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 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올해도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심각한 봄 가뭄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례적으로 피해 현장을 빠르게 공개하면서 지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 가뭄과 물난리로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난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집권 초 김정은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23일, 7호 태풍 ‘카눈’이 북한 전역을 휩쓸었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고 가을걷이를 한 달 여 앞둔 논밭은 물밑으로 모습을 감췄다.
가로수가 통째로 뽑히는가 하면, 도시 곳곳의 다리와 제방이 무너졌다.
특히 함경남도 성천군은 12시간 만에 450밀리미터라는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더욱 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6일) : "강물이 불어나 도로와 철길, 870여 세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들이 파괴되고 수천 세대의 살림집이 물에 잠겼으며 수천 정보의 논밭이 침수 및 유실되고 도로와 다리들이 파괴됐습니다."
지난달 북한에는 태풍 카눈을 포함한 폭우가 세 차례나 쏟아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지난 4일, 북한 매체는 7월 말까지의 폭우로 56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천 6백 여 동의 주택이 파괴됐으며 21만 명이 넘는 수재민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 6억4천 만 제곱미터가 넘는 농경지가 유실 또는 침수됐고, 공공기관 등 천 4백 여 동이 파괴되거나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7월 달 들어와서도 3번 정도의 큰 비가 왔습니다. 지역적으로 상당히 분산되어서 무더기 비가 왔는데 주로 대동강 상류 지역하고 또 청천강 하류 지역에 특히 피해가 많습니다. 주로 인명 피해도 꽤 많았고 또 농업 부문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되든지 아니면 심지어 유실되거나 매몰되는 이런 지역도 꽤 있습니다.”
비가 잦아들면서 북한 당국은 피해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마땅치 않아 작업 대부분을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복구 작업에는 군인은 물론 주민과 학생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한국으로 말하면 회사죠. 작업 조직을 해서 도로나 이런 파손된 것 있잖아요. 물도랑 이렇게 비에 씻겨 내려 간 것, 다 이제 알아서 작업 조직을 하면 처리하는 거죠. 인력으로, 사람이 돌을 날라서 쌓고 모래를 갖다가 다 복구하죠, 군인들이. 기계가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다 하는 거죠.”
북한이 물난리를 겪은 것은 올해뿐이 아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잦은 홍수가 연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거의 매년 일어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최근에 발생한 홍수 중에서 규모가 큰 것이 2007년도였죠. 2007년도는 정말 사람도 많이 죽고 또 2005년도에 버금갈 정도로 농업 부문에도 굉장히 피해가 있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건 지난 1995년에 일어났던 이른바 ‘100년 만의 대홍수’ 이다.
북한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원 가까운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40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52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듬해인 1996년에도 또 다시 수마가 북한 전역을 휩쓸었고, 이를 계기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눈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죠. 눈은 당연하게 오면 녹아버리고 하는데 비 같은 것은 막을 수 없잖아요, 막지 못하니까. 나중에 굶어 죽는다는 소리도 나오고 강도질도 하고 그리고 도둑질도 하고 그래요. 먹을 게 없으니까, 우선적으로. 비가 옴으로 해서 피해 많이 입어요.”
북한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대홍수를 계기로 수해 대책 기구인 ‘큰물피해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반복된 수해에서 볼 수 있듯이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북한이 수해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지형적 특징이 수해 규모를 키우는 원인으로 손꼽힌다.
산세가 험하고 경사지가 많은 탓에 유속이 빠르고, 그 결과,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또한 땔감을 구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벌목을 계속하면서 북한의 산이 벌거숭이가 된 것도 피해를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북한의 기본은 나무 토벌을 많이 해요. 산에 나무를 많이 베고 하다 보니까 비가 오면 이제 피해를 많이 받죠. 나무가 있어야지 비 피해도 막을 수 있는데 산에 나무가 없다 보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연료와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해 복구를 위한 기반 시설을 갖출 수 없다는 데 있다.
장기적인 복구 대신 매번 땜질식 복구에 그치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이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은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해서 둑이나 재방을 쌓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수해를 막고 또 복구하는데 있어가지고 가장 중요한 자재와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한 땜질식의 예방, 복구. 그러하다 보니까 만성적인 수해난이 지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만성적 수해.
