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불륜 뒷조사에 이혼소송 중개까지?
입력 2013.03.01 (08:36)
수정 2013.03.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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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심부름센터가 본래 목적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뒷조사를 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잡기 위해 심부름센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고,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다른 사람을 뒤쫓으면서 대부분 불법행위를 한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심부름센터가 천5백 곳이 넘는다고 하던데, 거의 이런 일을 한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멘트>
물론 모든 심부름센터가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난 한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법 테두리 안에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게 자신들의 일이라고 실토했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의뢰건의 90% 이상이 이른바 불륜 증거를 잡아달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뒷조사에서 이제는 이혼 소송까지 책임지는 불법심부름센터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현관문을 나선 중년 남녀. 연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데요.
이번엔 한 다세대 주택 현관을 나서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누군가를 몰래 따라다니며 촬영한 이 영상들! 불륜 현장의 증거를 잡기 위해 위치추적기와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찍은 영상이었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한 분이 자기 차에 이상한 게 붙어있다, 이렇게 해서 신고가 들어왔어요. 저희가 지문감식도 해보고 그 내용물이 뭔가를 봤어요. 그랬더니 위치추적기였어요."
첨단 장비를 동원해 불륜의 현장을 쫓아다닌 이들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 심부름센터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 의뢰인으로부터 추격을 요청받은 차량의 트렁크 밑바닥에 2초마다 실시간으로 위치 전송이 가능한 추적기를 붙이다 들키면서 이들이 저지른 범법 행위가 알려지고 말았는데요.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미행을 하면서 위치추적만 하는 게 아니라 사생활 조사를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누구를 만나고 그 시간대 어디에 있었고 이런 것들 사진도 찍고 누굴 만나는지 수집해서 의뢰자들한테 통보해주는 것, 이게 신용정보보호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 업체가 1년 6개월간 벌어들인 수입은 3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불법 운영을 하고 있는 심부름센터,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 단위로 금액이야 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뭐 2백만 원에서 3백만 원 4백만 원 사이로 된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이면 보통 기본적으로 4백만 원 이상이에요.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면 수고비로 2~3백만 원 정도 (추가 됩니다). 흥신소에 의뢰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천만 원은 나간다고 생각을 해야 되요."
2인 1조로 꾸려진 한 팀이 1주일 뒷조사를 해 주는 기본가가 4백만 원부터.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한 사람은 운전, 한 사람은 카메라를 들고 항상 대기해야죠. 찍을 준비. 모든 것이 증거가 되니까."
그나마도 추적해야 할 인물이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을 경우,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차량을 이용하는 대상자보다는 2백만 원 정도는 더 받아요. (일주일에?) 어디서 누굴 만나서 차로 다시 그 사람 상대 차를 타고 이동할지 모르잖아요, 그죠? 그러면 차도 한 대 더, 무조건 대중교통의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돼고. 지하철에서 두세 명이 같이 따라가야 돼요."
51세 주부 김모 씨 역시 남편의 외도 현장을 잡기 위해 350만 원의 비용을 감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다니는 곳을 다 추적해서 잡아 주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자니 덜컥 겁부터 나고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니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그저 막막했다는 김 씨.
<녹취>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어디 부근에 차가 있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차가 몇 시간 서 있고 (하면서 보고해줬어요)."
실제 심부름센터의 의뢰인 가운데 열에 여덟은 김 씨처럼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정보를 채집해야만 증거로 재판에 제출해서 원하는 이혼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심부름센터의 대표는 수집한 뒷조사 증거물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이혼을 권유하고 법무사 사무장인 남편과 이혼소송을 하게끔 알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이혼을 할 거냐, 라고 묻습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을) 진행 한다 그러면 내가 잘 알고 있고 우리랑 업무협약이 되어 있는 법무사를 소개해줄 테니까, 이혼 소장을 접수해야 현장을 덮쳐서 간통으로 현행범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도를 합니다."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이런 식의 운영방식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고 확인해 줬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밑에 사무장들이 움직이지. 소송에서 변호사들이 이기려면 증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일을 맡기는 사람도 처리하는 사람도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건 다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법 테두리 안에서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처음 시작 단계에서부터 불법이 시작되는 거예요.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심부름센터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10월, 심부름센터 업주가 청부살인까지 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안겼는데요.
<녹취> 원00(심부름센터 사장/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의뢰인이) 자꾸 돈 주셔가지고..."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몇 번 전화는 왔었어요. (청부 살인) 해 달라. 감정주체를 못해서 하시는데 그 금액이 보통은 아마 불러도 1억 이상 부를 거예요."
