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 CIA 요원 간첩 혐의 체포

<앵커 멘트>

미국 중앙정보국, 즉 CIA 소속 요원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이례적으로 체포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연규선 특파원의 보도ㅂ니다.

<리포트>

모자를 벗기자 금발의 긴 머리가 눈에 띕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미국 CIA 요원이라고 붙잡은 이 남자의 진짜 머리 색깔은 그러나 짧고 검은 갈색입니다.

체포 당시 소지품 가운데에는 가발도 여러개 발견됐습니다.

러시아 연방정보국은 어제, 러시아 주요 정보기관 직원들을 돈으로 매수해 포섭하려던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 포글 크리스토퍼를 현장에서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러시아 정보국 직원 : "정보 제공의 조건으로 10만 유로를 주겠다고 했다면서요? "

그러면서 거액의 유로화 현금과 포섭 대상에게 건넬 지령문 등을 증거품으로 제시했습니다.

러시아 정보국은 특히 체포된 크리스토퍼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위장해 활동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해명을 하기 위해 출두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러시아 정보국 직원 : "러시아어 할 줄 아세요? 통역이 필요한 가요?"

<녹취> 미 대사관 직원 : "러시아어 할 줄 합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크리스토퍼 체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맥폴 주 러시아 미국 대사를 오늘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연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