북한 지도층은 직접 나서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제1비서가 폭우로 부서진 탄광과 철로를 서둘러 복구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녹취>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이곳에 달려 나온 인민군 군인들은 전투 시간 46시간 만에 5만 여 입방미터의 버럭(폐석)을 처리하고..."
지난 5일에는 최영림 내각 총리가, 또 지난 12일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피해 지역을 찾았다는 소식도 전했다.
수해를 당한 지역의 당 위원회와 인민위원회는 물론 우리 중앙정부부처에 해당하는 내각의 ‘성’까지 수재민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수해에 대처하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피해 상황과 규모를 신속히 전하고 있고, 지난 4일에는 한 달 간의 수해 규모를 상세히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국제기구와 외신에 일찌감치 피해 지역을 공개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과거의 북한이 수해를 당했을 때는 물론 보도는 했지만 그 보도의 시차가 좀 길었고 또 그리고 구체적인 통계라든지 또 그 복구 현황 여기에 대해서 좀 더딘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고 특히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 언론인들에게 통계 수치라든지 또는 복구 현황이라든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사진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와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크게 대내외적인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피해 현장을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공개해 북한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 체제의 변화된 이미지를 선전하려는 의도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언론 친화성 또 그리고 투명성 이것하고 연관을 시킨다면 나름대로 북한 지도자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 그런 측면으로 봤을 때 향후 개혁 개방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청신호로 해석할 대목이 아니냐....”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폭우 피해가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복구 작업에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체제 이탈을 막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식량과 관련된 부분이다.
지난 4월,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며 식량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올 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북한 전역을 휩쓸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녹취> 조선중앙TV (6월 5일) : "지금 서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와 같은 가물(가뭄)현상은 50년 만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곡창지대로 알려진 서해안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10% 수준에 그쳤다.
길게는 5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서 옥수수와 감자 등 작물 재배에 차질이 생겼다.
북한 매체는 가뭄 극복을 위한 캠페인까지 내보내면서 농작물 관리에 온 국민이 나설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여기에 비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북한의 식량 수급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경사지에다 옥수수나 이런 것을 많이 심지 않습니까? 또 이 피해가 굉장히 크고요. 또 가을에 수확할 작물에 대한 예상되는 피해 이것을 전체 합치면 한 70만 톤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연간 곡물 생산량의 한 15%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유엔과 구호단체에 서둘러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과 국제적십자연맹,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서 지원을 결정하거나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은 물론 이번 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이번 비 피해가 김정은 리더십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집권 첫 해부터 맞닥뜨린 자연재해와 식량난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권력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수해 피해를 당하면서 만약 이것이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 비난 목소리가 점차 확대된다면 새로 출범한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 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올해도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심각한 봄 가뭄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례적으로 피해 현장을 빠르게 공개하면서 지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 가뭄과 물난리로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난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집권 초 김정은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23일, 7호 태풍 ‘카눈’이 북한 전역을 휩쓸었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고 가을걷이를 한 달 여 앞둔 논밭은 물밑으로 모습을 감췄다.
가로수가 통째로 뽑히는가 하면, 도시 곳곳의 다리와 제방이 무너졌다.
특히 함경남도 성천군은 12시간 만에 450밀리미터라는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더욱 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6일) : "강물이 불어나 도로와 철길, 870여 세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들이 파괴되고 수천 세대의 살림집이 물에 잠겼으며 수천 정보의 논밭이 침수 및 유실되고 도로와 다리들이 파괴됐습니다."
지난달 북한에는 태풍 카눈을 포함한 폭우가 세 차례나 쏟아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지난 4일, 북한 매체는 7월 말까지의 폭우로 56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천 6백 여 동의 주택이 파괴됐으며 21만 명이 넘는 수재민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 6억4천 만 제곱미터가 넘는 농경지가 유실 또는 침수됐고, 공공기관 등 천 4백 여 동이 파괴되거나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7월 달 들어와서도 3번 정도의 큰 비가 왔습니다. 지역적으로 상당히 분산되어서 무더기 비가 왔는데 주로 대동강 상류 지역하고 또 청천강 하류 지역에 특히 피해가 많습니다. 주로 인명 피해도 꽤 많았고 또 농업 부문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되든지 아니면 심지어 유실되거나 매몰되는 이런 지역도 꽤 있습니다.”