현재 경찰이 파악한 불법 심부름센터는 전국적으로 1500여개 가량.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지만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적발된 건 겨우 43건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관계당국에서 어떤 규제나 가이드라인이나 방향을 설정해주고 관리감독이 돼서 불법을 없애고, 정당한 업체에서 이렇게 (추적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시장 구조를 만들어 줘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전문가들은 누구나 등록만 하면 심부름센터를 차릴 수 있는데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처벌 조항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해 이들의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심부름센터가 본래 목적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뒷조사를 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잡기 위해 심부름센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고,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다른 사람을 뒤쫓으면서 대부분 불법행위를 한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심부름센터가 천5백 곳이 넘는다고 하던데, 거의 이런 일을 한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멘트>
물론 모든 심부름센터가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난 한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법 테두리 안에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게 자신들의 일이라고 실토했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의뢰건의 90% 이상이 이른바 불륜 증거를 잡아달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뒷조사에서 이제는 이혼 소송까지 책임지는 불법심부름센터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현관문을 나선 중년 남녀. 연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데요.
이번엔 한 다세대 주택 현관을 나서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누군가를 몰래 따라다니며 촬영한 이 영상들! 불륜 현장의 증거를 잡기 위해 위치추적기와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찍은 영상이었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한 분이 자기 차에 이상한 게 붙어있다, 이렇게 해서 신고가 들어왔어요. 저희가 지문감식도 해보고 그 내용물이 뭔가를 봤어요. 그랬더니 위치추적기였어요."
첨단 장비를 동원해 불륜의 현장을 쫓아다닌 이들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 심부름센터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 의뢰인으로부터 추격을 요청받은 차량의 트렁크 밑바닥에 2초마다 실시간으로 위치 전송이 가능한 추적기를 붙이다 들키면서 이들이 저지른 범법 행위가 알려지고 말았는데요.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미행을 하면서 위치추적만 하는 게 아니라 사생활 조사를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누구를 만나고 그 시간대 어디에 있었고 이런 것들 사진도 찍고 누굴 만나는지 수집해서 의뢰자들한테 통보해주는 것, 이게 신용정보보호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 업체가 1년 6개월간 벌어들인 수입은 3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불법 운영을 하고 있는 심부름센터,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 단위로 금액이야 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뭐 2백만 원에서 3백만 원 4백만 원 사이로 된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이면 보통 기본적으로 4백만 원 이상이에요.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면 수고비로 2~3백만 원 정도 (추가 됩니다). 흥신소에 의뢰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천만 원은 나간다고 생각을 해야 되요."
2인 1조로 꾸려진 한 팀이 1주일 뒷조사를 해 주는 기본가가 4백만 원부터.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한 사람은 운전, 한 사람은 카메라를 들고 항상 대기해야죠. 찍을 준비. 모든 것이 증거가 되니까."
그나마도 추적해야 할 인물이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을 경우,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차량을 이용하는 대상자보다는 2백만 원 정도는 더 받아요. (일주일에?) 어디서 누굴 만나서 차로 다시 그 사람 상대 차를 타고 이동할지 모르잖아요, 그죠? 그러면 차도 한 대 더, 무조건 대중교통의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돼고. 지하철에서 두세 명이 같이 따라가야 돼요."
51세 주부 김모 씨 역시 남편의 외도 현장을 잡기 위해 350만 원의 비용을 감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다니는 곳을 다 추적해서 잡아 주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자니 덜컥 겁부터 나고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니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그저 막막했다는 김 씨.
<녹취>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어디 부근에 차가 있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차가 몇 시간 서 있고 (하면서 보고해줬어요)."
실제 심부름센터의 의뢰인 가운데 열에 여덟은 김 씨처럼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정보를 채집해야만 증거로 재판에 제출해서 원하는 이혼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심부름센터의 대표는 수집한 뒷조사 증거물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이혼을 권유하고 법무사 사무장인 남편과 이혼소송을 하게끔 알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이혼을 할 거냐, 라고 묻습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을) 진행 한다 그러면 내가 잘 알고 있고 우리랑 업무협약이 되어 있는 법무사를 소개해줄 테니까, 이혼 소장을 접수해야 현장을 덮쳐서 간통으로 현행범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도를 합니다."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이런 식의 운영방식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고 확인해 줬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밑에 사무장들이 움직이지. 소송에서 변호사들이 이기려면 증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일을 맡기는 사람도 처리하는 사람도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건 다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법 테두리 안에서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처음 시작 단계에서부터 불법이 시작되는 거예요.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심부름센터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10월, 심부름센터 업주가 청부살인까지 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안겼는데요.
<녹취> 원00(심부름센터 사장/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의뢰인이) 자꾸 돈 주셔가지고..."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몇 번 전화는 왔었어요. (청부 살인) 해 달라. 감정주체를 못해서 하시는데 그 금액이 보통은 아마 불러도 1억 이상 부를 거예요."
현재 경찰이 파악한 불법 심부름센터는 전국적으로 1500여개 가량.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지만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적발된 건 겨우 43건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관계당국에서 어떤 규제나 가이드라인이나 방향을 설정해주고 관리감독이 돼서 불법을 없애고, 정당한 업체에서 이렇게 (추적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시장 구조를 만들어 줘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전문가들은 누구나 등록만 하면 심부름센터를 차릴 수 있는데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처벌 조항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해 이들의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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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센터가 본래 목적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뒷조사를 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잡기 위해 심부름센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위치추적기를 사용하고, 몰래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다른 사람을 뒤쫓으면서 대부분 불법행위를 한다고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심부름센터가 천5백 곳이 넘는다고 하던데, 거의 이런 일을 한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멘트>
물론 모든 심부름센터가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취재진이 만난 한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법 테두리 안에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게 자신들의 일이라고 실토했는데요.
