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속았어요”

입력 2012.07.23 (07:56) 수정 2012.07.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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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와 청라, 인천대교 건너편 영종도에는 인구 12만 명 규모의 신도시 영종하늘도시가 건설중입니다.

그런데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고층아파트만 서 있습니다.

이번 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도시 전체는 아직 공사판입니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연일 시위중입니다.

'계약해제' '살려주세요'

<인터뷰> 송명근(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교통도 없고 학교도 없고 학원도 없고, LH공사에서 해준다는 것은 저런 허접한..."

사회기반시설이 없어 입주할 수 없다는 겁니다.

비가 쏟아져도 집회는 이어집니다.

<인터뷰> 정기윤(입주예정자) : "자기들이 돈 걷어가려고 분양할 때 되지도 않을 제3연륙교를 2014년에 된다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과만 되풀이합니다.

<인터뷰> 이종철(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경제청장으로서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영종하늘도시 계약자들은 건설사와 LH공사뿐 아니라 인천시와 정부까지 사기분양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신도시 분양자들의 입주 거부는 이제 일상 풍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영종하늘도시 계약자들은 집값 하락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영종하늘도시 분양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취재했습니다.

입주를 불과 열흘 남겨 놓은 영종하늘도시 동보건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아파트 건설 하자를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병수(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사전점검 때 찍은 건데 외벽에 금이 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지금 콜드조인트라는 백화현상이 있구요. 이런 현상이 다 보이는데 왜 아무 이상이 없고 안전하다"

누수에 곰팡이, 외벽도 휘어졌지만 건설사는 '알아서 고쳐줄텐데 왜 시끄럽게 하느냐'며 무시할 뿐입니다.

<인터뷰> 김병수(입주예정자) : "사전점검 하러 왔더니 양복 입은 어떤 아저씨들이 저희를 통제하더라구요."

아파트 앞 상가부지 상황은 더욱 답답합니다.

상가라고 지은 가건물, 판매대 하나 없고 문은 잠겨 있습니다.

입주지원센터라는 가건물도 공사중입니다.

동보와 신명, 한라, 한양, 현대건설이 1차로 8천8백가구를 분양한 영종하늘도시,

기본적인 치안센터와 교통시설조차 마련되지 않았고, 초등학교 한 곳만이 9월 개교 예정입니다.

<인터뷰> 이순우(입주예정자) : "주부로서 엄마로서 너무나도 속이 상합니다. 제 선택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 학교를 다니게 하고 고통을 준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첫 집 장만의 꿈은 고통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입주예정자) : "뭐 한숨만 나오죠. 뭐 허허벌판이고 살 수 있는 여건은 안 되고 아시다시피 보셔서 아시잖아요.하나도 된 게 없잖아요, 아파트만 딸랑 있고..."

밀라노디자인시티, 브로드웨이복합문화단지 등 솔깃했던 투자 약속들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유치라는 영종하늘도시 성패를 가를 핵심 사항들이 모두 무산됐다는 점입니다.

땅 분양을 했던 LH공사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로 건설사들이 과장 광고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임원규(LH공사 계획부장) : "현재로서는 LH가 과다하게 안내한 부분은 없는 걸로 아직까지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 걸까?

<녹취> "15억 인구 동북아중심 인천에 새로운 21세기 성장동력이 탄생합니다. 인천경제구역 영종하늘도시가 이제 여러분 앞에 펼쳐집니다."

2009년 아파트 분양 시작 당시 LH공사가 만든 홍보동영상입니다.

LH공사와 인천시 산하 인천도시공사가 새로운 교통망 건설과 투자유치를 강조합니다.

<녹취> "공항철도 인천대교를 비롯 향후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건립으로 6개 교통체계를 통해 항공물류도시로 성장할 것입니다."

<녹취> "영종하늘도시 그 찬란한 미래가 이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히 유료인 영종대교, 인천대교와 달리 무료다리인 제3연륙교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완공된다고 약속합니다.

