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4 이슈] 깊어가는 중동 분쟁

입력 2013.05.02 (00:01) 수정 2013.05.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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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투데이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세계의 화약고' 중동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이라크, 인류 최초 문명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하죠.

티크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유유히 가로지르는 유서 깊은 나라인데요

바로 이곳이, 내분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종전을 공식 선언한지 2년이 지났지만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수니파와 시아파 간 이슬람 내부 종파 갈등이 불거지면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는 겁니다.

주변 국가들 역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시리아 또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비화하면서 수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위기의 중동 소식,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영석 특파원!

<질문> 요즘 이라크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 소식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내 유혈 테러,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답변>

네, 요즘 이라크 발로 보도되는 뉴스 대부분이 테러 관련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특히 지난 1주일 사이엔 거의 매일 유혈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테러가 일어나는 것도 어느 한 지역,한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이라크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지난주부터 격화된 유혈 사태로 240명 넘게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정부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이어 시위대측 무장 세력이 정부군을 공격하고, 여기에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등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질문> 문제는 이번 유혈 사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그 배경에 뿌리깊은 종파 갈등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라크는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인데, 특히 60~65%가 시아파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소수인 수니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는데요

그렇게 오랜 시간 쌓여온 갈등은 결정적으로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서로에 대한 유혈 공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수니파 부통령이 테러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후 연쇄 테러로 백여 명이 숨진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산발적인 무차별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종파 분쟁 때문에 23-24일 이틀 동안에만 무려 백 명이 숨지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는데요 당시 목격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테러 목격자

<질문> 상황이 정말 심각하군요

그런데 이런 종파 갈등이 중앙 정부로까지 확산되면서 정국 혼란도 깊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시아와 수니파간 연정으로 구성됐는데요,

최근 장관 2명이 사임한 데 이어 지금까지 모두 5명의 수니파 장관이 수니파 탄압에 반발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아파인 알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니파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고요,

이에 앞서 수니파 수장이던 하셰미 전 부통령은 사형 선고 이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외국으로 망명한 상태입니다.

보다 못한 이라크 국회의장이 최근 내각 총사퇴와 조기 총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알 말리키 총리는 종파 분쟁에 대해 양측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종파 갈등을 부추긴다며 알 자지라 등 10개 방송의 면허를 정지시키고, 최근 갈등의 원인을 내전 중인 이웃 나라 시리아로 돌려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녹취> 리 알 말리키(이라크 총리)

<질문> 이렇게 갈등이 격화하면서 종파 갈등이 내전으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문제는 이런 복잡한 이라크 내 종파 갈등을 알카에다 등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 악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극단주의 무장 세력은 시아파 주민들에 대한 무차별 폭탄 테러 공격을 통해 내부 혼란을 부추기며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종파 갈등이 극에 달해 한 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처럼 종파 내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니와 시파 갈등 이외에도 아랍족과 쿠르드 족과의 갈등도 적지 않은 불안 요소인데요.

이라크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자랑합니다.

이 석유 수입 배분을 놓고도 중앙 정부와 쿠르드 자치 정부는 수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복잡한 종파와 민족 구성으로 이라크 내 갈등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질문> 이번엔 이웃나라 시리아로 가볼까요

시리아 내전이 어느덧 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중동 각국의 민주화 요구가 한창이던 2011년, 시리아에도 44년간의 독재를 끝내고 자유를 찾기 위한 평화시위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알 아사드 독재정권은 시위대에게 총을 겨눴고 사태가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7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영석 특파원, 지금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답변>

네,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해 온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리아 정부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녹취> 존 케리(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까지 시리아 정부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이후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미국 정부는 화학 무기 사용은 금지선을 넘는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은 다시 한번 명확히 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질문> 실제로 화학 무기가 사용됐다면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커지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시리아 사태가 큰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겠네요?

<답변>

네, 시리아는 세계 최대의 화학 무기 보유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화학 무기 금지 조약에도 가입해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과 영국,프랑스 등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 무기를 이미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자신들은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정부군이 사용했다며 유엔에 진상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을 방문해 사용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유엔 조사단의 입국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리아 정부가 서방 국가들의 반응을 떠보려고 소량의 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화학 무기 사용이 확인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지고 2년 넘게 끌어온 시리아 사태도 알 아사드 정권에 불리하게 급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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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4 이슈] 깊어가는 중동 분쟁
    • 입력 2013-05-02 07:12:01
    • 수정2013-05-02 09:39:24
    글로벌24
<앵커 멘트>

투데이 이슈 원, 오늘 찾아갈 곳은 '세계의 화약고' 중동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이라크, 인류 최초 문명인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하죠.

