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훈계 사망사건’ 끝나지 않은 유족의 고통

입력 2012.11.11 (08:08) 수정 2012.11.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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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7월 한 30대 가장이 거리에서 10대들을 훈계하다가 다툼이 일어났고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유족들은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2살, 9살, 6살 세 아들과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아내, 이들에게 시련이 닥친 건 지난 7월.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그 날따라 아기가 잠을 자지도 않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아빠가 들어오자 아이가 아빠한테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썼어요.”

남편 김모 씨는 아내와 함께 막내아들의 손을 잡고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장난감을 고르고 돈을 지불하려고 보니까 (돈이 모자라서) 아기 아빠가 하는 말이 내가 여기 아기 데리고 있을 테니까 네가 집에 가서 돈 좀 가지고 오라고...”

그때 아내를 기다리던 남편 김씨 눈에 들어온 건 편의점 앞에서 침을 뱉고 떠들던 7명의 10대들.

김 씨는 아이들에게 '그러지 말라’며 훈계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훈계는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 씨는 한 학생이 걷어찬 발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요. 구급대원분이 오셔서 환자 상태를 보더니 너무 의식이 없고 위독하다고...”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엿새 뒤 숨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학생 하나를 영장을 신청했었어요. 걔가 맨 마지막에 얼굴을 발로 차서 넘어지면서 못 일어났던 거였거든요.”

가해 학생의 가족들은 선처를 호소했고, 김 씨 아내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서 구속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장례 기간 연락 한 통이 없었던 가해자 가족들.

숨진 김 씨의 아내는 이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음성변조) : “용서해달라, 봐달라 그렇게 얘기하던 사람들이 아기 아빠가 사망하고 나니 연락도 안 돼고 찾아 오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고요.”

또다른 걱정은 아빠 곁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여섯 살 막내아들.

당시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승진주(굿네이버스 심리치료사) : “특히 교복 입은 10대 청소년만 보면 굉장히 두려워하면서 엄마 뒤로 숨는다거나 악몽을 자주 꾼다거나...”

비가 새고 곰팡이가 가득 낀 반지하 집.

가스마저 끊기면서 냉기 가득한 거실에서 스티로폼 하나에 의지해 지내야 할 올 겨울.

남겨진 다섯 식구에게 가장의 빈자리가 너무도 큽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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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훈계 사망사건’ 끝나지 않은 유족의 고통
    • 입력 2012-11-11 08:08:09
    • 수정2012-11-11 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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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7월 한 30대 가장이 거리에서 10대들을 훈계하다가 다툼이 일어났고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유족들은 말 못할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2살, 9살, 6살 세 아들과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아내, 이들에게 시련이 닥친 건 지난 7월.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그 날따라 아기가 잠을 자지도 않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아빠가 들어오자 아이가 아빠한테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썼어요.” 남편 김모 씨는 아내와 함께 막내아들의 손을 잡고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장난감을 고르고 돈을 지불하려고 보니까 (돈이 모자라서) 아기 아빠가 하는 말이 내가 여기 아기 데리고 있을 테니까 네가 집에 가서 돈 좀 가지고 오라고...” 그때 아내를 기다리던 남편 김씨 눈에 들어온 건 편의점 앞에서 침을 뱉고 떠들던 7명의 10대들. 김 씨는 아이들에게 '그러지 말라’며 훈계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훈계는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김 씨는 한 학생이 걷어찬 발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 (음성변조) :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요. 구급대원분이 오셔서 환자 상태를 보더니 너무 의식이 없고 위독하다고...”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엿새 뒤 숨졌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 “학생 하나를 영장을 신청했었어요. 걔가 맨 마지막에 얼굴을 발로 차서 넘어지면서 못 일어났던 거였거든요.” 가해 학생의 가족들은 선처를 호소했고, 김 씨 아내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서 구속 영장은 기각됐습니다. 하지만, 장례 기간 연락 한 통이 없었던 가해자 가족들. 숨진 김 씨의 아내는 이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내(음성변조) : “용서해달라, 봐달라 그렇게 얘기하던 사람들이 아기 아빠가 사망하고 나니 연락도 안 돼고 찾아 오지도 않고 그러고 있더라고요.” 또다른 걱정은 아빠 곁에서 모든 것을 지켜본 여섯 살 막내아들. 당시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승진주(굿네이버스 심리치료사) : “특히 교복 입은 10대 청소년만 보면 굉장히 두려워하면서 엄마 뒤로 숨는다거나 악몽을 자주 꾼다거나...” 비가 새고 곰팡이가 가득 낀 반지하 집. 가스마저 끊기면서 냉기 가득한 거실에서 스티로폼 하나에 의지해 지내야 할 올 겨울. 남겨진 다섯 식구에게 가장의 빈자리가 너무도 큽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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