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주민 DNA 채취’ 마을이 발칵…범인은?
입력 2012.09.20 (09:05)
수정 2012.09.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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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전남의 한 작은 마을이 뒤숭숭합니다.
지난달 말 이 마을에서 여고생이 성폭행을 당한 다음부터인데요.
한 달이 다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게 돌고, 주민들 사이엔 서로 믿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원래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다고 들었는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멘트>
취재진이 마을을 찾아갔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지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역했는데요.
한 달 전 일어난 성폭행 사건으로 마을 주민을 포함해 모두 백여 명이 용의선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일단 피해 학생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이들로부터 구강 세포를 채취한 상탠데요,
하지만, 국과수의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용했던 한 농촌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농촌마을.
벼농사를 주업으로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 평화로운 마을은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이게 참 동네 창피하지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피해자) 식구들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까... 우리 주민들도 고통 받고 있다는 (거죠.)”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세상에 (이 마을에서)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직까지. (그 때) 경찰 승합차 있잖아요. 그것이 한번 이리로 가요. 어떻게 (이 마을에) 경찰차가 가네 했죠.”
지난 달 25일 밤 11시 반쯤. 이 마을에 사는 여고생 김모 양이 마을 논둑길을 산책하다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조용했던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마을 주민들은 사건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어린 학생 성폭행해가지고... 그러니까 더러워서 못 보겠어요. 참말로 추접해요. 마을이 조용하고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밤에는) 아무도 안 돌아다녀요. 다 나이 먹은 사람들 사니까 밤 9시만 되면 뭔 소리도 안나요. 차 가는 소리도 안 나요. 여기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 성폭행을 당한 김 양은 마을 주민 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 임의동행 해 조사를 받게 된 남성. 알리바이가 분명하고, DNA채취까지 자청하며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아 저 누구는 (수사지시) 떨어져서 컴퓨터랑 싹 가지고 갔어요. 속옷이랑.”
남성은 무혐의로 바로 풀려놨지만, 그 일이 화근이 됐습니다.
성폭행 범으로 몰린 남성의 가족이 김양 가족에게 얼굴까지 붉히며 항의를 했던 겁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김양이) 자기 아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뭐라고 싸웠다고 그러더라고요. (김 양이) 자기가 당하고 나서 직접 경찰서에 그 사람을 지목했다고 하니깐.”
그 이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의 복장과 생김새 등. 비교적 상세한 얘기들까지 떠돌았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이) 키 170센티미터에 마스크 쓰고, 담배냄새 나고, 술 냄새 나고, 앞 이가 없고, 청바지 입고, 슬리퍼신고. 뚱뚱하다고 하고...”
마을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 건, 성폭행이 일어난 장소의 특성상 마을주민 등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부터.
인가에서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간척지로 이어진 그 길은 주로 논일을 하러 가는 주민들이 이용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 중 누군가 범인일 것이란느 추측때문입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우리 젊은 사람끼리 앉아서 나름대로 조사를 해 보는데, 외지 사람 같으면 차로 온다든지,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든지 어떤 소리가 들렸을 거 아니에요. 그 외딴 데까지 누가 걸어가요. 거기까지...”
하지만 자정이 다된 그 시간에 누가 일 하러 거기까지 가냐며 범인은 외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시간쯤에 간척지 쪽에, 논에 물 댈 상황도 다 끝났고, 특별히 갈 만한 일이 없죠. 그 당시. (가로등도 없나요?) 전혀 없지요. (어둡고) 무서워서 함부로 안 갔는데...”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찰은 김 양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65세 미만 남성들과 성범죄우범자 등 총 107명의 구강세포를 채취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65세 아래로 거의 다 받았죠. 어금니에다가 면봉으로 해서 긁어내는 걸로 (했어요.) (동의) 안 해 줄 수는 없죠. 안 해주면 더 의심받는데? 떳떳하니까 해 준 거예요.”
일부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수사상 필요한 일이기에 일일이 주민들의 동의를 구한 후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허허벌판에서 밤 11시 반이라고 하면 시골에서는 완전 깊은 밤이거든요. 처음에는 (피해자) 동선을 아는 사람이다 이거죠. 그렇잖아요. 어차피 남자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한 거죠. 그 중 한 가지가 DNA(채취예요.)”
그렇다면 김 양은 왜 어두운 밤, 인적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논둑길을 혼자 걸어갔을까요?
마을 주민들은 김 양이 평소에도 야심한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합니다.
