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법망을 노린 금융사기 기승

입력 2012.12.07 (21:37) 수정 2012.12.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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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원하는 여성과 만나게 해준다는 이른바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남성들을 현혹시켜 돈만 받아 챙기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이 돈을 부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에 추가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가림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모 씨는 지난달 이른바 '조건 만남'을 주선해 준다는 인터넷 광고에 낚여 돈만 날렸습니다.

해당 업체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여성과의 만남을 지연시키다, 계좌로 보낸 돈만 챙기고 잠적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조건 만남' 사기 피해자) : "잔액이 인출이 안 된다고 재입금을 해라, 30만 원 이상을. 세 차례에 걸쳐서 총 71만 원을 입금하게 됐습니다."

이 씨가 입금한 계좌는 '물품 거래 사기'에도 활용되는 범죄 계좌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지난달에만 93건.

피해액은 5천6백만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문제의 계좌에서 범인들이 돈을 빼갈 수 없도록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호(일산경찰서 수사과 팀장) : "일부 지급정지 되지 않은 계좌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지급정지요청공문을 발송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공문을 발송한 후에 지급정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조건 만남'과 '물품 대금' 사기 피해금은 지급 정지 대상이 아니라는 게 이유입니다.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제공을 가장한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의 범주에서 제외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석(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 "'보이스피싱'에 한해서만 유선으로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고요. 다른 사기에 관련된 지급정지는 현재로서는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조건 만남이나 물품 거래 사기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돈을 날릴 뿐만 아니라, 구제받을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허술한 법망을 노린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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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좌 법망을 노린 금융사기 기승
    • 입력 2012-12-07 21:53:43
    • 수정2012-12-07 22:08:01
    뉴스9(경인)
<앵커 멘트> 원하는 여성과 만나게 해준다는 이른바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남성들을 현혹시켜 돈만 받아 챙기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이 돈을 부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바람에 추가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가림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모 씨는 지난달 이른바 '조건 만남'을 주선해 준다는 인터넷 광고에 낚여 돈만 날렸습니다. 해당 업체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여성과의 만남을 지연시키다, 계좌로 보낸 돈만 챙기고 잠적했습니다. <녹취> 이모 씨('조건 만남' 사기 피해자) : "잔액이 인출이 안 된다고 재입금을 해라, 30만 원 이상을. 세 차례에 걸쳐서 총 71만 원을 입금하게 됐습니다." 이 씨가 입금한 계좌는 '물품 거래 사기'에도 활용되는 범죄 계좌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지난달에만 93건. 피해액은 5천6백만 원이 넘습니다. 경찰은 문제의 계좌에서 범인들이 돈을 빼갈 수 없도록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성호(일산경찰서 수사과 팀장) : "일부 지급정지 되지 않은 계좌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지급정지요청공문을 발송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공문을 발송한 후에 지급정지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조건 만남'과 '물품 대금' 사기 피해금은 지급 정지 대상이 아니라는 게 이유입니다.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제공을 가장한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의 범주에서 제외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석(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 "'보이스피싱'에 한해서만 유선으로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고요. 다른 사기에 관련된 지급정지는 현재로서는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조건 만남이나 물품 거래 사기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돈을 날릴 뿐만 아니라, 구제받을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허술한 법망을 노린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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