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취업 사이트 성범죄 무방비
입력 2012.10.01 (08:59)
수정 2012.10.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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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죠.
특히 한창 일해야 할 20대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런데 같은 구직자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여성들은 남성과는 달리 또 다른 걱정까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취업 길이 첩첩산중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 구직자들은 아무래도 약자 아닙니까.
이런 점을 이용해서 몹쓸 짓 하는 남성들이 많은 게 참 부끄럽네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을 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건데요.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면접을 본다며 여성들을 유인해 수면제를 먹인 뒤 그런 몹쓸 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처음부터 채용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운영하는 회사 자체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는 취업사이트를 통해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여성 취업지원자들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초, 경기도 성남의 한 오피스텔.
20대 여성과 중년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1시간 반쯤 뒤, 오피스텔을 나온 두 사람.
여성은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음성변조 저는 (엘리베이터를 탄) 그 부분은 아예 기억이 없으니까 몰랐는데, cctv 보니까 올라갈 때는 제가 그냥 벽에 기대가지고 있고, 내려 올 때는 상태가 더 안 좋았는지 제가 (어디) 지탱하지 않고는 아예 못 서 있었어요. 비틀비틀."
23살 박모 씨와 함께 있던 남성은 이날 박 씨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46살 장모 씨.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면접 자리에서 박 씨는 이날 오피스텔을 어쩌다 들어갔는지 또 거기서 무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다만 우연히 박 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장 씨와의 짧은 대화내용으로 그 때의 일을 짐작 할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녹취> "그러면 이렇게 하자. 그냥 고정급으로 하지 말고, 그냥 건당, 건당 얼마씩 해서 잠자리를 하자. 나랑 같이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자기 나이는 내 조카뻘이잖아. 스무 살 차이 나는데...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결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두겠지..."
장 씨는 박 씨에게 ‘성매매’를 제안하고 있던 것!
하지만 박 씨는 이런 대화를 나눈 것 역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이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제가 듣고 가만히 앉아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큰 공포였어요."
원인은 수면제!!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박 씨는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차츰 약에 취해갔던 겁니다.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해 여성이) 자기가 왜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한지도 몰라서 병원에 곧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혈액검사를 하다 보니까 결과에 (수면제인) 졸피뎀이라는 성분이 나와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박 씨가 취업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면접을 보자며 유인한 장씨!
그러나 애초부터 채용의사는 없었습니다.
그저 흑심을 품고,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한 건데요,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가 전화를 한 걸 통화내역을 뽑아보니까 (취업준비생) 200명의 여성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로 특정한 것은 어느 정도 자기가 피해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 해가지고 3명을 특정하게 됐습니다."
장 씨의 집에서는 여성들에게 먹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제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박 씨의 혈액에서 검출 된 바로 그 약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땅한 직업도 없는 장 씨가 어떻게 기업에서 검색이 가능한 인재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전에 운영하던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을 그대로 썼던 것.
지금은 실제 업체를 운영을 하지 않지만, 한 번도 채용공고를 내는데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녹취> 취업사이트 관계자 : "어떤 기업의 규모 그런 것까지 저희가 주관적으로 판단해서 가려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죠. 구자들이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취재진이 직접 한 취업사이트에서 인재정보를 검색해 봤습니다.
간단한 기업인증 절차를 거친 뒤, 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불하자, 하루 동안 열람할 수 있는 인재정보가 200건이나 됐는데요,
이력서에는 대부분 개인 연락처와 주소, 출신학교 등 상세한 정보들이 공개돼 있었습니다.
자칫 범행에 악용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됐는데요,
실제 여성 취업준비생들은 신상공개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녹취> 김다솜(대학생) : "사실 되게 무섭고,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어요. (이력서) 신상 정보제공 자체가 좀 기분이 찜찜한데 안 그러면 어떻게 (일자리) 구할 방법이 없으니까 울며겨자먹기로 하는 그런 식이죠."
<녹취> 이혜은(대학생) : "저도 그 (취업)사이트 많이 이용해가지고요.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범죄의 수단으로 (개인 신상정보가)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깐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울리는 또 한 가지.
바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성범죄입니다.
지난 8월, 대학 4학년을 휴학하고, 피자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학생.
피자가게 사장의 계속된 성관계 요구와 협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25살 취업준비생 한모 씨 역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사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적발언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사장이) 내가 몇 살만 더 어렸어도 너랑 어떻게 해 볼 텐데 이런 식으로... 서빙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엉덩이를 툭툭 친다거나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사장은 근무 외 시간에도 수시로 연락해 불러내는 등 한 씨를 마치 애인 대하듯 했습니다.
