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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조장하는 ‘식품 안전보도’
입력 2013.08.18 (17:10) 수정 2013.08.18 (18:26)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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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정부의 4대 사회악 근절 프로젝트의 하나로 불량 식품 단속이 강화되면서 경쟁하듯 관련 사안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이 오히려 부정확하고 성급한 태도로 국민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디어 인사이드, 첫 번째 순서로 식품 안전 보도의 문제, 이민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최근 불량식품 수사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놔서 소비자들과 업체들이 혼란에 빠지는 일이 있었죠?

<답변>

네,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간의 조사 결과가 달라 발생한 문젠데요.

여기에 언론도 성급하게 발표를 따라가며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녹취> KBS 7.2 홍혜림 리포트 :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이 쌓인 양배추 잎들, 벗겨낸 겉껍질인데 모두 버려야 할 쓰레기입니다. 건조과정을 거쳐 어린이들이 주로 밥에 뿌려 먹는 이른 바 ‘맛가루’의 재료로 쓰인 것들입니다.”

지난 달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밥에 뿌려먹는 가루, 이른바 맛가루가 사료용 채소로 만들어졌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크게 분노했고 언론은 연일 사료 맛가루 등 자극적 제목을 달아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제품명을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져만 갔고, 대형마트들은 모든 맛가루 제품을 진열대에서 빼내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녹취> 동아 7.4 : “맛가루 전문업체 푸른들(땡땡이라고 해주세요)은 600여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녹취> 중앙 7.11 : “아이에게 맛가루를 먹였던 엄마들은 아우성을 쳤고, 일부 대형마트는 모든 맛가루 제품을 매장에서 치웠다.”

하지만 2주 뒤, 식약처는 경찰 수사 결과와는 다른 결과를 내놨습니다.

<녹취> 식약처 보도자료 : “해당 제품들이 값싸고 품질이 낮은 원료로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나 맛가루 등 완제품의 인체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불과 2주 만에 정부 기관이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녹취> 국민 7.16 : “여러 기관에 이 업체에 관한 내용이 제보돼 경찰이 발표를 서두르다 보니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정부가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먹어도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소비자 혼란은 가중됐고 관련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소비자협의회 김연화 회장 : “언론에 대한 불신과 기업에 대한 불신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혼재가 돼서 소비자들이 먹거리 안전에 대해서 갈팡질팡하기 때문에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신중하게 발표를 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해당 업체 명이 언론에 공개되느냐, 되지 않느냐, 상당히 민감한 사안인데 어떤 기준이 있나요?

<답변>

네, 유해성 검증이 과학적으로 이뤄져서 정확한 근거가 있다면 해당 업체 명을 밝히는 것이 맞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하지만 유해성 검증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업체명이 공개되면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해당 업체들은 고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 문젭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축산 가공업체.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섞은 전란액을 만들어 과자와 빵의 원료로 공급하던 이 업체는 현재 도산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4월, 경찰의 불량식품 수사 과정에서 전란액의 제조일자를 위조한 혐의로 언론에 업체명이 공개됐습니다.

업체측은 이 사안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지만 일부 언론의 취재를 통해 업체명이 공개된 뒤 이 업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던 한 대기업이 거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인터뷰> 세원축산 이외환 대표 : “이 문제가 생긴 것도 조사하는 과정 아니냐. 밝혀내야 될 부분인데, 왜 우리 거래를 중단하냐. 그럼 최소한 50% 물량을 줘야 될 거 아니냐. 결국 회사 망하라 하는 거 아니냐. 그쪽에선 일단 방송이 나왔기 때문에 회사 방침이다 이건. 그게 답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두 달이 지날 때가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세원축산 이외환 대표 : “두 달이 지나고 나서도 아무 대응이 없는 겁니다. 우리가 죽일 놈 됐으면 빨리 해서 죄를 받게 만들던지, 우리가 잘못하면 처벌받고 재기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근데 방송보도 매스컴 다 떠들고 나오고 다 하고 났는데도 결국 경찰에선 송치도 안 하고 그냥 갖고 있는 겁니다.”

업체 측에서는 현재 경찰을 피의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소한 상탭니다.

<인터뷰> 조창구 변호사 : “물론 먹거리 안전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지만. 확인 절차라는 게 전혀 없었고. 그리고 더군다나 이 사건이 인지사건이니까 수사를 협조할 사안도 아니고. 지금 이 사안은 피의사실을 공표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성급한 명단 공개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업체 피해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4년, 언론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이른바 만두 파동.

