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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사고, 섣부른 ‘추측 보도’
입력 2013.07.21 (17:11) 수정 2013.07.21 (22:32)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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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내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사고 직후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들이 노출됐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 첫 번째 순서로 이번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보도의 문제점, 이민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민영 기자, 미국 언론도 대대적으로 이번 사고를 보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생겼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가 관련된 국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한 보도태도가 요구되는데요,

미국의 한 방송에서 사고와 관련해 본질에서 벗어난 인종차별적 보도를 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 지역 채널인 KTVU가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이름을 읽어 내려갑니다.

<녹취> KTVU 뉴스 앵커 : "아시아나 사고 여객기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입수했습니다. 이름은 섬팀웡, 위투로, 홀리푹, 뱅딩아우입니다. NTSB가 확인해준 내용입니다."

뭔가 잘못됐어, 너무 낮아 등의 문구는 착륙사고 당시 일어났을 법한 일련의 상황을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으로 조롱하면서 중국어 억양에 빗대 표현한 겁니다.

방송이 나간 후 인종차별적 발언을 지적하는 항의가 빗발쳤고 KTVU는 곧 사과 방송을 했습니다.

<녹취> KTVU 뉴스 앵커: "저희가 내보낸 아시아나기 조종사 이름은 NTSB로부터 확인했지만 정확한 이름이 아닙니다. 사과드립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 역시 사과 성명을 내놨습니다.

<녹취> NTSB: :statement on erroneous confirmation of crew names"

여름 인턴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조종사의 이름을 확인하는 매체의 요구에서 부정확하고 모욕적인 이름을 사실로 잘못 확인했다.

하지만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이어져 면피성 사과였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이름을 그렇게 해서 인턴직원도 확인했다고 하는데 확인했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이름이 그럴 리도 없고 그렇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방점을 찍어서 보도한다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적인 자세가 되어있다고 말하긴 어려운 문제가 있죠."

<질문> 이 기자, 이번 사고 관련 일련의 보도를 보면서 언론보도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답변>

네, 지적하신 부분은 특히 사고 원인 관련 보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과 우리 언론이 사고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인 것이 그런 부분입니다.

지난 13일, 우리 국토교통부가 미국 NTSB에 조사 관련 정보를 충실하고 정기적으로 제공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NTSB가 사고 직후부터 조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조종사 과실 쪽에 무게를 두는 인상을 준 데 대한 조칩니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NTSB의 발표를 토대로 사고 직후

'경험없는 기장' '샌프란시스코 첫 비행' 같은 표현들을 동원해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싣는 보도들을 쏟아냈습니다.

<녹취>7.8 NYT: "이강국 기장이 사고기 기종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운항한건 처음이었다. "

<녹취> 7.8 CNN: "여객기를 조종했던 이강국 기장이 사고 기종인 B777을 9차례(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았다 비디오와 자료를 살펴보니 조종사들의 부주의가 의심된다."

일부 언론은 NTSB 발표를 인용해 착륙 당시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비행고도가 낮았다는 점은 지적하면서도 관제 잘못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 등은 배제했습니다.

<녹취> WP 7.7: "NTSB 등 조사 당국이 기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고 있다. 조종사 과실에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속도장치의 작동 여부에 대한 조종사의 진술을 가지고도 두 나라 언론은 전혀 다른 보도를 했습니다.

<녹취> 7.11 NYT: "NTSB는 자동조종장치를 분석한 결과, 자동조종장치와 오토 스로틀에는 어떤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자동비행 시스템이 잘못 설정돼 있다는 의미다."

<녹취> 경향 7.11 : "조종사들이 ‘오토 스로틀(자동속도조절장치)’을 작동시켰던 정황이 드러나 이번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과실보다 기체 결함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 원인을 놓고 애국주의적 보도가 이어졌다는 비판도 일었습니다.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국내 언론도 이 부분을 미국 대 한국 국가적인 대결 양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사고 원인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분석 그리고 대응적 측면에서 그다지 크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 언론도
상업방송이 주도하다 보니까 이렇게 시청률을 고려한 보도 이런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더구나 항공기 사고의 경우,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신상준(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논의 과정이 있은 이후에 그래서 충분히 그것에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고 공개해도 시간적으로 그렇게 늦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고, 해서 약간 그런 성급한 부분들이 좀 눈에 띕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부가 되기 때문에 그 많은 요인들을 다각적으로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옳은 판단에 이르는 데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이민영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는 물론 언론까지 나서서 원인에 대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유가 뭘까요?

