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학교 안전 대책 ‘뒷북에 오락가락’

입력 2012.10.0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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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10년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이른바 김수철 사건부터 지난주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 난동까지.

최근 2년 8개월동안 외부인이 학교 안에서 일으킨 성범죄와 폭력 등 사건 사고가 8백 건이 넘습니다.

정부는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기대한만큼 효과는 나지 않는 걸까요?

김영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초등학교.

방문증을 쓰지 않고도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도를 외부인이 돌아다녀도 별다른 제재가 없습니다.

<녹취> 학교 보안관(음성변조) : "6층부터 갔다 왔어요. 봤어요, (기자가) 들어오는 거 제가 다 봤어요."

대부분의 학교에는 학교 보안관과 배움터 지킴이가 배치돼있고 야간에는 당직 기사가 근무합니다.

하지만, 출입자 통제는 이처럼 허술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학교당 약 9대의 CCTV가 전체 학교의 98%에 설치돼있지만 전담 감시 인력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초기 대응 효과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학교 보안관(음성변조) : "우리도 밥 먹고 화장실도 가고 그러다 보면 CCTV만 보고 있을 수 없어요."

서울의 경우 강남, 구로, 노원, 중구 등 4개 구만 통합 관제센터를 통해 초등학교 CCTV를 24시간 감시합니다.

<인터뷰> 백순진(서울 구로구청 홍보전산과) : "보안관을 통해 연락해서 학교 내 있어야 하지 않아야 할 분이 배회하고 있으면 학교에서 즉각적으로 조치하고 있죠."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야 안전 강화에 나서는 것도 문젭니다.

이 초등학교는 수년 전 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담장을 없앴다가, 최근 담장을 다시 세웠습니다.

담장 없는 학교가 전국에 천 6백여 곳에 이르는 가운데 교육 당국은 뒤늦게 투명 펜스 설치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박성철(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 "초기 투자에만 집중하고 운영관리는 신경을 못 썼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망이 순간적으로 뚫리는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과부는 오는 2015년까지 전국 모든 초등학교 CCTV를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완 대책이 자리 잡기까지 학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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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학교 안전 대책 ‘뒷북에 오락가락’
    • 입력 2012-10-05 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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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10년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이른바 김수철 사건부터 지난주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묻지마 흉기 난동까지. 최근 2년 8개월동안 외부인이 학교 안에서 일으킨 성범죄와 폭력 등 사건 사고가 8백 건이 넘습니다. 정부는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기대한만큼 효과는 나지 않는 걸까요? 김영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초등학교. 방문증을 쓰지 않고도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복도를 외부인이 돌아다녀도 별다른 제재가 없습니다. <녹취> 학교 보안관(음성변조) : "6층부터 갔다 왔어요. 봤어요, (기자가) 들어오는 거 제가 다 봤어요." 대부분의 학교에는 학교 보안관과 배움터 지킴이가 배치돼있고 야간에는 당직 기사가 근무합니다. 하지만, 출입자 통제는 이처럼 허술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학교당 약 9대의 CCTV가 전체 학교의 98%에 설치돼있지만 전담 감시 인력은 없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초기 대응 효과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학교 보안관(음성변조) : "우리도 밥 먹고 화장실도 가고 그러다 보면 CCTV만 보고 있을 수 없어요." 서울의 경우 강남, 구로, 노원, 중구 등 4개 구만 통합 관제센터를 통해 초등학교 CCTV를 24시간 감시합니다. <인터뷰> 백순진(서울 구로구청 홍보전산과) : "보안관을 통해 연락해서 학교 내 있어야 하지 않아야 할 분이 배회하고 있으면 학교에서 즉각적으로 조치하고 있죠." 사건이 발생한 다음에야 안전 강화에 나서는 것도 문젭니다. 이 초등학교는 수년 전 학교 공원화 사업으로 담장을 없앴다가, 최근 담장을 다시 세웠습니다. 담장 없는 학교가 전국에 천 6백여 곳에 이르는 가운데 교육 당국은 뒤늦게 투명 펜스 설치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 박성철(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 "초기 투자에만 집중하고 운영관리는 신경을 못 썼기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망이 순간적으로 뚫리는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과부는 오는 2015년까지 전국 모든 초등학교 CCTV를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완 대책이 자리 잡기까지 학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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