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살아남기
입력 2013.05.18 (10:44)
수정 2013.06.0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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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통계를 보니까 4백 50만 명! 전체 가구의 25%나 차지 한다네요.
가정의 달입니다만 '나 홀로 가정'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대가족은 많이 사라졌고, 핵가족도 아닌, 그야말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쉬 볼 수 있습니다.
바쁜 생활과 많은 이혼, 장수와 독신의 증가 때문인데 이제는 제대로 대비해야 할 땝니다.
여기서 특파원 현장보고가 다른 나라의 해법을 전해드립니다.
1인 가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보시죠! 이민우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비엔나에서 20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의 한 호텔.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끝자락이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의 아름다운 곳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아주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부부나 어린이, 가족은 절대 이 곳에서 묵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에 하나뿐인, '1인 가구'만을 위한 전용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투숙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객실과 식당 등 각종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백 20개 객실이 언제나 빈 방이 없을 정도, 그만큼 혼자 이 호텔을 찾는 손님이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베르네 퓌어마이어 (호텔 대표):"'1인 가구'를 위한 주택이나 생필품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싱글' 만을 위한 호텔을 운영할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비엔나.
이 곳에서 미술 중개업을 하며 8년째 홀로 사는 32살의 알렉스씨.
혼자 요리하고, 게임도 즐기며 휴일을 보냅니다. 가끔씩 남모를 외로움도 느끼긴 하지만, 시간과 소득을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데다 이혼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 아직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페드로티( 비엔나 미술 중개인):"무언가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게 혼자 사는 장점입니다."
독신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가족의 해체 등으로 비엔나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너무나도 당연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2년 전 45%였던 비엔나의 1인 가구 비율이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오스트리아 정부의 각종 복지 혜택도 일찌감치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부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경제 기반이 취약한 독신 노인들입니다.
홀로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정례화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네 마렉(오스트리아 前 가족부 장관): "홀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특히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을 위해 여러 영역에서 보호 정책이 필요합니다."
여든 다섯의 레오폴디네 할머니. 시립 양로원에서 11년 째 생활 중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천 5백 유로. 여든 넘은 노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지만 큰 걱정은 없습니다.
낼 만큼만 내고 부족한 돈은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로원이 비엔나에만 30여 곳, 입주를 원하는 독신 노인들은 언제든 입주가 가능합니다.
<인터뷰>레오폴디네 호프만(양로원 입주 독신 노인/85세):"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시장 갈 필요도 없고요. 만족스러워요."
기초 수급자 최저 생계비도 4인 가구 기준인 우리나라와 달리, 1인 가구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습니다.
직업 없는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794 유로로, 2인 가구의 1,192 유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30여 년 전 부터 1인 가구를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최저 생계비를 꾸준히 인상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낮은 범죄율도, 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또 있습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노이비르트( 비엔나 대학 가족연구소):"경제적 조건 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와 이웃과의 유대 관계도 1인 가구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비엔나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한 댄스 학원. 30여 명의 남녀가 어울려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춥니다. 댄스는 비엔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레저 활동. 10분마다 짝을 바꿔가며 다양한 종류의 춤을 배웁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정한 친구나 연인 같지만, 실은 모두 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입니다. 15년 전 처음 시작된 이 싱글 과정은 이제 예약하지 않으면 등록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스타넥(댄스 학원 원장):"수강생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춤을 배우며 새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합니다."
비엔나 시내의 잘그파브릭.
백 여 세대가 사는 서민 아파트로 대부분 1인 가구입니다. 옥상 정원과 수영장, 세탁실과 도서관 등 많은 아파트 시설을 함께 사용합니다. 카페에선 입주민끼리 삼삼오오 어울려 술 한 잔에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고, 또 한 켠 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 토론이 한창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파트 곳곳에서 어울리며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정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건축가로 활동하는 50살의 독신 여성 펠리치타스씨.
5백 제곱미터 넓이의 집 한 채에 7명의 독신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당번을 정해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아플 때는 서로 챙겨주기도 합니다. 핏줄이 전혀 섞이지 않은 이웃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것입니다.
<인터뷰>펠리치타스 코네츠니 ('자그파브릭' 입주민):"이웃들끼리 이름만 아는게 아니라, 대화하고, 초대하고, 걱정 근심을 같이 나누고 특별한 날에는 파티도 함께 합니다. 그것이 특별한 점이죠."
핵가족 시대를 지나 이미 오래전 1인 가구 시대가 열렸던 오스트리아.
꾸준한 복지 제도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장기 정책을 마련해 이를 슬기롭게 맞이했습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1인 가구를 포용하는 인식의 변화와 두터운 공동체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통계를 보니까 4백 50만 명! 전체 가구의 25%나 차지 한다네요.