<녹취> KBS 04.06.06 김상협 리포트 :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로 만두재료를 만들어온 식품업자들이 붙잡혔습니다.”

단무지 자투리를 모아서 만든 만두소는 언론에 의해 곧 쓰레기 만두로 둔갑했습니다.

<녹취> SBS 04 06.07 심영구 리포트 : “어제 이른바 ‘쓰레기 만두 보도’ 이후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하지만 단무지 자투리로 만들어진 만두소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한 검증은 없었고, 해당 업체 업주는 결백을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냉동만두가 끓거나 익는 과정에서 유해한 세균은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고, 결국 인체 유해성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아 저 무에서 저 작은 잔뿌리 버려야 하는 쓰레기인데 왜 저기 들어가지? 굉장히 상식적인 거잖아요. 그런 거 가지고 쓰레기 만두라고 비하를 시킨 거죠 그러나 그 잔뿌리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거죠. 위생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거죠. 이런 문제들 이게 상식수준에서 자기가 판단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런 것들이 아주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질문>

만두소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 맛가루 사건에서도 그렇고 언론이 사실 검증에는 소홀한 채 선정적 보도를 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려요.

이런 보도 태도가 왜 반복되는 겁니까?

<답변>

네, 과학적 근거나 검증 과정 없이 조사 결과를 내놓는 정부에 1차적 책임이 있겠지만 발표만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의 태도 역시 문젭니다.

미디어 인사이드가 지난달 발생한 맛가루 파동 기사의 취재원을 분석해본 결과, 식약처나 경찰이 56%의 비율로 절반을 넘어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식품관련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는 8%에 그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기사가 전문가의 의견 없이 기관의 발표나 보도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입니다.

<인터뷰> 한동섭 한양대 교수 : “무엇이든지 빨리 보도를 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음식물 같은 경우는 사실은 과학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미리 얘길 해버리고 마는 거죠. 미리 보도하지 않으면 다른 언론사가 먼저 보도해버리니까 이는 많은 식품 관련 보도가 식품에 대한 공포나 식품 기업에 대한 분노만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답습하는 이윱니다.”

전문성 부족으로 잘못된 보도들이 양산되기도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통기한 문제입니다.

<녹취> 12.7.24 SBS 정경윤 리포트 유통업체 대표 : “(유통기한 지난 것 보여주세요) 아뇨 없어요. 없다고요.”

용기에 적힌 유통기한은 7월 22일.

<녹취> 12.7.11 MBC 현장 생생통통 : “진열장하고 안에 작업장 확인을 한 다음에...아이고, 정리를 많이 안하셨네요. 유통기한이 지금 지난 상태입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유통기한 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유통할 수 있는 그러니까 원래 처음 만든 제품하고 거의 맛이 변하지 않는 그 기간의 70%를 유통기한으로 잡는 거에요. 왜냐면 소비자들이 사가지고 가서 30% 먹을 기간 동안 마진을 주는 겁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또 감독청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문제 삼고 큰일 났다고 하니까 유통기한이 만약에 7일이라면 원래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은, 소비할 수 있는 기간은 10일인 거에요.”

너나 할 것 없이 앞 다퉈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의 선정주의, 폭로주의 역시 문젭니다.

<인터뷰> 소비자협회 김연화 회장 : “쓰레기 만두 이런 자극적인 걸 표현하다보니까 소비자들은 그 표현에 의해서 사실은 정황은 팩트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장된 표현이라든가 이런 걸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굉장히 위협을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질문>

식품 관련 보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더욱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언론의 태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네, 신중한 보도태도는 물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합니다.

과학적인 결과가 뒷받침될 때, 언론이 관련 사안을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또 전문적인 취재원을 통해 기사의 질을 높여 보다 전문적인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우리가 안전성 평가를 한다고 하는 것은 검출 됐느냐 안됐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어느 정도의 농도에서 검출이 되느냐 이것을 평가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것은 아무나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해야 되고 특히 그것을 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처거든요. 그러니까 검찰이나 경찰에서 기소하고 문제 삼은 것을 그대로 보도한다는 거는 대단히 큰 잘 못을 일으킬 수 있어요.”

식품 관련 보도는 국민 건강은 물론 관련 산업 전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떤 보도보다도 정확성이 필숩니다.

