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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범벅이라더니…
입력 2013.08.16 (23:03) 수정 2013.08.16 (23:20) 취재파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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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계속되는 폭염에 야외수영장은 만원입니다.

형형색색의 튜브와 비치볼, 잠수경 등은 물놀이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튜브에 몸을 싣고 물장구를 치거나, 잠수경을 쓰고 물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피부에 직접 닿기도 하고 입에 물기도 하는 어린이 용품들...

과연 안전할까요?

올해 초 정부는 이같은 어린이 용품들에 대해 대대적인 안전 진단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수백여 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들 제품들이 판매 금지 조치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 내막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4천여 개 제품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2백여 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

언론마다 크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국산 인형 등 177개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가 함량 기준 0.1%를 초과해 최고 41%까지 검출됐습니다."

52개 제품에서는 납과 카드뮴, 니켈 등 중금속이 함량 기준을 넘었습니다.

당시 뉴스 화면에서 보였던 인형...

여자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 인형에서 DBP와 DEHP라는 프탈레이트계 환경 호르몬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홍윤철(서울대병원 의과대학 교수) : "아이를 임신한 산모가 노출되면 남자아이의 성기 발달에 영향을 준다던지 또는, 어린이들이 노출되면 지능이 발달해야 하고 정서가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프탈레이트가 지능에도 영향을 주고, 또 정서적으로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금 보고 되고 있어서..."

하지만 이렇게 유해하다는 제품들이 정부의 조사 발표 뒤인 지금까지도 시중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취재진도 인터넷을 통해 이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미진 : "딸이 다섯 살인데 그 또래 애들이 사진 같은 걸 올린 걸 보면 많이 들고 찍어요. 생일 선물 받았다 이러면서...찍어서 올린걸 보면 우리 딸에게도 사주고 싶다고 해서 전 그걸 찾으러 다녔었거든요."

또 다른 목욕 놀이 장난감.

대형 마트에서 가장 보기 좋은 자리에 진열돼 있어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 장난감에서는 중금속인 납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납 농도가 옅긴 하더라도 아직도 사실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요. 특히 어린이들의 지능에 영향을 줍니다. 굉장히 IQ의 발달에 납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돼 있고, 또한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줘요."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했던 비치볼 역시 마트에서 인기 상품입니다.

상자 앞면에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비치볼의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다시 조사해 봤습니다.

0.1%가 기준치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16.8 % 검출됐습니다.

기준치의 1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환경부 조사 당시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모두 211개.

지금도 이들 제품들을 인터넷이나 시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유해물질이 검출돼 보도됐던 장난감이 계속 팔리고 있는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김재강(서울 신월동) : "단속을 해주셨으면 그에 대해서 뒤처리도 확실하게 해주셔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을 안하는데 뒤 처벌이 약하거나 뒤에 더 이상 그런 걸 강화하지 않으니까 하시는 분들이 똑같은 걸 또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유미옥(서울 이문동) : "화가 나죠. 화가 안날 순 없죠. 우리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접하는 거니까. 아이들이 아무리 크다 그래도 다 물고 빨고 입에 넣기도 하고 그러는 건데.."

직장에 다니며 27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박 샘씨.

어린이 용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렴한 완구보다는 되도록 친환경 장난감을 구입해 왔다는 박 씨.

그러나,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기에게 미안해 합니다.

<인터뷰> 박샘 : "아무래도 제가 어른이고 엄마인데,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주면 다 쓰는데...잘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하죠."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며 불안감만 키워 놓고, 정작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 배신감마저 든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샘 : "가지고 있는 장난감들이 진짜 안좋은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구매한 것을 일일히 다 찾아서 그게 안전한지 안한지... 또 안전하다고 해도 진짜 안전한지도 모르죠."

현행법에는 제품별 유해물질에 대한 법적 적용 기준을 두고 기준치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는 유해 물질을 검출, 적발해 놓고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걸까?

환경부를 찾아가 봤습니다.

