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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보석 사기’ 전직 판사 부인, 1년째 잠적
입력 2013.06.21 (08:36) 수정 2013.06.21 (09:19)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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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직 부장판사의 부인이 30억 원대 보석 사기 혐의로 구속됐는데요.

수술을 해야 한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풀려난 뒤에는 아예 사라져 버렸습니다.

피고인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1년 넘게 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나와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 보면서 여대생을 청부살인하고 형집행정지 기간 동안 호화병실에서 생활했던 재벌회장 부인이 떠오르더라고요.

<기자 멘트>

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저는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도 떠오르는데요.

환자복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드나들던 정태수 회장은 징역 15년이 확정돼 수감됐지만 2002년 대장암 진담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정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잠적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돈과 권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합법적 탈옥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현행 집행정지 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장 모 씨는 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보석상 유 모 씨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전당포에 맡겨져 있는 보석들은 몇 개월이 지나 못 찾으면 그냥 어디로 넘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보석을 사서 도매업자들한테 판다 그렇게 설명을 해요. 그리고 전화 와서 보석이 정말 좋은 게 나왔으니 이것을 사서 이익을 남기자고 ….”

보석을 파는 쪽과 사는 쪽 등 모든 유통 경로는 꿰고 있다며 보석 보증서와 보험증서까지 보여주며 장 씨를 안심시킨 유 씨.

장 씨는 결국 유 씨에게 7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고 합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1캐럿만 하더라도 좋은 것은 천만 원 2천만 원 하잖아요. 우리는 다이아몬드에 대해서 모르니까 10캐럿은 7~8억 원도 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죠, 보증서가 있으니까.”

장 씨가 유 씨를 철썩 같이 믿고 거래한 이유는 이런 보증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막 판사직 그만두시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고 해서 서초구에 돈을 다 쓸어 담고 있다고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하면서….”

자신의 남편이 수석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는 유 씨.

하지만 유 씨는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고 급기야 소식을 끊었습니다.

이 전직 판사 부인에게 당한 사람은 또 있었습니다. 배 모 씨 역시 4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배00(피해자) : “집도 어마어마하게 해 놓고 살고 가정부도 두세 명씩 두고 사니까 집으로 초대해서 가서 보면 이 여자가 겉으로 보이는 건 사기꾼도 아니고 거짓말 한다고 생각도 안하는 거예요. ”

보석중계업자에게서 10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등 고가의 보석을 구입하고도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가짜 변액보험증서를 보여준 뒤 곧 현금이 생긴다고 속여 주식 수십만 주를 넘겨받는 등 30억 원대 사기극을 펼친 유 씨.

결국 보석과 관련된 사기사건 5건에 연루돼 2011년 구속 기소됐지만 유 씨의 수감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산부인과 자궁수술을 해야 한다던지 하혈을 한다고 해서 아마 그걸(구속집행정지)를 받았나 봐요.”

지난해 5월 수술을 이유로 집행 정지 허가를 받아 풀려난 건데요.

구속 이전부터 갖가지 이유로 재판 기일을 연기해 왔던 유 씨는 이 때부터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사흘 전 열렸던 재판 역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고인 없는 재판이 1년째 열리고 있는 겁니다.

<녹취> 배00(피해자) : “판사가 변호사한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연락이 되냐 아니면 만날 수 있냐 물었어요. 그러니까 못 만난다고 연락도 안 된다 그러더라고요.”

풀려난 유 씨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사건기록에 기재된 유 씨의 변호인 측을 찾아가 봤는데요.

<녹취> 피의자 변호인 측 관계자(음성변조) : “의뢰인과 관련해서 그런 얘기를 저희가 해 드릴 수가 없다고요.”

전직 부장판사 출신인 유 씨의 남편에게서도 아내의 행방에 대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남편 소속 로펌 관계자 : “개인적인 일은 사무실로 연락 주셔야 하고 곤란해요.”

