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마트형 전통시장’ 구경 오세요!

입력 2013.02.06 (08:42) 수정 2013.02.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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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절이 다가오면 늘 듣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명절에 장 볼 때는 백화점보단 마트가, 마트보단 전통 시장이 저렴하단 말이죠.

하지만 주부들 이야기만 듣고 선뜻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죠.

마트의 현대화된 시설에 익숙한 데다 카드 결제도 편리하고요.

네, 어제 저희가 화제 노출된 전통 시장이 많다는 소식 전해드리면서 반면에 요즘은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편리함을 더하고 알뜰한 전통시장에 가보겠습니다.

양영은 기자, 전통 시장인데 쇼핑 카트에 에스켈레이터까지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그냥 보면 시장인지 마트인지 분간이 잘 안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어린 시절 할머니 손 잡고 시장 돌아다니던 기억이 솔솔 나는 그런 곳인데요.

여러분, 전통 시장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핵심일까요?

얼마 전 경복궁 근처에 체부동 시장 골목에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사람 사는 바로 그 느낌이 아닐까요?

마트 같은 실내에 인정이 가득한 군산시 신영동으로 갑니다.

<리포트>

민족의 대명절 설을 앞두고...

<녹취> "설 앞두고 장 볼 때 어디로 가세요? "

<녹취> "마트로 가요."

<녹취> "마트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녹취> "대형마트로 가죠."

전통시장이 아닌 마트로 간다고 말하는 주부들.

이유는요?

<녹취> "주차 때문에"

<녹취>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녹취> "현금으로만 사용해야 하니까 "

<녹취> "전통시장은 선호하지 않아요."

하지만 주부들이 전라북도 군산에 온다면 마음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높은 천장과 청결한 실내, 그리고 무빙워크까지 갖춘 이곳.

여느 백화점의 식품매장이나 대형마트 같다고요?

아닙니다.

바로 백 년 전통의 재래시장, 군산 공설시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쇼핑카트에 철 따라 완벽한 냉난방 시설까지!

여기가 정말 전통시장 맞나요?

상인분께 확인해봤습니다.

<녹취> 장북슬(71/상인) : "전통시장 맞지 100년을 지켜온 전통시장이에요."

넉넉한 웃음을 보니 믿음이 가네요.

건물 안을 찬찬히 살펴보니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전통 시장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졌지만, 비가 샐 정도로 오래됐었던 시장은 지난 해 재건축을 완료하고 국내최초의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거듭났습니다.

<녹취> 김창호 회장 (군산 공설시장 상인회) :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겉모습은 대형마트와 같고 안을 들여다보면 옛 시장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전통시장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시비와 국비 290억 원이 들어간 현대화 사업 이후 매출이 곱절 가까이 늘었다는데요.

젊은 주부들도 많이 찾습니다.

<녹취> 윤혜진(28/군산시 나운동) : "자주 오는 편이에요 시설도 넓고 깨끗하게 잘되어있고 주차도 다른 전통시장 보다 잘되어있고 아기 데리고 왔을 때 카트에 태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차량 4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건물 윗층의 주차장까지, 하지만 큰 강점은 따로 있습니다.

<녹취> "2만 5천 원이요."

아시겠죠?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졌다는 건데요.

<녹취> 은명숙(40/군산시 미장동) : "예전 전통시장엔 현금거래만 할 수 있어서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마트처럼 카드이용이 편리하고 나중에 연말정산 때도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자주 오게 돼요."

전통 시장에서는 카드결제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이곳에서는 카드결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숙자(55/상인) : "고객에게 현금만 가지고 전통시장을 이용해야한다고 하면 아마도 (전통시장을) 기피하게 될 거예요. 저희는 카드결제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여기에 곳곳에 저렇게 쉼터도 마련돼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모두 다 변한 건 아닙니다.

289여 개의 점포 숫자만큼 넉넉하고 푸근한 상인들의 '인심'이 있었는데요.