비가 잦아들면서 북한 당국은 피해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마땅치 않아 작업 대부분을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복구 작업에는 군인은 물론 주민과 학생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한국으로 말하면 회사죠. 작업 조직을 해서 도로나 이런 파손된 것 있잖아요. 물도랑 이렇게 비에 씻겨 내려 간 것, 다 이제 알아서 작업 조직을 하면 처리하는 거죠. 인력으로, 사람이 돌을 날라서 쌓고 모래를 갖다가 다 복구하죠, 군인들이. 기계가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다 하는 거죠.”
북한이 물난리를 겪은 것은 올해뿐이 아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잦은 홍수가 연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거의 매년 일어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최근에 발생한 홍수 중에서 규모가 큰 것이 2007년도였죠. 2007년도는 정말 사람도 많이 죽고 또 2005년도에 버금갈 정도로 농업 부문에도 굉장히 피해가 있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건 지난 1995년에 일어났던 이른바 ‘100년 만의 대홍수’ 이다.
북한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원 가까운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40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52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듬해인 1996년에도 또 다시 수마가 북한 전역을 휩쓸었고, 이를 계기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눈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죠. 눈은 당연하게 오면 녹아버리고 하는데 비 같은 것은 막을 수 없잖아요, 막지 못하니까. 나중에 굶어 죽는다는 소리도 나오고 강도질도 하고 그리고 도둑질도 하고 그래요. 먹을 게 없으니까, 우선적으로. 비가 옴으로 해서 피해 많이 입어요.”
북한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대홍수를 계기로 수해 대책 기구인 ‘큰물피해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반복된 수해에서 볼 수 있듯이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북한이 수해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지형적 특징이 수해 규모를 키우는 원인으로 손꼽힌다.
산세가 험하고 경사지가 많은 탓에 유속이 빠르고, 그 결과,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또한 땔감을 구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벌목을 계속하면서 북한의 산이 벌거숭이가 된 것도 피해를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북한의 기본은 나무 토벌을 많이 해요. 산에 나무를 많이 베고 하다 보니까 비가 오면 이제 피해를 많이 받죠. 나무가 있어야지 비 피해도 막을 수 있는데 산에 나무가 없다 보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연료와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해 복구를 위한 기반 시설을 갖출 수 없다는 데 있다.
장기적인 복구 대신 매번 땜질식 복구에 그치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이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은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해서 둑이나 재방을 쌓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수해를 막고 또 복구하는데 있어가지고 가장 중요한 자재와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한 땜질식의 예방, 복구. 그러하다 보니까 만성적인 수해난이 지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만성적 수해.
북한 지도층은 직접 나서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제1비서가 폭우로 부서진 탄광과 철로를 서둘러 복구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녹취>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이곳에 달려 나온 인민군 군인들은 전투 시간 46시간 만에 5만 여 입방미터의 버럭(폐석)을 처리하고..."
지난 5일에는 최영림 내각 총리가, 또 지난 12일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피해 지역을 찾았다는 소식도 전했다.
수해를 당한 지역의 당 위원회와 인민위원회는 물론 우리 중앙정부부처에 해당하는 내각의 ‘성’까지 수재민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수해에 대처하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피해 상황과 규모를 신속히 전하고 있고, 지난 4일에는 한 달 간의 수해 규모를 상세히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국제기구와 외신에 일찌감치 피해 지역을 공개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과거의 북한이 수해를 당했을 때는 물론 보도는 했지만 그 보도의 시차가 좀 길었고 또 그리고 구체적인 통계라든지 또 그 복구 현황 여기에 대해서 좀 더딘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고 특히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 언론인들에게 통계 수치라든지 또는 복구 현황이라든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사진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와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크게 대내외적인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피해 현장을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공개해 북한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 체제의 변화된 이미지를 선전하려는 의도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언론 친화성 또 그리고 투명성 이것하고 연관을 시킨다면 나름대로 북한 지도자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 그런 측면으로 봤을 때 향후 개혁 개방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청신호로 해석할 대목이 아니냐....”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폭우 피해가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복구 작업에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체제 이탈을 막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식량과 관련된 부분이다.
지난 4월,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며 식량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올 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북한 전역을 휩쓸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녹취> 조선중앙TV (6월 5일) : "지금 서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와 같은 가물(가뭄)현상은 50년 만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곡창지대로 알려진 서해안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10% 수준에 그쳤다.
