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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외로운 노인들을 노리는 검은 손
입력 2013.05.10 (08:34) 수정 2013.05.10 (09:19)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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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에 대해 보도해 드렸는데요.

다단계 기획부동산부터 휴대폰과 건강 식품까지 사기수법도 정말 다양합니다.

김기흥 기자~!

노인 관련 사기피해는 예전부터 있었던 일인데요.

계속해서 이런 사기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멘트>

이들이 사용하는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요.

우선 공짜 선물 공세를 하면서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뒤 입담 좋은 사람을 시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겁니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자식을 키워 나도 소용 없다.

어머님 아버님 몸은 어머님 아버님이 직접 챙겨야 한다며 자식 욕도 살짝 곁들이는 겁니다.

노인들은 이곳 저곳에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다 보면 어느새 물건이 가득한 쇼핑백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잇따르는 노인 사기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도로와 500미터여 떨어진 이곳.

사람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인터뷰> 최문섭(부동산 전문가) : "일단 써먹을 수 없는 땅이라는 거죠. 요즘은 이런 경우는 묏자리로 쓰기도 어려워요. 또는 차가 가야하는데 동네에서 길이 이것밖에 없으니 길을 막아버리면 묏자리도 마음대로 못쓰는 거예요"

그런데, 이 땅을 산 공시지가의 18배 부풀린 값에 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바로 기획부동산이 손을 쓴, 이른바 ‘작전지역’이었던 겁니다.

<녹취> 기획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진짜 이야기하는 거야,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거예요) 교통요건을 다 갖췄단 말이에요 영종도 국제 공항에서부터 국제도시가 (될 거예요) 그래서 화성시 개발 계획을 보면 여기를 중심축으로 전부다 계획을 그렇게 짜놨더라고(요)"

이곳이 서해안의 중심지가 될거라며 두, 세배 오르는 건 일도 아니라며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녹취> 기획부동산 관계자 (음성변조) : "여러분한테 아주 좋은 일이에요. 이제 샴페인 하나 터뜨려야지 "

지자체에서 이미 개발계획까지 짜놨다며 업체에서 제시한 이 땅의 가격은 3.3제곱미터 당 89만 원.

매매가로 치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최문섭(부동산 전문가) : "(공시지가가) 한 5만원 정도 되더라고요. 보통 (시세는) 공시지가에서 2배정도가 가격이에요. "

기획부동산의 말만 믿고 3억원을 들여 이곳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땅을 구입했다는 75살의 김 모 할머니.

놀랍게도 김모 할머니는 기획부동산 업체의 직원이었습니다.

기획 부동산은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그냥 책상 하나 주고 전화기 주니까. 이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여기(로) 일하러와. 땅 사는 친구 있으면 얘를 이제 어떻게 끌어다가, 아 진짜 저게 좋은 땅이니까 저렇게 또 샀겠지, 하고서 또 데리고 온 사람이 사는 거야."

기획 부동산 사기단은 김할머니처럼 부동산 지식이 없는 60~70대 노인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주부사원을 모집한다는 구인광고를 낸 뒤 남편이나 자식 없이 혼자 사는 고령의 여성들만을물색했습니다.

이력서에 있는 주소지를 토대로 등기부등본까지 떼어보며 대출받을 형편이 되는지 치밀하게 따져본 뒤 직원을 뽑았습니다.

<녹취> 백해룡(경감/광명경찰서 지능팀) : "부동산 경험이 있느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느냐, 질문을 던져서 전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새롭게 주부사원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이벤트.

어디서도 받지 못했을 법한 환대를 하며 한껏 흥을 돋워주기도 합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자식들이 다 나가 살고 이제 말벗이 (없으니까) 그런데 가는 게 좋은 거예요. 그날 만원을 일비라고 주고 점심값 차비도 주는걸(요)"

땅을 사지 않는다면 당장 대우가 달라졌습니다.

제 발로 나가게 하거나, 결국 다른 땅이라도 사게 만들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땅을) 살 때는 잘해줘요. 그런데 돈이 바닥이 났다,솔직히. 그러면 그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찬바람이 부는거예요. 끌어올 돈 있으면 끌어와서 사고... "

김할머니를 비롯해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까지 대출을 받아가며 땅을 샀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김모씨(피해자) : "낚싯바늘에 고기 물리듯 한번 물려노니까 이거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없는 돈에, 내가 내 돈은 10원도 없는데 오죽하면 집을 담보로 융자를 빼고 또 빌리고.."

<녹취> 백해룡(경감/광명경찰서 지능팀) : "전세를 빼서 월세로 들어가는 할머니들도 있고요. 전세를 빼가지고 고시원에 들어가있는 할머니도 있고요."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을 등친 이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김포의 한 행사장 창고.