내심 걱정스런 마음도 들었다는데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김 양이) 밤늦게 돌아다닐 때가 많이 있거든요. 밤 10시 그런 때도 갑자기 길에 (혼자) 가고 있어서 깜짝 놀라서 사고 날 뻔 한 적도 있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는 농사지으러 그리로 다니니까 집사람하고 이렇게 가면 한두씩 (봤죠.) 생각에는 (김 양이) 다이어트 하나보다 (했죠.)”
평소 내성적이었던 김양은 혼자 다니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날도, 평소처럼 그렇게 산책을 하다 몹쓸 일을 당했던 건데요,
좀처럼 범인의 꼬리가 잡히지 않으면서 범인에 대한 억측과 소문만 무성해 지고 있는 상황.
누구보다 힘든 건 김양의 가족입니다.
<녹취> 김 양 어머니(음성변조) : “딸이 이렇게 (당한) 이야기를 듣고... 저도 굉장히 괴롭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없어야 됩니다. 진짜로...”
김 양은 현재 해바라기센터와 연계해 상담 치료 등을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하루 빨리 범인이 검거돼 마을에 불어 닥친 불신의 고리가 끊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을) 잡았으면 좋겠죠, 빨리 속 시원하게. 자꾸 동네에서 불만이 생겼다는 자체가 답답하죠. (범인이) 빨리 잡혔으면 하죠. 이 일도 빨리 마무리 돼야 하고요.”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혼란에 빠뜨린 여고생 성폭행 사건!
사건 발생 27일 째인 지금까지 범인은 누구인지 이렇다 할 증거조차 나오지 않았는데요,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전남의 한 작은 마을이 뒤숭숭합니다.
지난달 말 이 마을에서 여고생이 성폭행을 당한 다음부터인데요.
한 달이 다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게 돌고, 주민들 사이엔 서로 믿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원래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다고 들었는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멘트>
취재진이 마을을 찾아갔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지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역했는데요.
한 달 전 일어난 성폭행 사건으로 마을 주민을 포함해 모두 백여 명이 용의선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일단 피해 학생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이들로부터 구강 세포를 채취한 상탠데요,
하지만, 국과수의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용했던 한 농촌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의 한 농촌마을.
벼농사를 주업으로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 평화로운 마을은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이게 참 동네 창피하지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피해자) 식구들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까... 우리 주민들도 고통 받고 있다는 (거죠.)”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세상에 (이 마을에서)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직까지. (그 때) 경찰 승합차 있잖아요. 그것이 한번 이리로 가요. 어떻게 (이 마을에) 경찰차가 가네 했죠.”
지난 달 25일 밤 11시 반쯤. 이 마을에 사는 여고생 김모 양이 마을 논둑길을 산책하다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조용했던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마을 주민들은 사건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어린 학생 성폭행해가지고... 그러니까 더러워서 못 보겠어요. 참말로 추접해요. 마을이 조용하고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밤에는) 아무도 안 돌아다녀요. 다 나이 먹은 사람들 사니까 밤 9시만 되면 뭔 소리도 안나요. 차 가는 소리도 안 나요. 여기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 성폭행을 당한 김 양은 마을 주민 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 임의동행 해 조사를 받게 된 남성. 알리바이가 분명하고, DNA채취까지 자청하며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아 저 누구는 (수사지시) 떨어져서 컴퓨터랑 싹 가지고 갔어요. 속옷이랑.”
남성은 무혐의로 바로 풀려놨지만, 그 일이 화근이 됐습니다.
성폭행 범으로 몰린 남성의 가족이 김양 가족에게 얼굴까지 붉히며 항의를 했던 겁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김양이) 자기 아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뭐라고 싸웠다고 그러더라고요. (김 양이) 자기가 당하고 나서 직접 경찰서에 그 사람을 지목했다고 하니깐.”
그 이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의 복장과 생김새 등. 비교적 상세한 얘기들까지 떠돌았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이) 키 170센티미터에 마스크 쓰고, 담배냄새 나고, 술 냄새 나고, 앞 이가 없고, 청바지 입고, 슬리퍼신고. 뚱뚱하다고 하고...”
마을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 건, 성폭행이 일어난 장소의 특성상 마을주민 등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부터.
인가에서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간척지로 이어진 그 길은 주로 논일을 하러 가는 주민들이 이용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 중 누군가 범인일 것이란느 추측때문입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우리 젊은 사람끼리 앉아서 나름대로 조사를 해 보는데, 외지 사람 같으면 차로 온다든지,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든지 어떤 소리가 들렸을 거 아니에요. 그 외딴 데까지 누가 걸어가요. 거기까지...”