검찰 역시 유 씨를 지명 수배 했지만 아직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박00(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그 남편한테 나한테 편지 좀 하라고 그래라, 어떻게 할 건지. 그러면 편지가 오곤 했거든요. 강원도에서 경포대 소인 찍힌 게 두 번 오고 그랬어요.”

한 마디로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 :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성의가 없는 의지가 없는 거죠. 집행정지 받고 나와서도 애들하고 수영장 가고 피서 갔다는 거예요, 피서를 작년에. ”

유 씨처럼 구속집행이 정지되거나 형 집행이 정지돼 풀려난 사람은 지난해에만 각각 290여 명에 이르고 있는데요.

형 집행 정지를 받았던 한 살인범은 20년 넘게 식물인간 행세를 해오다 의사 출신의 검사에게 덜미를 잡혀 지난해 재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집행정지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부유층과 권력층이 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광삼 변호사 : “검찰이나 법원이 상당히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보면 특히 돈이 있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 형집행정지나 구속집행정지 받는 경우에 ‘아 이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이 허위진단서로 형집행정지를 여러 차례 연장해온 재벌회장의 부인 윤 모 씨 사건이었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해당 의사를 해임하라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청부살인자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해임하라!”

여대생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윤 씨는 수년간 형 집행정지를 연장하고 하루 200만원이 넘는 병실에서 호화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나영주(집회 참여 시민) : “돈과 권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그 죄 값을 받지 않고 피해갈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어이없거든요.”

윤 씨는 형 집행정지 기간을 무려 5차례나 연장했지만 이를 심사하는 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검찰관계자(음성변조) : “검사는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까 가서 상태만, 의사의 소견을 참작해서 그런 정도의 증상을 보이고 있는지만 판단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보이는 걸로 보고를 하는 거죠. ” '

합법적 탈옥'이라는 그리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회자되지 않도록 투명한 심사기준 적용과 엄격한 사후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보석 사기’ 전직 판사 부인, 1년째 잠적
    • 입력 2013-06-21 08:37:42
    • 수정2013-06-21 09:19:2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전직 부장판사의 부인이 30억 원대 보석 사기 혐의로 구속됐는데요.

수술을 해야 한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풀려난 뒤에는 아예 사라져 버렸습니다.

피고인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1년 넘게 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나와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 보면서 여대생을 청부살인하고 형집행정지 기간 동안 호화병실에서 생활했던 재벌회장 부인이 떠오르더라고요.

<기자 멘트>

좀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저는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도 떠오르는데요.

환자복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드나들던 정태수 회장은 징역 15년이 확정돼 수감됐지만 2002년 대장암 진담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습니다.

이후 정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잠적했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돈과 권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합법적 탈옥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현행 집행정지 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장 모 씨는 한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보석상 유 모 씨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전당포에 맡겨져 있는 보석들은 몇 개월이 지나 못 찾으면 그냥 어디로 넘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보석을 사서 도매업자들한테 판다 그렇게 설명을 해요. 그리고 전화 와서 보석이 정말 좋은 게 나왔으니 이것을 사서 이익을 남기자고 ….”

보석을 파는 쪽과 사는 쪽 등 모든 유통 경로는 꿰고 있다며 보석 보증서와 보험증서까지 보여주며 장 씨를 안심시킨 유 씨.

장 씨는 결국 유 씨에게 7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고 합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1캐럿만 하더라도 좋은 것은 천만 원 2천만 원 하잖아요. 우리는 다이아몬드에 대해서 모르니까 10캐럿은 7~8억 원도 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을 하죠, 보증서가 있으니까.”

장 씨가 유 씨를 철썩 같이 믿고 거래한 이유는 이런 보증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막 판사직 그만두시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고 해서 서초구에 돈을 다 쓸어 담고 있다고 그런 식으로 접근을 하면서….”

자신의 남편이 수석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는 유 씨.

하지만 유 씨는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았고 급기야 소식을 끊었습니다.

