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강도 강간범 ‘무죄’ 논란

입력 2013.07.02 (23:51) 수정 2013.07.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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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범죄에 대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한이 바로 공소시효인데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살인의 경우 25년, 특수강도 15년 등 법정최고형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질러도 공소시효가 지나면,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건데, 최근 한 법원의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0년 4월 경남 의령군.

30살 이 모씨는 당시 21살이던 박 모씨의 뒤를 쫓아 집까지 따라가 성폭행했습니다.

<녹취>경남의령경찰서 관계자: "따라가서 어느 집으로 가는지를 보고 주변을 맴돌다가 그 아가씨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오는 걸 보고 들어가서..."

이 씨는 박씨를 위협해 현금 8만 원이 든 가방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이 씨의 범행은 전과자 DNA 대조 수사에서 13년 만에 드러났고, 검찰은 이 씨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게다가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인터뷰>이정원(수원지법 공보판사): "특수강도강간죄는 특수강도 범행중 강간을 저질러야 인정되는 범죄인데 이 사건은 강간 범행이 먼저 이루어진 후 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다시 말해 강도가 범행 은폐 등의 목적으로 성폭행을 한 경우엔 특수강도강간죄가 성립하지만, 처음부터 성폭행이 목적이었으면 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특수강간죄, 특수강도죄를 적용하기 어렵게 되자, 공소시효가 남은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이 씨를 기소했지만 이마저도 처벌이 어렵게 된 겁니다.

<인터뷰>장성근(변호사): "범인은 성폭행뿐 아니라 강도까지 염두에 두고 피해자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날이 흉포해지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양한 가중처벌 규정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KBS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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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 전 강도 강간범 ‘무죄’ 논란
    • 입력 2013-07-02 23:53:14
    • 수정2013-07-03 0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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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범죄에 대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한이 바로 공소시효인데요,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살인의 경우 25년, 특수강도 15년 등 법정최고형에 따라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질러도 공소시효가 지나면,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건데, 최근 한 법원의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0년 4월 경남 의령군.

30살 이 모씨는 당시 21살이던 박 모씨의 뒤를 쫓아 집까지 따라가 성폭행했습니다.

<녹취>경남의령경찰서 관계자: "따라가서 어느 집으로 가는지를 보고 주변을 맴돌다가 그 아가씨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나오는 걸 보고 들어가서..."

이 씨는 박씨를 위협해 현금 8만 원이 든 가방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이 씨의 범행은 전과자 DNA 대조 수사에서 13년 만에 드러났고, 검찰은 이 씨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게다가 검찰의 전자발찌 부착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인터뷰>이정원(수원지법 공보판사): "특수강도강간죄는 특수강도 범행중 강간을 저질러야 인정되는 범죄인데 이 사건은 강간 범행이 먼저 이루어진 후 강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다시 말해 강도가 범행 은폐 등의 목적으로 성폭행을 한 경우엔 특수강도강간죄가 성립하지만, 처음부터 성폭행이 목적이었으면 이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특수강간죄, 특수강도죄를 적용하기 어렵게 되자, 공소시효가 남은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이 씨를 기소했지만 이마저도 처벌이 어렵게 된 겁니다.

<인터뷰>장성근(변호사): "범인은 성폭행뿐 아니라 강도까지 염두에 두고 피해자에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날이 흉포해지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다양한 가중처벌 규정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KBS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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