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북한 지하 핵실험, 어떻게?

입력 2013.02.12 (21:38) 수정 2013.02.1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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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지난 1998년 파키스탄이 실시한 지하 핵실험 장면입니다.

북한 역시 이번을 포함해 3번의 핵실험 모두 지하에서 실시했습니다.

오늘 이슈앤 뉴스에선 북한 지하 핵실험장 구조와 지하 핵실험을 선택한 이유를 분석합니다.

먼저 핵실험 변천사를 김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7월, 미국이 실시한 인류 최초의 핵실험, 트리니티.

지상에서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거대한 구름 버섯과 함께 방사능 낙진이 떨어집니다.

1953년 옛 소련이 실험한 수소폭탄의 위력입니다.

엄청난 열과 함께 초속 2~3백 미터의 핵폭풍이 주변의 모든 생명을 휩쓸어 버립니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갑상선암과 백혈병, 종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핵 강국들은 열과 핵폭풍 피해를 막기 위해 수중 핵실험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오염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1980년 이후 거의 모든 핵실험은 자국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에서 이뤄져 왔습니다.

<녹취> 황일순(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북한처럼 (땅이) 작은 나라라면 엄청난 본인들의 피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국에 미칠 방사능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목적입니다."

현재 핵 강국들은 더 나아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핵실험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핵실험이 실시된함경북도 풍계리 만탑산 지역입니다.

위성 사진에서 보면 산 중턱에 3개 갱도가 있는데 이번 핵실험은 서쪽 갱도에서 실시한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쪽 갱도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통상 핵실험장을 보면 내부 벽면은 시멘트와 석고, 철판 3겹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정보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은 나선형 구조로 전체 길이는 1km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간 중간 9개의 차단문이 설치돼있는데 핵폭탄은 마지막 9번 방에 설치됐습니다.

핵실험을 할 때 핵폭발이 설계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폭탄이 설치된 방에 초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갱도 곳곳에 방사능 측정기기, 지진계 등을 설치해 놓습니다.

핵폭탄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도 관심사인데, 북한은 오늘 핵실험에 소형화, 경량화 시킨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이 리틀보이라는 원자폭탄이 지름 71cm, 길이 3미터, 무게는 4톤 정도였으니, 미사일에 실릴 수 있으려면 이보다 상당히 작아야 합니다.

핵실험을 한 만탑산이 꽤 높은 산이기 때문에 산 중턱을 수평으로 뚫고 핵실험장을 건설하는데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란 정보당국의 분석입니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택한 이유를 김주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 핵실험은 수중이나 우주에서의 핵실험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핵실험 장비의 설치가 비교적 쉽고 장비의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상 핵실험과는 달리 자국민 피해와 환경파괴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수중 핵실험의 경우 해일과 방사능 오염 물질 등으로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이은철(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밀폐를 다 하더라도 일부의 방사선 물질이 대기 중으로 나오게 돼 있거든요. 그걸 측정을 하면 어느 정도 양이 된다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미국의 촘촘한 대북 정찰망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천톤 미만의 소형 핵실험은 지하 시설을 이용할 경우 감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영토가 좁지만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으로선 지하 핵실험이 최적이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핵실험을 부인해도 검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선택한 이유로 꼽힙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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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북한 지하 핵실험, 어떻게?
    • 입력 2013-02-12 21:44:52
    • 수정2013-02-12 22: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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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지난 1998년 파키스탄이 실시한 지하 핵실험 장면입니다.

북한 역시 이번을 포함해 3번의 핵실험 모두 지하에서 실시했습니다.

오늘 이슈앤 뉴스에선 북한 지하 핵실험장 구조와 지하 핵실험을 선택한 이유를 분석합니다.

먼저 핵실험 변천사를 김시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5년 7월, 미국이 실시한 인류 최초의 핵실험, 트리니티.

지상에서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거대한 구름 버섯과 함께 방사능 낙진이 떨어집니다.

1953년 옛 소련이 실험한 수소폭탄의 위력입니다.

엄청난 열과 함께 초속 2~3백 미터의 핵폭풍이 주변의 모든 생명을 휩쓸어 버립니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갑상선암과 백혈병, 종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핵 강국들은 열과 핵폭풍 피해를 막기 위해 수중 핵실험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오염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1980년 이후 거의 모든 핵실험은 자국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에서 이뤄져 왔습니다.

<녹취> 황일순(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 "북한처럼 (땅이) 작은 나라라면 엄청난 본인들의 피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국에 미칠 방사능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목적입니다."

현재 핵 강국들은 더 나아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핵실험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핵실험이 실시된함경북도 풍계리 만탑산 지역입니다.

위성 사진에서 보면 산 중턱에 3개 갱도가 있는데 이번 핵실험은 서쪽 갱도에서 실시한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쪽 갱도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통상 핵실험장을 보면 내부 벽면은 시멘트와 석고, 철판 3겹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정보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은 나선형 구조로 전체 길이는 1km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간 중간 9개의 차단문이 설치돼있는데 핵폭탄은 마지막 9번 방에 설치됐습니다.

핵실험을 할 때 핵폭발이 설계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폭탄이 설치된 방에 초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갱도 곳곳에 방사능 측정기기, 지진계 등을 설치해 놓습니다.

핵폭탄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도 관심사인데, 북한은 오늘 핵실험에 소형화, 경량화 시킨 원자탄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이 리틀보이라는 원자폭탄이 지름 71cm, 길이 3미터, 무게는 4톤 정도였으니, 미사일에 실릴 수 있으려면 이보다 상당히 작아야 합니다.

핵실험을 한 만탑산이 꽤 높은 산이기 때문에 산 중턱을 수평으로 뚫고 핵실험장을 건설하는데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란 정보당국의 분석입니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택한 이유를 김주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하 핵실험은 수중이나 우주에서의 핵실험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핵실험 장비의 설치가 비교적 쉽고 장비의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상 핵실험과는 달리 자국민 피해와 환경파괴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수중 핵실험의 경우 해일과 방사능 오염 물질 등으로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이은철(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밀폐를 다 하더라도 일부의 방사선 물질이 대기 중으로 나오게 돼 있거든요. 그걸 측정을 하면 어느 정도 양이 된다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미국의 촘촘한 대북 정찰망을 피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천톤 미만의 소형 핵실험은 지하 시설을 이용할 경우 감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영토가 좁지만 험준한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으로선 지하 핵실험이 최적이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핵실험을 부인해도 검증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선택한 이유로 꼽힙니다.

KBS 뉴스 김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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