이 전직 판사 부인에게 당한 사람은 또 있었습니다. 배 모 씨 역시 4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배00(피해자) : “집도 어마어마하게 해 놓고 살고 가정부도 두세 명씩 두고 사니까 집으로 초대해서 가서 보면 이 여자가 겉으로 보이는 건 사기꾼도 아니고 거짓말 한다고 생각도 안하는 거예요. ”

보석중계업자에게서 10캐럿 다이아몬드 반지 등 고가의 보석을 구입하고도 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가짜 변액보험증서를 보여준 뒤 곧 현금이 생긴다고 속여 주식 수십만 주를 넘겨받는 등 30억 원대 사기극을 펼친 유 씨.

결국 보석과 관련된 사기사건 5건에 연루돼 2011년 구속 기소됐지만 유 씨의 수감생활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음성변조) : “산부인과 자궁수술을 해야 한다던지 하혈을 한다고 해서 아마 그걸(구속집행정지)를 받았나 봐요.”

지난해 5월 수술을 이유로 집행 정지 허가를 받아 풀려난 건데요.

구속 이전부터 갖가지 이유로 재판 기일을 연기해 왔던 유 씨는 이 때부터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사흘 전 열렸던 재판 역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고인 없는 재판이 1년째 열리고 있는 겁니다.

<녹취> 배00(피해자) : “판사가 변호사한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연락이 되냐 아니면 만날 수 있냐 물었어요. 그러니까 못 만난다고 연락도 안 된다 그러더라고요.”

풀려난 유 씨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요?

사건기록에 기재된 유 씨의 변호인 측을 찾아가 봤는데요.

<녹취> 피의자 변호인 측 관계자(음성변조) : “의뢰인과 관련해서 그런 얘기를 저희가 해 드릴 수가 없다고요.”

전직 부장판사 출신인 유 씨의 남편에게서도 아내의 행방에 대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녹취> 피의자의 남편 소속 로펌 관계자 : “개인적인 일은 사무실로 연락 주셔야 하고 곤란해요.”

검찰 역시 유 씨를 지명 수배 했지만 아직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박00(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그 남편한테 나한테 편지 좀 하라고 그래라, 어떻게 할 건지. 그러면 편지가 오곤 했거든요. 강원도에서 경포대 소인 찍힌 게 두 번 오고 그랬어요.”

한 마디로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인터뷰> 장00(피해자) :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성의가 없는 의지가 없는 거죠. 집행정지 받고 나와서도 애들하고 수영장 가고 피서 갔다는 거예요, 피서를 작년에. ”

유 씨처럼 구속집행이 정지되거나 형 집행이 정지돼 풀려난 사람은 지난해에만 각각 290여 명에 이르고 있는데요.

형 집행 정지를 받았던 한 살인범은 20년 넘게 식물인간 행세를 해오다 의사 출신의 검사에게 덜미를 잡혀 지난해 재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집행정지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부유층과 권력층이 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인터뷰> 김광삼 변호사 : “검찰이나 법원이 상당히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보면 특히 돈이 있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이 형집행정지나 구속집행정지 받는 경우에 ‘아 이것은 유전무죄 무전유죄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이 허위진단서로 형집행정지를 여러 차례 연장해온 재벌회장의 부인 윤 모 씨 사건이었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진단서를 발급해 준 해당 의사를 해임하라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녹취> “청부살인자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해임하라!”

여대생을 청부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윤 씨는 수년간 형 집행정지를 연장하고 하루 200만원이 넘는 병실에서 호화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인터뷰> 나영주(집회 참여 시민) : “돈과 권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그 죄 값을 받지 않고 피해갈 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어이없거든요.”

윤 씨는 형 집행정지 기간을 무려 5차례나 연장했지만 이를 심사하는 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검찰관계자(음성변조) : “검사는 의학적 지식이 없으니까 가서 상태만, 의사의 소견을 참작해서 그런 정도의 증상을 보이고 있는지만 판단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렇게 보이는 걸로 보고를 하는 거죠. ” '

합법적 탈옥'이라는 그리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회자되지 않도록 투명한 심사기준 적용과 엄격한 사후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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