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사진' 조류 학대 논란…연출·조작 의혹 제기

입력 2012.12.03 (07:20) 수정 2012.12.0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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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취지로 전시되고 있는 야생 조류 사진들이 오히려 새들을 학대하며 촬영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붉은머리오목눈이, 일명 뱁새 새끼들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려 하는 아슬아슬한 순간.

둥지를 덮친 뱀에 의해 생사의 기로에 선 흰배지빠귀.

일반인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조류의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전시회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둥지 주변의 나뭇가지를 쳤고, 심지어는 둥지나 새끼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 촬영하는 등 연출.조작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전문가들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진영(환경과학원 연구관) : "나뭇가지와 잎에 잘 가려져 있는 은폐된 형태의 둥지가 아니라 굉장히 잘 노출돼 있는 형태의 둥지이기 때문에 주변의 가려진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사진을 찍은 작가는 자연 상태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야생동식물법상 학대 금지 조항을 적용해 해당 작가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진영(환경과학원 연구관) : "둥지를 인위적으로 훼손하는 경우에 제재를 하는 나라가 상당히 많고요, 둥지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 사진 콘테스트에서 수상에서 제외한다는 식으로..."

법적인 제재 이전에 야생동식물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생명윤리를 지키려는 작가들의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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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지 사진' 조류 학대 논란…연출·조작 의혹 제기
    • 입력 2012-12-03 07:22:39
    • 수정2012-12-03 09: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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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취지로 전시되고 있는 야생 조류 사진들이 오히려 새들을 학대하며 촬영된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붉은머리오목눈이, 일명 뱁새 새끼들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려 하는 아슬아슬한 순간. 둥지를 덮친 뱀에 의해 생사의 기로에 선 흰배지빠귀. 일반인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조류의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들이 전시회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둥지 주변의 나뭇가지를 쳤고, 심지어는 둥지나 새끼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 촬영하는 등 연출.조작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전문가들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진영(환경과학원 연구관) : "나뭇가지와 잎에 잘 가려져 있는 은폐된 형태의 둥지가 아니라 굉장히 잘 노출돼 있는 형태의 둥지이기 때문에 주변의 가려진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정리하지 않았을까..." 사진을 찍은 작가는 자연 상태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야생동식물법상 학대 금지 조항을 적용해 해당 작가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진영(환경과학원 연구관) : "둥지를 인위적으로 훼손하는 경우에 제재를 하는 나라가 상당히 많고요, 둥지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 사진 콘테스트에서 수상에서 제외한다는 식으로..." 법적인 제재 이전에 야생동식물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생명윤리를 지키려는 작가들의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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