가정의 달입니다만 '나 홀로 가정'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대가족은 많이 사라졌고, 핵가족도 아닌, 그야말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쉬 볼 수 있습니다.
바쁜 생활과 많은 이혼, 장수와 독신의 증가 때문인데 이제는 제대로 대비해야 할 땝니다.
여기서 특파원 현장보고가 다른 나라의 해법을 전해드립니다.
1인 가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보시죠! 이민우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비엔나에서 20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의 한 호텔.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끝자락이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의 아름다운 곳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아주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부부나 어린이, 가족은 절대 이 곳에서 묵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에 하나뿐인, '1인 가구'만을 위한 전용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투숙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객실과 식당 등 각종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백 20개 객실이 언제나 빈 방이 없을 정도, 그만큼 혼자 이 호텔을 찾는 손님이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베르네 퓌어마이어 (호텔 대표):"'1인 가구'를 위한 주택이나 생필품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싱글' 만을 위한 호텔을 운영할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비엔나.
이 곳에서 미술 중개업을 하며 8년째 홀로 사는 32살의 알렉스씨.
혼자 요리하고, 게임도 즐기며 휴일을 보냅니다. 가끔씩 남모를 외로움도 느끼긴 하지만, 시간과 소득을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데다 이혼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 아직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페드로티( 비엔나 미술 중개인):"무언가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게 혼자 사는 장점입니다."
독신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가족의 해체 등으로 비엔나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너무나도 당연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2년 전 45%였던 비엔나의 1인 가구 비율이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오스트리아 정부의 각종 복지 혜택도 일찌감치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부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경제 기반이 취약한 독신 노인들입니다.
홀로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정례화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네 마렉(오스트리아 前 가족부 장관): "홀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특히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을 위해 여러 영역에서 보호 정책이 필요합니다."
여든 다섯의 레오폴디네 할머니. 시립 양로원에서 11년 째 생활 중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천 5백 유로. 여든 넘은 노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지만 큰 걱정은 없습니다.
낼 만큼만 내고 부족한 돈은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로원이 비엔나에만 30여 곳, 입주를 원하는 독신 노인들은 언제든 입주가 가능합니다.
<인터뷰>레오폴디네 호프만(양로원 입주 독신 노인/85세):"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시장 갈 필요도 없고요. 만족스러워요."
기초 수급자 최저 생계비도 4인 가구 기준인 우리나라와 달리, 1인 가구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습니다.
직업 없는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794 유로로, 2인 가구의 1,192 유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30여 년 전 부터 1인 가구를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최저 생계비를 꾸준히 인상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낮은 범죄율도, 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또 있습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노이비르트( 비엔나 대학 가족연구소):"경제적 조건 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와 이웃과의 유대 관계도 1인 가구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비엔나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한 댄스 학원. 30여 명의 남녀가 어울려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춥니다. 댄스는 비엔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레저 활동. 10분마다 짝을 바꿔가며 다양한 종류의 춤을 배웁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정한 친구나 연인 같지만, 실은 모두 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입니다. 15년 전 처음 시작된 이 싱글 과정은 이제 예약하지 않으면 등록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스타넥(댄스 학원 원장):"수강생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춤을 배우며 새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합니다."
비엔나 시내의 잘그파브릭.
백 여 세대가 사는 서민 아파트로 대부분 1인 가구입니다. 옥상 정원과 수영장, 세탁실과 도서관 등 많은 아파트 시설을 함께 사용합니다. 카페에선 입주민끼리 삼삼오오 어울려 술 한 잔에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고, 또 한 켠 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 토론이 한창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파트 곳곳에서 어울리며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정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건축가로 활동하는 50살의 독신 여성 펠리치타스씨.
5백 제곱미터 넓이의 집 한 채에 7명의 독신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당번을 정해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아플 때는 서로 챙겨주기도 합니다. 핏줄이 전혀 섞이지 않은 이웃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것입니다.
<인터뷰>펠리치타스 코네츠니 ('자그파브릭' 입주민):"이웃들끼리 이름만 아는게 아니라, 대화하고, 초대하고, 걱정 근심을 같이 나누고 특별한 날에는 파티도 함께 합니다. 그것이 특별한 점이죠."
핵가족 시대를 지나 이미 오래전 1인 가구 시대가 열렸던 오스트리아.
꾸준한 복지 제도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장기 정책을 마련해 이를 슬기롭게 맞이했습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1인 가구를 포용하는 인식의 변화와 두터운 공동체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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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5-18 11:21:50
- 수정2013-06-03 23:08:31
<앵커멘트>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통계를 보니까 4백 50만 명! 전체 가구의 25%나 차지 한다네요.
가정의 달입니다만 '나 홀로 가정'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대가족은 많이 사라졌고, 핵가족도 아닌, 그야말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쉬 볼 수 있습니다.
