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北 핵실험장 갱도 파악”…기술 수준은?

입력 2013.02.04 (21:13) 수정 2013.02.04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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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발 2200미터 높이의 만탑산이 있는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장입니다.

북한은 이 곳 만탑산 중턱에 여러 개의 갱도를 만들어 놓고 핵실험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군 당국이 북한의 핵실험장 갱도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기록영홥니다.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배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긴 하지만 함경북도 풍계리 서쪽 갱도의 구조가 상세히 묘사돼 있습니다.

수평 갱도의 단면돕니다.핵폭탄이 설치된 장소부터 시작해 1번부터 9번까지 차단문이 차례로 설치돼 있습니다.

'9번 문 차단이 확인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은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표십니다.

국방부는 9개 차단문이 일직선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설치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갱도가 직선형태였던 1차 핵실험 당시 방사능 노출이 심했던 것을 감안해 2차 실험 때는 방사능 유출이 줄어들도록 갱도 구조를 바꿨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2차와 같은 구조의 낚시바늘 갱도를 활용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 핵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는 미국의 해커박사도 갱도 구조가 이 도면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나선형 수평갱도에 진일보한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고 북한의 핵개발 진전속도를 분석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파키스탄의 산악지대에서 있었던 핵 실험 모습입니다.북한과 파키스탄은 예전부터 미사일 기술 등에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왔는데요.

이번 풍계리 핵 실험장의 구조가 과거 파키스탄의 핵실험장과 아주 비슷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계속해서 이재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과학 국제 안보연구소가 분석한 북한 풍계리 위성 사진입니다.

세곳의 갱도중 남쪽, 터널로 연결되는 진입로의 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갱도 입구에서 정면으로 150미터쯤 떨어진 지점에 관측소인 벙커가 그 오른편 뒤로 부속건물이 사각 형태로 들어서 있습니다.

1998년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역시 관측 장소로 사용된 벙커가 갱도 정면에 있습니다.

입구에서 갱도까지의 거리는 120미터가량, 벙커 오른편 뒤로 부속건물이 사각형태로 있습니다.

풍계리 핵 실험장과 파키스탄 실험장이 핵심인 벙커와 부속 건물, 심지어 진입로 형태까지 비슷하다고 미 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98년 당시 파키스탄은 갱도안에서 핵 장치를 조립했고, 이틀 간격으로 여섯 차례나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키스탄은 이어 4년뒤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연쇄 핵실험으로 소형화를 앞당겼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장도 서쪽, 남쪽 두곳 모두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관측됩니다.

<앵커 멘트>

북한은 2006년과 2009년의 1,2차 핵실험 당시 플루토늄을 원료로 사용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라늄 핵 실험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방식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소현정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리포트>

2002년 촉발된 2차 북핵 위기는 우라늄 핵개발 의혹에서 비롯됐습니다.

북한은 2010년 10월 방북한 미국의 핵 전문가 해커 박사에게 고농축 우라늄 생산용 원심분리기를 공개했습니다.

핵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은 바로 이 원심분리기에서 천연우라늄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농축한 것을 말합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이 바로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것입니다.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아 수송도 쉬운 편이어서 당시 '리틀보이'란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또 플루토늄탄보다 핵탄두를 소형화하기가 쉽습니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당시 나가사키에 투하됐는데요.

구조가 복잡하고 팻맨, 즉 뚱보라는 별명대로 몸체가 커서 대형 전략수송기가 필요합니다.

운송수단이 열악한 북한으로선 플루토늄 핵보다 우라늄 핵 개발에 더 끌렸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게다가 북한은 우라늄 매장량도 풍부합니다.

하지만 우라늄핵은 북한이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의견과 이미 개발을 끝냈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기상청을 비롯한 관련기관들이 즉각 증거 수집과 분석에 나서 판별 작업을 진행합니다.

핵실험 여부, 과연 어떻게 탐지하게되는지 김종수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핵실험이 실시되면 지축을 뒤흔드는 강력한 지진파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진파 분석이 핵실험 여부를 가장 먼저 판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연적 지진인지 아니면 인공적 폭발인지 구분할 수 있는데, 핵실험은 초기에 높은 파형이 나타난 뒤 지속적으로 작아집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핵실험에서는 각각 진도 3.6과 4.5의 강한 인공지진파가 감지돼 핵실험으로 판명됐습니다.

지진파 탐지는 1,2분내 가능하고 30분 내지 1시간 안에 인공지진과 핵실험 여부까지 판정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배명진(교수/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 "인공지진은 폭발에 의한 것이니까 쾅하고 그 잔음이 유지되게 돼 있어요. 그런 것들이 소리 성분 분석을 하면 분명하게 걸러질수 있다는 것이지요."

지진파를 탐지할 수 있는 관측소는 강원도 인제와 경기도 연천 등 백 열군데로 기상청이 운영합니다.

정확한 정보 파악을 위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 등과 정보도 공유합니다.

