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100억 든 ‘학교 출입 통제시스템’ 유명무실

입력 2012.07.12 (21:59) 수정 2012.07.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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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동성범죄를 막아보겠다며 교육당국이 초등학교에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백억 원 넘게 들였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지 이승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출입 통제 장치가 현관문에 설치돼 있습니다.

벨을 누르면 학교에서 비디오 폰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뒤 들여 보내는 방식입니다.

아침 등교 시간.

그런데 학생들은 활짝 열린 문을 통해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안으로 들어갑니다.

심지어 외부인도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작년에는 그걸 철저히 했었거든요. 근데 올해는 그게 잘 안돼서."

이번에는 카드 인식 시스템으로 외부인을 통제하는 또 다른 학교.

역시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쉬는시간에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제가 교문에서 교실까지 들어오는데 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 아무런 제지도 없었습니다.

천 5백만 원을 들여 지문 인식 시스템을 설치한 이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녹취> 초등학생 : "등교할때 저거 사용해요? (아니요. 좀 하긴 해요.어쩌다 한번.)"

학교측도 사정은 있습니다.

오가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보니, 특히 등하교나 쉬는시간 등에는 출입자를 일일이 체크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1인당 10초 정도가 소요되는데 아이들은 1000명이 넘는데, 1인당 10초씩이라고 계산해 보세요"

2년전,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터지자, 교육 당국은 부랴부랴 전국의 초등학교 천여 곳을 '안전강화학교'로 지정했습니다.

출입 통제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겠다는 겁니다.

첫 해에만 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는데 거의 유명무실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처음에 이 예산이 나왔을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현장에 좀 나와서 여건에 맞게 해야지.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

<인터뷰> 최창의(교육의원) : "인건비를 올려서 순찰활동을 강화한다든지하는 것이 훨씬 실효성있는 대책이다."

있으나 마나한 학교 출입 통제 시스템.

올해는 중고등학교까지 확대돼 추가로 수백억원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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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100억 든 ‘학교 출입 통제시스템’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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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07-12 22: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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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동성범죄를 막아보겠다며 교육당국이 초등학교에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백억 원 넘게 들였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지 이승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출입 통제 장치가 현관문에 설치돼 있습니다. 벨을 누르면 학교에서 비디오 폰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뒤 들여 보내는 방식입니다. 아침 등교 시간. 그런데 학생들은 활짝 열린 문을 통해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안으로 들어갑니다. 심지어 외부인도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작년에는 그걸 철저히 했었거든요. 근데 올해는 그게 잘 안돼서." 이번에는 카드 인식 시스템으로 외부인을 통제하는 또 다른 학교. 역시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쉬는시간에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제가 교문에서 교실까지 들어오는데 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 아무런 제지도 없었습니다. 천 5백만 원을 들여 지문 인식 시스템을 설치한 이 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녹취> 초등학생 : "등교할때 저거 사용해요? (아니요. 좀 하긴 해요.어쩌다 한번.)" 학교측도 사정은 있습니다. 오가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보니, 특히 등하교나 쉬는시간 등에는 출입자를 일일이 체크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1인당 10초 정도가 소요되는데 아이들은 1000명이 넘는데, 1인당 10초씩이라고 계산해 보세요" 2년전,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이 터지자, 교육 당국은 부랴부랴 전국의 초등학교 천여 곳을 '안전강화학교'로 지정했습니다. 출입 통제 시스템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겠다는 겁니다. 첫 해에만 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었는데 거의 유명무실입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 : "처음에 이 예산이 나왔을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 현장에 좀 나와서 여건에 맞게 해야지.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 <인터뷰> 최창의(교육의원) : "인건비를 올려서 순찰활동을 강화한다든지하는 것이 훨씬 실효성있는 대책이다." 있으나 마나한 학교 출입 통제 시스템. 올해는 중고등학교까지 확대돼 추가로 수백억원이 들어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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