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개성공단 출경 제한
입력 2013.04.06 (07:50)
수정 2013.04.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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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개성공단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 발언과 일부 보도를 문제 삼아 개성 공단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남과 북 모두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3일, 개성으로 향하던 화물차들이 줄줄이 방향을 돌립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관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 나흘 만에 남측 근로자들의 출경을 막으면서, 개성으로 들어가려던 484명의 근로자들은 그대로 발이 묶였고, 물자 반입도 제한됐습니다.
<녹취> 이은행9출경대기 근로자) : "오늘 거래처 손님을 모시고 들어가기로 됐었는데 이렇게 됐어요. 일단 지켜는 봐야죠."
다행히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길은 막지 않았지만, 당초 입경 예정자 446명 가운데 33명만이 돌아왔습니다.
조업 차질을 우려한 기업들이 상당수 직원들을 잔류시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경신(입경 근로자) : "나오다가 들어갈 수가 없을 상황을 예상하면 못 나오는 거죠.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보장이 안 되니까. 공장은 운영해야 하고..."
같은 시각,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즉각 상황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반입까지 금지되면 조업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당장 수주 물품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바이어의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녹취> 임황용(개성공단 입주업체 실장) : "원자재가 못 들어가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요. 바이어로부터 물건을 수주를 받았으니까 납기가 있잖아요. 납기 내에 물품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이 되죠. "
협회는 북한이 입경은 허용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억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주재원들의 식자재 문제부터 해결할 방침입니다.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북측에다 요구할 것은 식자재에 관한 것은 풀어달라고 요구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항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저희들이 같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출경제한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출경 제한 당일) : "개성공단 출입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만일의 상황, 모든 상황 대비하고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매일 아침, 이곳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는 출경 승인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화물차들로 활기가 넘쳤었는데요.
북한의 출경 제한 조치 이후엔 이렇게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도 많았지만,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5만 3000여 명에 이릅니다.
2003년 6월 착공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1년엔 연간 생산액 4억 달러의 공단으로 성장했고, 2013년 1월 현재, 누적 생산액은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개성공단이 월 63.8달러로 중국 칭다오공단의 1/3, 베트남 탄뚜언공단의 2/3, 한국 시화공단의 1/13 수준입니다.
토지 가격은 1㎡당 39달러로 중국의 1/3, 베트남의 1/5, 한국의 1/6에 불과합니다.
입지 조건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로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남북 간의 거래에는 관세도 없습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져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평균 14%의 세율을 적용받고, 이윤발생년도부터 5년간은 면세, 3년간은 50%를 감면받고 있습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서울에서 60km 거리이다 보니까 물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요. 중국이나 베트남 이런 데는 또 통관절차라든가 15일, 7일 이정도 걸리는 거를 당일로 바로 해결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제 경제적 효과. 그 다음에 같은 언어를 쓰는 저임금 구조.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원가 경쟁력의 한계에서 유턴한 기업들이에요. 더 이상 어디 다른 데로 갈 수 없는 이런 입장에서 절대 환경에서 개성을 들어갔기 때문에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을 하면 되죠."
개성공단 입주 5년 차의 한 청바지 생산 업체. 지난 2009년, 40여 명으로 가동을 시작한 공장엔 현재 65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업체도, 북한 근로자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인력도 좀 풍부했었고 그 다음에 이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급여라든가 이런 것들도 해서 개성공단이 많은 시너지를 줘서 저희한테 오더도 많이 들어오고 해서 남측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
남북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일궈나가는 과정은 경제적 성과 이상의 성취감을 줬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서로 소통을 하면서 일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대화가 되어서 내가 어떻게 생산을 하고 어떤 기술을 이야기하고 옷을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납품하자고 했을 때 서로가 공감을 한다는 게 큰 보람이잖아요."
