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이집트 제2의 시민 혁명 조짐

입력 2013.07.02 (00:00) 수정 2013.07.0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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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0년 자스민 혁명 이후 '아랍의 봄'의 성지로 불렸던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이 또 다시 긴장에 휩싸였습니다.

무비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고 반세기 만에 이뤄진 민주선거에서 지도자를 선출한 이집트 시민들이 결국 1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재까지 8천 만 이집트 인구 중 4분의 1이 넘는 2천만이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에 서명했고,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등 이집트 전역에선 2년 만의 최대 규모인 백만 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심지어 경찰들까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하면서 제 2의 시민혁명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데요.

안개 속의 이집트 사태를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

<질문> 현재 시위는 어떤 양상인가요?

갈수록 격화되고 있나요?

<답변> 네.

지난 30일은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었죠.

하지만 이집트 전역에선 대규모 시위가 열리면서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무르시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를 외쳤는데요.

카이로 뿐 아니라 이집트 제 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만도 백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면서 무비라크 퇴진 이후 최대 인원이 모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날 하루 이집트 20여개 도시에서 천 사백만여명이 참가했다고 하니 전체 국민의 여섯 명 중 한 명은 시위에 참가한 셈입니다.

<질문> 시위 규모가 커지다 보면 충돌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지 않습니까?

<답변> 외신에 따르면 28일부터 시작된 시위에서 지금까지 최소한 여덟 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명피해는 주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에서 일어났는데요.

현재는 야권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타마로드, 즉 반란이라는 이름의 정치조직이 시위 정국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이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면서 본인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외연을 넓히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무르시 정부가 무척 곤혹스러울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정권이 합법적으로 창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퇴진 요구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선출된 대통령을 그렇게 바꿔버린다면 시위대는 또 다른 누군가를 반대할 것"이라고 하면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현재 무르시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야권이 대통령 퇴진시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집트 정세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 반정부 시위조직 타마로드는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의 사임 시한을 현지시간 2일로 최후 통첩한 상태.

그런데 무르시 대통령, 아람의 봄 물결 타고 탄생한 첫 민선대통령 아니었나요?

사태가 왜 이렇게까지 됐나요?

<답변> 네.

1년 전, 무르시 대통령이 결선투표 끝에 70%의 지지율로 무바라크의 수하였던 샤피크를 당당하게 물리쳤던 걸 생각하면 고작 1년 사이에 여론이 완전히 뒤집힌 셈인데요.

그동안 무르시 대통령의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은 끊임없이 야권과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집권 초부터 대통령이 입법권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하고 일방적인 '통치'를 해 온데에 조금씩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졌구요, 여기에다 계속된 인사실패, 최악의 경제난까지
겹치며 결국 성난 민심이 들고 일어난 겁니다.

계속되는 정정불안 속에서 외국계 기업들은 잇따라 철수를 선언하고 있고요, 자금난에 시달리다 못한 무르시 정권은 카타르 등 주변국들에 급한 대로 몇 억 달러, 혹은 몇 십억 달러씩
변통해 가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현재 이집트 내부에선 크게 세 가지 세력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먼저 반정부 성향의 세속주의 세력과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무슬림 세력, 그리고 무비라크 전 대통령 당시 권력의 기반이었던 군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세 집단은 팽팽하게 맞물린 채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데요.

독재 타도 1년만에 다시 찾아온 백만 민주화 시위로 다시 대통령이 물러날까요?

향후 이집트 어떻게 전망됩니까?

<답변> 2012년 아랍 민주화 영향으로 탄생한 이집트 민주주의 정권.

하지만 무르시 정권은 당시 대다수의 이집트인들이 원했던 민주적인 형태가 아니라 원론적인 이슬람주의를 주창하는 정권이었는데요.

시위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무르시 대통령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 만약 이번 사태로 무르시 정권이 물러난다고 해도 지난 30년 동안 부패와 타락이 축적된 이집트에 당장 정지적인 안정이 찾아오기는 힘들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안개정국의 키를 쥔 존재로 바로 군부를 꼽고 있는데요.

위기 때마다 정치에 개입해 온 군부는 여전히 이집트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군부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의 여부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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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이집트 제2의 시민 혁명 조짐
    • 입력 2013-07-02 07:10:10
    • 수정2013-07-02 07:34:46
    글로벌24
<앵커 멘트>

2010년 자스민 혁명 이후 '아랍의 봄'의 성지로 불렸던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이 또 다시 긴장에 휩싸였습니다.

