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훈계한다며 산에 묻고 폭행까지­…

입력 2013.04.17 (08:36) 수정 2013.04.17 (09: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국내 한 보육원 생활지도 교사들이 학생을 훈계하겠다며 야산으로 끌고 가서 집단폭행하고 땅에 묻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버릇이 나쁜아이를 훈계하기 위해서 그랬다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방법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김기흥 기자, 조폭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벌어졌군요?

<기자 멘트>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요.

이제까지 본 영화에서 교사들이 아이를 야산으로 끌고 가 땅에 파묻고 집단으로 때린 장면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상상 이상의 끔찍한 일이 벌어진 셈인데요.

그런데 아직도 보육원은 방법은 잘못됐지만 다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교사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이가 땅에 파묻히면서 그리고 집단으로 맞으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쳤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보육원에 맡겨 진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보육교사들이 저지른 인면수심의 범행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이 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양주의 해당 보육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A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훈계의) 방법을 잘못 선택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 보육원 아이들 일반 가정집 아이들보다 더 혜택 받고 살아요, 사실은.”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40여 명이 아무런 문제없이 생활해 왔다는 이 보육원.

지자체의 아동보호소를 통해 온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이 곳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없는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14살 김 모 군 역시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지난해 4월부터 이곳에서 지내왔습니다.

사건은 지난 3일, 김 군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보육원으로 끌려온 한 팀의 전화에서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A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반에서 자꾸 돈이 없어졌다, 이 아이가 한 것이다. 그래서 보육원에서 담당 선생님이 좀 학교로 와 달라는 요청 전화를 받았어요.”

그날 저녁, 학교를 다녀온 보육교사 이 모씨는 동료 교사 두 명과 함께 김 군을 보육원 뒤편의 야산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렇게 산길을 40m쯤 올랐을까, 보육교사들은 김 군을 향해 “오늘 잘 만났다” ,“사람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하면서 김 군의 몸을 참나무에 묶고는 준비한 대걸레 자루를 꺼내들었습니다.

길이 50센티미터, 두께 5센티미터의 나무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10여 차례에 걸쳐 때린 보육교사들.

하지만 폭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용현(경사/양주경찰서 형사2팀) : “겁을 준다면서 삽으로 실질적으로 땅을 팝니다. 그래서 판 땅에다가 아이를 눕게 하고. 목만 남겨놓은 채로 흙으로 덮고 거기를 또 발로 밟습니다, 흙을.”

열네 살 중학생을 훈육하는 방법이라고는 정말 믿을 수 없는 보육교사들의 행동.

게다가 이름은 김 군을 구덩이에 밀어 넣은 뒤 탈출하지 못하도록 흙을 발로 다지기까지 했습니다.

공포에 질린 김 군을 방치하고 자리를 뜬 세 사람은 30분 뒤 다시 김 군을 꺼내 다시 보육원 옆 건물로 끌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용현(경사/양주경찰서 형사2팀) : “재차 버릇을 고쳐준다면서 한 명은 손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 하게 하고 또 한 명,나머지 두 명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역시 엉덩이 부위나 허벅지 부위를 몽둥이로 폭력을 행사한 거죠.”

그날 밤 세 교사들이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이유는 단 하나, 김 군의 손버릇을 고쳐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김 군의 가족들은 열흘이 지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피해 학생의 고모(음성변조) : “얘기를 한 끝에 언니(김 군의 어머니)가 아이를 제가 데리고 있는 게 좋겠다, 편안하진 않지만 그래도 힘든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14일날 퇴소를 시키러 간 거예요.”

어려운 살림이지만 그대로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건데요.

그래서 보육원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육교사는 대뜸 김 군에게 과한 체벌을 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뱉은 사과 한마디 때문에 이들의 끔찍한 범행은 드러나고 말았는데요.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음성변조) : “이상하게 외박만 나가려고 하면 싫어하고 전화 통화를 하려고 바꿔달라면 싫어하고 이유인즉슨 아이가 외박을 나갔다 오면 적응을 못 한다고 ….”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체벌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인터뷰> 피해자의 고모(음성변조) : “대걸레 자루 그런 것으로 주로 맞았대요. 그리고 이제 보이지 않는 곳을 주로 맞았고. 멍이나 이런 게 흉이 많이 지면 안 되니까 수건으로 (자루 부분을) 감아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A 보육원 원생(음성변조) : “그냥 가끔씩 야구방망이 같은 거 한두 대 맞고 끝나요. 싸우거나 말 안들을 때.”

<인터뷰> A 보육원 원생(음성변조) : “그냥 나무 꺾어서 맞는데요.”

이에 대해 보육원은 잘못했지만 모두 아이들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들이고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이고 거기까지 자질은 충분하다고 얘기를 하고요.”

하지만 잘못된 그날 밤의 훈육은 김 군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피해 학생(음성변조) : “산 속에서 맞는 것 자체가 무서웠어요.”

6·25 당시 전쟁고아를 수용하면서 문을 열어 6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는 이 보육원.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뒤늦게 사태파악을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녹취> 양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아동 설문지 검사 다 했습니다, 1월 19일인가. 이상이 없었어요.”

특히 전문가들은 보육교사 세 사람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인터뷰> 이혜경(부장/한국아동복지협회) : “다른 선생님이 그걸 제재하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줬어야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동조를 해서 하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고요.”

현재 해당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학생은 모두 42명.

이 중 30퍼센트는 부모가 없고 나머지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인데요.

