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미국에 전격 대화 제의 배경은?
입력 2013.06.22 (07:50)
수정 2013.06.22 (12: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11일 남북당국 회담을 돌연 보류시켰던 북한이 그 닷새후인16일에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자고 요구했지만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북미회담을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내외에 밝힌다. "
지난 일요일 오전, 북한은 갑작스런 중대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조미당국사이에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
북한은 우리에게 제안했던 것처럼 시기와 장소 모두 미국이 정하라고 하면서 미국도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요.
대화제의 시간이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토요일 밤 9시였습니다. 미국이 즉각적으로대응하기 어려운 시간을 골랐던 건데 북한의 회담 제의에 국제사회는 좀 뜬금없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당사자인 미국의 반응은 소극적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북-미간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녹취>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맹신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한국과 미국 간에 상당히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채규철(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박사) : "북한은 대화 후에 약속을 하고 또 지원을 받고 그 다음에 그 약속을 이행을 하지 않고 그 다음에 핵 위협, 그리고 또 이제 긴장을, 또 긴장 수위를 높이고 그 다음에 대화하고 이런 악순환이 있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현재까지는 좀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미국이 북한의 제의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담 제의 배경이나 시점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은 3차례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2011년 7월, 미국 뉴욕에서는 북-미 제 1차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을, 그리고 201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열었습니다.
별 다른 성과가 없었던 1,2차 회담과는 달리 3차 회담에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골자로 하는 2.29 합의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불과 16일 뒤인 3월 16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고 한 달 뒤인 4월 13일,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2.29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인터뷰> 채규철(박사/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그 다음에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다. 받아들이라. 이런 조건이었죠. "
대신에 이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24만 톤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이게 한 보름쯤 후에, 3월 중순 경에 북한이 합의를 돌연 깨버리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무산이 됐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고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유엔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신속하게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태 때문에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맥도너(백악관 비서실장/지난 17일) : "미국은 북한을 되풀이 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2.29 북미합의에서 규정한 핵과 미사일실험중지 등의 3대 사전조치보다 더 강한 의무를 대화 조건으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방법론을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라는 겁니다.
사실 북한은 북미 회담을 제의하면서 비핵화의지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속내를 비친 적이 없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이고 결심임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북한이 미국과 핵 문제와 관련해서 자기들은 이미 핵 보유 국가이기 때문에 핵 국가로서 당당히 미국과 핵 군축을 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핵 군축 없는 세상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 핵 없는 세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말하고 있고, 북한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세력의 위협이 없어질 때까지는 핵을 보유하되, 그 위협이 사라지면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G8정상회담 참석 직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정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행(청와대 대변인/지난 17일) :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18일에 있었던 G8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다.
G8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북한은 6자 회담에 참여하고 도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면 유엔 결의에 따라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저녁 남북당국 회담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곤 불과 닷새 뒤에 미국에 느닷없는 회담을 제의한 건데요.
우리정부를따돌리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의 의도가 숨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중국을 의식한 것일까요?
지난 18일 북한은 돌연 김계관 외무성 제 1 부상을 중국으로 보내 중국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19일 열린 북중 전략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중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9일) : "주로 북중 양국 관계와 한반도 형세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 직후 중국과의 전략대화에 나선 것은 계산된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국제정치학교수) : "북미 간에 회담을 제시함으로서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는 입장을 중국에게 보여줌으로서 나름대로 북한이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김계관 부상이 중국 측에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약속대로 관련 국가들과 대화를 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중 관계를 복원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 제의를 계기로 60년간 이어온 정전협정 틀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인터뷰> 이호령(한국 국방연구원 정치학 박사) : "작년, 올해에 굉장히 평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봤을 때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핵 문제가 아니라 평화 체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풀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가 있겠죠."
