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돼지 값 폭락…‘생산자 조합’으로 뚫어라

입력 2013.02.22 (21:36) 수정 2013.02.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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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돼지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요즘 110kg짜리 돼지 한 마리가 22만 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드는 돈은 34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라는 얘긴데, 이런 추세가 벌써 다섯 달째 계속되면서 줄도산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송민석 기자가 실태를 보도합니다.

<리포트>

37년을 이어온 이 돼지 농장은 지난주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애써 돼지를 키워봐야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돈 포기 농가 : "오죽하면 손 들었겠어요.희망이 좀 있으면 버텨서 빚도 갚고 할텐데 앞으로 보이는 게 희망이 없어 보여서..."

돼지를 출하하고 있는 이 농민의 얼굴도 수심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박종원(양돈농민) : "1마리로 따지면 까지는 돈이 12만원 꼴이에요.지금 85두 실리면 거의 돈 천만 원 적자라고 보면 돼요."

2천11년 초 구제역 당시 1kg에 6천 7백 원까지 올랐던 산지 돼지고기 값이 폭락을 거듭해 2년 만에 3천원대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사육두수의 급증.

국내 적정사육두수는 9백만 마리지만 구제역 여파로 7백만 마리까지 떨어졌던 돼지 수가 9백 90만 마리대까지 늘었습니다.

삼겹살같은 선호부위 수입이 급증한 것도 폭락을 부채질했습니다.

그러나 산지가격이 반토막 나는 동안 대형마트 등의 소매가는 34% 내리는데 그쳤고 음식점 가격은 거의 그대롭니다.

돼지값이 내린만큼 최종소비자 가격도 내리면 소비라도 늘어날텐데 가격폭락의 차액을 유통에서 모두 가져가 버리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승구(영농조합법인 대표) : "식당 가격은 요지부동이거든요.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통구조 때문에"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양돈 농가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반복되는 가격 폭락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함께 보호할 대안은 없을까요?

사육 농가가 주축이 된 산지협동조합이 가장 주목받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해평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보령과 홍성 자치단체와 60여 양돈농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브랜드, '돼지카페'의 돼집니다.

법인을 만들어 가공공장과 판매점, 음식점을 운영하며 유통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돼지를 도축해 삼겹살처럼 인기있는 부위는 정육점이나 음식점을 통해 팔고 인기없는 부위는 가공공장으로 보내 소시지와 햄을 만들어 팝니다.

축산농가에서 도축장,경매사,도매유통업체를 거쳐 정육점과 식당을 통해 소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돼지카페를 거쳐 바로 소비자에게 가도록 개선해 유통마진을 20~30% 줄이고 소비자들에겐 10% 정도 싼 값에 공급합니다.

<인터뷰> 윤영우(돼지카페 사업단장) : "일반 유통단계 9단계를 어떻게 보면 2,3단계로 축소가 된거거든요."

돼지값이 폭락해도 유통에서 생기는 판매수익으로 벌충합니다.

지난해 151억 원의 매출을 올려 회원 농가 한 곳당 7천여 만 원의 이익이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선영(돼지카페 매니저) : "매출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떨어지지 않죠. 손님들도 맛있다고 하시고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체 판매망을 가진 산지 조합을 양성하는 한편 돼지고기 도매값 신고제를 도입하거나 고기 할인 마트를 활성화해 유통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박해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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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돼지 값 폭락…‘생산자 조합’으로 뚫어라
    • 입력 2013-02-22 21:40:44
    • 수정2013-02-22 22: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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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돼지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산지에서는 요즘 110kg짜리 돼지 한 마리가 22만 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돼지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드는 돈은 34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라는 얘긴데, 이런 추세가 벌써 다섯 달째 계속되면서 줄도산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송민석 기자가 실태를 보도합니다. <리포트> 37년을 이어온 이 돼지 농장은 지난주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애써 돼지를 키워봐야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돈 포기 농가 : "오죽하면 손 들었겠어요.희망이 좀 있으면 버텨서 빚도 갚고 할텐데 앞으로 보이는 게 희망이 없어 보여서..." 돼지를 출하하고 있는 이 농민의 얼굴도 수심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박종원(양돈농민) : "1마리로 따지면 까지는 돈이 12만원 꼴이에요.지금 85두 실리면 거의 돈 천만 원 적자라고 보면 돼요." 2천11년 초 구제역 당시 1kg에 6천 7백 원까지 올랐던 산지 돼지고기 값이 폭락을 거듭해 2년 만에 3천원대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사육두수의 급증. 국내 적정사육두수는 9백만 마리지만 구제역 여파로 7백만 마리까지 떨어졌던 돼지 수가 9백 90만 마리대까지 늘었습니다. 삼겹살같은 선호부위 수입이 급증한 것도 폭락을 부채질했습니다. 그러나 산지가격이 반토막 나는 동안 대형마트 등의 소매가는 34% 내리는데 그쳤고 음식점 가격은 거의 그대롭니다. 돼지값이 내린만큼 최종소비자 가격도 내리면 소비라도 늘어날텐데 가격폭락의 차액을 유통에서 모두 가져가 버리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승구(영농조합법인 대표) : "식당 가격은 요지부동이거든요.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통구조 때문에"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양돈 농가를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반복되는 가격 폭락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함께 보호할 대안은 없을까요? 사육 농가가 주축이 된 산지협동조합이 가장 주목받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해평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보령과 홍성 자치단체와 60여 양돈농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브랜드, '돼지카페'의 돼집니다. 법인을 만들어 가공공장과 판매점, 음식점을 운영하며 유통을 직접 하고 있습니다. 돼지를 도축해 삼겹살처럼 인기있는 부위는 정육점이나 음식점을 통해 팔고 인기없는 부위는 가공공장으로 보내 소시지와 햄을 만들어 팝니다. 축산농가에서 도축장,경매사,도매유통업체를 거쳐 정육점과 식당을 통해 소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단계를, 돼지카페를 거쳐 바로 소비자에게 가도록 개선해 유통마진을 20~30% 줄이고 소비자들에겐 10% 정도 싼 값에 공급합니다. <인터뷰> 윤영우(돼지카페 사업단장) : "일반 유통단계 9단계를 어떻게 보면 2,3단계로 축소가 된거거든요." 돼지값이 폭락해도 유통에서 생기는 판매수익으로 벌충합니다. 지난해 151억 원의 매출을 올려 회원 농가 한 곳당 7천여 만 원의 이익이 돌아갔습니다. <인터뷰> 김선영(돼지카페 매니저) : "매출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떨어지지 않죠. 손님들도 맛있다고 하시고요."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체 판매망을 가진 산지 조합을 양성하는 한편 돼지고기 도매값 신고제를 도입하거나 고기 할인 마트를 활성화해 유통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박해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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