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사·고무끈에 뿌리 묶인 가로수, 강풍에 ‘취약’

입력 2012.09.1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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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하루 태풍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나무들을 불안하게 지켜보셨을텐데요.

나무를 심을 때 뿌리를 철사와 고무끈으로 묶은 채 묻어버려 뿌리가 약해진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잎이 노랗게 말라가고 솔방울도 빈약하다 못해 겨우 붙어있는 소나무,

밑둥을 살펴보니 검은색 고무끈이 줄지어 나옵니다.

심어진지 얼마 안 되는 이 가로수들중엔 이미 죽은 것도 있습니다.

역시 고무끈과 철사로 뿌리 부분이 칭칭 감겨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오(환경동식물 보존 연구협회) : "심을때부터 제대로 심었어야죠. 여기 있는 나무들이 다 이래요"

나무를 옮길때 사용한 철사와 고무끈을 그대로 묻은건데 건설교통부가 승인한 시방서에는 썩지 않는 이같은 물질을 제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무끈이 뿌리를 감싸면 이처럼 뿌리가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뿌리가 약할수록 강풍에 쓰러질 위험도 커지는데. 실제로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때는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종구(조경기사) : "굵은 뿌리가 쭉쭉 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쭉쭉 못 뻗어나갔을 때는 넘어가기도 많이 하고 새뿌리가 뻗어나가야 되는데 고무바에 막혀서 제대로 뻗어나가지를 못해요."

썩지 않는 고무끈이 일으키는 토양오염도 문제입니다.

여기서 죽은 나무 두 그루를 제거할 때 함께 나온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 여기서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 이만한 양의 고무도 땅에 함께 묻혔다는 겁니다.

때문에 일부 업체는 땅에 심으면 6개월 안에 썩는 천연 소재로 뿌리를 감싸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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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사·고무끈에 뿌리 묶인 가로수, 강풍에 ‘취약’
    • 입력 2012-09-17 22:03:05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 하루 태풍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나무들을 불안하게 지켜보셨을텐데요. 나무를 심을 때 뿌리를 철사와 고무끈으로 묶은 채 묻어버려 뿌리가 약해진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잎이 노랗게 말라가고 솔방울도 빈약하다 못해 겨우 붙어있는 소나무, 밑둥을 살펴보니 검은색 고무끈이 줄지어 나옵니다. 심어진지 얼마 안 되는 이 가로수들중엔 이미 죽은 것도 있습니다. 역시 고무끈과 철사로 뿌리 부분이 칭칭 감겨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오(환경동식물 보존 연구협회) : "심을때부터 제대로 심었어야죠. 여기 있는 나무들이 다 이래요" 나무를 옮길때 사용한 철사와 고무끈을 그대로 묻은건데 건설교통부가 승인한 시방서에는 썩지 않는 이같은 물질을 제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무끈이 뿌리를 감싸면 이처럼 뿌리가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뿌리가 약할수록 강풍에 쓰러질 위험도 커지는데. 실제로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 때는 인근 지역에서 이렇게 심어진 나무들이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녹취> 심종구(조경기사) : "굵은 뿌리가 쭉쭉 나가야 되는데 그렇게 쭉쭉 못 뻗어나갔을 때는 넘어가기도 많이 하고 새뿌리가 뻗어나가야 되는데 고무바에 막혀서 제대로 뻗어나가지를 못해요." 썩지 않는 고무끈이 일으키는 토양오염도 문제입니다. 여기서 죽은 나무 두 그루를 제거할 때 함께 나온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 여기서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때 이만한 양의 고무도 땅에 함께 묻혔다는 겁니다. 때문에 일부 업체는 땅에 심으면 6개월 안에 썩는 천연 소재로 뿌리를 감싸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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