게다가 서해 항구도시 군산에 위치한 전통 시장 답게, 건물의 옥상에는 겨울바람에 생선을 말리는 덕장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현대화 되었지만 좋은 전통을 지켜가려고 하는 거죠.

전통시장에서는 시식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습니다.

<녹취> "친정엄마한테 주듯이 (많이) 드렸어요."

단골손님과 상인 사이에 쌓여가는 정도 빼놓을 수 없겠죠?

<녹취> "많이 사가는 단골손님의 아이라서 (용돈을) 줬어요."

<녹취> 고승화(37/군산시 미장동) : "마트보다 더 싸고 마트보다 더 따뜻해요 할머니들 음식이 깔끔해서 맛도 있고요"

전통시장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평균적으로 마트보다 물건 값이 싸다는 점을 들 수가 있겠는데요.

지난 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 차례 상 구입비용을 조사한 데 따르면 전통 시장에서 구입하는 비용이 대형마트보다 30% 가까이 저렴하다고 합니다.

제작진이 직접 근처 마트에 가서 차례 상 대표 물품 7가지를 사서 비교해봤는데요.

사과와 배 같은 과일부터 곶감, 대추와 밤, 조기와 동태포까지, 지난 3일 같은 질의 물건을 구입해 비교해본 결과 차례 상 대표품목 대부분이 전통 시장이 더 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김숙자(55/상인) : "대형마트에서는 정해진 가격에 아무리 친절해도 손님에게 와 닿는 게 없잖아요. 우리 전통시장은 인정이 있고 각자가 다 사업주들이다 보니까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많이도 드릴 수 있고요. 말뿐인 서비스가 아닌 곳이죠."

군산 공설시장엔 손님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자치단체 공무원과 상인들도 자주 견학을 온다는데요.

편리하고 청결하면서도 사람 냄새는 그대로인 이곳...

어떠세요?