심지어 한 씨 혼자 사는 집에 찾아오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취업준비생 : "저녁에 따로 불러내서 전화하시거나 심야영화 같이보자, 오늘 저녁에 어디 놀라가자 (하고) (한번은 ) 집주소를 계속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제가 학교 앞에서 자취한다고 하니깐 찾아가도 되냐 이런 식으로... 참다못해 한 달도 못 채우고 일을 그만뒀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도 해보기도 전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길 가다가 (사장) 만날까봐, 만나서 붙잡혀서 얘기 나누자고 할까봐 그런 것도 겁나고... 기분이 나쁘죠. 가끔 가다 생각날 때도 있고.."
그렇다면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취업과정에서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정상적인 업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겁니다.
<녹취> 손민정(팀장/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시 (업체) 홈페이지가 없더라도 너무 빈번하게 광고가 올라오고 있다면 (업체를)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면접을 볼 때는 낮에! 해당 사업장 안에서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인에게 정확한 면접장소와 시간, 업체 연락처를 남겨두는 것이 좋고요,
갑자기 면접장소가 변동되면, 이 역시 지인에게 전달합니다.
취업 면접을 미끼로 절박한 상황의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유인해 저지른 성범죄 사건.
취업스트레스와 함께 안전한 면접까지 걱정해야 하는 여성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죠.
특히 한창 일해야 할 20대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런데 같은 구직자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여성들은 남성과는 달리 또 다른 걱정까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취업 길이 첩첩산중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 구직자들은 아무래도 약자 아닙니까.
이런 점을 이용해서 몹쓸 짓 하는 남성들이 많은 게 참 부끄럽네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일을 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건데요.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면접을 본다며 여성들을 유인해 수면제를 먹인 뒤 그런 몹쓸 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처음부터 채용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운영하는 회사 자체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는 취업사이트를 통해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여성 취업지원자들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초, 경기도 성남의 한 오피스텔.
20대 여성과 중년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1시간 반쯤 뒤, 오피스텔을 나온 두 사람.
여성은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음성변조 저는 (엘리베이터를 탄) 그 부분은 아예 기억이 없으니까 몰랐는데, cctv 보니까 올라갈 때는 제가 그냥 벽에 기대가지고 있고, 내려 올 때는 상태가 더 안 좋았는지 제가 (어디) 지탱하지 않고는 아예 못 서 있었어요. 비틀비틀."
23살 박모 씨와 함께 있던 남성은 이날 박 씨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46살 장모 씨.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면접 자리에서 박 씨는 이날 오피스텔을 어쩌다 들어갔는지 또 거기서 무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다만 우연히 박 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장 씨와의 짧은 대화내용으로 그 때의 일을 짐작 할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녹취> "그러면 이렇게 하자. 그냥 고정급으로 하지 말고, 그냥 건당, 건당 얼마씩 해서 잠자리를 하자. 나랑 같이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자기 나이는 내 조카뻘이잖아. 스무 살 차이 나는데...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결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두겠지..."
장 씨는 박 씨에게 ‘성매매’를 제안하고 있던 것!
하지만 박 씨는 이런 대화를 나눈 것 역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이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제가 듣고 가만히 앉아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큰 공포였어요."
원인은 수면제!!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박 씨는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차츰 약에 취해갔던 겁니다.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해 여성이) 자기가 왜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한지도 몰라서 병원에 곧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혈액검사를 하다 보니까 결과에 (수면제인) 졸피뎀이라는 성분이 나와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박 씨가 취업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면접을 보자며 유인한 장씨!
그러나 애초부터 채용의사는 없었습니다.
그저 흑심을 품고,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한 건데요,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가 전화를 한 걸 통화내역을 뽑아보니까 (취업준비생) 200명의 여성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로 특정한 것은 어느 정도 자기가 피해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 해가지고 3명을 특정하게 됐습니다."
장 씨의 집에서는 여성들에게 먹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제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박 씨의 혈액에서 검출 된 바로 그 약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땅한 직업도 없는 장 씨가 어떻게 기업에서 검색이 가능한 인재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전에 운영하던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을 그대로 썼던 것.
지금은 실제 업체를 운영을 하지 않지만, 한 번도 채용공고를 내는데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녹취> 취업사이트 관계자 : "어떤 기업의 규모 그런 것까지 저희가 주관적으로 판단해서 가려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죠. 구자들이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취재진이 직접 한 취업사이트에서 인재정보를 검색해 봤습니다.
간단한 기업인증 절차를 거친 뒤, 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불하자, 하루 동안 열람할 수 있는 인재정보가 200건이나 됐는데요,
이력서에는 대부분 개인 연락처와 주소, 출신학교 등 상세한 정보들이 공개돼 있었습니다.