또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미-중 간에 공조 정책에 균열을 가하기 위한 이간 정책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한미 간에 공고해지는 대북 정책에 대한 공조 틀, 그리고 한-중 간에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에서 나올 북한 비핵화의 문제, 이러한 공고해지는 한국과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틈새를 뚫고 나와서 공조 체제를 흔들어보려고 하는 의도가 깊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이번 담화는 통상적으로 대미 대화 창구인 외무성 대신 국방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만큼 김정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담화였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국방위 대변인 담화문 같은 경우에는요. 그야말로 북한 입장에서 주요 정책을 논하는 그런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주요 정책 결정이 국방위에서 이뤄지고 그만큼 그 담화문과 관련해서 권위가 있다. 권위성을 보다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국방위 대변인 담화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김정은의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 반, 체제 불안정에서 오는 북한의 구태의연한 정책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이 당면한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화 카드를 꺼내드는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지만 진정성을 평가받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무엇보다도 대화를 원하는 북한에서의 진정성의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보다 더 이러한 고립된 측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의도를 가지고 미국과, 그리고 한국에게 보다 더 전향적인 주제로 남북 대화, 그리고 북미 대화를 요청해야 될 것입니다.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11일 남북당국 회담을 돌연 보류시켰던 북한이 그 닷새후인16일에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자고 요구했지만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북미회담을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내외에 밝힌다. "
지난 일요일 오전, 북한은 갑작스런 중대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조미당국사이에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
북한은 우리에게 제안했던 것처럼 시기와 장소 모두 미국이 정하라고 하면서 미국도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요.
대화제의 시간이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토요일 밤 9시였습니다. 미국이 즉각적으로대응하기 어려운 시간을 골랐던 건데 북한의 회담 제의에 국제사회는 좀 뜬금없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당사자인 미국의 반응은 소극적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북-미간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녹취>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맹신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한국과 미국 간에 상당히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채규철(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박사) : "북한은 대화 후에 약속을 하고 또 지원을 받고 그 다음에 그 약속을 이행을 하지 않고 그 다음에 핵 위협, 그리고 또 이제 긴장을, 또 긴장 수위를 높이고 그 다음에 대화하고 이런 악순환이 있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현재까지는 좀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미국이 북한의 제의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담 제의 배경이나 시점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은 3차례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2011년 7월, 미국 뉴욕에서는 북-미 제 1차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을, 그리고 201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열었습니다.
별 다른 성과가 없었던 1,2차 회담과는 달리 3차 회담에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골자로 하는 2.29 합의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불과 16일 뒤인 3월 16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고 한 달 뒤인 4월 13일,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2.29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인터뷰> 채규철(박사/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그 다음에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다. 받아들이라. 이런 조건이었죠. "
대신에 이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24만 톤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이게 한 보름쯤 후에, 3월 중순 경에 북한이 합의를 돌연 깨버리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무산이 됐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고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유엔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신속하게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태 때문에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맥도너(백악관 비서실장/지난 17일) : "미국은 북한을 되풀이 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2.29 북미합의에서 규정한 핵과 미사일실험중지 등의 3대 사전조치보다 더 강한 의무를 대화 조건으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방법론을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라는 겁니다.
사실 북한은 북미 회담을 제의하면서 비핵화의지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속내를 비친 적이 없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이고 결심임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북한이 미국과 핵 문제와 관련해서 자기들은 이미 핵 보유 국가이기 때문에 핵 국가로서 당당히 미국과 핵 군축을 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핵 군축 없는 세상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 핵 없는 세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말하고 있고, 북한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세력의 위협이 없어질 때까지는 핵을 보유하되, 그 위협이 사라지면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G8정상회담 참석 직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정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행(청와대 대변인/지난 17일) :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18일에 있었던 G8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다.
G8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북한은 6자 회담에 참여하고 도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면 유엔 결의에 따라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저녁 남북당국 회담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곤 불과 닷새 뒤에 미국에 느닷없는 회담을 제의한 건데요.
우리정부를따돌리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의 의도가 숨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중국을 의식한 것일까요?