우리 전통시장의 미래가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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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2-06 08:45:31
    • 수정2013-02-06 20: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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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명절이 다가오면 늘 듣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명절에 장 볼 때는 백화점보단 마트가, 마트보단 전통 시장이 저렴하단 말이죠. 하지만 주부들 이야기만 듣고 선뜻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죠. 마트의 현대화된 시설에 익숙한 데다 카드 결제도 편리하고요. 네, 어제 저희가 화제 노출된 전통 시장이 많다는 소식 전해드리면서 반면에 요즘은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오늘은 편리함을 더하고 알뜰한 전통시장에 가보겠습니다. 양영은 기자, 전통 시장인데 쇼핑 카트에 에스켈레이터까지 있다면서요? <기자 멘트> 그냥 보면 시장인지 마트인지 분간이 잘 안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돌아보면 어린 시절 할머니 손 잡고 시장 돌아다니던 기억이 솔솔 나는 그런 곳인데요. 여러분, 전통 시장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핵심일까요? 얼마 전 경복궁 근처에 체부동 시장 골목에 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사람 사는 바로 그 느낌이 아닐까요? 마트 같은 실내에 인정이 가득한 군산시 신영동으로 갑니다. <리포트> 민족의 대명절 설을 앞두고... <녹취> "설 앞두고 장 볼 때 어디로 가세요? " <녹취> "마트로 가요." <녹취> "마트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녹취> "대형마트로 가죠." 전통시장이 아닌 마트로 간다고 말하는 주부들. 이유는요? <녹취> "주차 때문에" <녹취>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녹취> "현금으로만 사용해야 하니까 " <녹취> "전통시장은 선호하지 않아요." 하지만 주부들이 전라북도 군산에 온다면 마음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높은 천장과 청결한 실내, 그리고 무빙워크까지 갖춘 이곳. 여느 백화점의 식품매장이나 대형마트 같다고요? 아닙니다. 바로 백 년 전통의 재래시장, 군산 공설시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쇼핑카트에 철 따라 완벽한 냉난방 시설까지! 여기가 정말 전통시장 맞나요? 상인분께 확인해봤습니다. <녹취> 장북슬(71/상인) : "전통시장 맞지 100년을 지켜온 전통시장이에요." 넉넉한 웃음을 보니 믿음이 가네요. 건물 안을 찬찬히 살펴보니 물건을 쌓아놓고 파는 전통 시장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졌지만, 비가 샐 정도로 오래됐었던 시장은 지난 해 재건축을 완료하고 국내최초의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거듭났습니다. <녹취> 김창호 회장 (군산 공설시장 상인회) :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겉모습은 대형마트와 같고 안을 들여다보면 옛 시장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전통시장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시비와 국비 290억 원이 들어간 현대화 사업 이후 매출이 곱절 가까이 늘었다는데요. 젊은 주부들도 많이 찾습니다. <녹취> 윤혜진(28/군산시 나운동) : "자주 오는 편이에요 시설도 넓고 깨끗하게 잘되어있고 주차도 다른 전통시장 보다 잘되어있고 아기 데리고 왔을 때 카트에 태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차량 4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건물 윗층의 주차장까지, 하지만 큰 강점은 따로 있습니다. <녹취> "2만 5천 원이요." 아시겠죠?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졌다는 건데요. <녹취> 은명숙(40/군산시 미장동) : "예전 전통시장엔 현금거래만 할 수 있어서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마트처럼 카드이용이 편리하고 나중에 연말정산 때도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자주 오게 돼요." 전통 시장에서는 카드결제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이곳에서는 카드결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숙자(55/상인) : "고객에게 현금만 가지고 전통시장을 이용해야한다고 하면 아마도 (전통시장을) 기피하게 될 거예요. 저희는 카드결제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여기에 곳곳에 저렇게 쉼터도 마련돼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모두 다 변한 건 아닙니다. 289여 개의 점포 숫자만큼 넉넉하고 푸근한 상인들의 '인심'이 있었는데요. 게다가 서해 항구도시 군산에 위치한 전통 시장 답게, 건물의 옥상에는 겨울바람에 생선을 말리는 덕장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현대화 되었지만 좋은 전통을 지켜가려고 하는 거죠. 전통시장에서는 시식하는 재미도 놓칠 수 없습니다. <녹취> "친정엄마한테 주듯이 (많이) 드렸어요." 단골손님과 상인 사이에 쌓여가는 정도 빼놓을 수 없겠죠? <녹취> "많이 사가는 단골손님의 아이라서 (용돈을) 줬어요." <녹취> 고승화(37/군산시 미장동) : "마트보다 더 싸고 마트보다 더 따뜻해요 할머니들 음식이 깔끔해서 맛도 있고요" 전통시장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평균적으로 마트보다 물건 값이 싸다는 점을 들 수가 있겠는데요. 지난 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 차례 상 구입비용을 조사한 데 따르면 전통 시장에서 구입하는 비용이 대형마트보다 30% 가까이 저렴하다고 합니다. 제작진이 직접 근처 마트에 가서 차례 상 대표 물품 7가지를 사서 비교해봤는데요. 사과와 배 같은 과일부터 곶감, 대추와 밤, 조기와 동태포까지, 지난 3일 같은 질의 물건을 구입해 비교해본 결과 차례 상 대표품목 대부분이 전통 시장이 더 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김숙자(55/상인) : "대형마트에서는 정해진 가격에 아무리 친절해도 손님에게 와 닿는 게 없잖아요. 우리 전통시장은 인정이 있고 각자가 다 사업주들이다 보니까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많이도 드릴 수 있고요. 말뿐인 서비스가 아닌 곳이죠." 군산 공설시장엔 손님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자치단체 공무원과 상인들도 자주 견학을 온다는데요. 편리하고 청결하면서도 사람 냄새는 그대로인 이곳... 어떠세요? 우리 전통시장의 미래가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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