바쁜 생활과 많은 이혼, 장수와 독신의 증가 때문인데 이제는 제대로 대비해야 할 땝니다.
여기서 특파원 현장보고가 다른 나라의 해법을 전해드립니다.
1인 가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보시죠! 이민우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비엔나에서 20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의 한 호텔.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끝자락이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의 아름다운 곳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아주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부부나 어린이, 가족은 절대 이 곳에서 묵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에 하나뿐인, '1인 가구'만을 위한 전용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투숙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객실과 식당 등 각종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백 20개 객실이 언제나 빈 방이 없을 정도, 그만큼 혼자 이 호텔을 찾는 손님이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베르네 퓌어마이어 (호텔 대표):"'1인 가구'를 위한 주택이나 생필품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싱글' 만을 위한 호텔을 운영할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비엔나.
이 곳에서 미술 중개업을 하며 8년째 홀로 사는 32살의 알렉스씨.
혼자 요리하고, 게임도 즐기며 휴일을 보냅니다. 가끔씩 남모를 외로움도 느끼긴 하지만, 시간과 소득을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데다 이혼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 아직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페드로티( 비엔나 미술 중개인):"무언가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게 혼자 사는 장점입니다."
독신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가족의 해체 등으로 비엔나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너무나도 당연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2년 전 45%였던 비엔나의 1인 가구 비율이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오스트리아 정부의 각종 복지 혜택도 일찌감치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부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경제 기반이 취약한 독신 노인들입니다.
홀로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정례화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네 마렉(오스트리아 前 가족부 장관): "홀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특히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을 위해 여러 영역에서 보호 정책이 필요합니다."
여든 다섯의 레오폴디네 할머니. 시립 양로원에서 11년 째 생활 중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천 5백 유로. 여든 넘은 노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지만 큰 걱정은 없습니다.
낼 만큼만 내고 부족한 돈은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로원이 비엔나에만 30여 곳, 입주를 원하는 독신 노인들은 언제든 입주가 가능합니다.
<인터뷰>레오폴디네 호프만(양로원 입주 독신 노인/85세):"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시장 갈 필요도 없고요. 만족스러워요."
기초 수급자 최저 생계비도 4인 가구 기준인 우리나라와 달리, 1인 가구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습니다.
직업 없는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794 유로로, 2인 가구의 1,192 유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30여 년 전 부터 1인 가구를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최저 생계비를 꾸준히 인상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낮은 범죄율도, 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또 있습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노이비르트( 비엔나 대학 가족연구소):"경제적 조건 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와 이웃과의 유대 관계도 1인 가구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비엔나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한 댄스 학원. 30여 명의 남녀가 어울려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춥니다. 댄스는 비엔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레저 활동. 10분마다 짝을 바꿔가며 다양한 종류의 춤을 배웁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정한 친구나 연인 같지만, 실은 모두 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입니다. 15년 전 처음 시작된 이 싱글 과정은 이제 예약하지 않으면 등록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스타넥(댄스 학원 원장):"수강생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춤을 배우며 새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합니다."
비엔나 시내의 잘그파브릭.
백 여 세대가 사는 서민 아파트로 대부분 1인 가구입니다. 옥상 정원과 수영장, 세탁실과 도서관 등 많은 아파트 시설을 함께 사용합니다. 카페에선 입주민끼리 삼삼오오 어울려 술 한 잔에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고, 또 한 켠 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 토론이 한창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파트 곳곳에서 어울리며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정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건축가로 활동하는 50살의 독신 여성 펠리치타스씨.
5백 제곱미터 넓이의 집 한 채에 7명의 독신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당번을 정해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아플 때는 서로 챙겨주기도 합니다. 핏줄이 전혀 섞이지 않은 이웃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것입니다.
<인터뷰>펠리치타스 코네츠니 ('자그파브릭' 입주민):"이웃들끼리 이름만 아는게 아니라, 대화하고, 초대하고, 걱정 근심을 같이 나누고 특별한 날에는 파티도 함께 합니다. 그것이 특별한 점이죠."
핵가족 시대를 지나 이미 오래전 1인 가구 시대가 열렸던 오스트리아.
꾸준한 복지 제도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장기 정책을 마련해 이를 슬기롭게 맞이했습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1인 가구를 포용하는 인식의 변화와 두터운 공동체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통계를 보니까 4백 50만 명! 전체 가구의 25%나 차지 한다네요.
가정의 달입니다만 '나 홀로 가정'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대가족은 많이 사라졌고, 핵가족도 아닌, 그야말로 혼자 사는 사람들을 쉬 볼 수 있습니다.
바쁜 생활과 많은 이혼, 장수와 독신의 증가 때문인데 이제는 제대로 대비해야 할 땝니다.
여기서 특파원 현장보고가 다른 나라의 해법을 전해드립니다.
1인 가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를 보시죠! 이민우 순회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비엔나에서 20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오스트리아 국경의 한 호텔.
