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치는 ‘가짜 경매’…수수료만 ‘꿀꺽’?

입력 2013.04.05 (07:18) 수정 2013.04.0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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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농수산물을 공개로 경매해야 하는 공영 도매시장에서 경매사와 상인들이 경매 흉내만 내는 가짜 경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감독기관인 지자체는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수산물을 파는 도매시장.

<녹취> "새벽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매가 시작되자 경매사가 공개 경매장이 아닌 상인들의 점포를 돌기 시작합니다.

점포 주인과 그 자리에서 1 대 1로 단 몇 초 만에 경매를 끝내 버립니다.

<녹취> 시장상인 : "(경매 다 한 거예요?) 다 한 거예요."

그 다음 점포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이미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사놓은 수산물을 놓고 점포에서 경매 시늉만 내는 겁니다.

본래는 경매장에서 여러 상인들이 모인 가운데 높은 가격에 물건을 넘기는 공개 경매가 정상적인 거래입니다.

경쟁을 통해 공정한 거래 가격을 매기기 위해서입니다.

상인들은 시장에 들어오는 경매물건이 부족해 직접 물건을 사 올 수밖에 없다며 시장측에 책임을 돌립니다.

<인터뷰> 시장상인 : "도매법인이 100% 우리 중도매인들한테 물건을 조달해줘야 하는데 아예 손 놓고 있죠."

정상 경매가 되지 않는데도 시장측은 판매 금액의 5%씩 꼬박꼬박 수수료를 챙깁니다.

지자체 관리사무소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관리사무소 관계자 : "수사권이 없어요. 관리사무소는... 저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요."

또 다른 수산물 공영 시장에서도 중도매인 상인들이 생산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장상인 : "중도매인은 이중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물건은 갖고 와야지, 시장에 수수료는 떼이지."

<인터뷰> 강종호(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 "특정한 시장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고, 현실과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는 문제입니다. 제도적인 부분을 현실과 맞게 수정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공개 경매가 원칙인 공영 도매 시장은 모두 33곳, 1조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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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05 07:20:42
    • 수정2013-04-05 07: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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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을 공개로 경매해야 하는 공영 도매시장에서 경매사와 상인들이 경매 흉내만 내는 가짜 경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감독기관인 지자체는 팔짱만 끼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수산물을 파는 도매시장.

<녹취> "새벽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매가 시작되자 경매사가 공개 경매장이 아닌 상인들의 점포를 돌기 시작합니다.

점포 주인과 그 자리에서 1 대 1로 단 몇 초 만에 경매를 끝내 버립니다.

<녹취> 시장상인 : "(경매 다 한 거예요?) 다 한 거예요."

그 다음 점포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이미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사놓은 수산물을 놓고 점포에서 경매 시늉만 내는 겁니다.

본래는 경매장에서 여러 상인들이 모인 가운데 높은 가격에 물건을 넘기는 공개 경매가 정상적인 거래입니다.

경쟁을 통해 공정한 거래 가격을 매기기 위해서입니다.

상인들은 시장에 들어오는 경매물건이 부족해 직접 물건을 사 올 수밖에 없다며 시장측에 책임을 돌립니다.

<인터뷰> 시장상인 : "도매법인이 100% 우리 중도매인들한테 물건을 조달해줘야 하는데 아예 손 놓고 있죠."

정상 경매가 되지 않는데도 시장측은 판매 금액의 5%씩 꼬박꼬박 수수료를 챙깁니다.

지자체 관리사무소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관리사무소 관계자 : "수사권이 없어요. 관리사무소는... 저희가 할 수 있는 한계가 있거든요."

또 다른 수산물 공영 시장에서도 중도매인 상인들이 생산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장상인 : "중도매인은 이중 부담이 될 수 있어요. 물건은 갖고 와야지, 시장에 수수료는 떼이지."

<인터뷰> 강종호(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 "특정한 시장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고, 현실과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는 문제입니다. 제도적인 부분을 현실과 맞게 수정해주는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공개 경매가 원칙인 공영 도매 시장은 모두 33곳, 1조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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