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정취 물씬

⊙앵커: 가을비가 내린 오늘 타오르는 듯한 단풍빛이 더욱 선명했습니다.
가을빛이 곱기로 유명한 전남 백양사에도 늦가을 정취가 절정에 달했습니다.
황상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회백색의 바위 절벽 아래에서 천년을 견뎌온 고찰 백양사에도 가을의 끝자락이 머물렀습니다.
가는 계절이 아쉬운 듯 단풍은 이제 막바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불가에 갓 입문한 행자스님의 예불은 끊일 줄 모르는데 노스님은 연못가 나무그늘에서 명상에 잠겼습니다.
낙엽 가득한 연못에는 살이 오른 물고기가 한가롭고 푸른 하늘에는 서럽도록 고운 단풍잎들이 붉은 빛을 토하고 있습니다.
⊙이청준(소설가): 자기 겸양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걸 느끼고 자기를 비우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됩니다.
⊙기자: 계절의 절정에서 스님들은 자연의 일부로 녹아들었고 그렇게 한 폭의 풍경화가 탄생했습니다.
⊙다정(스님/고불총림 백양사 주지): 이 단풍은 낳아서 아주 천연스럽게 세상을 잘 깨끗하게 살았기 때문에 가는 모습이 저렇게 곱고 맑지 않은가...
⊙기자: 가을에 산사를 찾은 사람들은 그래서 누구나 시인이 되는 모양입니다.
KBS뉴스 황상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