<인터뷰> 이순우(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2014년에 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에 각국의 단장님과 선수들이 와서 가장 단시간 내에 아시아주경기장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제3연륙교를 통해서.."

사실 LH공사는 분양 대금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포함시켜 이미 5천억 원을 확보한 상태, 그런데 왜 다리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교량 길이만 18.38킬로미터 국내에서 가장 긴 인천대교, 2005년 착공 때부터 화제가 됐던 인천대교는 민간자본 82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운영권을 가진 인천대교주식회사는 현재 호주계 투자회사 맥쿼리가 41, 영국계 투자회사 에이맥이 23%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천대교가 제3연륙교 건설의 걸림돌입니다.

지난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와 인천대교 건설시행사인 코다개발주식회사가 맺은 협약섭니다.

63조 경쟁방지 조항, 통행량에 현저한 감소를 초래하는 교통시설로 인해 사업시행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보상한다고 돼 있습니다.

MRG 즉,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에 따라 지금도 해마다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전해 주고 있는데, 제3연륙교를 건설할 경우엔 추가로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겁니다.

이 규정은 지난 10년간 9076억 원의 손실보전금이 투입된 영종대교 협약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영(인천대교(주)경영전략실장) :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는 협약이 반영돼 있어서 경쟁방지조항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와 인천시가 계속 사업을 추진해서 오늘과 같은 이런 문제를 야기시킨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영종하늘도시 청사진을 마련할 당시 인천시와 LH공사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경쟁방지조항을 간과하고 제3연륙교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박준복(참여예산센터 소장) : "이미 LH공사라던가 분양하는 업체들에게 이 문제를 공유해서 반드시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했어야 되는데 그런 것 없이 숨겨왔던 것 아니겠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인천시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계약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최근 인천시는 제3연륙교 선(先)착공안을 제시합니다.

<인터뷰> 정태옥(인천광역시 기획관리실장) : "우리들이 하겠다는 겁니다. 손실은 크고 작은 것의 문제이지. 그래서 우리가 선 착공을 하고 건설공사 5년 동안 충분히 인천시가 할 역할이 무엇인가 주어진다면 우리들은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핵심사항인 손실보전금을 놓고 인천시는 2조 원, 인천대교주식회사는 8조4천억 원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는 거의 없어보입니다.

다리 건설 허가권자인 국토부도 실제교통량이 영종대교는 애초 추정치의 42%, 인천대교는 71%에 머무는 상황에서 제3연륙교 건설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국민 여론과 인천시 발전을 위해 제3연륙교 건설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인천대교 시행사인 코다측과 계약을 체결할 즈음 연간 8.48%의 수익률을 보장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터뷰> 석종수(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정부에서 민자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협상력도 떨어지다 보니까 민간사업자들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어떤 상황에서는 그 부분들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부족했었던 것 같구요"

이렇게 LH공사와 인천시, 정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아파트 계약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제3연륙교 문제는 올해 안에 어떤 결론도 나오기 어려워 보입니다.

<인터뷰> 신철수(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민자업자가 중요합니까, 국민이 중요합니까. 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이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게 참 한심해요. 내가 국적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아파트 계약자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갓난아이를 안은 주부에서부터 노후 자금을 맡긴 할머니, 휴가를 내고 달려온 직장인,

영종하늘도시 계약자 3천 가구는 건설사와 LH공사뿐 아니라 인천광역시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이순우(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집값이 하락했기 때문에 저희가 소송을 하고 이렇게 집회를 하는 거라고 오도하고 있습니다. 그게 절대 아닙니다. 저희는 살아가는 최소한의 저희 권리를 찾고자 하는 겁니다."