경찰이 불시에 들이닥쳤습니다.

<녹취> (음성변조) : "(이거 박스에 들어있는 건 어떤 제품들이죠?) 건강기능식품하고요."

50~60대 이상의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최고급 홍삼등을 판매한다는 건강식품 판매 업체였습니다.

휴지, 세제와 같은 생필품으로 사람들을 유인한 뒤 건강식품들을 정력과 고혈압등에 좋다며 팔았는데요.

<녹취> 권영준(경사/김포경찰서 지능팀) : "(이 건강제품을) 공급한 업체가 제작한 홍보지가 아닙니다. 이걸 바꿔 끼워 놨어요. 이걸보면 식욕부진 정력증진 이런 효능이 있다는 식으로... "

20~30만원대의 홍삼 제품에 10만원대의 가스레인지를 끼워 150만원대에 팔아 폭리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은 자식보다 더 살갑게 구는 업자들에게 주머니를 쉽게 열었습니다.

<녹취> 권영준(경사/김포경찰서 지능팀) : "(판매업자들이) 내가 빚을 많이 졌으니까 어머니들이 도와줘야 된다는 감정에도 호소하고 일부는 더 재밌게 해서 아들보다 더 효자가 아니냐는 식으로 더 재밌게 해드립니다. 그래서 많은 판매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두달동간 이 업체에서 벌어들인 수입만 5억원.

피해자는 수백명으로 추정됩니다.

노인들은 왜 이렇게 쉽게 사기범죄의 표적이 되는 걸까요?

공짜선물을 받았다는 미안함과 건강에 관심이 많고 판단이 흐린 노인의 심리를 이용함과 동시에 반겨주는 이 없는 노인의 외로움을 사기범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한 건데요

<녹취> 염건령(소장/한국범죄학연구소) : "정에 굶주린 이런 부분을 공략하거나 그분들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내가 자식을 모시는 것 같이 모실수 있다, 이런 얘기들이 사기를 당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봅니다."

갈 곳 없는 외로운 노년만을 노리는 검은손.

더 이상 노인들이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노인들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외로운 노인들을 노리는 검은 손
    • 입력 2013-05-10 08:35:02
    • 수정2013-05-10 09:19:3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어제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에 대해 보도해 드렸는데요.

다단계 기획부동산부터 휴대폰과 건강 식품까지 사기수법도 정말 다양합니다.

김기흥 기자~!

노인 관련 사기피해는 예전부터 있었던 일인데요.

계속해서 이런 사기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멘트>

이들이 사용하는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요.

우선 공짜 선물 공세를 하면서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뒤 입담 좋은 사람을 시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겁니다.

여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자식을 키워 나도 소용 없다.

어머님 아버님 몸은 어머님 아버님이 직접 챙겨야 한다며 자식 욕도 살짝 곁들이는 겁니다.

노인들은 이곳 저곳에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다 보면 어느새 물건이 가득한 쇼핑백을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잇따르는 노인 사기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야산입니다.

도로와 500미터여 떨어진 이곳.

사람이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인터뷰> 최문섭(부동산 전문가) : "일단 써먹을 수 없는 땅이라는 거죠. 요즘은 이런 경우는 묏자리로 쓰기도 어려워요. 또는 차가 가야하는데 동네에서 길이 이것밖에 없으니 길을 막아버리면 묏자리도 마음대로 못쓰는 거예요"

그런데, 이 땅을 산 공시지가의 18배 부풀린 값에 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바로 기획부동산이 손을 쓴, 이른바 ‘작전지역’이었던 겁니다.

<녹취> 기획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진짜 이야기하는 거야,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될 거예요) 교통요건을 다 갖췄단 말이에요 영종도 국제 공항에서부터 국제도시가 (될 거예요) 그래서 화성시 개발 계획을 보면 여기를 중심축으로 전부다 계획을 그렇게 짜놨더라고(요)"

이곳이 서해안의 중심지가 될거라며 두, 세배 오르는 건 일도 아니라며 투자를 유도했습니다.

<녹취> 기획부동산 관계자 (음성변조) : "여러분한테 아주 좋은 일이에요. 이제 샴페인 하나 터뜨려야지 "

지자체에서 이미 개발계획까지 짜놨다며 업체에서 제시한 이 땅의 가격은 3.3제곱미터 당 89만 원.

매매가로 치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최문섭(부동산 전문가) : "(공시지가가) 한 5만원 정도 되더라고요. 보통 (시세는) 공시지가에서 2배정도가 가격이에요. "

기획부동산의 말만 믿고 3억원을 들여 이곳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땅을 구입했다는 75살의 김 모 할머니.