특히 요즘에는 의뢰건의 90% 이상이 이른바 불륜 증거를 잡아달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뒷조사에서 이제는 이혼 소송까지 책임지는 불법심부름센터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현관문을 나선 중년 남녀. 연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는데요.
이번엔 한 다세대 주택 현관을 나서는 여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누군가를 몰래 따라다니며 촬영한 이 영상들! 불륜 현장의 증거를 잡기 위해 위치추적기와 몰래카메라를 동원해 찍은 영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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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장비를 동원해 불륜의 현장을 쫓아다닌 이들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 심부름센터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 의뢰인으로부터 추격을 요청받은 차량의 트렁크 밑바닥에 2초마다 실시간으로 위치 전송이 가능한 추적기를 붙이다 들키면서 이들이 저지른 범법 행위가 알려지고 말았는데요.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미행을 하면서 위치추적만 하는 게 아니라 사생활 조사를 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누구를 만나고 그 시간대 어디에 있었고 이런 것들 사진도 찍고 누굴 만나는지 수집해서 의뢰자들한테 통보해주는 것, 이게 신용정보보호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입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 업체가 1년 6개월간 벌어들인 수입은 3억 원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불법 운영을 하고 있는 심부름센터,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 단위로 금액이야 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뭐 2백만 원에서 3백만 원 4백만 원 사이로 된다고 보시면 될 거예요."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는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일주일이면 보통 기본적으로 4백만 원 이상이에요.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하면 수고비로 2~3백만 원 정도 (추가 됩니다). 흥신소에 의뢰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천만 원은 나간다고 생각을 해야 되요."
2인 1조로 꾸려진 한 팀이 1주일 뒷조사를 해 주는 기본가가 4백만 원부터.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데요.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한 사람은 운전, 한 사람은 카메라를 들고 항상 대기해야죠. 찍을 준비. 모든 것이 증거가 되니까."
그나마도 추적해야 할 인물이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을 경우,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차량을 이용하는 대상자보다는 2백만 원 정도는 더 받아요. (일주일에?) 어디서 누굴 만나서 차로 다시 그 사람 상대 차를 타고 이동할지 모르잖아요, 그죠? 그러면 차도 한 대 더, 무조건 대중교통의 동선을 따라 움직여야 돼고. 지하철에서 두세 명이 같이 따라가야 돼요."
51세 주부 김모 씨 역시 남편의 외도 현장을 잡기 위해 350만 원의 비용을 감수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다니는 곳을 다 추적해서 잡아 주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서자니 덜컥 겁부터 나고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니 내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 그저 막막했다는 김 씨.
<녹취> 심부름센터 의뢰인(음성변조) : "어디 부근에 차가 있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차가 몇 시간 서 있고 (하면서 보고해줬어요)."
실제 심부름센터의 의뢰인 가운데 열에 여덟은 김 씨처럼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잡으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정보를 채집해야만 증거로 재판에 제출해서 원하는 이혼소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심부름센터의 대표는 수집한 뒷조사 증거물을 바탕으로 의뢰인에게 이혼을 권유하고 법무사 사무장인 남편과 이혼소송을 하게끔 알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송파경찰서 관계자 : "이혼을 할 거냐, 라고 묻습니다. 그래서 (이혼 소송을) 진행 한다 그러면 내가 잘 알고 있고 우리랑 업무협약이 되어 있는 법무사를 소개해줄 테니까, 이혼 소장을 접수해야 현장을 덮쳐서 간통으로 현행범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도를 합니다."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이런 식의 운영방식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고 확인해 줬습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밑에 사무장들이 움직이지. 소송에서 변호사들이 이기려면 증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일을 맡기는 사람도 처리하는 사람도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는 건 다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법 테두리 안에서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처음 시작 단계에서부터 불법이 시작되는 거예요. 불법으로 시작해서 불법으로 끝나는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심부름센터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10월, 심부름센터 업주가 청부살인까지 한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안겼는데요.
<녹취> 원00(심부름센터 사장/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 했는데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의뢰인이) 자꾸 돈 주셔가지고..."
<인터뷰> 심부름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몇 번 전화는 왔었어요. (청부 살인) 해 달라. 감정주체를 못해서 하시는데 그 금액이 보통은 아마 불러도 1억 이상 부를 거예요."
현재 경찰이 파악한 불법 심부름센터는 전국적으로 1500여개 가량.
지난해 11월부터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갔지만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적발된 건 겨우 43건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인터뷰> 박준서 경감(송파경찰서 지능팀) : "관계당국에서 어떤 규제나 가이드라인이나 방향을 설정해주고 관리감독이 돼서 불법을 없애고, 정당한 업체에서 이렇게 (추적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시장 구조를 만들어 줘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전문가들은 누구나 등록만 하면 심부름센터를 차릴 수 있는데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처벌 조항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해 이들의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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