환경부는 판매 제한 등 후속 조치는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환경보건법에 따라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적용되는 제품은 환경부에서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현성호(환경부 사무관) : "저희가 현재 법상으로는 조치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관계부처의 법령에 기준이 있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이제 저희가 관계부처에 말씀을 드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들의 회수나 판매 금지는 관련 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의 권한인 상황.

그러나, 기술표준원도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른 어떠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에서 보내온 제품 명단에 제조업체 등 관련 정보가 부족하거나, 제조일자가 불분명해 회수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또, 환경부가 참고하라는 공문만 보냈을 뿐 행정 조치를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한 개도 조치가 되지 않았던건가요?) 그렇죠. 그 환경부에서 저희한테 그 리스트만 줬지 환경보건법에 의해서 이제 환경보건법에는 환경부가 해당 부서에 행정기관의 행정 조치를 요청할 수가 있는데 그런 요청도 없었어요."

기술표준원도 후속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합니다.

<녹취> "아직도 마트에서 팔리고 있더라고요. (마트에서요?) 네. 글쎄요 그런거는...그런거 있으면 저희가 바로 조치를 할 수 있게끔 제보를 주시죠 뭐."

식약처 역시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아동용 플라스틱 컵에 대해 제조나 수입업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한정애(국회의원) : "부처간의 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는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지 제대로 확인했었어야 했고, 기표원이 제대로 움직였다면 이런 상황 일어나지 않았죠."

취재가 시작되자 기술표준원은 환경부에서 보내온 목록을 재검토해 불법 제품일 경우 형사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준치 초과 제품의 경우에는 기술표준원의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직무유기라고 할만큼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

'사후 약방문'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해당 업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해당 업체들은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자체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환경부에서도, 기술표준원에서도, 어떤 통보를 받지 못했고,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원래는 저희한테 통보가 오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통보가 없었어요."

업체에 통보가 되지 않은 만큼 업체만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

일부 중견 완구업체는 부처 통보가 아닌 보도 내용을 보고 자체적으로 유해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춰 제품을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과거에 제조된 것은 조심해야겠죠?) 그렇죠. (인터넷에서 파는 제품은요?) 작년 재고 상품 가지고 있던 것을 판매하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지금은 저희가 100% 성분검사를 해서 재생산했어요."

업체들은 특히 KC, 즉 자율안전인증을 정부로 부터 받았다며 제품에 문제가 있을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다 검사하고 KC번호라는 걸 받거든요. 그게 없으면 불합격되고 번호가 안나와요. 제품 출시도 안되구요."

소비자들 역시 이 마크가 붙어 있으면 비교적 안심하고 물건을 구매합니다.

<인터뷰> 남연경(서울 봉천동) : "솔직히 나와 있는 안전하다는 문구에 좀 많이 믿는 편이긴 해요. 그런 부분에 정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깐."

그러나, 이 KC마크에도 함정은 숨어 있습니다.

자체 검사를 통해 한번 이 마크를 부여 받으면 추후에 제품 생산 과정이 바뀌더라도 감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정애(인터뷰) : "실질적으로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애초에 KC 마크를 받았을 때 제품하고는 다른 형태의 내용물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으로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공산품 안전관리 품질 표시가 돼 있다고, KC 마크가 있다고 해서 늘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감시 감독하는 기관이 집행기관이 수시로 수거점검을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이러다 보니 정부의 어린이 용품 안전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높지 않습니다.

정부의 유해물질 규제와 리콜 조치 등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소비자의 43.7% 정도가 개선 여부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27%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최미진(경기 화성시) : "우리나라는 참 복잡하게 돼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게 좀 단일화되고 간략하게 돼서 무슨 일이 터졌을 때 딱 책임을 질 수 있고 명확하게 그 책임을 넘길 수 있는... 넘겨서 그걸 해결해 줄 수 있게끔 법이 체계적으로 다져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환경부와 기술표준원, 또 해당 업체까지..

유해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동안.

수많은 어린이들이 유해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 유해물질 범벅이라더니…
    • 입력 2013-08-16 17:33:57
    • 수정2013-08-16 23:20:03
    취재파일K
<앵커 멘트>

계속되는 폭염에 야외수영장은 만원입니다.