티크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유유히 가로지르는 유서 깊은 나라인데요

바로 이곳이, 내분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종전을 공식 선언한지 2년이 지났지만 미군이 철수하자마자 수니파와 시아파 간 이슬람 내부 종파 갈등이 불거지면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있는 겁니다.

주변 국가들 역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시리아 또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비화하면서 수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위기의 중동 소식,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영석 특파원!

<질문> 요즘 이라크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테러 소식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내 유혈 테러,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답변>

네, 요즘 이라크 발로 보도되는 뉴스 대부분이 테러 관련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특히 지난 1주일 사이엔 거의 매일 유혈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테러가 일어나는 것도 어느 한 지역,한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이라크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지난주부터 격화된 유혈 사태로 240명 넘게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정부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이어 시위대측 무장 세력이 정부군을 공격하고, 여기에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등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질문> 문제는 이번 유혈 사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그 배경에 뿌리깊은 종파 갈등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라크는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인데, 특히 60~65%가 시아파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소수인 수니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는데요

그렇게 오랜 시간 쌓여온 갈등은 결정적으로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면서 서로에 대한 유혈 공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수니파 부통령이 테러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후 연쇄 테러로 백여 명이 숨진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산발적인 무차별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달에는 종파 분쟁 때문에 23-24일 이틀 동안에만 무려 백 명이 숨지는 참혹한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는데요 당시 목격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테러 목격자

<질문> 상황이 정말 심각하군요

그런데 이런 종파 갈등이 중앙 정부로까지 확산되면서 정국 혼란도 깊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시아와 수니파간 연정으로 구성됐는데요,

최근 장관 2명이 사임한 데 이어 지금까지 모두 5명의 수니파 장관이 수니파 탄압에 반발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아파인 알 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니파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고요,

이에 앞서 수니파 수장이던 하셰미 전 부통령은 사형 선고 이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외국으로 망명한 상태입니다.

보다 못한 이라크 국회의장이 최근 내각 총사퇴와 조기 총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알 말리키 총리는 종파 분쟁에 대해 양측의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종파 갈등을 부추긴다며 알 자지라 등 10개 방송의 면허를 정지시키고, 최근 갈등의 원인을 내전 중인 이웃 나라 시리아로 돌려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녹취> 리 알 말리키(이라크 총리)

<질문> 이렇게 갈등이 격화하면서 종파 갈등이 내전으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문제는 이런 복잡한 이라크 내 종파 갈등을 알카에다 등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 악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 극단주의 무장 세력은 시아파 주민들에 대한 무차별 폭탄 테러 공격을 통해 내부 혼란을 부추기며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종파 갈등이 극에 달해 한 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처럼 종파 내전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니와 시파 갈등 이외에도 아랍족과 쿠르드 족과의 갈등도 적지 않은 불안 요소인데요.

이라크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자랑합니다.

이 석유 수입 배분을 놓고도 중앙 정부와 쿠르드 자치 정부는 수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복잡한 종파와 민족 구성으로 이라크 내 갈등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질문> 이번엔 이웃나라 시리아로 가볼까요

시리아 내전이 어느덧 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중동 각국의 민주화 요구가 한창이던 2011년, 시리아에도 44년간의 독재를 끝내고 자유를 찾기 위한 평화시위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알 아사드 독재정권은 시위대에게 총을 겨눴고 사태가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7만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영석 특파원, 지금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답변>

네,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해 온 미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리아 정부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녹취> 존 케리(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까지 시리아 정부의 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이후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미국 정부는 화학 무기 사용은 금지선을 넘는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은 다시 한번 명확히 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질문> 실제로 화학 무기가 사용됐다면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도 커지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시리아 사태가 큰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겠네요?

<답변>

네, 시리아는 세계 최대의 화학 무기 보유국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화학 무기 금지 조약에도 가입해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과 영국,프랑스 등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 무기를 이미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자신들은 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정부군이 사용했다며 유엔에 진상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을 방문해 사용 여부를 조사하겠다는 유엔 조사단의 입국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리아 정부가 서방 국가들의 반응을 떠보려고 소량의 화학 무기를 사용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화학 무기 사용이 확인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미국의 개입이 불가피해지고 2년 넘게 끌어온 시리아 사태도 알 아사드 정권에 불리하게 급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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