남북경협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이번처럼 정치, 군사적 상황에 좌우돼 기업 환경이 위태로워질 때면 근심도 깊어집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정치적으로든 어떤 사유든 간에 개성공단을 자꾸 가지고 이슈화를 시키고 문제를 삼고 폐쇄 발언이 나온다는 그 자체는 개성공단의 생명줄을 끊는 거나 똑같다고 저희 기업인들은 생각합니다."
북한에 의한 개성공단 출입제한은 이번이 벌써 세 번쨉니다.
2008년 12월,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공단 출입 횟수를 하루 21회에서 6회로 제한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3월엔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반발로 군 통신선을 끊은 뒤, 3차례에 걸쳐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북한은 우리 군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타격작전’ 발언과 ‘개성공단 달러 박스’ 등의 언론 보도,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문제 삼으며 출경을 제한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역설적으로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상대방 당국이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이 개성공단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그 상대방에게 주는 어떤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래서 최후의 카드로서 개성공단을 계속 끄집어내고 있는 거죠."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개성공단은 지난 9년 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의 상징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에 미래 통일 모델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유지돼야 한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는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지만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이 개성공단의 현실입니다.
특히 북한이 문제 삼은 ‘달러 박스’같은 표현은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깁니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남북 간의 긴장은 남북 경협과 개성공단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를 보면 정치적으론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경제교류는 꾸준히 이어져서 지금 상당히 성장을 하고 오히려 그것이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만큼 큰 발전을 했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 남북관계도 남북경협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이 극단적인 어떤 어려움이 처해질 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가는, 또 중요한 남북의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해봅니다. "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남북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남한의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 종사자, 또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까지 모두 개성공단에 생계가 달려있는 공동운명체인 셈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했던 개성공단의 기본 정신과 지난 10년, 남북이 함께 일궈낸 성과를 되돌아보고, 작은 신뢰부터 회복해 나갈 땝니다.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개성공단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 발언과 일부 보도를 문제 삼아 개성 공단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남과 북 모두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3일, 개성으로 향하던 화물차들이 줄줄이 방향을 돌립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관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 나흘 만에 남측 근로자들의 출경을 막으면서, 개성으로 들어가려던 484명의 근로자들은 그대로 발이 묶였고, 물자 반입도 제한됐습니다.
<녹취> 이은행9출경대기 근로자) : "오늘 거래처 손님을 모시고 들어가기로 됐었는데 이렇게 됐어요. 일단 지켜는 봐야죠."
다행히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길은 막지 않았지만, 당초 입경 예정자 446명 가운데 33명만이 돌아왔습니다.
조업 차질을 우려한 기업들이 상당수 직원들을 잔류시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경신(입경 근로자) : "나오다가 들어갈 수가 없을 상황을 예상하면 못 나오는 거죠.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보장이 안 되니까. 공장은 운영해야 하고..."
같은 시각,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즉각 상황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반입까지 금지되면 조업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당장 수주 물품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바이어의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녹취> 임황용(개성공단 입주업체 실장) : "원자재가 못 들어가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요. 바이어로부터 물건을 수주를 받았으니까 납기가 있잖아요. 납기 내에 물품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이 되죠. "
협회는 북한이 입경은 허용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억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주재원들의 식자재 문제부터 해결할 방침입니다.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북측에다 요구할 것은 식자재에 관한 것은 풀어달라고 요구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항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저희들이 같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출경제한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출경 제한 당일) : "개성공단 출입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만일의 상황, 모든 상황 대비하고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매일 아침, 이곳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는 출경 승인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화물차들로 활기가 넘쳤었는데요.
북한의 출경 제한 조치 이후엔 이렇게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도 많았지만,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5만 3000여 명에 이릅니다.
2003년 6월 착공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1년엔 연간 생산액 4억 달러의 공단으로 성장했고, 2013년 1월 현재, 누적 생산액은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개성공단이 월 63.8달러로 중국 칭다오공단의 1/3, 베트남 탄뚜언공단의 2/3, 한국 시화공단의 1/13 수준입니다.