<답변>

네, 사고 직후부터 원인을 두고 이렇게 논란이 거센 이유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7.10 mbc 강민구 리포트: "항공사와 제조사 어느 한 쪽은 최대 천억 원이 넘는 피해 배상은 물론, 공신력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조종사 과실이냐, 기체 결함이냐, 공항 운영 부실이냐 등의 원인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과 두 나라 항공분야의 국제신인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민감하고 언론도 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샙니다.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우리 것, 우리 민족, 우리 국가, 우리 기업, 우리 시민 중심의 보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러한 감정적인 접근보다 언론사는 한 발 떨어져서 좀 더 지도할 수 있는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방향을 설정해줘야 된다는 측면에서.... 사고, 재난 보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태 수습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 규명입니다. 그러나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와 안전 수칙과 같은 내용을 다룬 기사는 부족했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사고 직후부터 지난 16일까지의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을 분석한 결과, 사고 원인과 조사 내용을 다루고 있는 보도가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후속조치, 안전 수칙 등 재발방지에 중점을 둔 기사는 가장 적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시청자나 독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피해상황과 사고 원인일텐데 그렇다면 언론 보도도 이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답변>

물론 언론의 역할상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흔히 취하는 방식이 책임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일 뿐, 그 말 자체가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사고 원인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네, 이 문제 말고도 그간 늘 지적돼오던 대형 사건사고 보도의 문제들도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동안 대형 사건사고 보도 때마다 지적돼왔던 선정성이나 취재윤리 문제는 이번 경우에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녹취> MBC 7.7 백승우: "탑승객들과 목격자 증언을 바탕으로 사고 순간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사고 직후 우리 언론은 사고 조사가 채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탑승객과 목격자의 증언만을 바탕으로 사고 순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구성하는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특히 대형사건은 진상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죠. 그런데 언론은 육하원칙에 따라서 원인까지 간결하게 빠른 시간내에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아니면 욕심이 있는거죠 #00:01:47 그러다보니까 추측보도 많이 하게 되고..."

사고 피해자들이 입국한 지난 8일,

언론은 이들의 동의도 없이 취재하고 육성까지 담아 방송했습니다.

<녹취> KBS 7.8 김기화 리포트 (탑승객) : "그냥 갈게요 지금 저희가 많이 놀라서요. 죄송해요"

<녹취> SBS 7.8 엄민재(탑승객):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안나요."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귀국하는 승객들에 대해서 과도한 취재경쟁이 있지 않습니까. 공항에서 100여명의 취재기자가 일일이 인터뷰를 시도했었는데 그것이 과연 사고재발 방지와 피해자에 대한 고려 이런 것들이 반영된 취재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있는 취재 가이드라인만 지켜도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지성우(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관적이고 사회통합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이라든가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서 배려하고,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이런 다양한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 두 나라가 사고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급하고 선정적인 속보경쟁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문제의 해결점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합니다.
  • 아시아나 사고, 섣부른 ‘추측 보도’
    • 입력 2013-07-21 17:20:19
    • 수정2013-07-21 22:32:10
    미디어 인사이드
지난 7일,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내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사고 직후 연일 관련 보도를 쏟아냈는데 이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점들이 노출됐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 첫 번째 순서로 이번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보도의 문제점, 이민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민영 기자, 미국 언론도 대대적으로 이번 사고를 보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생겼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가 관련된 국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한 보도태도가 요구되는데요,

미국의 한 방송에서 사고와 관련해 본질에서 벗어난 인종차별적 보도를 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 지역 채널인 KTVU가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이름을 읽어 내려갑니다.

<녹취> KTVU 뉴스 앵커 : "아시아나 사고 여객기 조종사 4명의 이름을 입수했습니다. 이름은 섬팀웡, 위투로, 홀리푹, 뱅딩아우입니다. NTSB가 확인해준 내용입니다."

뭔가 잘못됐어, 너무 낮아 등의 문구는 착륙사고 당시 일어났을 법한 일련의 상황을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으로 조롱하면서 중국어 억양에 빗대 표현한 겁니다.

방송이 나간 후 인종차별적 발언을 지적하는 항의가 빗발쳤고 KTVU는 곧 사과 방송을 했습니다.

<녹취> KTVU 뉴스 앵커: "저희가 내보낸 아시아나기 조종사 이름은 NTSB로부터 확인했지만 정확한 이름이 아닙니다. 사과드립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 역시 사과 성명을 내놨습니다.

<녹취> NTSB: :statement on erroneous confirmation of crew names"

여름 인턴 직원 중 한 명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조종사의 이름을 확인하는 매체의 요구에서 부정확하고 모욕적인 이름을 사실로 잘못 확인했다.

하지만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이어져 면피성 사과였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이름을 그렇게 해서 인턴직원도 확인했다고 하는데 확인했다고 되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이름이 그럴 리도 없고 그렇죠.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방점을 찍어서 보도한다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
적인 자세가 되어있다고 말하긴 어려운 문제가 있죠."

<질문> 이 기자, 이번 사고 관련 일련의 보도를 보면서 언론보도가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답변>

네, 지적하신 부분은 특히 사고 원인 관련 보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언론과 우리 언론이 사고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인 것이 그런 부분입니다.

지난 13일, 우리 국토교통부가 미국 NTSB에 조사 관련 정보를 충실하고 정기적으로 제공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NTSB가 사고 직후부터 조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조종사 과실 쪽에 무게를 두는 인상을 준 데 대한 조칩니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NTSB의 발표를 토대로 사고 직후

'경험없는 기장' '샌프란시스코 첫 비행' 같은 표현들을 동원해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싣는 보도들을 쏟아냈습니다.