경찰은 다른 보육원생에 대한 폭행이 있었는지 그리고 보육원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는 데 가담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훈계한다며 산에 묻고 폭행까지­…
    • 입력 2013-04-17 08:38:22
    • 수정2013-04-17 09:37:27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국내 한 보육원 생활지도 교사들이 학생을 훈계하겠다며 야산으로 끌고 가서 집단폭행하고 땅에 묻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버릇이 나쁜아이를 훈계하기 위해서 그랬다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방법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김기흥 기자, 조폭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벌어졌군요?

<기자 멘트>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요.

이제까지 본 영화에서 교사들이 아이를 야산으로 끌고 가 땅에 파묻고 집단으로 때린 장면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상상 이상의 끔찍한 일이 벌어진 셈인데요.

그런데 아직도 보육원은 방법은 잘못됐지만 다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교사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아이가 땅에 파묻히면서 그리고 집단으로 맞으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쳤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보육원에 맡겨 진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보육교사들이 저지른 인면수심의 범행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취재진이 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양주의 해당 보육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A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훈계의) 방법을 잘못 선택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 보육원 아이들 일반 가정집 아이들보다 더 혜택 받고 살아요, 사실은.”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40여 명이 아무런 문제없이 생활해 왔다는 이 보육원.

지자체의 아동보호소를 통해 온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이 곳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없는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14살 김 모 군 역시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와 떨어져 지난해 4월부터 이곳에서 지내왔습니다.

사건은 지난 3일, 김 군이 다니는 중학교에서 보육원으로 끌려온 한 팀의 전화에서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A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반에서 자꾸 돈이 없어졌다, 이 아이가 한 것이다. 그래서 보육원에서 담당 선생님이 좀 학교로 와 달라는 요청 전화를 받았어요.”

그날 저녁, 학교를 다녀온 보육교사 이 모씨는 동료 교사 두 명과 함께 김 군을 보육원 뒤편의 야산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렇게 산길을 40m쯤 올랐을까, 보육교사들은 김 군을 향해 “오늘 잘 만났다” ,“사람 만들어 주겠다”는 말을 하면서 김 군의 몸을 참나무에 묶고는 준비한 대걸레 자루를 꺼내들었습니다.

길이 50센티미터, 두께 5센티미터의 나무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10여 차례에 걸쳐 때린 보육교사들.

하지만 폭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용현(경사/양주경찰서 형사2팀) : “겁을 준다면서 삽으로 실질적으로 땅을 팝니다. 그래서 판 땅에다가 아이를 눕게 하고. 목만 남겨놓은 채로 흙으로 덮고 거기를 또 발로 밟습니다, 흙을.”

열네 살 중학생을 훈육하는 방법이라고는 정말 믿을 수 없는 보육교사들의 행동.

게다가 이름은 김 군을 구덩이에 밀어 넣은 뒤 탈출하지 못하도록 흙을 발로 다지기까지 했습니다.

공포에 질린 김 군을 방치하고 자리를 뜬 세 사람은 30분 뒤 다시 김 군을 꺼내 다시 보육원 옆 건물로 끌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용현(경사/양주경찰서 형사2팀) : “재차 버릇을 고쳐준다면서 한 명은 손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 하게 하고 또 한 명,나머지 두 명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역시 엉덩이 부위나 허벅지 부위를 몽둥이로 폭력을 행사한 거죠.”

그날 밤 세 교사들이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이유는 단 하나, 김 군의 손버릇을 고쳐놓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김 군의 가족들은 열흘이 지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피해 학생의 고모(음성변조) : “얘기를 한 끝에 언니(김 군의 어머니)가 아이를 제가 데리고 있는 게 좋겠다, 편안하진 않지만 그래도 힘든 결정을 했어요. 그래서 14일날 퇴소를 시키러 간 거예요.”

어려운 살림이지만 그대로 아이를 직접 키우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건데요.

그래서 보육원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육교사는 대뜸 김 군에게 과한 체벌을 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뱉은 사과 한마디 때문에 이들의 끔찍한 범행은 드러나고 말았는데요.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음성변조) : “이상하게 외박만 나가려고 하면 싫어하고 전화 통화를 하려고 바꿔달라면 싫어하고 이유인즉슨 아이가 외박을 나갔다 오면 적응을 못 한다고 ….”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체벌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인터뷰> 피해자의 고모(음성변조) : “대걸레 자루 그런 것으로 주로 맞았대요. 그리고 이제 보이지 않는 곳을 주로 맞았고. 멍이나 이런 게 흉이 많이 지면 안 되니까 수건으로 (자루 부분을) 감아서.”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인터뷰> A 보육원 원생(음성변조) : “그냥 가끔씩 야구방망이 같은 거 한두 대 맞고 끝나요. 싸우거나 말 안들을 때.”

<인터뷰> A 보육원 원생(음성변조) : “그냥 나무 꺾어서 맞는데요.”

이에 대해 보육원은 잘못했지만 모두 아이들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보육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들이고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이고 거기까지 자질은 충분하다고 얘기를 하고요.”

하지만 잘못된 그날 밤의 훈육은 김 군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피해 학생(음성변조) : “산 속에서 맞는 것 자체가 무서웠어요.”

6·25 당시 전쟁고아를 수용하면서 문을 열어 6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는 이 보육원.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뒤늦게 사태파악을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녹취> 양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아동 설문지 검사 다 했습니다, 1월 19일인가. 이상이 없었어요.”

특히 전문가들은 보육교사 세 사람이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인터뷰> 이혜경(부장/한국아동복지협회) : “다른 선생님이 그걸 제재하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줬어야 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동조를 해서 하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고요.”

현재 해당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학생은 모두 42명.

이 중 30퍼센트는 부모가 없고 나머지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인데요.

경찰은 다른 보육원생에 대한 폭행이 있었는지 그리고 보육원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는 데 가담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