토지 가격은 1㎡당 39달러로 중국의 1/3, 베트남의 1/5, 한국의 1/6에 불과합니다.
입지 조건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로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남북 간의 거래에는 관세도 없습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져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평균 14%의 세율을 적용받고, 이윤발생년도부터 5년간은 면세, 3년간은 50%를 감면받고 있습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서울에서 60km 거리이다 보니까 물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요. 중국이나 베트남 이런 데는 또 통관절차라든가 15일, 7일 이정도 걸리는 거를 당일로 바로 해결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제 경제적 효과. 그 다음에 같은 언어를 쓰는 저임금 구조.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원가 경쟁력의 한계에서 유턴한 기업들이에요. 더 이상 어디 다른 데로 갈 수 없는 이런 입장에서 절대 환경에서 개성을 들어갔기 때문에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을 하면 되죠."
개성공단 입주 5년 차의 한 청바지 생산 업체. 지난 2009년, 40여 명으로 가동을 시작한 공장엔 현재 65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업체도, 북한 근로자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인력도 좀 풍부했었고 그 다음에 이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급여라든가 이런 것들도 해서 개성공단이 많은 시너지를 줘서 저희한테 오더도 많이 들어오고 해서 남측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
남북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일궈나가는 과정은 경제적 성과 이상의 성취감을 줬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서로 소통을 하면서 일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대화가 되어서 내가 어떻게 생산을 하고 어떤 기술을 이야기하고 옷을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납품하자고 했을 때 서로가 공감을 한다는 게 큰 보람이잖아요."
남북경협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이번처럼 정치, 군사적 상황에 좌우돼 기업 환경이 위태로워질 때면 근심도 깊어집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정치적으로든 어떤 사유든 간에 개성공단을 자꾸 가지고 이슈화를 시키고 문제를 삼고 폐쇄 발언이 나온다는 그 자체는 개성공단의 생명줄을 끊는 거나 똑같다고 저희 기업인들은 생각합니다."
북한에 의한 개성공단 출입제한은 이번이 벌써 세 번쨉니다.
2008년 12월,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공단 출입 횟수를 하루 21회에서 6회로 제한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3월엔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반발로 군 통신선을 끊은 뒤, 3차례에 걸쳐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북한은 우리 군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타격작전’ 발언과 ‘개성공단 달러 박스’ 등의 언론 보도,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문제 삼으며 출경을 제한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역설적으로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상대방 당국이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이 개성공단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그 상대방에게 주는 어떤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래서 최후의 카드로서 개성공단을 계속 끄집어내고 있는 거죠."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개성공단은 지난 9년 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의 상징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에 미래 통일 모델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유지돼야 한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는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지만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이 개성공단의 현실입니다.
특히 북한이 문제 삼은 ‘달러 박스’같은 표현은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깁니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남북 간의 긴장은 남북 경협과 개성공단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를 보면 정치적으론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경제교류는 꾸준히 이어져서 지금 상당히 성장을 하고 오히려 그것이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만큼 큰 발전을 했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 남북관계도 남북경협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이 극단적인 어떤 어려움이 처해질 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가는, 또 중요한 남북의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해봅니다. "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남북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남한의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 종사자, 또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까지 모두 개성공단에 생계가 달려있는 공동운명체인 셈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했던 개성공단의 기본 정신과 지난 10년, 남북이 함께 일궈낸 성과를 되돌아보고, 작은 신뢰부터 회복해 나갈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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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개성공단 출경 제한
-
- 입력 2013-04-06 09:26:05
- 수정2013-04-06 09:58:22
<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개성공단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 발언과 일부 보도를 문제 삼아 개성 공단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남과 북 모두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3일, 개성으로 향하던 화물차들이 줄줄이 방향을 돌립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관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 나흘 만에 남측 근로자들의 출경을 막으면서, 개성으로 들어가려던 484명의 근로자들은 그대로 발이 묶였고, 물자 반입도 제한됐습니다.