자칫 범행에 악용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됐는데요,
실제 여성 취업준비생들은 신상공개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녹취> 김다솜(대학생) : "사실 되게 무섭고,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어요. (이력서) 신상 정보제공 자체가 좀 기분이 찜찜한데 안 그러면 어떻게 (일자리) 구할 방법이 없으니까 울며겨자먹기로 하는 그런 식이죠."
<녹취> 이혜은(대학생) : "저도 그 (취업)사이트 많이 이용해가지고요.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범죄의 수단으로 (개인 신상정보가)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깐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울리는 또 한 가지.
바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성범죄입니다.
지난 8월, 대학 4학년을 휴학하고, 피자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학생.
피자가게 사장의 계속된 성관계 요구와 협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25살 취업준비생 한모 씨 역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사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적발언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사장이) 내가 몇 살만 더 어렸어도 너랑 어떻게 해 볼 텐데 이런 식으로... 서빙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엉덩이를 툭툭 친다거나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사장은 근무 외 시간에도 수시로 연락해 불러내는 등 한 씨를 마치 애인 대하듯 했습니다.
심지어 한 씨 혼자 사는 집에 찾아오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취업준비생 : "저녁에 따로 불러내서 전화하시거나 심야영화 같이보자, 오늘 저녁에 어디 놀라가자 (하고) (한번은 ) 집주소를 계속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제가 학교 앞에서 자취한다고 하니깐 찾아가도 되냐 이런 식으로... 참다못해 한 달도 못 채우고 일을 그만뒀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도 해보기도 전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길 가다가 (사장) 만날까봐, 만나서 붙잡혀서 얘기 나누자고 할까봐 그런 것도 겁나고... 기분이 나쁘죠. 가끔 가다 생각날 때도 있고.."
그렇다면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취업과정에서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정상적인 업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겁니다.
<녹취> 손민정(팀장/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시 (업체) 홈페이지가 없더라도 너무 빈번하게 광고가 올라오고 있다면 (업체를)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면접을 볼 때는 낮에! 해당 사업장 안에서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인에게 정확한 면접장소와 시간, 업체 연락처를 남겨두는 것이 좋고요,
갑자기 면접장소가 변동되면, 이 역시 지인에게 전달합니다.
취업 면접을 미끼로 절박한 상황의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유인해 저지른 성범죄 사건.
취업스트레스와 함께 안전한 면접까지 걱정해야 하는 여성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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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취업 사이트 성범죄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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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2-10-01 08:59:03
- 수정2012-10-01 10:09:54
<앵커 멘트>
요즘 일자리 구하기 정말 힘들죠.
특히 한창 일해야 할 20대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그런데 같은 구직자 가운데서도 특히 젊은 여성들은 남성과는 달리 또 다른 걱정까지 해야 한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취업 길이 첩첩산중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 구직자들은 아무래도 약자 아닙니까.
이런 점을 이용해서 몹쓸 짓 하는 남성들이 많은 게 참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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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일을 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건데요.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면접을 본다며 여성들을 유인해 수면제를 먹인 뒤 그런 몹쓸 짓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처음부터 채용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운영하는 회사 자체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는 취업사이트를 통해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성범죄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여성 취업지원자들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초, 경기도 성남의 한 오피스텔.
20대 여성과 중년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1시간 반쯤 뒤, 오피스텔을 나온 두 사람.
여성은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음성변조 저는 (엘리베이터를 탄) 그 부분은 아예 기억이 없으니까 몰랐는데, cctv 보니까 올라갈 때는 제가 그냥 벽에 기대가지고 있고, 내려 올 때는 상태가 더 안 좋았는지 제가 (어디) 지탱하지 않고는 아예 못 서 있었어요. 비틀비틀."
23살 박모 씨와 함께 있던 남성은 이날 박 씨의 아르바이트 면접을 본 46살 장모 씨.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면접 자리에서 박 씨는 이날 오피스텔을 어쩌다 들어갔는지 또 거기서 무얼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다만 우연히 박 씨의 휴대전화에 녹음된 장 씨와의 짧은 대화내용으로 그 때의 일을 짐작 할 수 있었는데요,
그 내용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녹취> "그러면 이렇게 하자. 그냥 고정급으로 하지 말고, 그냥 건당, 건당 얼마씩 해서 잠자리를 하자. 나랑 같이 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자기 나이는 내 조카뻘이잖아. 스무 살 차이 나는데...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결론? 자기가 하고 싶지 않으면 그만 두겠지..."