형형색색의 튜브와 비치볼, 잠수경 등은 물놀이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튜브에 몸을 싣고 물장구를 치거나, 잠수경을 쓰고 물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피부에 직접 닿기도 하고 입에 물기도 하는 어린이 용품들...

과연 안전할까요?

올해 초 정부는 이같은 어린이 용품들에 대해 대대적인 안전 진단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수백여 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들 제품들이 판매 금지 조치도 받지 않고 지금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그 내막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환경부는 어린이용품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4천여 개 제품을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2백여 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

언론마다 크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국산 인형 등 177개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가 함량 기준 0.1%를 초과해 최고 41%까지 검출됐습니다."

52개 제품에서는 납과 카드뮴, 니켈 등 중금속이 함량 기준을 넘었습니다.

당시 뉴스 화면에서 보였던 인형...

여자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 인형에서 DBP와 DEHP라는 프탈레이트계 환경 호르몬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홍윤철(서울대병원 의과대학 교수) : "아이를 임신한 산모가 노출되면 남자아이의 성기 발달에 영향을 준다던지 또는, 어린이들이 노출되면 지능이 발달해야 하고 정서가 발달해야 하는 시기에 프탈레이트가 지능에도 영향을 주고, 또 정서적으로도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지금 보고 되고 있어서..."

하지만 이렇게 유해하다는 제품들이 정부의 조사 발표 뒤인 지금까지도 시중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취재진도 인터넷을 통해 이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최미진 : "딸이 다섯 살인데 그 또래 애들이 사진 같은 걸 올린 걸 보면 많이 들고 찍어요. 생일 선물 받았다 이러면서...찍어서 올린걸 보면 우리 딸에게도 사주고 싶다고 해서 전 그걸 찾으러 다녔었거든요."

또 다른 목욕 놀이 장난감.

대형 마트에서 가장 보기 좋은 자리에 진열돼 있어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 장난감에서는 중금속인 납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납 농도가 옅긴 하더라도 아직도 사실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요. 특히 어린이들의 지능에 영향을 줍니다. 굉장히 IQ의 발달에 납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돼 있고, 또한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줘요."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했던 비치볼 역시 마트에서 인기 상품입니다.

상자 앞면에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취재진은 이 비치볼의 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다시 조사해 봤습니다.

0.1%가 기준치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16.8 % 검출됐습니다.

기준치의 160배가 넘는 수칩니다.

환경부 조사 당시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모두 211개.

지금도 이들 제품들을 인터넷이나 시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유해물질이 검출돼 보도됐던 장난감이 계속 팔리고 있는 데 대해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김재강(서울 신월동) : "단속을 해주셨으면 그에 대해서 뒤처리도 확실하게 해주셔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을 안하는데 뒤 처벌이 약하거나 뒤에 더 이상 그런 걸 강화하지 않으니까 하시는 분들이 똑같은 걸 또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유미옥(서울 이문동) : "화가 나죠. 화가 안날 순 없죠. 우리 아이들이 직접적으로 접하는 거니까. 아이들이 아무리 크다 그래도 다 물고 빨고 입에 넣기도 하고 그러는 건데.."

직장에 다니며 27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박 샘씨.

어린이 용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렴한 완구보다는 되도록 친환경 장난감을 구입해 왔다는 박 씨.

그러나,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기에게 미안해 합니다.

<인터뷰> 박샘 : "아무래도 제가 어른이고 엄마인데,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주면 다 쓰는데...잘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하죠."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며 불안감만 키워 놓고, 정작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 배신감마저 든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샘 : "가지고 있는 장난감들이 진짜 안좋은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구매한 것을 일일히 다 찾아서 그게 안전한지 안한지... 또 안전하다고 해도 진짜 안전한지도 모르죠."

현행법에는 제품별 유해물질에 대한 법적 적용 기준을 두고 기준치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는 유해 물질을 검출, 적발해 놓고도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걸까?

환경부를 찾아가 봤습니다.