하지만 자정이 다된 그 시간에 누가 일 하러 거기까지 가냐며 범인은 외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시간쯤에 간척지 쪽에, 논에 물 댈 상황도 다 끝났고, 특별히 갈 만한 일이 없죠. 그 당시. (가로등도 없나요?) 전혀 없지요. (어둡고) 무서워서 함부로 안 갔는데...”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찰은 김 양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65세 미만 남성들과 성범죄우범자 등 총 107명의 구강세포를 채취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65세 아래로 거의 다 받았죠. 어금니에다가 면봉으로 해서 긁어내는 걸로 (했어요.) (동의) 안 해 줄 수는 없죠. 안 해주면 더 의심받는데? 떳떳하니까 해 준 거예요.”
일부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수사상 필요한 일이기에 일일이 주민들의 동의를 구한 후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허허벌판에서 밤 11시 반이라고 하면 시골에서는 완전 깊은 밤이거든요. 처음에는 (피해자) 동선을 아는 사람이다 이거죠. 그렇잖아요. 어차피 남자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한 거죠. 그 중 한 가지가 DNA(채취예요.)”
그렇다면 김 양은 왜 어두운 밤, 인적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논둑길을 혼자 걸어갔을까요?
마을 주민들은 김 양이 평소에도 야심한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합니다.
내심 걱정스런 마음도 들었다는데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김 양이) 밤늦게 돌아다닐 때가 많이 있거든요. 밤 10시 그런 때도 갑자기 길에 (혼자) 가고 있어서 깜짝 놀라서 사고 날 뻔 한 적도 있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는 농사지으러 그리로 다니니까 집사람하고 이렇게 가면 한두씩 (봤죠.) 생각에는 (김 양이) 다이어트 하나보다 (했죠.)”
평소 내성적이었던 김양은 혼자 다니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날도, 평소처럼 그렇게 산책을 하다 몹쓸 일을 당했던 건데요,
좀처럼 범인의 꼬리가 잡히지 않으면서 범인에 대한 억측과 소문만 무성해 지고 있는 상황.
누구보다 힘든 건 김양의 가족입니다.
<녹취> 김 양 어머니(음성변조) : “딸이 이렇게 (당한) 이야기를 듣고... 저도 굉장히 괴롭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없어야 됩니다. 진짜로...”
김 양은 현재 해바라기센터와 연계해 상담 치료 등을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하루 빨리 범인이 검거돼 마을에 불어 닥친 불신의 고리가 끊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을) 잡았으면 좋겠죠, 빨리 속 시원하게. 자꾸 동네에서 불만이 생겼다는 자체가 답답하죠. (범인이) 빨리 잡혔으면 하죠. 이 일도 빨리 마무리 돼야 하고요.”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혼란에 빠뜨린 여고생 성폭행 사건!
사건 발생 27일 째인 지금까지 범인은 누구인지 이렇다 할 증거조차 나오지 않았는데요,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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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09-20 09:05:47
- 수정2012-09-20 13: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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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남의 한 작은 마을이 뒤숭숭합니다.
지난달 말 이 마을에서 여고생이 성폭행을 당한 다음부터인데요.
한 달이 다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런저런 소문만 무성하게 돌고, 주민들 사이엔 서로 믿지 못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 원래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이었다고 들었는데, 참 안타깝네요.
<기자 멘트>
취재진이 마을을 찾아갔을 때 주민들 사이에서는 외지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역했는데요.
한 달 전 일어난 성폭행 사건으로 마을 주민을 포함해 모두 백여 명이 용의선상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일단 피해 학생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이들로부터 구강 세포를 채취한 상탠데요,
하지만, 국과수의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조용했던 한 농촌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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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농촌마을.
벼농사를 주업으로 이웃끼리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 평화로운 마을은 요즘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이게 참 동네 창피하지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피해자) 식구들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까... 우리 주민들도 고통 받고 있다는 (거죠.)”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세상에 (이 마을에서)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직까지. (그 때) 경찰 승합차 있잖아요. 그것이 한번 이리로 가요. 어떻게 (이 마을에) 경찰차가 가네 했죠.”
지난 달 25일 밤 11시 반쯤. 이 마을에 사는 여고생 김모 양이 마을 논둑길을 산책하다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조용했던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는데요,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마을 주민들은 사건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어린 학생 성폭행해가지고... 그러니까 더러워서 못 보겠어요. 참말로 추접해요. 마을이 조용하고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밤에는) 아무도 안 돌아다녀요. 다 나이 먹은 사람들 사니까 밤 9시만 되면 뭔 소리도 안나요. 차 가는 소리도 안 나요. 여기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 성폭행을 당한 김 양은 마을 주민 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 임의동행 해 조사를 받게 된 남성. 알리바이가 분명하고, DNA채취까지 자청하며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아 저 누구는 (수사지시) 떨어져서 컴퓨터랑 싹 가지고 갔어요. 속옷이랑.”
