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10년 ‘혼란’…미국은 ‘상처’

입력 2013.03.24 (07:27) 수정 2013.03.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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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주도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지 10년이 됐지만 이라크는 종파 분쟁 등으로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전쟁 명분이었던 대량 살상 무기를 찾지도 못하고, 그동안 쏟아부은 엄청난 전쟁 비용 탓에 미국에서도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바이 이영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갓난아기였던 6년 전 샴스 양은 폭탄 테러로 엄마와 두 눈을 잃었습니다.

그날 받은 정신적 충격 탓에 아직도 약물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습니다.

샴스 양 가족 모두에게 그날의 비극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후샴 카림('샴스'양 아버지) : "샴스의 심리 상태는 완전히 파괴됐습니다.가족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폭탄 테러는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라크 전 10주년을 전후해서도 수도 바그다드 등 이라크의 시아파 거주지역에서는 잇따라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인터뷰>택시기사 : "손님을 태우고 가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습니다.사람들이 자살 폭탄 차량이었다고 했습니다."

지난 한해 각종 폭력 사태로 인한 희생자는 4천5백여 명, 올해도 벌써 7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전체 희생자 수는 18만 명이 넘고, 희생자의 70%는 민간인입니다.

강력한 독재 정권이 사라지자 수니와 시아 간 뿌리 깊은 종파 갈등이 노출되며 폭력을 부추겼습니다.

<인터뷰>사디크 압둘 잘릴(수니파 주민) : "시아파에 충성하지 않으면 공직을 얻을 수 없습니다.아무 것도 정부로부터 받을 수가 없습니다."

알 카에다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테러를 자행하면서 치안 불안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내 권력 다툼 등 정국 혼란까지 계속되면서 경제 회복도 더디기만 합니다.

실업률 25%, 지난 10년 사이 석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일반 서민에게까지 그 혜택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라크 주민 : "희망이 없어요.친척들과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 봤지만 아무 것도 없어요."

이라크 전은 미국 사회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참전 군인 4천4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생존자들도 사회 부적응과 높은 자살률 등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해롤드 노엘(자살 시도 참전 군인) : "예,방아쇠를 당겼지만 발사가 안 됐습니다.그뿐입니다."

우리 돈 2천4백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전쟁 비용도 큰 부담입니다.

이라크 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미국인 70%가 찬성했지만 이제는 '치를 가치가 없었다'는 의견이 6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 주듯 전쟁 10주년을 맞아 오바마 대통령도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짧은 성명만을 내놨습니다.

<인터뷰>카니(미국백악관 대변인) : "역사가들이 판단할 일입니다.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건 이라크와 세계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명분 없는 전쟁',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혹평 속에 이라크 전쟁은 역사에 또 다른 교훈을 던지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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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전 10년 ‘혼란’…미국은 ‘상처’
    • 입력 2013-03-24 07:27:42
    • 수정2013-03-24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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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주도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난 지 10년이 됐지만 이라크는 종파 분쟁 등으로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전쟁 명분이었던 대량 살상 무기를 찾지도 못하고, 그동안 쏟아부은 엄청난 전쟁 비용 탓에 미국에서도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바이 이영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갓난아기였던 6년 전 샴스 양은 폭탄 테러로 엄마와 두 눈을 잃었습니다.

그날 받은 정신적 충격 탓에 아직도 약물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습니다.

샴스 양 가족 모두에게 그날의 비극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후샴 카림('샴스'양 아버지) : "샴스의 심리 상태는 완전히 파괴됐습니다.가족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폭탄 테러는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라크 전 10주년을 전후해서도 수도 바그다드 등 이라크의 시아파 거주지역에서는 잇따라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인터뷰>택시기사 : "손님을 태우고 가는데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습니다.사람들이 자살 폭탄 차량이었다고 했습니다."

지난 한해 각종 폭력 사태로 인한 희생자는 4천5백여 명, 올해도 벌써 7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전체 희생자 수는 18만 명이 넘고, 희생자의 70%는 민간인입니다.

강력한 독재 정권이 사라지자 수니와 시아 간 뿌리 깊은 종파 갈등이 노출되며 폭력을 부추겼습니다.

<인터뷰>사디크 압둘 잘릴(수니파 주민) : "시아파에 충성하지 않으면 공직을 얻을 수 없습니다.아무 것도 정부로부터 받을 수가 없습니다."

알 카에다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테러를 자행하면서 치안 불안 우려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내 권력 다툼 등 정국 혼란까지 계속되면서 경제 회복도 더디기만 합니다.

실업률 25%, 지난 10년 사이 석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일반 서민에게까지 그 혜택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라크 주민 : "희망이 없어요.친척들과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 봤지만 아무 것도 없어요."

이라크 전은 미국 사회에도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참전 군인 4천4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생존자들도 사회 부적응과 높은 자살률 등 전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해롤드 노엘(자살 시도 참전 군인) : "예,방아쇠를 당겼지만 발사가 안 됐습니다.그뿐입니다."

우리 돈 2천4백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전쟁 비용도 큰 부담입니다.

이라크 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미국인 70%가 찬성했지만 이제는 '치를 가치가 없었다'는 의견이 6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보여 주듯 전쟁 10주년을 맞아 오바마 대통령도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짧은 성명만을 내놨습니다.

<인터뷰>카니(미국백악관 대변인) : "역사가들이 판단할 일입니다.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건 이라크와 세계를 위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명분 없는 전쟁',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혹평 속에 이라크 전쟁은 역사에 또 다른 교훈을 던지고 있습니다.

두바이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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