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갑’의 횡포…필름 프린트 비용 극장서 내야

입력 2013.06.29 (06:37) 수정 2013.06.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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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영화가 필름 시대에서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제작사들은 한 관에 적어도 2백만원 정도 되는 필름 프린터 제작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제작사들은 사라진 '필름 프린트 비용'을 극장에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속사정을 최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영화 '26년'의 개봉을 앞둔 영화제작사 대표 최용배 씨는 디지털 영사기 업체로부터 황당한 요청을 받습니다.

디지털 영화를 개봉하는데, '필름 프린트 비용'을 내라는 것입니다.

상영관 1개당 80만 원씩, 2억 원이 넘는 돈입니다.

<인터뷰> 최용배('청어람' 대표) : "계약을 체결하자 마자 바로, 극장의 예매가 오픈되고 상영에 대한 약속을 (극장 측에서)받게 됐고.."

필름영사기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된 지난 2008년.

경쟁업체인 극장사업자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공동으로 디지털 영사기 업체를 설립해, 1억 원에 달하는 영사기를 1/3 가격에 극장에 설치하고, 나머지 비용은 배급사가 내도록 했습니다.

디지털 시스템 도입으로 배급사의 필름 프린트 제작비가 줄었다는 이유에 섭니다.

<인터뷰> 디지털영사기 임대업체 : "극장도 이익이 되고, 영화사들도 (필름) 비용이 절감되는 상당히 심플하고 합리적인"

하지만,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극장의 자산인 디지털 영사기의 교체 비용을 제작사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매우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영관 하나라도 더 확보하고 싶은 제작사들의 입장에서는 극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영화제작사 관계자(음성변조) : "CJ. 롯데에서 돈 받아서 다 웬만한 영화들이 제작 들어가지 않습니까? 눈치를 보게되죠."

디지털로 영화를 제작해도 여전히 필름 프린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영화 제작사.

한국 영화계의 슈퍼 갑이 누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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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계 ‘갑’의 횡포…필름 프린트 비용 극장서 내야
    • 입력 2013-06-29 08:46:33
    • 수정2013-06-29 09:39:4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영화가 필름 시대에서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시대로 전환되면서 제작사들은 한 관에 적어도 2백만원 정도 되는 필름 프린터 제작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제작사들은 사라진 '필름 프린트 비용'을 극장에 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속사정을 최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영화 '26년'의 개봉을 앞둔 영화제작사 대표 최용배 씨는 디지털 영사기 업체로부터 황당한 요청을 받습니다.

디지털 영화를 개봉하는데, '필름 프린트 비용'을 내라는 것입니다.

상영관 1개당 80만 원씩, 2억 원이 넘는 돈입니다.

<인터뷰> 최용배('청어람' 대표) : "계약을 체결하자 마자 바로, 극장의 예매가 오픈되고 상영에 대한 약속을 (극장 측에서)받게 됐고.."

필름영사기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된 지난 2008년.

경쟁업체인 극장사업자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공동으로 디지털 영사기 업체를 설립해, 1억 원에 달하는 영사기를 1/3 가격에 극장에 설치하고, 나머지 비용은 배급사가 내도록 했습니다.

디지털 시스템 도입으로 배급사의 필름 프린트 제작비가 줄었다는 이유에 섭니다.

<인터뷰> 디지털영사기 임대업체 : "극장도 이익이 되고, 영화사들도 (필름) 비용이 절감되는 상당히 심플하고 합리적인"

하지만,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극장의 자산인 디지털 영사기의 교체 비용을 제작사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매우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영관 하나라도 더 확보하고 싶은 제작사들의 입장에서는 극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영화제작사 관계자(음성변조) : "CJ. 롯데에서 돈 받아서 다 웬만한 영화들이 제작 들어가지 않습니까? 눈치를 보게되죠."

디지털로 영화를 제작해도 여전히 필름 프린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영화 제작사.

한국 영화계의 슈퍼 갑이 누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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