민간 건설사는 물론이고, 당국이 주민들에게 밝힌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3연륙교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또한 중요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도시 개발과 같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어난 행정상의 오류를 숨겨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거짓된 정보,지키지 못할 약속은 정책 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참기 힘든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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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에게 속았어요”
    • 입력 2012-07-23 07:56:18
    • 수정2012-07-23 09:58:55
    취재파일K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와 청라, 인천대교 건너편 영종도에는 인구 12만 명 규모의 신도시 영종하늘도시가 건설중입니다. 그런데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고층아파트만 서 있습니다. 이번 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도시 전체는 아직 공사판입니다. 아파트 계약자들은 연일 시위중입니다. '계약해제' '살려주세요' <인터뷰> 송명근(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교통도 없고 학교도 없고 학원도 없고, LH공사에서 해준다는 것은 저런 허접한..." 사회기반시설이 없어 입주할 수 없다는 겁니다. 비가 쏟아져도 집회는 이어집니다. <인터뷰> 정기윤(입주예정자) : "자기들이 돈 걷어가려고 분양할 때 되지도 않을 제3연륙교를 2014년에 된다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과만 되풀이합니다. <인터뷰> 이종철(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경제청장으로서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영종하늘도시 계약자들은 건설사와 LH공사뿐 아니라 인천시와 정부까지 사기분양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신도시 분양자들의 입주 거부는 이제 일상 풍경이 됐습니다. 그런데 영종하늘도시 계약자들은 집값 하락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영종하늘도시 분양과 관련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취재했습니다. 입주를 불과 열흘 남겨 놓은 영종하늘도시 동보건설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아파트 건설 하자를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병수(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사전점검 때 찍은 건데 외벽에 금이 가 있습니다. 그 사이에 지금 콜드조인트라는 백화현상이 있구요. 이런 현상이 다 보이는데 왜 아무 이상이 없고 안전하다" 누수에 곰팡이, 외벽도 휘어졌지만 건설사는 '알아서 고쳐줄텐데 왜 시끄럽게 하느냐'며 무시할 뿐입니다. <인터뷰> 김병수(입주예정자) : "사전점검 하러 왔더니 양복 입은 어떤 아저씨들이 저희를 통제하더라구요." 아파트 앞 상가부지 상황은 더욱 답답합니다. 상가라고 지은 가건물, 판매대 하나 없고 문은 잠겨 있습니다. 입주지원센터라는 가건물도 공사중입니다. 동보와 신명, 한라, 한양, 현대건설이 1차로 8천8백가구를 분양한 영종하늘도시, 기본적인 치안센터와 교통시설조차 마련되지 않았고, 초등학교 한 곳만이 9월 개교 예정입니다. <인터뷰> 이순우(입주예정자) : "주부로서 엄마로서 너무나도 속이 상합니다. 제 선택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 학교를 다니게 하고 고통을 준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첫 집 장만의 꿈은 고통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김민수(입주예정자) : "뭐 한숨만 나오죠. 뭐 허허벌판이고 살 수 있는 여건은 안 되고 아시다시피 보셔서 아시잖아요.하나도 된 게 없잖아요, 아파트만 딸랑 있고..." 밀라노디자인시티, 브로드웨이복합문화단지 등 솔깃했던 투자 약속들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유치라는 영종하늘도시 성패를 가를 핵심 사항들이 모두 무산됐다는 점입니다. 땅 분양을 했던 LH공사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로 건설사들이 과장 광고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임원규(LH공사 계획부장) : "현재로서는 LH가 과다하게 안내한 부분은 없는 걸로 아직까지는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런 걸까? <녹취> "15억 인구 동북아중심 인천에 새로운 21세기 성장동력이 탄생합니다. 인천경제구역 영종하늘도시가 이제 여러분 앞에 펼쳐집니다." 2009년 아파트 분양 시작 당시 LH공사가 만든 홍보동영상입니다. LH공사와 인천시 산하 인천도시공사가 새로운 교통망 건설과 투자유치를 강조합니다. <녹취> "공항철도 인천대교를 비롯 향후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건립으로 6개 교통체계를 통해 항공물류도시로 성장할 것입니다." <녹취> "영종하늘도시 그 찬란한 미래가 이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히 유료인 영종대교, 인천대교와 달리 무료다리인 제3연륙교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완공된다고 약속합니다. <인터뷰> 이순우(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2014년에 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에 각국의 단장님과 선수들이 와서 가장 단시간 내에 아시아주경기장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제3연륙교를 통해서.." 