<녹취> 이은행9출경대기 근로자) : "오늘 거래처 손님을 모시고 들어가기로 됐었는데 이렇게 됐어요. 일단 지켜는 봐야죠."
다행히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길은 막지 않았지만, 당초 입경 예정자 446명 가운데 33명만이 돌아왔습니다.
조업 차질을 우려한 기업들이 상당수 직원들을 잔류시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경신(입경 근로자) : "나오다가 들어갈 수가 없을 상황을 예상하면 못 나오는 거죠.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보장이 안 되니까. 공장은 운영해야 하고..."
같은 시각,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즉각 상황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반입까지 금지되면 조업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당장 수주 물품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바이어의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녹취> 임황용(개성공단 입주업체 실장) : "원자재가 못 들어가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요. 바이어로부터 물건을 수주를 받았으니까 납기가 있잖아요. 납기 내에 물품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이 되죠. "
협회는 북한이 입경은 허용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억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주재원들의 식자재 문제부터 해결할 방침입니다.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북측에다 요구할 것은 식자재에 관한 것은 풀어달라고 요구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항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저희들이 같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출경제한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출경 제한 당일) : "개성공단 출입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만일의 상황, 모든 상황 대비하고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매일 아침, 이곳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는 출경 승인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화물차들로 활기가 넘쳤었는데요.
북한의 출경 제한 조치 이후엔 이렇게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도 많았지만,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5만 3000여 명에 이릅니다.
2003년 6월 착공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1년엔 연간 생산액 4억 달러의 공단으로 성장했고, 2013년 1월 현재, 누적 생산액은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개성공단이 월 63.8달러로 중국 칭다오공단의 1/3, 베트남 탄뚜언공단의 2/3, 한국 시화공단의 1/13 수준입니다.
토지 가격은 1㎡당 39달러로 중국의 1/3, 베트남의 1/5, 한국의 1/6에 불과합니다.
입지 조건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로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남북 간의 거래에는 관세도 없습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져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평균 14%의 세율을 적용받고, 이윤발생년도부터 5년간은 면세, 3년간은 50%를 감면받고 있습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서울에서 60km 거리이다 보니까 물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요. 중국이나 베트남 이런 데는 또 통관절차라든가 15일, 7일 이정도 걸리는 거를 당일로 바로 해결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제 경제적 효과. 그 다음에 같은 언어를 쓰는 저임금 구조.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원가 경쟁력의 한계에서 유턴한 기업들이에요. 더 이상 어디 다른 데로 갈 수 없는 이런 입장에서 절대 환경에서 개성을 들어갔기 때문에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을 하면 되죠."
개성공단 입주 5년 차의 한 청바지 생산 업체. 지난 2009년, 40여 명으로 가동을 시작한 공장엔 현재 65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업체도, 북한 근로자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인력도 좀 풍부했었고 그 다음에 이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급여라든가 이런 것들도 해서 개성공단이 많은 시너지를 줘서 저희한테 오더도 많이 들어오고 해서 남측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
남북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일궈나가는 과정은 경제적 성과 이상의 성취감을 줬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서로 소통을 하면서 일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대화가 되어서 내가 어떻게 생산을 하고 어떤 기술을 이야기하고 옷을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납품하자고 했을 때 서로가 공감을 한다는 게 큰 보람이잖아요."
남북경협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이번처럼 정치, 군사적 상황에 좌우돼 기업 환경이 위태로워질 때면 근심도 깊어집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정치적으로든 어떤 사유든 간에 개성공단을 자꾸 가지고 이슈화를 시키고 문제를 삼고 폐쇄 발언이 나온다는 그 자체는 개성공단의 생명줄을 끊는 거나 똑같다고 저희 기업인들은 생각합니다."
북한에 의한 개성공단 출입제한은 이번이 벌써 세 번쨉니다.
