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잡아야 관광이 산다!

입력 2013.02.24 (09:03) 수정 2013.02.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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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관광의 나라 태국이 약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국 북쪽 미얀마와 라오스 접경 지역 이른바 황금의 삼각 지대가 문제라는데요?

금도 엄청난 양의 마약이 생산돼 태국으로 몰래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마약이 관광지로 흘러들어가 태국의 관광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이런 저런 사건과도 연결된다는 점이죠!

관광의 적인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태국은 험준한 마약 유통 경로에 군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태국 육군 3군 사령부를 한재호 특파원이 종군 기자처럼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이어진 산악지대와 빽빽한 숲에 갇힌 태국-미얀마 접경.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이 험준한 산 속을 뚫고 대량의 마약이 태국으로 넘어옵니다.

동틀 무렵. 국경선 깊은 숲속에서 태국군 특수 부대가 비상 작전에 돌입합니다. 마약 운반책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는 긴급 첩보를 입수한 뒤 대원들이 매복에 투입됐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갑자기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교전은 10여 분간 계속됐고.. 태국 군은 3명을 사살했습니다.

군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다른 운반책 20여 명은 국경을 넘어 되돌아갔습니다. 이들은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약을 가득 담은 배낭을 메고 국경을 넘어 오다 군에 포착됐습니다.

<인터뷰>사라윳(태국육군 제3군 병장):"마약 운반책들이 우리를 향해 갑자기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즉시 응사해 3명을 사살했습니다.

태국군은 이날 작전에서 신종 마약인 야바, 백 20만 정을 압수했습니다. 시중가로 100억 원 어칩니다. 야바는 필로폰과 헤로인 등을 섞어 만든 합성 마약으로 환각효과가 강력합니다. 태국에서 유통되는 야바, 이 죽음의 주황색 알약 대부분이 최북단 국경 루트를 통해 유입됩니다. 마약을 운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접경지대 산 속의 소수민족들입니다.

해발 1400미터 고지 태국군 초소 바로 너머에 미얀마 땅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산 중간쯤에 마을 하나가 보입니다. 마약 중간 기착집니다. 다른 곳에서 마약을 만들어 이 마을로 가져와 보관했다가 날을 잡아 밀반입을 시작합니다.

뒤로 보이는 이 지역은 과거 마약왕 쿤사 치하에서 아편을 대규모로 재배했던 곳입니다. 지금도 깊은 산중에선 일부 소수민족들이 아편을 재배해 마약을 만들어 태국 국경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운반책들은 20여 명이 한 조로 움직입니다. 한 번 운반에 약 10만 바트, 우리돈 35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딱히 생계 수단이 없는 그들에겐 평생을 모아도 만들기 힘든 금액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잘만하면 큰 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유혹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인터뷰>마약 운반책 :"(한 번 운반하면 얼마나 받아요?) 5백 만원 정도요. (그동안 몇 차례나 했나요?) 3~4차례요. 돈 벌데가 없어요."

이렇게 죽기 살기로 덤비는 마약 운반책들에 맞서 태국군도 헬기 순찰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합니다. 태국 최북단 국경은 미얀마 쪽 700킬로미터와 라오스 쪽 300킬로미텁니다.

천 킬로미터의 긴 산악 지대를 태국 육군 3군사령부가 맡고 있지만 감시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헬기로 군인들을 마약 운반 루트에 투입해 며칠씩 매복작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소에도 마약 운반책들이 자주 이용하는 반루트 입니다. 이런 비밀 루트가 국 최북단 숲속 곳곳에 있습니다.

야간엔 숲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경계가 한층 강화됩니다.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사람들이 어디엔가 숨어서 군인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군인들도 실탄을 장전한 채 언제든 사격을 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풀어둡니다. 풀벌레 소리라도 잠시 멈추면 공포감이 밀려 들고 미세한 움직임에도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인터뷰>나렛 (상사/태국 3군 사령부):"운반책들이 오늘밤 이 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국경선 바로 옆 도로를 따라 2중 철조망을 쳐놨습니다. 산이 아닌 평지를 통해 들어오는 마약을 차단하기위한 방책입니다. 최북단 취약지역 10킬로미터에 걸쳐 이렇게 철조망을 쌓아놨습니다. 바로 옆에 강 하나가 있습니다. 운반책들이 수시로 마약을 메고 건너오는 물길입니다. 수량이 크게 줄어 물높이가 얕아지는 1~2월엔 운반책들의 활동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그래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인터뷰>시엥럿 (소위/태국육군 3군 사령부):"강을 따라 거의 모든 지역을 통해 마약을 들고 오기 때문에 우리 군도 최대한 경계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태국에서 미얀마 쪽으로 넘어가는 해발 900미터 산 중턱의 검문소. 군인들이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차량들을 세워 소지품을 수색합니다. 마약을 숨겨 통과하다 자주 적발되는 곳 가운데 하납니다. 검문소 50미터 앞에는 뾰족한 철심을 엮은 밧줄을 도로를 가로질러 쳐 놓기도 합니다. 검문을 피해 갑자기 달아나는 차량을 잡아내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솜차이 (대위/육군 3군 사령부):"수상한 차량이 지나갈 테니 반드시 붙잡아 검문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더 면밀히 수색을 합니다."

