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사] 한강에 출현한 정체불명‘끈벌레’

입력 2013.06.09 (17:23) 수정 2013.06.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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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강에 변종된 괴생물체가 나타나 생태계를 위협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목 이 기사, 이번 주에는 한강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유해생물 실체를 보도한 중부일보의 기사를 살펴봅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중부일보는 이른바 ‘끈벌레’라 불리는 유형동물이 한강 하류에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음을 최초 확인 했다고 보도했다.

<녹취> 안윤지(중부일보 기자) :“이른 아침 한강 행주대교 부근. 새끼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그물을 들어 올리자, 하얀 실뱀장어 대신 지렁이처럼 보이는 시뻘건 벌레가 가득합니다.”

어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3~4년 전부터 조금씩 보이던 끈벌레가 최근 급격히 늘어났고, 그에 따라 어획량이 많게는 10분의 1수준까지 줄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인근 어민 : “그물 안에 같이 실장어랑 엉키니까 진액이 묻는 거야...진액이 묻으면 그냥 죽어버려. 어민들은 엄청 속상하죠.”

끈벌레는 신경계 독소를 품고 있어 다 자란 뱀장어마저 공격할 정도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 취재 결과 임진강 상류까지 끈벌레가 대량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유형동물의 일종이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유입 경로와 증식 원인 등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질문> 대책을 세우자면 유입 경로와 증식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기사를 취재한 중부일보 김만구 기자와 상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김만구 기자, 기사를 보면 이미 3~4년 전부터 이 생물체가 올라왔다는 어민들의 증언이 있어요.

첫 제보는 이 어민들로부터 받은 겁니까?

<답변> 아니오. 팔당댐의 생태 환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치 않게 한강 하류에서 정체불명의 붉은 갯지렁이가 대량으로 잡히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영화 연가시가 떠올랐고, 직업적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곧바로 고양어촌계장에게 물어봤더니 사태가 심각했습니다.

끈벌레가 너무나 급증하면서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하더군요. 본인들이 어업을 나가면 한번에 200마리 이상 실뱀장어를 잡았는데 지금은 20마리 정도도 잡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양시도 깜짝 놀라서 국립해양수산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과학원조차 이 끈벌레가 무엇인지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민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과거에는 한두 마리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질문> 그물에 실뱀장어와 같이 엉켜 올라왔을 때 독소를 내뿜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물속에서도 물고기에 해를 입히는지, 혹시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까?

<답변> 예, 전문가들 의견은 공통적이었습니다.

조선대 윤성명 교수는 끈벌레가 일명 '주둥이벌레'로 불린다고 했습니다. 주로 해저에서 입을 내밀고 지나가는 플랑크톤 등을 잡아먹는다고 했습니다.

전남대 신현출 교수 역시 끈벌레가 입에서 촉수 같은 것을 뻗어 자기보다 작은 크기의 저서생물이나 치어 등을 잡아먹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경계 독소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하대 홍재상 교수는 이 끈벌레는 분명히 신경계 독소를 가지고 있고, 몸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어민들 말과도 일치하는데요. 맨손으로 잡으면 마비증상이 있고, 심지어는 성어까지도 독사시킨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있는 거죠.

<질문> 강물의 오염 때문에 끈벌레가 급증했을 수도 있지만, 기사의 외국사례에서도 언급됐듯이 오히려 수질이 개선되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답변> 국립수산과학원은 미국 뉴욕만 하단에 위치한 라리탄만 사례를 들어 한강 환경오염이 개선돼 끈벌레가 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1900년대 초 라리탄만에는 끈벌레가 종류가 다양하게 서식하다가 공업화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줄어들었고, 또다시 환경이 개선되면서 늘어나는 현상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는데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환경이 안정된 상태에서 정체불명의 생물체가 급증하는 건 어렵다는 얘깁니다.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면서 기존의 생물들이 줄었고, 먹이 사슬이 교란되면서 이런 괴생물체가 많이 나타난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죠.

학계에서는 크게 외래종의 유입과 기존 끈벌레의 진화했거나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 이 기사가 나간 후 혹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생물체가 서식하고 있다는 그런 제보는 없었습니까?