<녹취>7.8 NYT: "이강국 기장이 사고기 기종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운항한건 처음이었다. "

<녹취> 7.8 CNN: "여객기를 조종했던 이강국 기장이 사고 기종인 B777을 9차례(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았다 비디오와 자료를 살펴보니 조종사들의 부주의가 의심된다."

일부 언론은 NTSB 발표를 인용해 착륙 당시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비행고도가 낮았다는 점은 지적하면서도 관제 잘못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 등은 배제했습니다.

<녹취> WP 7.7: "NTSB 등 조사 당국이 기체 결함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고 있다. 조종사 과실에 가능성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속도장치의 작동 여부에 대한 조종사의 진술을 가지고도 두 나라 언론은 전혀 다른 보도를 했습니다.

<녹취> 7.11 NYT: "NTSB는 자동조종장치를 분석한 결과, 자동조종장치와 오토 스로틀에는 어떤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자동비행 시스템이 잘못 설정돼 있다는 의미다."

<녹취> 경향 7.11 : "조종사들이 ‘오토 스로틀(자동속도조절장치)’을 작동시켰던 정황이 드러나 이번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과실보다 기체 결함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 원인을 놓고 애국주의적 보도가 이어졌다는 비판도 일었습니다.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국내 언론도 이 부분을 미국 대 한국 국가적인 대결 양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사고 원인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분석 그리고 대응적 측면에서 그다지 크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 언론도
상업방송이 주도하다 보니까 이렇게 시청률을 고려한 보도 이런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더구나 항공기 사고의 경우,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신상준(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논의 과정이 있은 이후에 그래서 충분히 그것에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고 공개해도 시간적으로 그렇게 늦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고, 해서 약간 그런 성급한 부분들이 좀 눈에 띕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부가 되기 때문에 그 많은 요인들을 다각적으로 복합적으로 검토하고 옳은 판단에 이르는 데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 이민영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는 물론 언론까지 나서서 원인에 대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유가 뭘까요?

<답변>

네, 사고 직후부터 원인을 두고 이렇게 논란이 거센 이유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7.10 mbc 강민구 리포트: "항공사와 제조사 어느 한 쪽은 최대 천억 원이 넘는 피해 배상은 물론, 공신력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됩니다."

조종사 과실이냐, 기체 결함이냐, 공항 운영 부실이냐 등의 원인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과 두 나라 항공분야의 국제신인도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은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민감하고 언론도 이를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샙니다.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우리 것, 우리 민족, 우리 국가, 우리 기업, 우리 시민 중심의 보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러한 감정적인 접근보다 언론사는 한 발 떨어져서 좀 더 지도할 수 있는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방향을 설정해줘야 된다는 측면에서.... 사고, 재난 보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태 수습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 규명입니다. 그러나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와 안전 수칙과 같은 내용을 다룬 기사는 부족했습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사고 직후부터 지난 16일까지의 국내 주요 일간지와 방송을 분석한 결과, 사고 원인과 조사 내용을 다루고 있는 보도가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후속조치, 안전 수칙 등 재발방지에 중점을 둔 기사는 가장 적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시청자나 독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피해상황과 사고 원인일텐데 그렇다면 언론 보도도 이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답변>

물론 언론의 역할상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흔히 취하는 방식이 책임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일 뿐, 그 말 자체가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사고 원인 부분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네, 이 문제 말고도 그간 늘 지적돼오던 대형 사건사고 보도의 문제들도 그대로 드러난 것 같아요?

<답변>

네, 그동안 대형 사건사고 보도 때마다 지적돼왔던 선정성이나 취재윤리 문제는 이번 경우에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녹취> MBC 7.7 백승우: "탑승객들과 목격자 증언을 바탕으로 사고 순간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사고 직후 우리 언론은 사고 조사가 채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탑승객과 목격자의 증언만을 바탕으로 사고 순간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구성하는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인터뷰> 한동섭(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특히 대형사건은 진상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죠. 그런데 언론은 육하원칙에 따라서 원인까지 간결하게 빠른 시간내에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아니면 욕심이 있는거죠 #00:01:47 그러다보니까 추측보도 많이 하게 되고..."

사고 피해자들이 입국한 지난 8일,

언론은 이들의 동의도 없이 취재하고 육성까지 담아 방송했습니다.

<녹취> KBS 7.8 김기화 리포트 (탑승객) : "그냥 갈게요 지금 저희가 많이 놀라서요. 죄송해요"

<녹취> SBS 7.8 엄민재(탑승객):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안나요."

<인터뷰> 채영길(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귀국하는 승객들에 대해서 과도한 취재경쟁이 있지 않습니까. 공항에서 100여명의 취재기자가 일일이 인터뷰를 시도했었는데 그것이 과연 사고재발 방지와 피해자에 대한 고려 이런 것들이 반영된 취재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있는 취재 가이드라인만 지켜도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지성우(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관적이고 사회통합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이라든가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서 배려하고,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이런 다양한 가이드라인의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미국, 두 나라가 사고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성급하고 선정적인 속보경쟁보다는 냉정하고 차분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문제의 해결점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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