불량 식품에 대한 수사가 서둘러 진행될수록 차분하게,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 것입니다.
  • 불안 조장하는 ‘식품 안전보도’
    • 입력 2013-08-18 18:02:46
    • 수정2013-08-18 18:26:46
    미디어 인사이드
<앵커 멘트>

최근 정부의 4대 사회악 근절 프로젝트의 하나로 불량 식품 단속이 강화되면서 경쟁하듯 관련 사안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이 오히려 부정확하고 성급한 태도로 국민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미디어 인사이드, 첫 번째 순서로 식품 안전 보도의 문제, 이민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최근 불량식품 수사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놔서 소비자들과 업체들이 혼란에 빠지는 일이 있었죠?

<답변>

네,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간의 조사 결과가 달라 발생한 문젠데요.

여기에 언론도 성급하게 발표를 따라가며 혼란을 부추겼습니다.

<녹취> KBS 7.2 홍혜림 리포트 :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이 쌓인 양배추 잎들, 벗겨낸 겉껍질인데 모두 버려야 할 쓰레기입니다. 건조과정을 거쳐 어린이들이 주로 밥에 뿌려 먹는 이른 바 ‘맛가루’의 재료로 쓰인 것들입니다.”

지난 달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밥에 뿌려먹는 가루, 이른바 맛가루가 사료용 채소로 만들어졌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크게 분노했고 언론은 연일 사료 맛가루 등 자극적 제목을 달아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제품명을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져만 갔고, 대형마트들은 모든 맛가루 제품을 진열대에서 빼내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녹취> 동아 7.4 : “맛가루 전문업체 푸른들(땡땡이라고 해주세요)은 600여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녹취> 중앙 7.11 : “아이에게 맛가루를 먹였던 엄마들은 아우성을 쳤고, 일부 대형마트는 모든 맛가루 제품을 매장에서 치웠다.”

하지만 2주 뒤, 식약처는 경찰 수사 결과와는 다른 결과를 내놨습니다.

<녹취> 식약처 보도자료 : “해당 제품들이 값싸고 품질이 낮은 원료로 만들어 진 것은 사실이나 맛가루 등 완제품의 인체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불과 2주 만에 정부 기관이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녹취> 국민 7.16 : “여러 기관에 이 업체에 관한 내용이 제보돼 경찰이 발표를 서두르다 보니 수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정부가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먹어도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소비자 혼란은 가중됐고 관련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소비자협의회 김연화 회장 : “언론에 대한 불신과 기업에 대한 불신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혼재가 돼서 소비자들이 먹거리 안전에 대해서 갈팡질팡하기 때문에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신중하게 발표를 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해당 업체 명이 언론에 공개되느냐, 되지 않느냐, 상당히 민감한 사안인데 어떤 기준이 있나요?

<답변>

네, 유해성 검증이 과학적으로 이뤄져서 정확한 근거가 있다면 해당 업체 명을 밝히는 것이 맞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하지만 유해성 검증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업체명이 공개되면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해당 업체들은 고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 문젭니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축산 가공업체.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섞은 전란액을 만들어 과자와 빵의 원료로 공급하던 이 업체는 현재 도산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4월, 경찰의 불량식품 수사 과정에서 전란액의 제조일자를 위조한 혐의로 언론에 업체명이 공개됐습니다.

업체측은 이 사안에 대해 결백을 주장했지만 일부 언론의 취재를 통해 업체명이 공개된 뒤 이 업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던 한 대기업이 거래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인터뷰> 세원축산 이외환 대표 : “이 문제가 생긴 것도 조사하는 과정 아니냐. 밝혀내야 될 부분인데, 왜 우리 거래를 중단하냐. 그럼 최소한 50% 물량을 줘야 될 거 아니냐. 결국 회사 망하라 하는 거 아니냐. 그쪽에선 일단 방송이 나왔기 때문에 회사 방침이다 이건. 그게 답이었습니다.”

경찰은 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두 달이 지날 때가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세원축산 이외환 대표 : “두 달이 지나고 나서도 아무 대응이 없는 겁니다. 우리가 죽일 놈 됐으면 빨리 해서 죄를 받게 만들던지, 우리가 잘못하면 처벌받고 재기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근데 방송보도 매스컴 다 떠들고 나오고 다 하고 났는데도 결국 경찰에선 송치도 안 하고 그냥 갖고 있는 겁니다.”

업체 측에서는 현재 경찰을 피의사실공표죄로 검찰에 고소한 상탭니다.

<인터뷰> 조창구 변호사 : “물론 먹거리 안전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지만. 확인 절차라는 게 전혀 없었고. 그리고 더군다나 이 사건이 인지사건이니까 수사를 협조할 사안도 아니고. 지금 이 사안은 피의사실을 공표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다. 성급한 명단 공개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업체 피해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4년, 언론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이른바 만두 파동.