그러나 10명이 힘을 합쳐도 도둑 한 명을 잡기 힘든 법. 운반책들은 길을 돌고 돌아 도시를 파고듭니다. 그래서 태국 군과 경찰은 도심 외곽 진입로마다 검문소를 설치해 24시간 차와 사람을 검색합니다. 지난해 말 한 남성이 트럭에 마약을 가득 싣고 가다 이곳에서 붙잡혔습니다.

전국 비밀 유통조직에게 마약을 넘기려던 참이었습니다. 태국 경찰은 압수한 마약과 운반책을 특별 호송 여객기에 실어 방콕으로 이송했습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면서 마대자루 8개를 끌어냅니다. 야바 백 30만 정과 필로폰 110킬로그램, 시중가로 230억원 어칩니다. 붙잡힌 운반책 역시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입니다.

<인터뷰>프리유판(전 태국 경찰청장):"소수 민족들은 총기로 무장하고 있죠. (마약에 손대는)소수 민족들이 많아 미얀마 정부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난 해 태국 최북단 접경지대에서 압수한 야바만 1억 정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압수한 마약을 한 곳에 모아 처리하는 것도 큰 일입니다. 지난한 해 동안 태국 정부가 소각한 마약이 약 50톤, 5조원어칩니다. 국경을 타고 들어오는 마약은 태국 혼자만의 노력으로 차단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솜삭(태국 육군 3군 사령관):"인접국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접경지대의 갈등을 더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태국은 지난해 2천 250만 명의 외국인이 다녀간 관광 대국. 그러나 마약의 검은 손은 아직도 유명관광지를 활개치며 국가 이미지를 타격하고 있습니다. 태국 내 마약 중독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국경을 넘어 끊임없이 유입되는 공포의 그림자는 태국 정부를 옥죄는 멍엡니다.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국경선 3천 5백 킬로미터 대부분이 험한 준령인 지형적 특수성. 지금도 국경 깊은 산중에선 태국군과 마약 운반책 간의 목숨을 건 추격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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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을 잡아야 관광이 산다!
    • 입력 2013-02-24 09:03:21
    • 수정2013-02-24 09:46:35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관광의 나라 태국이 약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국 북쪽 미얀마와 라오스 접경 지역 이른바 황금의 삼각 지대가 문제라는데요?

금도 엄청난 양의 마약이 생산돼 태국으로 몰래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마약이 관광지로 흘러들어가 태국의 관광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이런 저런 사건과도 연결된다는 점이죠!

관광의 적인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태국은 험준한 마약 유통 경로에 군대까지 보내고 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태국 육군 3군 사령부를 한재호 특파원이 종군 기자처럼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이어진 산악지대와 빽빽한 숲에 갇힌 태국-미얀마 접경.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이 험준한 산 속을 뚫고 대량의 마약이 태국으로 넘어옵니다.

동틀 무렵. 국경선 깊은 숲속에서 태국군 특수 부대가 비상 작전에 돌입합니다. 마약 운반책들이 국경을 넘고 있다는 긴급 첩보를 입수한 뒤 대원들이 매복에 투입됐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갑자기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교전은 10여 분간 계속됐고.. 태국 군은 3명을 사살했습니다.

군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다른 운반책 20여 명은 국경을 넘어 되돌아갔습니다. 이들은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약을 가득 담은 배낭을 메고 국경을 넘어 오다 군에 포착됐습니다.

<인터뷰>사라윳(태국육군 제3군 병장):"마약 운반책들이 우리를 향해 갑자기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즉시 응사해 3명을 사살했습니다.

태국군은 이날 작전에서 신종 마약인 야바, 백 20만 정을 압수했습니다. 시중가로 100억 원 어칩니다. 야바는 필로폰과 헤로인 등을 섞어 만든 합성 마약으로 환각효과가 강력합니다. 태국에서 유통되는 야바, 이 죽음의 주황색 알약 대부분이 최북단 국경 루트를 통해 유입됩니다. 마약을 운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접경지대 산 속의 소수민족들입니다.

해발 1400미터 고지 태국군 초소 바로 너머에 미얀마 땅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산 중간쯤에 마을 하나가 보입니다. 마약 중간 기착집니다. 다른 곳에서 마약을 만들어 이 마을로 가져와 보관했다가 날을 잡아 밀반입을 시작합니다.

뒤로 보이는 이 지역은 과거 마약왕 쿤사 치하에서 아편을 대규모로 재배했던 곳입니다. 지금도 깊은 산중에선 일부 소수민족들이 아편을 재배해 마약을 만들어 태국 국경을 넘어오고 있습니다.

