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친환경 농산물 ‘꼼꼼히 따져야’

입력 2013.04.26 (21:26) 수정 2013.04.26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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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웰빙' 바람 속에, 친환경 식품, 이른바 '유기농'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유기농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 6800억 원으로 6년 새 3배 가까이 늘었고, 2020년엔 전체 농산물 거래액의 20%인 7조 원 규모로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 '이슈&뉴스'에서는 유기농 제품 열풍을 살펴보고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500여 가지 유기농 식품을 취급하는 한 전문업체 매장...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양지연(서울 옥수동) : "좀 더 믿을 수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하고,그러니까 조금 비싸더라도 아기 거는 웬만하면 유기농을 먹이려고,"

유기농 열풍 속에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200억 원을 넘어서고 매장 수도 전국 340여 곳으로 늘었습니다.

백화점의 유기농 코너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적게는 20%,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찾는 사람이 늘면서 매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인터뷰> 김기성(백화점 유기농 식품 담당) : "고객님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시면서 지금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정도 신장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화장품과 의류 등 유기농 바람은 식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익의 일부를 환경보호 활동에 쓰는 '착한 제품'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형순(서울 등촌동) : "편안하고 좋으면서 남한테도 좋을 일을 한다고 하니까, 좋을 것 같아요."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 속에서도 유기농 시장은 불황을 모르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마다 유기농을 내세우는 제품들,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그리고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범기영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식품 매장에서 그린, 천연, 오가닉 같은 문구 들어간 제품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런 표시가 있어야 정부가 인증한, 믿을 만한 친환경 농산물입니다.

인증은 세 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작물재배에 보통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 년에 열 통씩 칠 때,다섯 통씩만 줘서 길러내면 저농약, 농약은 전혀 안 쓰고 비료만 3통 치면 무농약 표시를 줍니다.

농약과 화학비료 모두 3년 이상 일절 사용하지 않으면 유기농 인증을 달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흙 속 미생물이 분해한 영양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입니다.

또 비료로 웃자라고 농약의 보호를 받은 일반 작물에 비해, 품종 고유의 특징이 드러나면서 맛과 향, 색깔이 더 진하다고도 합니다.

화학물질 거부반응이 있는 소비자에겐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영양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안전 문제는 어떨까요?

식품으로 인한 질병 96%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오염 사고입니다.

농약 같은 화학적 오염이 치명적일 수는 있지만 매우 드물고 유기농이라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더 안전할 리 없습니다.

결국 유기농과 일반농은 소비자의 취향과 가치관, 경제력에 따라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관건은 진짜 유기농을 제값 주고 살 수 있느냐일 텐데, 인증 제도는 잘 작동하고 있을까요?

모은희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유기농 인증을 받은 한 배농장,

무성한 잡초는 다름아닌 미생물 공급원입니다.

흙을 잘 골라 비료를 뿌린 일반 농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자격을 갖춘 민간 업체가 친환경 인증을 해주면, 이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 관리 감독합니다.

업체는 현장에서 토양과 물, 종자 등을 면밀히 따져 적합한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실천 여부는 농민이 쓰는 영농일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인터뷰> 박관민(유기농 배 농장 대표) : "영농일지를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건 인증받을 때부터 해야 하는 거고요. 무슨 일을 했고, 지금 온도는 몇 도고..."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실제 검사는 일부에만 그칩니다.

<녹취> 유기농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랜덤으로 안전성 검사를 하는데 (조사원이) 매일 나가볼 수도 없고, 배보다 배꼽이 크죠. 비용 때문에 그것은."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입니다.

불법이 적발돼도 대부분 3개월 안팎의 영업 정지뿐입니다.

수입품 관리는 더욱 허술해서 별도의 검사없이 해외 인증서만으로 유기농 제품으로 인정됩니다.

<녹취> '농약 검출 유기농 차' 수입상 : "중국에서도 중앙 정부에서도 유기농 인증받았다고...(서류가) 다 있더라고요. 그래서 믿었죠."