<답변> 한강에 이어 임진강 중·상류 지역인 민통선 내에서도 끈벌레가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서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네,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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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6-09 20: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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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변종된 괴생물체가 나타나 생태계를 위협한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목 이 기사, 이번 주에는 한강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유해생물 실체를 보도한 중부일보의 기사를 살펴봅니다.

먼저 기사 내용을 정리합니다.

<리포트>

중부일보는 이른바 ‘끈벌레’라 불리는 유형동물이 한강 하류에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음을 최초 확인 했다고 보도했다.

<녹취> 안윤지(중부일보 기자) :“이른 아침 한강 행주대교 부근. 새끼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그물을 들어 올리자, 하얀 실뱀장어 대신 지렁이처럼 보이는 시뻘건 벌레가 가득합니다.”

어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3~4년 전부터 조금씩 보이던 끈벌레가 최근 급격히 늘어났고, 그에 따라 어획량이 많게는 10분의 1수준까지 줄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인근 어민 : “그물 안에 같이 실장어랑 엉키니까 진액이 묻는 거야...진액이 묻으면 그냥 죽어버려. 어민들은 엄청 속상하죠.”

끈벌레는 신경계 독소를 품고 있어 다 자란 뱀장어마저 공격할 정도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가 취재 결과 임진강 상류까지 끈벌레가 대량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유형동물의 일종이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유입 경로와 증식 원인 등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질문> 대책을 세우자면 유입 경로와 증식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기사를 취재한 중부일보 김만구 기자와 상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김만구 기자, 기사를 보면 이미 3~4년 전부터 이 생물체가 올라왔다는 어민들의 증언이 있어요.

첫 제보는 이 어민들로부터 받은 겁니까?

<답변> 아니오. 팔당댐의 생태 환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치 않게 한강 하류에서 정체불명의 붉은 갯지렁이가 대량으로 잡히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영화 연가시가 떠올랐고, 직업적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곧바로 고양어촌계장에게 물어봤더니 사태가 심각했습니다.

끈벌레가 너무나 급증하면서 어획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고 하더군요. 본인들이 어업을 나가면 한번에 200마리 이상 실뱀장어를 잡았는데 지금은 20마리 정도도 잡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양시도 깜짝 놀라서 국립해양수산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과학원조차 이 끈벌레가 무엇인지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어민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과거에는 한두 마리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질문> 그물에 실뱀장어와 같이 엉켜 올라왔을 때 독소를 내뿜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물속에서도 물고기에 해를 입히는지, 혹시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까?

<답변> 예, 전문가들 의견은 공통적이었습니다.

조선대 윤성명 교수는 끈벌레가 일명 '주둥이벌레'로 불린다고 했습니다. 주로 해저에서 입을 내밀고 지나가는 플랑크톤 등을 잡아먹는다고 했습니다.

전남대 신현출 교수 역시 끈벌레가 입에서 촉수 같은 것을 뻗어 자기보다 작은 크기의 저서생물이나 치어 등을 잡아먹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신경계 독소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하대 홍재상 교수는 이 끈벌레는 분명히 신경계 독소를 가지고 있고, 몸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는 어민들 말과도 일치하는데요. 맨손으로 잡으면 마비증상이 있고, 심지어는 성어까지도 독사시킨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있는 거죠.

<질문> 강물의 오염 때문에 끈벌레가 급증했을 수도 있지만, 기사의 외국사례에서도 언급됐듯이 오히려 수질이 개선되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답변> 국립수산과학원은 미국 뉴욕만 하단에 위치한 라리탄만 사례를 들어 한강 환경오염이 개선돼 끈벌레가 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1900년대 초 라리탄만에는 끈벌레가 종류가 다양하게 서식하다가 공업화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줄어들었고, 또다시 환경이 개선되면서 늘어나는 현상이 있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는데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환경이 안정된 상태에서 정체불명의 생물체가 급증하는 건 어렵다는 얘깁니다.

오히려 환경이 파괴되면서 기존의 생물들이 줄었고, 먹이 사슬이 교란되면서 이런 괴생물체가 많이 나타난다고 판단하고 있는 거죠.

학계에서는 크게 외래종의 유입과 기존 끈벌레의 진화했거나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 이 기사가 나간 후 혹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생물체가 서식하고 있다는 그런 제보는 없었습니까?

<답변> 한강에 이어 임진강 중·상류 지역인 민통선 내에서도 끈벌레가 발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서식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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