길게는 5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서 옥수수와 감자 등 작물 재배에 차질이 생겼다.
북한 매체는 가뭄 극복을 위한 캠페인까지 내보내면서 농작물 관리에 온 국민이 나설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여기에 비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북한의 식량 수급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경사지에다 옥수수나 이런 것을 많이 심지 않습니까? 또 이 피해가 굉장히 크고요. 또 가을에 수확할 작물에 대한 예상되는 피해 이것을 전체 합치면 한 70만 톤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연간 곡물 생산량의 한 15%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유엔과 구호단체에 서둘러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과 국제적십자연맹,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서 지원을 결정하거나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은 물론 이번 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이번 비 피해가 김정은 리더십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집권 첫 해부터 맞닥뜨린 자연재해와 식량난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권력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수해 피해를 당하면서 만약 이것이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 비난 목소리가 점차 확대된다면 새로 출범한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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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北 비 피해 신속 공개…이유는?
-
- 입력 2012-08-18 10:06:50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해 보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북한이 올해도 자연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심각한 봄 가뭄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례적으로 피해 현장을 빠르게 공개하면서 지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 가뭄과 물난리로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난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집권 초 김정은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달 23일, 7호 태풍 ‘카눈’이 북한 전역을 휩쓸었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고 가을걷이를 한 달 여 앞둔 논밭은 물밑으로 모습을 감췄다.
가로수가 통째로 뽑히는가 하면, 도시 곳곳의 다리와 제방이 무너졌다.
특히 함경남도 성천군은 12시간 만에 450밀리미터라는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더욱 컸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달 26일) : "강물이 불어나 도로와 철길, 870여 세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들이 파괴되고 수천 세대의 살림집이 물에 잠겼으며 수천 정보의 논밭이 침수 및 유실되고 도로와 다리들이 파괴됐습니다."
지난달 북한에는 태풍 카눈을 포함한 폭우가 세 차례나 쏟아지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지난 4일, 북한 매체는 7월 말까지의 폭우로 56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천 6백 여 동의 주택이 파괴됐으며 21만 명이 넘는 수재민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 6억4천 만 제곱미터가 넘는 농경지가 유실 또는 침수됐고, 공공기관 등 천 4백 여 동이 파괴되거나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7월 달 들어와서도 3번 정도의 큰 비가 왔습니다. 지역적으로 상당히 분산되어서 무더기 비가 왔는데 주로 대동강 상류 지역하고 또 청천강 하류 지역에 특히 피해가 많습니다. 주로 인명 피해도 꽤 많았고 또 농업 부문에서는 농경지가 침수되든지 아니면 심지어 유실되거나 매몰되는 이런 지역도 꽤 있습니다.”
비가 잦아들면서 북한 당국은 피해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장비가 마땅치 않아 작업 대부분을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복구 작업에는 군인은 물론 주민과 학생까지 동원된다고 한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한국으로 말하면 회사죠. 작업 조직을 해서 도로나 이런 파손된 것 있잖아요. 물도랑 이렇게 비에 씻겨 내려 간 것, 다 이제 알아서 작업 조직을 하면 처리하는 거죠. 인력으로, 사람이 돌을 날라서 쌓고 모래를 갖다가 다 복구하죠, 군인들이. 기계가 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다 하는 거죠.”
북한이 물난리를 겪은 것은 올해뿐이 아니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잦은 홍수가 연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거의 매년 일어나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최근에 발생한 홍수 중에서 규모가 큰 것이 2007년도였죠. 2007년도는 정말 사람도 많이 죽고 또 2005년도에 버금갈 정도로 농업 부문에도 굉장히 피해가 있었습니다.”
가장 피해가 컸던 건 지난 1995년에 일어났던 이른바 ‘100년 만의 대홍수’ 이다.
북한 전역을 강타한 폭우로 1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7조 원 가까운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40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52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듬해인 1996년에도 또 다시 수마가 북한 전역을 휩쓸었고, 이를 계기로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눈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죠. 눈은 당연하게 오면 녹아버리고 하는데 비 같은 것은 막을 수 없잖아요, 막지 못하니까. 나중에 굶어 죽는다는 소리도 나오고 강도질도 하고 그리고 도둑질도 하고 그래요. 먹을 게 없으니까, 우선적으로. 비가 옴으로 해서 피해 많이 입어요.”
