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불산 가스 피해’ 9백 명…재난 지역 검토

입력 2012.10.0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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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27일 발생한 경북 구미 화학공장 가스유출 사고 후유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23명이던 환자수는 일주일 새 9백명으로 40배 이상 늘었는데요.

피해자들은 피부발진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고 심지어 기침에 피가 섞여나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종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가스 누출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농촌 마을,

초록빛은 찾아볼 수 없고, 불산에 노출된 나무와 농작물이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체 후유증도 심각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6,7시간씩 가스에 노출됐던 소방관들은 피부 반점과 호흡곤란 등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윤태현(경북 구미소방서 구조대장) : "귓볼하고 목으로 해서 목주변 붉은 반점이 많이 있었어요. 증상은 따갑고..."

치료를 받은 사람은 9백 명으로 늘었고, 주민들은 불산의 독성에 몸서리를 칩니다.

<인터뷰> 장순옥(구미시 봉산리 주민) : "왜 이런 걸(불산 공장) 구미시에서 그렇게 독한 것을 동네 곁에 짓게 허가를 내 줬습니까"

불산은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고, 호흡기를 손상시키는 맹독성 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피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사공 준(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저농도의 만성, 며칠째 폭로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가 경험이 별로 없어요. 어떻게 나타날 지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처럼 최악의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당국의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불산을 중화하는 석회를 뿌려야 했지만, 물을 뿌려 유독가스의 확산요인이 됐습니다.

또, 주민과 근로자들의 대피령도 늦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인터뷰> 김종국(주변업체 사장) : "직원들을 다 소개(대피)시키지도 못했고 직원들이 모르다 보니까 심지어 구경을 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대피령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해제했습니다.

<인터뷰> 김수민(구미시 의원) : "육안으로 봐도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라고 나타나고 있는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민 대피시키고 상세한 역학조사 진행해야 합니다."

정확한 피해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정부는 뒤늦게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정부 합동조사단 파견과 특별재난 지역 선포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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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불산 가스 피해’ 9백 명…재난 지역 검토
    • 입력 2012-10-04 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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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27일 발생한 경북 구미 화학공장 가스유출 사고 후유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23명이던 환자수는 일주일 새 9백명으로 40배 이상 늘었는데요. 피해자들은 피부발진과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고 심지어 기침에 피가 섞여나오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종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가스 누출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농촌 마을, 초록빛은 찾아볼 수 없고, 불산에 노출된 나무와 농작물이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인체 후유증도 심각합니다. 당시 현장에서 6,7시간씩 가스에 노출됐던 소방관들은 피부 반점과 호흡곤란 등으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윤태현(경북 구미소방서 구조대장) : "귓볼하고 목으로 해서 목주변 붉은 반점이 많이 있었어요. 증상은 따갑고..." 치료를 받은 사람은 9백 명으로 늘었고, 주민들은 불산의 독성에 몸서리를 칩니다. <인터뷰> 장순옥(구미시 봉산리 주민) : "왜 이런 걸(불산 공장) 구미시에서 그렇게 독한 것을 동네 곁에 짓게 허가를 내 줬습니까" 불산은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를 교란시키고, 호흡기를 손상시키는 맹독성 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피해를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인터뷰> 사공 준(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저농도의 만성, 며칠째 폭로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가 경험이 별로 없어요. 어떻게 나타날 지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처럼 최악의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당국의 대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불산을 중화하는 석회를 뿌려야 했지만, 물을 뿌려 유독가스의 확산요인이 됐습니다. 또, 주민과 근로자들의 대피령도 늦어 피해를 키웠습니다. <인터뷰> 김종국(주변업체 사장) : "직원들을 다 소개(대피)시키지도 못했고 직원들이 모르다 보니까 심지어 구경을 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더욱이 대피령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해제했습니다. <인터뷰> 김수민(구미시 의원) : "육안으로 봐도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라고 나타나고 있는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민 대피시키고 상세한 역학조사 진행해야 합니다." 정확한 피해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정부는 뒤늦게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정부 합동조사단 파견과 특별재난 지역 선포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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