환경부는 판매 제한 등 후속 조치는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환경보건법에 따라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적용되는 제품은 환경부에서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현성호(환경부 사무관) : "저희가 현재 법상으로는 조치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관계부처의 법령에 기준이 있는 항목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이제 저희가 관계부처에 말씀을 드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해당 제품들의 회수나 판매 금지는 관련 법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의 권한인 상황.

그러나, 기술표준원도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른 어떠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에서 보내온 제품 명단에 제조업체 등 관련 정보가 부족하거나, 제조일자가 불분명해 회수 조치를 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또, 환경부가 참고하라는 공문만 보냈을 뿐 행정 조치를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한 개도 조치가 되지 않았던건가요?) 그렇죠. 그 환경부에서 저희한테 그 리스트만 줬지 환경보건법에 의해서 이제 환경보건법에는 환경부가 해당 부서에 행정기관의 행정 조치를 요청할 수가 있는데 그런 요청도 없었어요."

기술표준원도 후속 조치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합니다.

<녹취> "아직도 마트에서 팔리고 있더라고요. (마트에서요?) 네. 글쎄요 그런거는...그런거 있으면 저희가 바로 조치를 할 수 있게끔 제보를 주시죠 뭐."

식약처 역시 프탈레이트가 검출된 아동용 플라스틱 컵에 대해 제조나 수입업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한정애(국회의원) : "부처간의 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는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지 제대로 확인했었어야 했고, 기표원이 제대로 움직였다면 이런 상황 일어나지 않았죠."

취재가 시작되자 기술표준원은 환경부에서 보내온 목록을 재검토해 불법 제품일 경우 형사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준치 초과 제품의 경우에는 기술표준원의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직무유기라고 할만큼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

'사후 약방문'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해당 업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해당 업체들은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 자체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환경부에서도, 기술표준원에서도, 어떤 통보를 받지 못했고,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원래는 저희한테 통보가 오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통보가 없었어요."

업체에 통보가 되지 않은 만큼 업체만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

일부 중견 완구업체는 부처 통보가 아닌 보도 내용을 보고 자체적으로 유해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춰 제품을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기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과거에 제조된 것은 조심해야겠죠?) 그렇죠. (인터넷에서 파는 제품은요?) 작년 재고 상품 가지고 있던 것을 판매하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지금은 저희가 100% 성분검사를 해서 재생산했어요."

업체들은 특히 KC, 즉 자율안전인증을 정부로 부터 받았다며 제품에 문제가 있을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완구업체 관계자 : "다 검사하고 KC번호라는 걸 받거든요. 그게 없으면 불합격되고 번호가 안나와요. 제품 출시도 안되구요."

소비자들 역시 이 마크가 붙어 있으면 비교적 안심하고 물건을 구매합니다.

<인터뷰> 남연경(서울 봉천동) : "솔직히 나와 있는 안전하다는 문구에 좀 많이 믿는 편이긴 해요. 그런 부분에 정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깐."

그러나, 이 KC마크에도 함정은 숨어 있습니다.

자체 검사를 통해 한번 이 마크를 부여 받으면 추후에 제품 생산 과정이 바뀌더라도 감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인터뷰> 한정애(인터뷰) : "실질적으로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애초에 KC 마크를 받았을 때 제품하고는 다른 형태의 내용물을 포함하고 있는 제품으로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공산품 안전관리 품질 표시가 돼 있다고, KC 마크가 있다고 해서 늘 안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을 감시 감독하는 기관이 집행기관이 수시로 수거점검을 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이러다 보니 정부의 어린이 용품 안전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높지 않습니다.

정부의 유해물질 규제와 리콜 조치 등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소비자의 43.7% 정도가 개선 여부를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27%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최미진(경기 화성시) : "우리나라는 참 복잡하게 돼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게 좀 단일화되고 간략하게 돼서 무슨 일이 터졌을 때 딱 책임을 질 수 있고 명확하게 그 책임을 넘길 수 있는... 넘겨서 그걸 해결해 줄 수 있게끔 법이 체계적으로 다져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환경부와 기술표준원, 또 해당 업체까지..

유해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동안.

수많은 어린이들이 유해 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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