지난 18일 북한은 돌연 김계관 외무성 제 1 부상을 중국으로 보내 중국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19일 열린 북중 전략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중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9일) : "주로 북중 양국 관계와 한반도 형세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 직후 중국과의 전략대화에 나선 것은 계산된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국제정치학교수) : "북미 간에 회담을 제시함으로서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는 입장을 중국에게 보여줌으로서 나름대로 북한이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김계관 부상이 중국 측에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약속대로 관련 국가들과 대화를 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중 관계를 복원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 제의를 계기로 60년간 이어온 정전협정 틀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인터뷰> 이호령(한국 국방연구원 정치학 박사) : "작년, 올해에 굉장히 평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봤을 때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핵 문제가 아니라 평화 체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풀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가 있겠죠."
또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미-중 간에 공조 정책에 균열을 가하기 위한 이간 정책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한미 간에 공고해지는 대북 정책에 대한 공조 틀, 그리고 한-중 간에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에서 나올 북한 비핵화의 문제, 이러한 공고해지는 한국과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틈새를 뚫고 나와서 공조 체제를 흔들어보려고 하는 의도가 깊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이번 담화는 통상적으로 대미 대화 창구인 외무성 대신 국방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만큼 김정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담화였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국방위 대변인 담화문 같은 경우에는요. 그야말로 북한 입장에서 주요 정책을 논하는 그런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주요 정책 결정이 국방위에서 이뤄지고 그만큼 그 담화문과 관련해서 권위가 있다. 권위성을 보다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국방위 대변인 담화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김정은의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 반, 체제 불안정에서 오는 북한의 구태의연한 정책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이 당면한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화 카드를 꺼내드는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지만 진정성을 평가받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무엇보다도 대화를 원하는 북한에서의 진정성의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보다 더 이러한 고립된 측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의도를 가지고 미국과, 그리고 한국에게 보다 더 전향적인 주제로 남북 대화, 그리고 북미 대화를 요청해야 될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北 미국에 전격 대화 제의 배경은?
-
- 입력 2013-06-22 08:21:27
- 수정2013-06-22 12:14:01
<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11일 남북당국 회담을 돌연 보류시켰던 북한이 그 닷새후인16일에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자고 요구했지만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북미회담을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내외에 밝힌다. "
지난 일요일 오전, 북한은 갑작스런 중대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조미당국사이에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
북한은 우리에게 제안했던 것처럼 시기와 장소 모두 미국이 정하라고 하면서 미국도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요.
대화제의 시간이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토요일 밤 9시였습니다. 미국이 즉각적으로대응하기 어려운 시간을 골랐던 건데 북한의 회담 제의에 국제사회는 좀 뜬금없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당사자인 미국의 반응은 소극적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북-미간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녹취>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맹신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한국과 미국 간에 상당히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채규철(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박사) : "북한은 대화 후에 약속을 하고 또 지원을 받고 그 다음에 그 약속을 이행을 하지 않고 그 다음에 핵 위협, 그리고 또 이제 긴장을, 또 긴장 수위를 높이고 그 다음에 대화하고 이런 악순환이 있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현재까지는 좀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미국이 북한의 제의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담 제의 배경이나 시점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은 3차례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2011년 7월, 미국 뉴욕에서는 북-미 제 1차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을, 그리고 201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열었습니다.
별 다른 성과가 없었던 1,2차 회담과는 달리 3차 회담에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골자로 하는 2.29 합의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불과 16일 뒤인 3월 16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고 한 달 뒤인 4월 13일,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2.29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인터뷰> 채규철(박사/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그 다음에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다. 받아들이라. 이런 조건이었죠. "
대신에 이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24만 톤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이게 한 보름쯤 후에, 3월 중순 경에 북한이 합의를 돌연 깨버리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무산이 됐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고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유엔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신속하게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태 때문에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맥도너(백악관 비서실장/지난 17일) : "미국은 북한을 되풀이 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2.29 북미합의에서 규정한 핵과 미사일실험중지 등의 3대 사전조치보다 더 강한 의무를 대화 조건으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방법론을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라는 겁니다.
사실 북한은 북미 회담을 제의하면서 비핵화의지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속내를 비친 적이 없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이고 결심임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북한이 미국과 핵 문제와 관련해서 자기들은 이미 핵 보유 국가이기 때문에 핵 국가로서 당당히 미국과 핵 군축을 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핵 군축 없는 세상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 핵 없는 세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말하고 있고, 북한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세력의 위협이 없어질 때까지는 핵을 보유하되, 그 위협이 사라지면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G8정상회담 참석 직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정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행(청와대 대변인/지난 17일) :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18일에 있었던 G8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다.