저 멀리 눈 덮인 알프스 끝자락이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의 아름다운 곳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이 호텔은 아주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부부나 어린이, 가족은 절대 이 곳에서 묵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에 하나뿐인, '1인 가구'만을 위한 전용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홀로 투숙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도록 객실과 식당 등 각종 시설이 마련됐습니다.
백 20개 객실이 언제나 빈 방이 없을 정도, 그만큼 혼자 이 호텔을 찾는 손님이 많다는 얘깁니다.
<인터뷰>베르네 퓌어마이어 (호텔 대표):"'1인 가구'를 위한 주택이나 생필품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싱글' 만을 위한 호텔을 운영할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비엔나.
이 곳에서 미술 중개업을 하며 8년째 홀로 사는 32살의 알렉스씨.
혼자 요리하고, 게임도 즐기며 휴일을 보냅니다. 가끔씩 남모를 외로움도 느끼긴 하지만, 시간과 소득을 온전히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데다 이혼에 대한 두려움까지 겹쳐 아직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알렉스 페드로티( 비엔나 미술 중개인):"무언가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게 혼자 사는 장점입니다."
독신의 증가와 고령화, 그리고 가족의 해체 등으로 비엔나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너무나도 당연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12년 전 45%였던 비엔나의 1인 가구 비율이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인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오스트리아 정부의 각종 복지 혜택도 일찌감치 1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부가 특히 더 관심을 기울인 대상은 경제 기반이 취약한 독신 노인들입니다.
홀로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정례화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크리스티네 마렉(오스트리아 前 가족부 장관): "홀로 사는 사람들을 위해, 특히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을 위해 여러 영역에서 보호 정책이 필요합니다."
여든 다섯의 레오폴디네 할머니. 시립 양로원에서 11년 째 생활 중입니다. 한 달 생활비는 천 5백 유로. 여든 넘은 노인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일 수 있지만 큰 걱정은 없습니다.
낼 만큼만 내고 부족한 돈은 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양로원이 비엔나에만 30여 곳, 입주를 원하는 독신 노인들은 언제든 입주가 가능합니다.
<인터뷰>레오폴디네 호프만(양로원 입주 독신 노인/85세):"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시장 갈 필요도 없고요. 만족스러워요."
기초 수급자 최저 생계비도 4인 가구 기준인 우리나라와 달리, 1인 가구라고 해서 차별받지 않습니다.
직업 없는 1인 가구의 최저생계비는 794 유로로, 2인 가구의 1,192 유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30여 년 전 부터 1인 가구를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최저 생계비를 꾸준히 인상해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힐 정도로 낮은 범죄율도, 홀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물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또 있습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노이비르트( 비엔나 대학 가족연구소):"경제적 조건 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와 이웃과의 유대 관계도 1인 가구가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비엔나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은 한 댄스 학원. 30여 명의 남녀가 어울려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춥니다. 댄스는 비엔나에서 가장 대중적인 레저 활동. 10분마다 짝을 바꿔가며 다양한 종류의 춤을 배웁니다. 겉으로 보기엔 다정한 친구나 연인 같지만, 실은 모두 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외로움을 달래는 것입니다. 15년 전 처음 시작된 이 싱글 과정은 이제 예약하지 않으면 등록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스타넥(댄스 학원 원장):"수강생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춤을 배우며 새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맺고 싶어합니다."
비엔나 시내의 잘그파브릭.
백 여 세대가 사는 서민 아파트로 대부분 1인 가구입니다. 옥상 정원과 수영장, 세탁실과 도서관 등 많은 아파트 시설을 함께 사용합니다. 카페에선 입주민끼리 삼삼오오 어울려 술 한 잔에 친목을 도모하기도 하고, 또 한 켠 에선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독서 토론이 한창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파트 곳곳에서 어울리며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정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건축가로 활동하는 50살의 독신 여성 펠리치타스씨.
5백 제곱미터 넓이의 집 한 채에 7명의 독신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당번을 정해 저녁 식사도 함께 하고, 아플 때는 서로 챙겨주기도 합니다. 핏줄이 전혀 섞이지 않은 이웃들이 모여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 것입니다.
<인터뷰>펠리치타스 코네츠니 ('자그파브릭' 입주민):"이웃들끼리 이름만 아는게 아니라, 대화하고, 초대하고, 걱정 근심을 같이 나누고 특별한 날에는 파티도 함께 합니다. 그것이 특별한 점이죠."
핵가족 시대를 지나 이미 오래전 1인 가구 시대가 열렸던 오스트리아.
꾸준한 복지 제도 확충 등 국가 차원의 장기 정책을 마련해 이를 슬기롭게 맞이했습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1인 가구를 포용하는 인식의 변화와 두터운 공동체 의식이 깔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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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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