2008년 12월,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공단 출입 횟수를 하루 21회에서 6회로 제한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3월엔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반발로 군 통신선을 끊은 뒤, 3차례에 걸쳐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북한은 우리 군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타격작전’ 발언과 ‘개성공단 달러 박스’ 등의 언론 보도,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문제 삼으며 출경을 제한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역설적으로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상대방 당국이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이 개성공단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그 상대방에게 주는 어떤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래서 최후의 카드로서 개성공단을 계속 끄집어내고 있는 거죠."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개성공단은 지난 9년 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의 상징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에 미래 통일 모델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유지돼야 한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는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지만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이 개성공단의 현실입니다.
특히 북한이 문제 삼은 ‘달러 박스’같은 표현은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깁니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남북 간의 긴장은 남북 경협과 개성공단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를 보면 정치적으론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경제교류는 꾸준히 이어져서 지금 상당히 성장을 하고 오히려 그것이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만큼 큰 발전을 했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 남북관계도 남북경협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이 극단적인 어떤 어려움이 처해질 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가는, 또 중요한 남북의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해봅니다. "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남북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남한의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 종사자, 또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까지 모두 개성공단에 생계가 달려있는 공동운명체인 셈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했던 개성공단의 기본 정신과 지난 10년, 남북이 함께 일궈낸 성과를 되돌아보고, 작은 신뢰부터 회복해 나갈 땝니다.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는 개성공단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존엄 모독 발언과 일부 보도를 문제 삼아 개성 공단 진입을 차단했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남과 북 모두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3일, 개성으로 향하던 화물차들이 줄줄이 방향을 돌립니다.
개성공단으로 가는 관문도 굳게 닫혔습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위협 나흘 만에 남측 근로자들의 출경을 막으면서, 개성으로 들어가려던 484명의 근로자들은 그대로 발이 묶였고, 물자 반입도 제한됐습니다.
<녹취> 이은행9출경대기 근로자) : "오늘 거래처 손님을 모시고 들어가기로 됐었는데 이렇게 됐어요. 일단 지켜는 봐야죠."
다행히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길은 막지 않았지만, 당초 입경 예정자 446명 가운데 33명만이 돌아왔습니다.
조업 차질을 우려한 기업들이 상당수 직원들을 잔류시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경신(입경 근로자) : "나오다가 들어갈 수가 없을 상황을 예상하면 못 나오는 거죠.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갈 수 있는 보장이 안 되니까. 공장은 운영해야 하고..."
같은 시각,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즉각 상황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출경 제한이 장기화되고 원자재 반입까지 금지되면 조업 차질은 불가피합니다.
당장 수주 물품의 납기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바이어의 이탈을 막을 수 없습니다.
<녹취> 임황용(개성공단 입주업체 실장) : "원자재가 못 들어가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요. 바이어로부터 물건을 수주를 받았으니까 납기가 있잖아요. 납기 내에 물품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이 되죠. "
협회는 북한이 입경은 허용하고 있는 만큼 근로자 ‘억류’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주재원들의 식자재 문제부터 해결할 방침입니다.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북측에다 요구할 것은 식자재에 관한 것은 풀어달라고 요구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항은 정부 방침에 따라 저희들이 같이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출경제한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형석(통일부 대변인/출경 제한 당일) : "개성공단 출입을 정상화시키지 않는 것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과 고립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만일의 상황, 모든 상황 대비하고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매일 아침, 이곳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는 출경 승인을 기다리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화물차들로 활기가 넘쳤었는데요.
북한의 출경 제한 조치 이후엔 이렇게 적막감만 감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도 많았지만,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현재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곳, 북측 근로자는 5만 3000여 명에 이릅니다.
2003년 6월 착공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1년엔 연간 생산액 4억 달러의 공단으로 성장했고, 2013년 1월 현재, 누적 생산액은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개성공단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개성공단이 월 63.8달러로 중국 칭다오공단의 1/3, 베트남 탄뚜언공단의 2/3, 한국 시화공단의 1/13 수준입니다.
토지 가격은 1㎡당 39달러로 중국의 1/3, 베트남의 1/5, 한국의 1/6에 불과합니다.