무비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고 반세기 만에 이뤄진 민주선거에서 지도자를 선출한 이집트 시민들이 결국 1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재까지 8천 만 이집트 인구 중 4분의 1이 넘는 2천만이 무르시 대통령의 퇴진에 서명했고, 알렉산드리아와 수에즈 등 이집트 전역에선 2년 만의 최대 규모인 백만 명 이상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심지어 경찰들까지 반정부 시위에 가담하면서 제 2의 시민혁명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데요.

안개 속의 이집트 사태를 짚어봅니다.

복창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복창현 특파원 !

<질문> 현재 시위는 어떤 양상인가요?

갈수록 격화되고 있나요?

<답변> 네.

지난 30일은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었죠.

하지만 이집트 전역에선 대규모 시위가 열리면서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무르시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 실시를 외쳤는데요.

카이로 뿐 아니라 이집트 제 2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만도 백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면서 무비라크 퇴진 이후 최대 인원이 모이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날 하루 이집트 20여개 도시에서 천 사백만여명이 참가했다고 하니 전체 국민의 여섯 명 중 한 명은 시위에 참가한 셈입니다.

<질문> 시위 규모가 커지다 보면 충돌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지 않습니까?

<답변> 외신에 따르면 28일부터 시작된 시위에서 지금까지 최소한 여덟 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명피해는 주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의 충돌에서 일어났는데요.

현재는 야권과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타마로드, 즉 반란이라는 이름의 정치조직이 시위 정국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무르시 정권이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면서 본인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외연을 넓히는 데만 급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무르시 정부가 무척 곤혹스러울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정권이 합법적으로 창출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퇴진 요구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그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선출된 대통령을 그렇게 바꿔버린다면 시위대는 또 다른 누군가를 반대할 것"이라고 하면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현재 무르시 대통령은 시위대에게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야권이 대통령 퇴진시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집트 정세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질문> 현재 반정부 시위조직 타마로드는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의 사임 시한을 현지시간 2일로 최후 통첩한 상태.

그런데 무르시 대통령, 아람의 봄 물결 타고 탄생한 첫 민선대통령 아니었나요?

사태가 왜 이렇게까지 됐나요?

<답변> 네.

1년 전, 무르시 대통령이 결선투표 끝에 70%의 지지율로 무바라크의 수하였던 샤피크를 당당하게 물리쳤던 걸 생각하면 고작 1년 사이에 여론이 완전히 뒤집힌 셈인데요.

그동안 무르시 대통령의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은 끊임없이 야권과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집권 초부터 대통령이 입법권을 장악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하고 일방적인 '통치'를 해 온데에 조금씩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졌구요, 여기에다 계속된 인사실패, 최악의 경제난까지
겹치며 결국 성난 민심이 들고 일어난 겁니다.

계속되는 정정불안 속에서 외국계 기업들은 잇따라 철수를 선언하고 있고요, 자금난에 시달리다 못한 무르시 정권은 카타르 등 주변국들에 급한 대로 몇 억 달러, 혹은 몇 십억 달러씩
변통해 가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현재 이집트 내부에선 크게 세 가지 세력이 대립하고 있는데요, 먼저 반정부 성향의 세속주의 세력과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무슬림 세력, 그리고 무비라크 전 대통령 당시 권력의 기반이었던 군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세 집단은 팽팽하게 맞물린 채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데요.

독재 타도 1년만에 다시 찾아온 백만 민주화 시위로 다시 대통령이 물러날까요?

향후 이집트 어떻게 전망됩니까?

<답변> 2012년 아랍 민주화 영향으로 탄생한 이집트 민주주의 정권.

하지만 무르시 정권은 당시 대다수의 이집트인들이 원했던 민주적인 형태가 아니라 원론적인 이슬람주의를 주창하는 정권이었는데요.

시위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무르시 대통령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 만약 이번 사태로 무르시 정권이 물러난다고 해도 지난 30년 동안 부패와 타락이 축적된 이집트에 당장 정지적인 안정이 찾아오기는 힘들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다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안개정국의 키를 쥔 존재로 바로 군부를 꼽고 있는데요.

위기 때마다 정치에 개입해 온 군부는 여전히 이집트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군부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지의 여부가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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