핵실험이 감행될 경우 기상청 등 탐지 관련 기관들은 서로 분석한 정보를 종합해 최종 분석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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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2-04 21:14:09
    • 수정2013-02-04 22: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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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해발 2200미터 높이의 만탑산이 있는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장입니다. 북한은 이 곳 만탑산 중턱에 여러 개의 갱도를 만들어 놓고 핵실험 준비를 끝낸 것으로 보이는데요. 군 당국이 북한의 핵실험장 갱도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북한 조선중앙TV에서 방영한 기록영홥니다.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배경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긴 하지만 함경북도 풍계리 서쪽 갱도의 구조가 상세히 묘사돼 있습니다. 수평 갱도의 단면돕니다.핵폭탄이 설치된 장소부터 시작해 1번부터 9번까지 차단문이 차례로 설치돼 있습니다. '9번 문 차단이 확인되었습니다'라는 자막은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표십니다. 국방부는 9개 차단문이 일직선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설치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갱도가 직선형태였던 1차 핵실험 당시 방사능 노출이 심했던 것을 감안해 2차 실험 때는 방사능 유출이 줄어들도록 갱도 구조를 바꿨다는 얘깁니다. <인터뷰>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2차와 같은 구조의 낚시바늘 갱도를 활용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 핵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는 미국의 해커박사도 갱도 구조가 이 도면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국방부는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나선형 수평갱도에 진일보한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고 북한의 핵개발 진전속도를 분석하는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파키스탄의 산악지대에서 있었던 핵 실험 모습입니다.북한과 파키스탄은 예전부터 미사일 기술 등에서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왔는데요. 이번 풍계리 핵 실험장의 구조가 과거 파키스탄의 핵실험장과 아주 비슷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계속해서 이재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과학 국제 안보연구소가 분석한 북한 풍계리 위성 사진입니다. 세곳의 갱도중 남쪽, 터널로 연결되는 진입로의 눈이 말끔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갱도 입구에서 정면으로 150미터쯤 떨어진 지점에 관측소인 벙커가 그 오른편 뒤로 부속건물이 사각 형태로 들어서 있습니다. 1998년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역시 관측 장소로 사용된 벙커가 갱도 정면에 있습니다. 입구에서 갱도까지의 거리는 120미터가량, 벙커 오른편 뒤로 부속건물이 사각형태로 있습니다. 풍계리 핵 실험장과 파키스탄 실험장이 핵심인 벙커와 부속 건물, 심지어 진입로 형태까지 비슷하다고 미 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98년 당시 파키스탄은 갱도안에서 핵 장치를 조립했고, 이틀 간격으로 여섯 차례나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키스탄은 이어 4년뒤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연쇄 핵실험으로 소형화를 앞당겼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장도 서쪽, 남쪽 두곳 모두에서 분주한 움직임이 관측됩니다. <앵커 멘트> 북한은 2006년과 2009년의 1,2차 핵실험 당시 플루토늄을 원료로 사용했습니다. 이번에는 우라늄 핵 실험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방식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소현정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리포트> 2002년 촉발된 2차 북핵 위기는 우라늄 핵개발 의혹에서 비롯됐습니다. 북한은 2010년 10월 방북한 미국의 핵 전문가 해커 박사에게 고농축 우라늄 생산용 원심분리기를 공개했습니다. 핵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은 바로 이 원심분리기에서 천연우라늄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농축한 것을 말합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폭탄이 바로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것입니다. 구조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아 수송도 쉬운 편이어서 당시 '리틀보이'란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또 플루토늄탄보다 핵탄두를 소형화하기가 쉽습니다. 반면 플루토늄탄은 당시 나가사키에 투하됐는데요. 구조가 복잡하고 팻맨, 즉 뚱보라는 별명대로 몸체가 커서 대형 전략수송기가 필요합니다. 운송수단이 열악한 북한으로선 플루토늄 핵보다 우라늄 핵 개발에 더 끌렸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게다가 북한은 우라늄 매장량도 풍부합니다. 하지만 우라늄핵은 북한이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는 의견과 이미 개발을 끝냈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기상청을 비롯한 관련기관들이 즉각 증거 수집과 분석에 나서 판별 작업을 진행합니다. 핵실험 여부, 과연 어떻게 탐지하게되는지 김종수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핵실험이 실시되면 지축을 뒤흔드는 강력한 지진파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지진파 분석이 핵실험 여부를 가장 먼저 판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연적 지진인지 아니면 인공적 폭발인지 구분할 수 있는데, 핵실험은 초기에 높은 파형이 나타난 뒤 지속적으로 작아집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핵실험에서는 각각 진도 3.6과 4.5의 강한 인공지진파가 감지돼 핵실험으로 판명됐습니다. 지진파 탐지는 1,2분내 가능하고 30분 내지 1시간 안에 인공지진과 핵실험 여부까지 판정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배명진(교수/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 "인공지진은 폭발에 의한 것이니까 쾅하고 그 잔음이 유지되게 돼 있어요. 그런 것들이 소리 성분 분석을 하면 분명하게 걸러질수 있다는 것이지요." 지진파를 탐지할 수 있는 관측소는 강원도 인제와 경기도 연천 등 백 열군데로 기상청이 운영합니다. 정확한 정보 파악을 위해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 등과 정보도 공유합니다. 핵실험이 감행될 경우 기상청 등 탐지 관련 기관들은 서로 분석한 정보를 종합해 최종 분석결과를 내놓게 됩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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