G8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북한은 6자 회담에 참여하고 도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면 유엔 결의에 따라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저녁 남북당국 회담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곤 불과 닷새 뒤에 미국에 느닷없는 회담을 제의한 건데요.
우리정부를따돌리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의 의도가 숨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중국을 의식한 것일까요?
지난 18일 북한은 돌연 김계관 외무성 제 1 부상을 중국으로 보내 중국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19일 열린 북중 전략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중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9일) : "주로 북중 양국 관계와 한반도 형세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 직후 중국과의 전략대화에 나선 것은 계산된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국제정치학교수) : "북미 간에 회담을 제시함으로서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는 입장을 중국에게 보여줌으로서 나름대로 북한이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김계관 부상이 중국 측에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약속대로 관련 국가들과 대화를 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중 관계를 복원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 제의를 계기로 60년간 이어온 정전협정 틀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인터뷰> 이호령(한국 국방연구원 정치학 박사) : "작년, 올해에 굉장히 평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봤을 때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핵 문제가 아니라 평화 체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풀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가 있겠죠."
또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미-중 간에 공조 정책에 균열을 가하기 위한 이간 정책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한미 간에 공고해지는 대북 정책에 대한 공조 틀, 그리고 한-중 간에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에서 나올 북한 비핵화의 문제, 이러한 공고해지는 한국과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틈새를 뚫고 나와서 공조 체제를 흔들어보려고 하는 의도가 깊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이번 담화는 통상적으로 대미 대화 창구인 외무성 대신 국방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만큼 김정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담화였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국방위 대변인 담화문 같은 경우에는요. 그야말로 북한 입장에서 주요 정책을 논하는 그런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주요 정책 결정이 국방위에서 이뤄지고 그만큼 그 담화문과 관련해서 권위가 있다. 권위성을 보다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국방위 대변인 담화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김정은의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 반, 체제 불안정에서 오는 북한의 구태의연한 정책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이 당면한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화 카드를 꺼내드는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지만 진정성을 평가받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무엇보다도 대화를 원하는 북한에서의 진정성의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보다 더 이러한 고립된 측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의도를 가지고 미국과, 그리고 한국에게 보다 더 전향적인 주제로 남북 대화, 그리고 북미 대화를 요청해야 될 것입니다.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지난 11일 남북당국 회담을 돌연 보류시켰던 북한이 그 닷새후인16일에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은 아무 조건없이 만나자고 요구했지만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북미회담을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살펴봅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16일) :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내외에 밝힌다. "
지난 일요일 오전, 북한은 갑작스런 중대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긴장국면을 해소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기 위하여 조미당국사이에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
북한은 우리에게 제안했던 것처럼 시기와 장소 모두 미국이 정하라고 하면서 미국도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는데요.
대화제의 시간이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토요일 밤 9시였습니다. 미국이 즉각적으로대응하기 어려운 시간을 골랐던 건데 북한의 회담 제의에 국제사회는 좀 뜬금없다는 반응입니다.
특히 당사자인 미국의 반응은 소극적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북-미간 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녹취> 류길재(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것을 맹신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한국과 미국 간에 상당히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채규철(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박사) : "북한은 대화 후에 약속을 하고 또 지원을 받고 그 다음에 그 약속을 이행을 하지 않고 그 다음에 핵 위협, 그리고 또 이제 긴장을, 또 긴장 수위를 높이고 그 다음에 대화하고 이런 악순환이 있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현재까지는 좀 미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미국이 북한의 제의에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담 제의 배경이나 시점에 대한 진정성을 찾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2009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은 3차례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2011년 7월, 미국 뉴욕에서는 북-미 제 1차 고위급 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회담을, 그리고 201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고위급 회담을 열었습니다.
별 다른 성과가 없었던 1,2차 회담과는 달리 3차 회담에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골자로 하는 2.29 합의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불과 16일 뒤인 3월 16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발표하고 한 달 뒤인 4월 13일, 실제로 미사일을 발사해 2.29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습니다.