남성은 무혐의로 바로 풀려놨지만, 그 일이 화근이 됐습니다.
성폭행 범으로 몰린 남성의 가족이 김양 가족에게 얼굴까지 붉히며 항의를 했던 겁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김양이) 자기 아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고 뭐라고 싸웠다고 그러더라고요. (김 양이) 자기가 당하고 나서 직접 경찰서에 그 사람을 지목했다고 하니깐.”
그 이후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의 복장과 생김새 등. 비교적 상세한 얘기들까지 떠돌았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이) 키 170센티미터에 마스크 쓰고, 담배냄새 나고, 술 냄새 나고, 앞 이가 없고, 청바지 입고, 슬리퍼신고. 뚱뚱하다고 하고...”
마을 분위기가 더 험악해진 건, 성폭행이 일어난 장소의 특성상 마을주민 등 이 곳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부터.
인가에서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간척지로 이어진 그 길은 주로 논일을 하러 가는 주민들이 이용했기 때문에 마을 주민 중 누군가 범인일 것이란느 추측때문입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우리 젊은 사람끼리 앉아서 나름대로 조사를 해 보는데, 외지 사람 같으면 차로 온다든지,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든지 어떤 소리가 들렸을 거 아니에요. 그 외딴 데까지 누가 걸어가요. 거기까지...”
하지만 자정이 다된 그 시간에 누가 일 하러 거기까지 가냐며 범인은 외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그 시간쯤에 간척지 쪽에, 논에 물 댈 상황도 다 끝났고, 특별히 갈 만한 일이 없죠. 그 당시. (가로등도 없나요?) 전혀 없지요. (어둡고) 무서워서 함부로 안 갔는데...”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찰은 김 양의 옷에서 나온 용의자의 DNA와 비교하기 위해 65세 미만 남성들과 성범죄우범자 등 총 107명의 구강세포를 채취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65세 아래로 거의 다 받았죠. 어금니에다가 면봉으로 해서 긁어내는 걸로 (했어요.) (동의) 안 해 줄 수는 없죠. 안 해주면 더 의심받는데? 떳떳하니까 해 준 거예요.”
일부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수사상 필요한 일이기에 일일이 주민들의 동의를 구한 후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허허벌판에서 밤 11시 반이라고 하면 시골에서는 완전 깊은 밤이거든요. 처음에는 (피해자) 동선을 아는 사람이다 이거죠. 그렇잖아요. 어차피 남자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은 다한 거죠. 그 중 한 가지가 DNA(채취예요.)”
그렇다면 김 양은 왜 어두운 밤, 인적도 없고, 가로등도 없는 논둑길을 혼자 걸어갔을까요?
마을 주민들은 김 양이 평소에도 야심한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고 합니다.
내심 걱정스런 마음도 들었다는데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김 양이) 밤늦게 돌아다닐 때가 많이 있거든요. 밤 10시 그런 때도 갑자기 길에 (혼자) 가고 있어서 깜짝 놀라서 사고 날 뻔 한 적도 있고요.”
<녹취> 마을 주민(음성변조) : “우리는 농사지으러 그리로 다니니까 집사람하고 이렇게 가면 한두씩 (봤죠.) 생각에는 (김 양이) 다이어트 하나보다 (했죠.)”
평소 내성적이었던 김양은 혼자 다니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날도, 평소처럼 그렇게 산책을 하다 몹쓸 일을 당했던 건데요,
좀처럼 범인의 꼬리가 잡히지 않으면서 범인에 대한 억측과 소문만 무성해 지고 있는 상황.
누구보다 힘든 건 김양의 가족입니다.
<녹취> 김 양 어머니(음성변조) : “딸이 이렇게 (당한) 이야기를 듣고... 저도 굉장히 괴롭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일은 없어야 됩니다. 진짜로...”
김 양은 현재 해바라기센터와 연계해 상담 치료 등을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을주민들은 하루 빨리 범인이 검거돼 마을에 불어 닥친 불신의 고리가 끊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음성변조) : “(범인을) 잡았으면 좋겠죠, 빨리 속 시원하게. 자꾸 동네에서 불만이 생겼다는 자체가 답답하죠. (범인이) 빨리 잡혔으면 하죠. 이 일도 빨리 마무리 돼야 하고요.”
평화로운 농촌 마을을 혼란에 빠뜨린 여고생 성폭행 사건!
사건 발생 27일 째인 지금까지 범인은 누구인지 이렇다 할 증거조차 나오지 않았는데요,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마을주민들이 입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사건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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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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