놀랍게도 김모 할머니는 기획부동산 업체의 직원이었습니다.

기획 부동산은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그냥 책상 하나 주고 전화기 주니까. 이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여기(로) 일하러와. 땅 사는 친구 있으면 얘를 이제 어떻게 끌어다가, 아 진짜 저게 좋은 땅이니까 저렇게 또 샀겠지, 하고서 또 데리고 온 사람이 사는 거야."

기획 부동산 사기단은 김할머니처럼 부동산 지식이 없는 60~70대 노인들을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주부사원을 모집한다는 구인광고를 낸 뒤 남편이나 자식 없이 혼자 사는 고령의 여성들만을물색했습니다.

이력서에 있는 주소지를 토대로 등기부등본까지 떼어보며 대출받을 형편이 되는지 치밀하게 따져본 뒤 직원을 뽑았습니다.

<녹취> 백해룡(경감/광명경찰서 지능팀) : "부동산 경험이 있느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느냐, 질문을 던져서 전혀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새롭게 주부사원이 들어오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이벤트.

어디서도 받지 못했을 법한 환대를 하며 한껏 흥을 돋워주기도 합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자식들이 다 나가 살고 이제 말벗이 (없으니까) 그런데 가는 게 좋은 거예요. 그날 만원을 일비라고 주고 점심값 차비도 주는걸(요)"

땅을 사지 않는다면 당장 대우가 달라졌습니다.

제 발로 나가게 하거나, 결국 다른 땅이라도 사게 만들었습니다.

<녹취> 김00(피해자/음성변조) : "(땅을) 살 때는 잘해줘요. 그런데 돈이 바닥이 났다,솔직히. 그러면 그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찬바람이 부는거예요. 끌어올 돈 있으면 끌어와서 사고... "

김할머니를 비롯해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수천만원에서 수억까지 대출을 받아가며 땅을 샀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김모씨(피해자) : "낚싯바늘에 고기 물리듯 한번 물려노니까 이거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없는 돈에, 내가 내 돈은 10원도 없는데 오죽하면 집을 담보로 융자를 빼고 또 빌리고.."

<녹취> 백해룡(경감/광명경찰서 지능팀) : "전세를 빼서 월세로 들어가는 할머니들도 있고요. 전세를 빼가지고 고시원에 들어가있는 할머니도 있고요."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을 등친 이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김포의 한 행사장 창고.

경찰이 불시에 들이닥쳤습니다.

<녹취> (음성변조) : "(이거 박스에 들어있는 건 어떤 제품들이죠?) 건강기능식품하고요."

50~60대 이상의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최고급 홍삼등을 판매한다는 건강식품 판매 업체였습니다.

휴지, 세제와 같은 생필품으로 사람들을 유인한 뒤 건강식품들을 정력과 고혈압등에 좋다며 팔았는데요.

<녹취> 권영준(경사/김포경찰서 지능팀) : "(이 건강제품을) 공급한 업체가 제작한 홍보지가 아닙니다. 이걸 바꿔 끼워 놨어요. 이걸보면 식욕부진 정력증진 이런 효능이 있다는 식으로... "

20~30만원대의 홍삼 제품에 10만원대의 가스레인지를 끼워 150만원대에 팔아 폭리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은 자식보다 더 살갑게 구는 업자들에게 주머니를 쉽게 열었습니다.

<녹취> 권영준(경사/김포경찰서 지능팀) : "(판매업자들이) 내가 빚을 많이 졌으니까 어머니들이 도와줘야 된다는 감정에도 호소하고 일부는 더 재밌게 해서 아들보다 더 효자가 아니냐는 식으로 더 재밌게 해드립니다. 그래서 많은 판매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두달동간 이 업체에서 벌어들인 수입만 5억원.

피해자는 수백명으로 추정됩니다.

노인들은 왜 이렇게 쉽게 사기범죄의 표적이 되는 걸까요?

공짜선물을 받았다는 미안함과 건강에 관심이 많고 판단이 흐린 노인의 심리를 이용함과 동시에 반겨주는 이 없는 노인의 외로움을 사기범들이 적극적으로 공략한 건데요

<녹취> 염건령(소장/한국범죄학연구소) : "정에 굶주린 이런 부분을 공략하거나 그분들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을 내가 자식을 모시는 것 같이 모실수 있다, 이런 얘기들이 사기를 당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봅니다."

갈 곳 없는 외로운 노년만을 노리는 검은손.

더 이상 노인들이 쉽게 현혹되지 않도록 노인들이 겪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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