장 씨는 박 씨에게 ‘성매매’를 제안하고 있던 것!
하지만 박 씨는 이런 대화를 나눈 것 역시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녹취> 면접사기 피해자 : "이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 제가 듣고 가만히 앉아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큰 공포였어요."
원인은 수면제!! 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박 씨는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차츰 약에 취해갔던 겁니다.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해 여성이) 자기가 왜 이렇게 어떤 행동을 한지도 몰라서 병원에 곧바로 가게 된 겁니다. 혈액검사를 하다 보니까 결과에 (수면제인) 졸피뎀이라는 성분이 나와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위해 박 씨가 취업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면접을 보자며 유인한 장씨!
그러나 애초부터 채용의사는 없었습니다.
그저 흑심을 품고, 취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한 건데요,
<녹취> 구길수(팀장/분당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가 전화를 한 걸 통화내역을 뽑아보니까 (취업준비생) 200명의 여성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로 특정한 것은 어느 정도 자기가 피해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 해가지고 3명을 특정하게 됐습니다."
장 씨의 집에서는 여성들에게 먹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면제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박 씨의 혈액에서 검출 된 바로 그 약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땅한 직업도 없는 장 씨가 어떻게 기업에서 검색이 가능한 인재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전에 운영하던 업체의 사업자등록증을 그대로 썼던 것.
지금은 실제 업체를 운영을 하지 않지만, 한 번도 채용공고를 내는데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녹취> 취업사이트 관계자 : "어떤 기업의 규모 그런 것까지 저희가 주관적으로 판단해서 가려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죠. 구자들이 조심을 해야 하는 것을 알려야 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더라고요."
취재진이 직접 한 취업사이트에서 인재정보를 검색해 봤습니다.
간단한 기업인증 절차를 거친 뒤, 만원도 안 되는 돈을 지불하자, 하루 동안 열람할 수 있는 인재정보가 200건이나 됐는데요,
이력서에는 대부분 개인 연락처와 주소, 출신학교 등 상세한 정보들이 공개돼 있었습니다.
자칫 범행에 악용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됐는데요,
실제 여성 취업준비생들은 신상공개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녹취> 김다솜(대학생) : "사실 되게 무섭고,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어요. (이력서) 신상 정보제공 자체가 좀 기분이 찜찜한데 안 그러면 어떻게 (일자리) 구할 방법이 없으니까 울며겨자먹기로 하는 그런 식이죠."
<녹취> 이혜은(대학생) : "저도 그 (취업)사이트 많이 이용해가지고요. 좀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범죄의 수단으로 (개인 신상정보가) 이용되고 있다고 하니깐 어떻게 취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힘들 것 같아요."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울리는 또 한 가지.
바로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성범죄입니다.
지난 8월, 대학 4학년을 휴학하고, 피자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학생.
피자가게 사장의 계속된 성관계 요구와 협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25살 취업준비생 한모 씨 역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사장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적발언에 시달렸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사장이) 내가 몇 살만 더 어렸어도 너랑 어떻게 해 볼 텐데 이런 식으로... 서빙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엉덩이를 툭툭 친다거나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사장은 근무 외 시간에도 수시로 연락해 불러내는 등 한 씨를 마치 애인 대하듯 했습니다.
심지어 한 씨 혼자 사는 집에 찾아오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녹취> 취업준비생 : "저녁에 따로 불러내서 전화하시거나 심야영화 같이보자, 오늘 저녁에 어디 놀라가자 (하고) (한번은 ) 집주소를 계속 물어보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제가 학교 앞에서 자취한다고 하니깐 찾아가도 되냐 이런 식으로... 참다못해 한 달도 못 채우고 일을 그만뒀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도 해보기도 전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녹취> 취업준비생 : "길 가다가 (사장) 만날까봐, 만나서 붙잡혀서 얘기 나누자고 할까봐 그런 것도 겁나고... 기분이 나쁘죠. 가끔 가다 생각날 때도 있고.."
그렇다면 여성 취업준비생들이 취업과정에서 성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정상적인 업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겁니다.
<녹취> 손민정(팀장/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 :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많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시 (업체) 홈페이지가 없더라도 너무 빈번하게 광고가 올라오고 있다면 (업체를)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면접을 볼 때는 낮에! 해당 사업장 안에서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인에게 정확한 면접장소와 시간, 업체 연락처를 남겨두는 것이 좋고요,
갑자기 면접장소가 변동되면, 이 역시 지인에게 전달합니다.
취업 면접을 미끼로 절박한 상황의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유인해 저지른 성범죄 사건.
취업스트레스와 함께 안전한 면접까지 걱정해야 하는 여성 취업준비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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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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