡았습니다. <인터뷰> 이기호(제주 이주 6년) : "(서울에서) 군밤 장사도 해보고요, 술집에서 웨이터로 일도 해보고, 꽃집도 해보고, 퀵서비스도 해보고... (경쟁사회에서는) 노력으로만 1등할 수 없구나 그런 걸 많이 느꼈고..." <녹취> "어서오세요~ 자전거 이쪽으로 대세요." 이 씨는 손님들에게 하루 숙박비 2만 원에 농장 체험과 관광지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서울에서 어려웠던 경험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 마인드로 이어진 겁니다. <녹취> "실하네." "살아있네." 최근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자신만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했습니다. <녹취> "제주도 여행 이야기를 스탬프로 찍을 수 있도록 만들은 거예요. 하루 일정이 스토리로 이렇게 만들어지는 거죠." 이 씨는 자신에게 기회의 땅이 돼준 제주도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후배 이주자들에게 무료 창업 컨설팅을 해주는 등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고액 연봉의 은행원 생활을 그만 두고 지난 달 제주도로 귀농한 이용근 씨. 자연과 더불어 밭을 갈고 모종을 심는 현재 생활이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습니다. <인터뷰> 이용근(제주 이주 3주차) : "자동차와 아파트와 사회적 직업으로서 그 사람을 평가를 하는 게 저는 이해하기 힘들어가지고 제주도로 내려오게 됐는데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그간 도시에 살면서 쌓인 마음의 병을 제주의 자연이 치유해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용근 : "저한테 외롭고 쓸쓸했던 그런 부분을 (제주도가) 따뜻하게 받아주었고 지치고 힘든 부분도 바닷가를 걸으면서 많은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유기농 농장에서 4가족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연 2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재단에서 제공한 숙소는 어느 고급 아파트 못지않은 값진 보금자리입니다. 이처럼 제주도가 도시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는 자연을 벗삼아 살아갈 수 있는 데다 농수산업은 물론 서비스업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 씩 늘어 올해 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객 수가 사시사철 골고루 분포돼 제주도에는 비수기가 따로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만큼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창업 기회가 폭넓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경기는 과열 조짐을 보인 지 오래입니다. <인터뷰> 조관호(공인중개사) : "(땅값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약 3년 전과 비교할 때 약 40%에서 50% 정도 올라가 있는 상황입니다. 땅이라든지 집을 찾기 위해서 찾는 수요가 20~30% 정도, 최근 2~3년 사이에 (늘었습니다)" 제주는 기회가 많은 땅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려움도 많습니다. 새로운 숙박업소가 끊임없이 들어서면서 기존 업소의 경우 객실이 텅 비거나 영업을 중단하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선배 이주자들은 준비 없이 막연히 도전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관호 : "사실은 투자 대비 수익이 굉장히 적습니다. 그것을 단순 수치상으로 계산을 한다기보다는 내가 땀 흘려서 얻은 노동의 대가로 받겠다,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인터뷰> 이기호(제주 이주 6년) : "(게스트하우스 중에) 60~70%는 현상 유지가 어려운 데도 많지 않을까.." <인터뷰> 홍창욱(제주 이주 3년) :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니까 비즈니스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그렇게 해가지고 제주가 우선이 아니고 그런 돈이 우선이다라고 하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인터뷰> 이종진(제주 이주 10년) : "제주도에 내려오면 가장 문제가 뭐냐면,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니고 사실은 날씨에요, 날씨. 비오고 이런 것들 못견디면 정말 견디기 힘들고요." 시골 마을 낡은 농가를 리모델링해 차려진 한 레스토랑. 인근에 살고 있는 이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아직은 낯선 제주 생활 이야기로 금세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녹취> "현실적으로 살기에는 바닷가랑 너무 가까우면 좀 힘들어요." <녹취> "서울 분들, 육지 분들 로망이, 바다 보이는 데로 시작은 거기서 했는데, 다음 번엔 좀 안쪽으로 들어간다고." 이주 1년차인 주인 부부도 제주 생활을 즐기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기주(제주 이주 10개월) : "월급도 많이 못받고 일은 일대로 하고, 잦은 이직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죠." <인터뷰> 김현정 : "제주도라는 곳이 특성이, 육지 시골하고는 달라요. 여기가 아주 시골이에요 제주도에서도. 그렇지만 차 타고 5분만 나가면 다 휴양지에요.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의 접근성이 그렇게 어렵지가 않더라고요." 욕심 내지 않고 유쾌하게 일을 대하니 피곤했던 도시 생활은 저만치 잊혀졌습니다. 이른바 피로사회로부터 자발적으로 탈출한 사람들. 지금 제주에는 토박이가 아닌 이주민들에 의해 또다른 문화가 싹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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