한 해 적발되는 가짜 친환경 농산물은 만 건. 보다 깐깐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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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친환경 농산물 ‘꼼꼼히 따져야’
    • 입력 2013-04-26 21:27:35
    • 수정2013-04-26 21:59:17
    뉴스 9
<앵커 멘트>

'웰빙' 바람 속에, 친환경 식품, 이른바 '유기농'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유기농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 6800억 원으로 6년 새 3배 가까이 늘었고, 2020년엔 전체 농산물 거래액의 20%인 7조 원 규모로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 '이슈&뉴스'에서는 유기농 제품 열풍을 살펴보고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1,500여 가지 유기농 식품을 취급하는 한 전문업체 매장...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인터뷰> 양지연(서울 옥수동) : "좀 더 믿을 수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하고,그러니까 조금 비싸더라도 아기 거는 웬만하면 유기농을 먹이려고,"

유기농 열풍 속에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200억 원을 넘어서고 매장 수도 전국 340여 곳으로 늘었습니다.

백화점의 유기농 코너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적게는 20%,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찾는 사람이 늘면서 매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인터뷰> 김기성(백화점 유기농 식품 담당) : "고객님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시면서 지금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두 배 정도 신장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친환경 재료로 만든 화장품과 의류 등 유기농 바람은 식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익의 일부를 환경보호 활동에 쓰는 '착한 제품'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형순(서울 등촌동) : "편안하고 좋으면서 남한테도 좋을 일을 한다고 하니까, 좋을 것 같아요."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 속에서도 유기농 시장은 불황을 모르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저마다 유기농을 내세우는 제품들,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그리고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범기영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식품 매장에서 그린, 천연, 오가닉 같은 문구 들어간 제품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런 표시가 있어야 정부가 인증한, 믿을 만한 친환경 농산물입니다.

인증은 세 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작물재배에 보통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 년에 열 통씩 칠 때,다섯 통씩만 줘서 길러내면 저농약, 농약은 전혀 안 쓰고 비료만 3통 치면 무농약 표시를 줍니다.

농약과 화학비료 모두 3년 이상 일절 사용하지 않으면 유기농 인증을 달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흙 속 미생물이 분해한 영양분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입니다.

또 비료로 웃자라고 농약의 보호를 받은 일반 작물에 비해, 품종 고유의 특징이 드러나면서 맛과 향, 색깔이 더 진하다고도 합니다.

화학물질 거부반응이 있는 소비자에겐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영양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안전 문제는 어떨까요?

식품으로 인한 질병 96%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오염 사고입니다.

농약 같은 화학적 오염이 치명적일 수는 있지만 매우 드물고 유기농이라고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더 안전할 리 없습니다.

결국 유기농과 일반농은 소비자의 취향과 가치관, 경제력에 따라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관건은 진짜 유기농을 제값 주고 살 수 있느냐일 텐데, 인증 제도는 잘 작동하고 있을까요?

모은희 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유기농 인증을 받은 한 배농장,

무성한 잡초는 다름아닌 미생물 공급원입니다.

흙을 잘 골라 비료를 뿌린 일반 농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자격을 갖춘 민간 업체가 친환경 인증을 해주면, 이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 관리 감독합니다.

업체는 현장에서 토양과 물, 종자 등을 면밀히 따져 적합한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실천 여부는 농민이 쓰는 영농일지를 보고 판단합니다.

<인터뷰> 박관민(유기농 배 농장 대표) : "영농일지를 쓰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건 인증받을 때부터 해야 하는 거고요. 무슨 일을 했고, 지금 온도는 몇 도고..."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실제 검사는 일부에만 그칩니다.

<녹취> 유기농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랜덤으로 안전성 검사를 하는데 (조사원이) 매일 나가볼 수도 없고, 배보다 배꼽이 크죠. 비용 때문에 그것은."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입니다.

불법이 적발돼도 대부분 3개월 안팎의 영업 정지뿐입니다.

수입품 관리는 더욱 허술해서 별도의 검사없이 해외 인증서만으로 유기농 제품으로 인정됩니다.

<녹취> '농약 검출 유기농 차' 수입상 : "중국에서도 중앙 정부에서도 유기농 인증받았다고...(서류가) 다 있더라고요. 그래서 믿었죠."

한 해 적발되는 가짜 친환경 농산물은 만 건. 보다 깐깐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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