입지 조건도 좋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거리로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고, 남북 간의 거래에는 관세도 없습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져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평균 14%의 세율을 적용받고, 이윤발생년도부터 5년간은 면세, 3년간은 50%를 감면받고 있습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수석부회장) : "서울에서 60km 거리이다 보니까 물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요. 중국이나 베트남 이런 데는 또 통관절차라든가 15일, 7일 이정도 걸리는 거를 당일로 바로 해결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제 경제적 효과. 그 다음에 같은 언어를 쓰는 저임금 구조.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원가 경쟁력의 한계에서 유턴한 기업들이에요. 더 이상 어디 다른 데로 갈 수 없는 이런 입장에서 절대 환경에서 개성을 들어갔기 때문에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을 하면 되죠."
개성공단 입주 5년 차의 한 청바지 생산 업체. 지난 2009년, 40여 명으로 가동을 시작한 공장엔 현재 65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업체도, 북한 근로자도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인력도 좀 풍부했었고 그 다음에 이제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급여라든가 이런 것들도 해서 개성공단이 많은 시너지를 줘서 저희한테 오더도 많이 들어오고 해서 남측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
남북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일궈나가는 과정은 경제적 성과 이상의 성취감을 줬습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서로 소통을 하면서 일하는 과정에서 제일 먼저 대화가 되어서 내가 어떻게 생산을 하고 어떤 기술을 이야기하고 옷을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납품하자고 했을 때 서로가 공감을 한다는 게 큰 보람이잖아요."
남북경협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지만, 이번처럼 정치, 군사적 상황에 좌우돼 기업 환경이 위태로워질 때면 근심도 깊어집니다.
<녹취> 최동진(개성공단 입주 섬유업체 대표) : "정치적으로든 어떤 사유든 간에 개성공단을 자꾸 가지고 이슈화를 시키고 문제를 삼고 폐쇄 발언이 나온다는 그 자체는 개성공단의 생명줄을 끊는 거나 똑같다고 저희 기업인들은 생각합니다."
북한에 의한 개성공단 출입제한은 이번이 벌써 세 번쨉니다.
2008년 12월,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공단 출입 횟수를 하루 21회에서 6회로 제한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3월엔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반발로 군 통신선을 끊은 뒤, 3차례에 걸쳐 육로 통행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북한은 우리 군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타격작전’ 발언과 ‘개성공단 달러 박스’ 등의 언론 보도,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문제 삼으며 출경을 제한했습니다.
<녹취>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역설적으로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상대방 당국이 굉장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이 개성공단에 영향을 미침으로 인해서 그 상대방에게 주는 어떤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래서 최후의 카드로서 개성공단을 계속 끄집어내고 있는 거죠."
<녹취> 한재권(개성공단 기업협회장) : "개성공단은 지난 9년 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돼 온 평화의 상징이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한 간에 미래 통일 모델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유지돼야 한다."
올해로 설립 10년째를 맞는 개성공단. 남북경협의 성공적 사례로 꼽히지만 남북관계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이 개성공단의 현실입니다.
특히 북한이 문제 삼은 ‘달러 박스’같은 표현은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깁니다.
개성공단을 볼모로 한 남북 간의 긴장은 남북 경협과 개성공단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되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녹취> 유창근(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를 보면 정치적으론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경제교류는 꾸준히 이어져서 지금 상당히 성장을 하고 오히려 그것이 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만큼 큰 발전을 했다고 봐요. 그래서 우리 남북관계도 남북경협에 있어서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이 극단적인 어떤 어려움이 처해질 게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해서 풀어가는, 또 중요한 남북의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해봅니다. "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남북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남한의 입주 업체와 협력업체 종사자, 또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들까지 모두 개성공단에 생계가 달려있는 공동운명체인 셈입니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했던 개성공단의 기본 정신과 지난 10년, 남북이 함께 일궈낸 성과를 되돌아보고, 작은 신뢰부터 회복해 나갈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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