북한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대홍수를 계기로 수해 대책 기구인 ‘큰물피해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하지만 반복된 수해에서 볼 수 있듯이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마다 북한이 수해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지형적 특징이 수해 규모를 키우는 원인으로 손꼽힌다.
산세가 험하고 경사지가 많은 탓에 유속이 빠르고, 그 결과,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또한 땔감을 구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벌목을 계속하면서 북한의 산이 벌거숭이가 된 것도 피해를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인터뷰> 김명식(탈북자) : “북한의 기본은 나무 토벌을 많이 해요. 산에 나무를 많이 베고 하다 보니까 비가 오면 이제 피해를 많이 받죠. 나무가 있어야지 비 피해도 막을 수 있는데 산에 나무가 없다 보니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연료와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해 복구를 위한 기반 시설을 갖출 수 없다는 데 있다.
장기적인 복구 대신 매번 땜질식 복구에 그치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이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은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해서 둑이나 재방을 쌓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밖에 없습니다. 특히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수해를 막고 또 복구하는데 있어가지고 가장 중요한 자재와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군이나 주민들을 동원한 땜질식의 예방, 복구. 그러하다 보니까 만성적인 수해난이 지속되고 있다.”
반복되는 만성적 수해.
북한 지도층은 직접 나서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제1비서가 폭우로 부서진 탄광과 철로를 서둘러 복구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녹취>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이곳에 달려 나온 인민군 군인들은 전투 시간 46시간 만에 5만 여 입방미터의 버럭(폐석)을 처리하고..."
지난 5일에는 최영림 내각 총리가, 또 지난 12일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피해 지역을 찾았다는 소식도 전했다.
수해를 당한 지역의 당 위원회와 인민위원회는 물론 우리 중앙정부부처에 해당하는 내각의 ‘성’까지 수재민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수해에 대처하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피해 상황과 규모를 신속히 전하고 있고, 지난 4일에는 한 달 간의 수해 규모를 상세히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국제기구와 외신에 일찌감치 피해 지역을 공개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과거의 북한이 수해를 당했을 때는 물론 보도는 했지만 그 보도의 시차가 좀 길었고 또 그리고 구체적인 통계라든지 또 그 복구 현황 여기에 대해서 좀 더딘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고 특히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 언론인들에게 통계 수치라든지 또는 복구 현황이라든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사진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거와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크게 대내외적인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피해 현장을 있는 그대로 신속하게 공개해 북한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 체제의 변화된 이미지를 선전하려는 의도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김정은 제1위원장의 언론 친화성 또 그리고 투명성 이것하고 연관을 시킨다면 나름대로 북한 지도자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 그런 측면으로 봤을 때 향후 개혁 개방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청신호로 해석할 대목이 아니냐....”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폭우 피해가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복구 작업에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체제 이탈을 막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식량과 관련된 부분이다.
지난 4월, 김정은은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며 식량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올 봄 5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북한 전역을 휩쓸면서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녹취> 조선중앙TV (6월 5일) : "지금 서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와 같은 가물(가뭄)현상은 50년 만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곡창지대로 알려진 서해안 일부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10% 수준에 그쳤다.
길게는 50일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서 옥수수와 감자 등 작물 재배에 차질이 생겼다.
북한 매체는 가뭄 극복을 위한 캠페인까지 내보내면서 농작물 관리에 온 국민이 나설 것을 독려했다.
하지만 여기에 비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북한의 식량 수급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인터뷰> 권태진(한국농촌경제연구원/선임연구위원) : “경사지에다 옥수수나 이런 것을 많이 심지 않습니까? 또 이 피해가 굉장히 크고요. 또 가을에 수확할 작물에 대한 예상되는 피해 이것을 전체 합치면 한 70만 톤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연간 곡물 생산량의 한 15%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바빠졌다.
유엔과 구호단체에 서둘러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과 국제적십자연맹,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에서 지원을 결정하거나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난은 물론 이번 재해로 발생한 피해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이번 비 피해가 김정은 리더십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집권 첫 해부터 맞닥뜨린 자연재해와 식량난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권력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수해 피해를 당하면서 만약 이것이 빠른 시일 내에 복구가 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 비난 목소리가 점차 확대된다면 새로 출범한 김정은의 리더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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