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강풍에 인명 피해 잇따라

<앵커 멘트>

오늘 낮 태풍이 휩쓸고 간 대전·충남지역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비보다는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컸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풍을 못 이긴 상가 간판이 힘없이 뜯겨집니다.

떨어진 간판은 거대한 흉기로 돌변해 도로 이곳저곳에 나뒹굽니다.

아름드리 나무도 뿌리째 뽑혔고 건물 외벽은 껍질이 벗겨지듯 뜯겨 나갔습니다.

신축 중인 아파트에서는 유리창 수 십여 장이 한꺼번에 깨졌습니다.

<녹취> 공사업체 직원 ":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거리다 보니까 그 힘에 의해서 창문이 당겨져서 (떨어져 깨졌습니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서천에서는 75살 정모 할머니가 자택 옥상에서 농작물을 살피다 강풍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인터뷰> 박윤화(이웃 주민) : "그때 당시 갑자기 돌풍이 심하게 불었어. 회관에 문까지 깨지고 그랬어요."

또 부여와 천안 등에서도 70대 노인들이 잇따라 강풍에 사고를 당하면서 오늘 하루 충남에서만 3명이 숨지고 한 명이 다쳤습니다.

초속 30m에 이르는 돌풍에 전신주 수백 개가 쓰러지거나 뽑히고 곳곳에서 전선이 끊어져 대전과 충남 5만 6천여 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습니다.

보령 외연도 등 일부 섬지역은 전기는 물론 통신까지 두절됐습니다.

농촌에서는 시설하우스가 바람에 날아가거나 수확을 앞둔 과일이 강풍에 떨어지고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섭(배 재배 농민) : "추석 앞두고 특별히 재배한 건데 1~2시간 만에 일 년 농사를 망치게 돼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초속 20m에 이르는 강풍과 비 예보가 계속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