사실 LH공사는 분양 대금에 제3연륙교 건설비를 포함시켜 이미 5천억 원을 확보한 상태, 그런데 왜 다리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교량 길이만 18.38킬로미터 국내에서 가장 긴 인천대교, 2005년 착공 때부터 화제가 됐던 인천대교는 민간자본 82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운영권을 가진 인천대교주식회사는 현재 호주계 투자회사 맥쿼리가 41, 영국계 투자회사 에이맥이 23%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천대교가 제3연륙교 건설의 걸림돌입니다. 지난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와 인천대교 건설시행사인 코다개발주식회사가 맺은 협약섭니다. 63조 경쟁방지 조항, 통행량에 현저한 감소를 초래하는 교통시설로 인해 사업시행자에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추가로 보상한다고 돼 있습니다. MRG 즉,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에 따라 지금도 해마다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보전해 주고 있는데, 제3연륙교를 건설할 경우엔 추가로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겁니다. 이 규정은 지난 10년간 9076억 원의 손실보전금이 투입된 영종대교 협약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준영(인천대교(주)경영전략실장) :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는 협약이 반영돼 있어서 경쟁방지조항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와 인천시가 계속 사업을 추진해서 오늘과 같은 이런 문제를 야기시킨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영종하늘도시 청사진을 마련할 당시 인천시와 LH공사는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경쟁방지조항을 간과하고 제3연륙교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인터뷰> 박준복(참여예산센터 소장) : "이미 LH공사라던가 분양하는 업체들에게 이 문제를 공유해서 반드시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소통했어야 되는데 그런 것 없이 숨겨왔던 것 아니겠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인천시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계약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최근 인천시는 제3연륙교 선(先)착공안을 제시합니다. <인터뷰> 정태옥(인천광역시 기획관리실장) : "우리들이 하겠다는 겁니다. 손실은 크고 작은 것의 문제이지. 그래서 우리가 선 착공을 하고 건설공사 5년 동안 충분히 인천시가 할 역할이 무엇인가 주어진다면 우리들은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핵심사항인 손실보전금을 놓고 인천시는 2조 원, 인천대교주식회사는 8조4천억 원을 주장하고 있어 협상의 여지는 거의 없어보입니다. 다리 건설 허가권자인 국토부도 실제교통량이 영종대교는 애초 추정치의 42%, 인천대교는 71%에 머무는 상황에서 제3연륙교 건설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국민 여론과 인천시 발전을 위해 제3연륙교 건설을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05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인천대교 시행사인 코다측과 계약을 체결할 즈음 연간 8.48%의 수익률을 보장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인터뷰> 석종수(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정부에서 민자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협상력도 떨어지다 보니까 민간사업자들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약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어떤 상황에서는 그 부분들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부족했었던 것 같구요" 이렇게 LH공사와 인천시, 정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아파트 계약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제3연륙교 문제는 올해 안에 어떤 결론도 나오기 어려워 보입니다. <인터뷰> 신철수(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민자업자가 중요합니까, 국민이 중요합니까. 난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이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게 참 한심해요. 내가 국적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아파트 계약자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갓난아이를 안은 주부에서부터 노후 자금을 맡긴 할머니, 휴가를 내고 달려온 직장인, 영종하늘도시 계약자 3천 가구는 건설사와 LH공사뿐 아니라 인천광역시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이순우(하늘도시 입주예정자) : "집값이 하락했기 때문에 저희가 소송을 하고 이렇게 집회를 하는 거라고 오도하고 있습니다. 그게 절대 아닙니다. 저희는 살아가는 최소한의 저희 권리를 찾고자 하는 겁니다." 민간 건설사는 물론이고, 당국이 주민들에게 밝힌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3연륙교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또한 중요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도시 개발과 같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어난 행정상의 오류를 숨겨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거짓된 정보,지키지 못할 약속은 정책 당국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참기 힘든 고통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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