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한 풀어요” 만학 열기 가득

입력 2013.06.03 (06:36) 수정 2013.06.0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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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움에 부끄러움이 어디 있고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요.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노인들을 위해 배움의 장이 마련됐는데, 그 열기가 너무나도 뜨겁습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토록 가고 싶었던 60여 년 만의 등굣길.

전쟁 통에, 가정 형편 탓에 포기해야 했지만 이제라도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걸음걸이마다 설렘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윤명숙(예산군 신양면/74살) : "딸이다 보니까 더 못 배웠고, 지금 너무 흥분되고 너무 기쁘고 좋아요."

손자뻘도 안 되는 같은 반 친구를 처음 만난 자리, 어색함도 잠시입니다.

<녹취> 김백심(예산군 신양면/72살) :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우황청심환도 먹고... (웃음)"

수업시간이 되자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한'이라도 풀 듯 학구열을 불태웁니다.

어린 학생들도 이런 할머니들의 모습에 느끼는 게 참 많은 모양입니다.

<인터뷰> 이주희(예산 신양초등학교 2학년) : "할머니들이 공부하는 걸 보니까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문자 해독 능력을 키우는 '문해 교실'에 등록한 노인은 예산에서만 430여 명.

수업은 주로 경로당 등에서 하고 이렇게 학교에서 체험학습도 하는데, 99%가 할머니입니다.

<인터뷰> 주호미(계장) : "할아버지들은 자존심이 세서 그런지 참여가 적어요. 저희들이 할아버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쁨에 뒤늦게 눈을 뜬 어르신들.

까막눈의 한을 풀고 손자손녀에게 동화책 읽어줄 날을 기다리며 연필을 고쳐 쥐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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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막눈 한 풀어요” 만학 열기 가득
    • 입력 2013-06-03 06:38:41
    • 수정2013-06-03 07: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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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움에 부끄러움이 어디 있고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요.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노인들을 위해 배움의 장이 마련됐는데, 그 열기가 너무나도 뜨겁습니다.

송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그토록 가고 싶었던 60여 년 만의 등굣길.

전쟁 통에, 가정 형편 탓에 포기해야 했지만 이제라도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걸음걸이마다 설렘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윤명숙(예산군 신양면/74살) : "딸이다 보니까 더 못 배웠고, 지금 너무 흥분되고 너무 기쁘고 좋아요."

손자뻘도 안 되는 같은 반 친구를 처음 만난 자리, 어색함도 잠시입니다.

<녹취> 김백심(예산군 신양면/72살) :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우황청심환도 먹고... (웃음)"

수업시간이 되자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야 했던 '한'이라도 풀 듯 학구열을 불태웁니다.

어린 학생들도 이런 할머니들의 모습에 느끼는 게 참 많은 모양입니다.

<인터뷰> 이주희(예산 신양초등학교 2학년) : "할머니들이 공부하는 걸 보니까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문자 해독 능력을 키우는 '문해 교실'에 등록한 노인은 예산에서만 430여 명.

수업은 주로 경로당 등에서 하고 이렇게 학교에서 체험학습도 하는데, 99%가 할머니입니다.

<인터뷰> 주호미(계장) : "할아버지들은 자존심이 세서 그런지 참여가 적어요. 저희들이 할아버지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쁨에 뒤늦게 눈을 뜬 어르신들.

까막눈의 한을 풀고 손자손녀에게 동화책 읽어줄 날을 기다리며 연필을 고쳐 쥐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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