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인천공항 지분 매각 논란

입력 2012.07.17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인천 공항이 7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되면서 명예의 전당에 등재됐습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누적 순이익이 1조 5천억 원을 넘을 정도로 경영도 성공적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각종 반대를 무릅쓰고 또 다시 인천 공항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굳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먼저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비스 1위의 인천공항, 하지만 국제선 이용객을 기준으로 하면 세계 8위로 떨어집니다.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 공항들이 최근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하면서 이 자리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완(기획재정부 장관/지난 12일) : "흑자나고 있는 것도 공항보단 면세점 운영 등에서 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의 여지는 많이 있다고 참고해주시고요."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9년에 제2터미널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문제는 4조원에 달하는 투자자금, 인천공항의 지분 49%를 매각해 시설 확충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입니다.



대신 민영화의 폐해를 줄이기위해 외국인 지분은 30%로 제한하고, 공항 이용료 인상은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분 매각의 성공사례로 자랑하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조차 인천공항보다 경영평가 점수가 낮습니다.



따라서 인천공항의 수익성을 감안할 때 지분 매각보다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용규(인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 "인천공항의 수익력이나 재무상태로 볼 때 지금 3단계 공사를 현 시점에서도 자체재정능력으로 충분히 진행하고도 남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지분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야당은 인천공항 민영화 금지법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의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논란의 쟁점들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인천공항인데요.



정부가 2035년까지 지분을 보유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배당 수익은 22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분 49%를 매각 할 경우 10조 원 이상이 민간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반면 지분을 매각해도 정부가 당장 얻을 수 있는 예상세입은 많이 잡아도 8천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인천공항 배후엔 500만 제곱미터 가량의 미개발지가 있는데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리조트와 카지노 등을 유치해 한국의 마카오로 만들 계획입니다.



개발로 기대되는 수익은 무려 10조 원 규모입니다.



지분 매각을 하지 않으면 부지 개발에 따른 이 개발이익이 모두 국가몫이 되는데요.



현행법상으론 민간에 지분을 매각해도 부동산값 상승에 따른 수익은 정부가 가져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주주들로부터 형평성 위반으로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법개정으로 특혜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인천공항 지분매각 논의를 차기 정부로 넘겨 신중하게 추진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민영화를 추진한 외국 공항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민영화의 득실을 이해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민간 기업이 최대 주주인 영국 히드로 공항, 수하물 처리기가 고장 나 승객들이 애를 태웁니다.



1987년 민영화 이후 시설 투자 부족으로 서비스 순위는 45위에서 107위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제임스 워드(승객)



호주 시드니 공항은 운영권을 민간에 주면서 각종 이용료가 크게 올랐습니다.



주차료는 4시간 기준으로 인천공항의 6배에 달하고 승객들이 부담하는 공항 이용료도 10배나 비쌉니다.



반면 우리의 경쟁 공항인 베이징 공항은 지분의 43%를 매각한 자금을 투자해 규모를 2배로 키웠고 서비스 순위도 10위에서 3위로 올라섰습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러시아 등 세계 8곳에서 공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희영(항공대 교수) :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발점이 기업공개이고 주식 상장이고요.물론 해외에도 주식을 내놓아야 되고요.그러면서 글로벌화 되는 것이죠."



세계 50대 공항 가운데 지분이나 운영권을 매각한 곳은 23개에 이르지만 효과는 제각각입니다.



이 때문에 무리한 민영화 추진은 오히려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51%에 이르는 국민들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하고 극복하느냐도 문젭니다.



<인터뷰> 경실련 관계자 : "국민에게 떳떳이 각종 의혹들에 대해 공개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할텐데..."



7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우량 공기업의 지분 매각, 졸속 추진보다는 면밀한 검증과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인천공항 지분 매각 논란
    • 입력 2012-07-17 22:00:37
    뉴스 9
<앵커 멘트>

인천 공항이 7년 연속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되면서 명예의 전당에 등재됐습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 누적 순이익이 1조 5천억 원을 넘을 정도로 경영도 성공적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각종 반대를 무릅쓰고 또 다시 인천 공항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굳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먼저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비스 1위의 인천공항, 하지만 국제선 이용객을 기준으로 하면 세계 8위로 떨어집니다.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 공항들이 최근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하면서 이 자리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완(기획재정부 장관/지난 12일) : "흑자나고 있는 것도 공항보단 면세점 운영 등에서 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의 여지는 많이 있다고 참고해주시고요."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09년에 제2터미널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문제는 4조원에 달하는 투자자금, 인천공항의 지분 49%를 매각해 시설 확충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입니다.

대신 민영화의 폐해를 줄이기위해 외국인 지분은 30%로 제한하고, 공항 이용료 인상은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분 매각의 성공사례로 자랑하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조차 인천공항보다 경영평가 점수가 낮습니다.

따라서 인천공항의 수익성을 감안할 때 지분 매각보다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용규(인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 "인천공항의 수익력이나 재무상태로 볼 때 지금 3단계 공사를 현 시점에서도 자체재정능력으로 충분히 진행하고도 남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지분 매각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야당은 인천공항 민영화 금지법을 발의하는 등 정치권의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논란의 쟁점들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제 뒤로 보이는 곳이 인천공항인데요.

정부가 2035년까지 지분을 보유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배당 수익은 22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분 49%를 매각 할 경우 10조 원 이상이 민간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반면 지분을 매각해도 정부가 당장 얻을 수 있는 예상세입은 많이 잡아도 8천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인천공항 배후엔 500만 제곱미터 가량의 미개발지가 있는데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리조트와 카지노 등을 유치해 한국의 마카오로 만들 계획입니다.

개발로 기대되는 수익은 무려 10조 원 규모입니다.

지분 매각을 하지 않으면 부지 개발에 따른 이 개발이익이 모두 국가몫이 되는데요.

현행법상으론 민간에 지분을 매각해도 부동산값 상승에 따른 수익은 정부가 가져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주주들로부터 형평성 위반으로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법개정으로 특혜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인천공항 지분매각 논의를 차기 정부로 넘겨 신중하게 추진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민영화를 추진한 외국 공항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민영화의 득실을 이해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민간 기업이 최대 주주인 영국 히드로 공항, 수하물 처리기가 고장 나 승객들이 애를 태웁니다.

1987년 민영화 이후 시설 투자 부족으로 서비스 순위는 45위에서 107위로 추락했습니다.

<인터뷰> 제임스 워드(승객)

호주 시드니 공항은 운영권을 민간에 주면서 각종 이용료가 크게 올랐습니다.

주차료는 4시간 기준으로 인천공항의 6배에 달하고 승객들이 부담하는 공항 이용료도 10배나 비쌉니다.

반면 우리의 경쟁 공항인 베이징 공항은 지분의 43%를 매각한 자금을 투자해 규모를 2배로 키웠고 서비스 순위도 10위에서 3위로 올라섰습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러시아 등 세계 8곳에서 공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허희영(항공대 교수) : "업그레이드를 위한 시발점이 기업공개이고 주식 상장이고요.물론 해외에도 주식을 내놓아야 되고요.그러면서 글로벌화 되는 것이죠."

세계 50대 공항 가운데 지분이나 운영권을 매각한 곳은 23개에 이르지만 효과는 제각각입니다.

이 때문에 무리한 민영화 추진은 오히려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51%에 이르는 국민들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하고 극복하느냐도 문젭니다.

<인터뷰> 경실련 관계자 : "국민에게 떳떳이 각종 의혹들에 대해 공개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할텐데..."

7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는 우량 공기업의 지분 매각, 졸속 추진보다는 면밀한 검증과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입니다.

KBS 뉴스 이해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