운반책들은 20여 명이 한 조로 움직입니다. 한 번 운반에 약 10만 바트, 우리돈 35만원 정도를 받습니다. 딱히 생계 수단이 없는 그들에겐 평생을 모아도 만들기 힘든 금액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잘만하면 큰 돈을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쉽사리 유혹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인터뷰>마약 운반책 :"(한 번 운반하면 얼마나 받아요?) 5백 만원 정도요. (그동안 몇 차례나 했나요?) 3~4차례요. 돈 벌데가 없어요."

이렇게 죽기 살기로 덤비는 마약 운반책들에 맞서 태국군도 헬기 순찰 등 다양한 작전을 구사합니다. 태국 최북단 국경은 미얀마 쪽 700킬로미터와 라오스 쪽 300킬로미텁니다.

천 킬로미터의 긴 산악 지대를 태국 육군 3군사령부가 맡고 있지만 감시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헬기로 군인들을 마약 운반 루트에 투입해 며칠씩 매복작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소에도 마약 운반책들이 자주 이용하는 반루트 입니다. 이런 비밀 루트가 국 최북단 숲속 곳곳에 있습니다.

야간엔 숲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경계가 한층 강화됩니다. 마약을 밀반입하려는 사람들이 어디엔가 숨어서 군인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군인들도 실탄을 장전한 채 언제든 사격을 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풀어둡니다. 풀벌레 소리라도 잠시 멈추면 공포감이 밀려 들고 미세한 움직임에도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인터뷰>나렛 (상사/태국 3군 사령부):"운반책들이 오늘밤 이 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국경선 바로 옆 도로를 따라 2중 철조망을 쳐놨습니다. 산이 아닌 평지를 통해 들어오는 마약을 차단하기위한 방책입니다. 최북단 취약지역 10킬로미터에 걸쳐 이렇게 철조망을 쌓아놨습니다. 바로 옆에 강 하나가 있습니다. 운반책들이 수시로 마약을 메고 건너오는 물길입니다. 수량이 크게 줄어 물높이가 얕아지는 1~2월엔 운반책들의 활동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그래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인터뷰>시엥럿 (소위/태국육군 3군 사령부):"강을 따라 거의 모든 지역을 통해 마약을 들고 오기 때문에 우리 군도 최대한 경계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태국에서 미얀마 쪽으로 넘어가는 해발 900미터 산 중턱의 검문소. 군인들이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차량들을 세워 소지품을 수색합니다. 마약을 숨겨 통과하다 자주 적발되는 곳 가운데 하납니다. 검문소 50미터 앞에는 뾰족한 철심을 엮은 밧줄을 도로를 가로질러 쳐 놓기도 합니다. 검문을 피해 갑자기 달아나는 차량을 잡아내기 위해섭니다.

<인터뷰>솜차이 (대위/육군 3군 사령부):"수상한 차량이 지나갈 테니 반드시 붙잡아 검문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더 면밀히 수색을 합니다."

그러나 10명이 힘을 합쳐도 도둑 한 명을 잡기 힘든 법. 운반책들은 길을 돌고 돌아 도시를 파고듭니다. 그래서 태국 군과 경찰은 도심 외곽 진입로마다 검문소를 설치해 24시간 차와 사람을 검색합니다. 지난해 말 한 남성이 트럭에 마약을 가득 싣고 가다 이곳에서 붙잡혔습니다.

전국 비밀 유통조직에게 마약을 넘기려던 참이었습니다. 태국 경찰은 압수한 마약과 운반책을 특별 호송 여객기에 실어 방콕으로 이송했습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면서 마대자루 8개를 끌어냅니다. 야바 백 30만 정과 필로폰 110킬로그램, 시중가로 230억원 어칩니다. 붙잡힌 운반책 역시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입니다.

<인터뷰>프리유판(전 태국 경찰청장):"소수 민족들은 총기로 무장하고 있죠. (마약에 손대는)소수 민족들이 많아 미얀마 정부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지난 해 태국 최북단 접경지대에서 압수한 야바만 1억 정에 달했습니다. 이렇게 압수한 마약을 한 곳에 모아 처리하는 것도 큰 일입니다. 지난한 해 동안 태국 정부가 소각한 마약이 약 50톤, 5조원어칩니다. 국경을 타고 들어오는 마약은 태국 혼자만의 노력으로 차단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솜삭(태국 육군 3군 사령관):"인접국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접경지대의 갈등을 더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태국은 지난해 2천 250만 명의 외국인이 다녀간 관광 대국. 그러나 마약의 검은 손은 아직도 유명관광지를 활개치며 국가 이미지를 타격하고 있습니다. 태국 내 마약 중독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국경을 넘어 끊임없이 유입되는 공포의 그림자는 태국 정부를 옥죄는 멍엡니다.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국경선 3천 5백 킬로미터 대부분이 험한 준령인 지형적 특수성. 지금도 국경 깊은 산중에선 태국군과 마약 운반책 간의 목숨을 건 추격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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