<인터뷰> 채규철(박사/국가 안보전략 연구소) :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핵실험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그 다음에 IAEA 사찰단을 받아들이다. 받아들이라. 이런 조건이었죠. "
대신에 이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24만 톤의 영양 지원을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이게 한 보름쯤 후에, 3월 중순 경에 북한이 합의를 돌연 깨버리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무산이 됐습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아니고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유엔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신속하게 북한을 규탄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태 때문에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맥도너(백악관 비서실장/지난 17일) : "미국은 북한을 되풀이 되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2.29 북미합의에서 규정한 핵과 미사일실험중지 등의 3대 사전조치보다 더 강한 의무를 대화 조건으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비핵화 방법론을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밝히라는 겁니다.
사실 북한은 북미 회담을 제의하면서 비핵화의지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속내를 비친 적이 없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6일)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변함없는 의지이고 결심임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북한이 미국과 핵 문제와 관련해서 자기들은 이미 핵 보유 국가이기 때문에 핵 국가로서 당당히 미국과 핵 군축을 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핵 군축 없는 세상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 핵 없는 세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말하고 있고, 북한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 세력의 위협이 없어질 때까지는 핵을 보유하되, 그 위협이 사라지면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G8정상회담 참석 직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정부에도 협력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행(청와대 대변인/지난 17일) :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그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18일에 있었던 G8 정상 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촉구하는 공동성명이 채택됐습니다.
G8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북한은 6자 회담에 참여하고 도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면 유엔 결의에 따라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 저녁 남북당국 회담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그리곤 불과 닷새 뒤에 미국에 느닷없는 회담을 제의한 건데요.
우리정부를따돌리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통미봉남의 의도가 숨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중국을 의식한 것일까요?
지난 18일 북한은 돌연 김계관 외무성 제 1 부상을 중국으로 보내 중국과의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19일 열린 북중 전략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북중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9일) : "주로 북중 양국 관계와 한반도 형세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회담 제의 직후 중국과의 전략대화에 나선 것은 계산된 수순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국제정치학교수) : "북미 간에 회담을 제시함으로서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는 입장을 중국에게 보여줌으로서 나름대로 북한이 노력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김계관 부상이 중국 측에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약속대로 관련 국가들과 대화를 하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중 관계를 복원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입니다.
북한이 이번 회담 제의를 계기로 60년간 이어온 정전협정 틀을 깨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인터뷰> 이호령(한국 국방연구원 정치학 박사) : "작년, 올해에 굉장히 평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봤을 때 실질적인 필요성 차원에서도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핵 문제가 아니라 평화 체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의 문제를 풀기 위해, 풀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가 있겠죠."
또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한 한-미-중 간에 공조 정책에 균열을 가하기 위한 이간 정책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한미 간에 공고해지는 대북 정책에 대한 공조 틀, 그리고 한-중 간에 앞으로 있을 정상회담에서 나올 북한 비핵화의 문제, 이러한 공고해지는 한국과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틈새를 뚫고 나와서 공조 체제를 흔들어보려고 하는 의도가 깊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편 이번 담화는 통상적으로 대미 대화 창구인 외무성 대신 국방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발표된 만큼 김정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담화였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호령(박사/한국국방연구원 ) : "국방위 대변인 담화문 같은 경우에는요. 그야말로 북한 입장에서 주요 정책을 논하는 그런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거죠. 주요 정책 결정이 국방위에서 이뤄지고 그만큼 그 담화문과 관련해서 권위가 있다. 권위성을 보다 실어준다는 의미에서 국방위 대변인 담화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김정은의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 반, 체제 불안정에서 오는 북한의 구태의연한 정책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더 가중시킬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이 당면한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화 카드를 꺼내드는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지만 진정성을 평가받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무엇보다도 대화를 원하는 북한에서의 진정성의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보다 더 이러한 고립된 측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의도를 가지고 미국과, 그리고 한국에게 보다 더 전향적인 주제로 남북 대화, 그리고 북미 대화를 요청해야 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