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수십 억 ‘뒷돈’ 대형병원 리베이트 적발

입력 2012.07.15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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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의료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의약품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거래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병원들이 가담해 수십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의료기기 도매업체입니다.

작은 수술용 바늘부터 인공관절 같은 수술 재료 천여 가지를 병원에 공급하는 곳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업체는 지난 한 해 동안 대형 병원 6곳에 17억 원의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의료기기 도매업체 : "재판이 걸려 있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뭐라 말씀 드릴 수는 없고요."

수법은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이 업체가, 인공관절 하나를 8천 원에 병원 측에 납품한다면 병원은 업체와 짜고 만원에 거래한 것처럼 꾸민 뒤 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합니다.

공단이 이 재료값을 만 원까지는 모두 보전해 주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렇게 남는 2천 원 중 일부를 병원은 리베이트로 받았습니다.

<녹취> 김우현(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 "쌍벌제 시행이후 의료기기 시장에서 구조적 관행적으로 이뤄진 리베이트를 단속한 최초의 사롑니다."

이런 식으로 경희의료원과 한림대성심, 삼성 창원과 강북삼성병원 등 9개 병원이 20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적발됐습니다.

10년이 넘은 관행이어서 전체 리베이트는 수백억 원 대로 추정되는데, 결국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를 병원들이 챙긴 셈입니다.

<녹취> 남은경(경실련 사회정책부장) : "중개기관을 통해서 재료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공단과 직접 거래하는 직거래가 필요합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지난해 경희의료원 소속 의사 2명이 리베이트의 배분 문제를 두고 싸웠다는 의혹에서 단서를 잡았습니다.

검찰은 9개 병원이 받은 리베이트 전액을 추징하고, 병원 대표자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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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기 수십 억 ‘뒷돈’ 대형병원 리베이트 적발
    • 입력 2012-07-15 21: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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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의료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의약품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거래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병원들이 가담해 수십억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김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의료기기 도매업체입니다. 작은 수술용 바늘부터 인공관절 같은 수술 재료 천여 가지를 병원에 공급하는 곳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업체는 지난 한 해 동안 대형 병원 6곳에 17억 원의 리베이트를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의료기기 도매업체 : "재판이 걸려 있기 때문에 지금 저희가 뭐라 말씀 드릴 수는 없고요." 수법은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이 업체가, 인공관절 하나를 8천 원에 병원 측에 납품한다면 병원은 업체와 짜고 만원에 거래한 것처럼 꾸민 뒤 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합니다. 공단이 이 재료값을 만 원까지는 모두 보전해 주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렇게 남는 2천 원 중 일부를 병원은 리베이트로 받았습니다. <녹취> 김우현(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 "쌍벌제 시행이후 의료기기 시장에서 구조적 관행적으로 이뤄진 리베이트를 단속한 최초의 사롑니다." 이런 식으로 경희의료원과 한림대성심, 삼성 창원과 강북삼성병원 등 9개 병원이 20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적발됐습니다. 10년이 넘은 관행이어서 전체 리베이트는 수백억 원 대로 추정되는데, 결국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를 병원들이 챙긴 셈입니다. <녹취> 남은경(경실련 사회정책부장) : "중개기관을 통해서 재료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공단과 직접 거래하는 직거래가 필요합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지난해 경희의료원 소속 의사 2명이 리베이트의 배분 문제를 두고 싸웠다는 의혹에서 단서를 잡았습니다. 검찰은 9개 병원이 받은 리베이트 전액을 추징하고, 병원 대표자 등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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