<녹취> KBS 04.06.06 김상협 리포트 : “쓰레기로 버려지는 단무지로 만두재료를 만들어온 식품업자들이 붙잡혔습니다.”

단무지 자투리를 모아서 만든 만두소는 언론에 의해 곧 쓰레기 만두로 둔갑했습니다.

<녹취> SBS 04 06.07 심영구 리포트 : “어제 이른바 ‘쓰레기 만두 보도’ 이후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하지만 단무지 자투리로 만들어진 만두소가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에 대한 검증은 없었고, 해당 업체 업주는 결백을 주장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냉동만두가 끓거나 익는 과정에서 유해한 세균은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고, 결국 인체 유해성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아 저 무에서 저 작은 잔뿌리 버려야 하는 쓰레기인데 왜 저기 들어가지? 굉장히 상식적인 거잖아요. 그런 거 가지고 쓰레기 만두라고 비하를 시킨 거죠 그러나 그 잔뿌리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거죠. 위생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거죠. 이런 문제들 이게 상식수준에서 자기가 판단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런 것들이 아주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질문>

만두소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 맛가루 사건에서도 그렇고 언론이 사실 검증에는 소홀한 채 선정적 보도를 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려요.

이런 보도 태도가 왜 반복되는 겁니까?

<답변>

네, 과학적 근거나 검증 과정 없이 조사 결과를 내놓는 정부에 1차적 책임이 있겠지만 발표만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의 태도 역시 문젭니다.

미디어 인사이드가 지난달 발생한 맛가루 파동 기사의 취재원을 분석해본 결과, 식약처나 경찰이 56%의 비율로 절반을 넘어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식품관련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한 기사는 8%에 그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기사가 전문가의 의견 없이 기관의 발표나 보도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한 것입니다.

<인터뷰> 한동섭 한양대 교수 : “무엇이든지 빨리 보도를 하려고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음식물 같은 경우는 사실은 과학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미리 얘길 해버리고 마는 거죠. 미리 보도하지 않으면 다른 언론사가 먼저 보도해버리니까 이는 많은 식품 관련 보도가 식품에 대한 공포나 식품 기업에 대한 분노만을 증폭시키는 과정을 답습하는 이윱니다.”

전문성 부족으로 잘못된 보도들이 양산되기도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통기한 문제입니다.

<녹취> 12.7.24 SBS 정경윤 리포트 유통업체 대표 : “(유통기한 지난 것 보여주세요) 아뇨 없어요. 없다고요.”

용기에 적힌 유통기한은 7월 22일.

<녹취> 12.7.11 MBC 현장 생생통통 : “진열장하고 안에 작업장 확인을 한 다음에...아이고, 정리를 많이 안하셨네요. 유통기한이 지금 지난 상태입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유통기한 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유통할 수 있는 그러니까 원래 처음 만든 제품하고 거의 맛이 변하지 않는 그 기간의 70%를 유통기한으로 잡는 거에요. 왜냐면 소비자들이 사가지고 가서 30% 먹을 기간 동안 마진을 주는 겁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또 감독청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것을 문제 삼고 큰일 났다고 하니까 유통기한이 만약에 7일이라면 원래 저장할 수 있는 기간은, 소비할 수 있는 기간은 10일인 거에요.”

너나 할 것 없이 앞 다퉈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의 선정주의, 폭로주의 역시 문젭니다.

<인터뷰> 소비자협회 김연화 회장 : “쓰레기 만두 이런 자극적인 걸 표현하다보니까 소비자들은 그 표현에 의해서 사실은 정황은 팩트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장된 표현이라든가 이런 걸로 인해서 소비자들이 굉장히 위협을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질문>

식품 관련 보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더욱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우리 언론의 태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네, 신중한 보도태도는 물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합니다.

과학적인 결과가 뒷받침될 때, 언론이 관련 사안을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또 전문적인 취재원을 통해 기사의 질을 높여 보다 전문적인 보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고려대 이철호 교수 : “우리가 안전성 평가를 한다고 하는 것은 검출 됐느냐 안됐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어느 정도의 농도에서 검출이 되느냐 이것을 평가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것은 아무나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해야 되고 특히 그것을 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식품의약품안전처거든요. 그러니까 검찰이나 경찰에서 기소하고 문제 삼은 것을 그대로 보도한다는 거는 대단히 큰 잘 못을 일으킬 수 있어요.”

식품 관련 보도는 국민 건강은 물론 관련 산업 전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떤 보도보다도 정확성이 필숩니다.

불량 식품에 대한 수사가 서둘러 진행될수록 차분하게,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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