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여성이 불안한 사회…범죄 피해자 84%가 여성

입력 2013.08.20 (21:34) 수정 2013.08.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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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사회,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십니까?

남성보다는 유독 여성들이 위험하다고 느끼실 텐데요.

살인 사건을 예로 들어보죠.

전체 피해자의 51%가 여성인데,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을 훌쩍 뛰어넘는 비율이고 전체 G20 국가들 가운데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른 강력범죄도 주로 여성이 희생양이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여성이 불안한 사회, 먼저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 10시, 서울의 한 주택가.

지하철역 입구에서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골목길은 어두워 음침하고, 오가는 사람도 뜸합니다.

귀갓길 여성들은 두려운 마음에 발길을 재촉합니다.

<인터뷰> 최선우(서울시 영등포동) : "발걸음이 들리면 일단 저희는 무서우니까요. 아예 (앞서) 보낸 다음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같이 걸어가거나 이러거든요."

<인터뷰> 류다혜(서울시 영등포동) : "구석구석 어두운 데가 많아요. 골목길이라서 그래서 가로등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여성의 70%가 범죄 위험 때문에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0여 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여성들의 이런 불안감은 실제 강력범죄 발생 추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성폭력과 강도, 살인 등 흉악 범죄 가운데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84%,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성폭력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33.7건으로 일본의 5배가 넘습니다.

정부는 여성폭력을 추방하겠다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나섰지만,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앵커 멘트>

여성 대상 강력 범죄는 절반 이상이 범행 동기를 명확하게 특정하기 힘들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그럼 범죄자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노리는 이유는 뭘까요?

남승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여성만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피해자 21명 가운데 절반 넘는 11명이 여성이었던 희대의 살인범 유영철.

끔찍한 범죄의 책임을 오히려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뻔뻔한 모습으로 더욱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녹취> 유영철(연쇄살인범/2004년 7월) : "이 계기로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이들은 왜 주로 여성을 노렸을까?

빈곤과 사회적 소외감 등 개인적 욕구와 불만, 분노를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약한 여성에게 풀려는 심리가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일단은 신체적인 조건이 여성이 더 취약하다는 점이 결국은 범죄를 유인하는 그런 효력 같은 게 틀림 없이 있죠."

성개방 풍조와 맞물려 성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요 원인입니다.

또 남성우위라는 비뚤어진 관념에 물든 일부 남성의 열등감도 있습니다.

활발해진 여성의 사회 진출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이를 범죄로 풀려 하는 겁니다.

여성 대상 범죄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여성대상 범죄는 특히 재범률이 높은 만큼, 전과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도 꼭 필요합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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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여성이 불안한 사회…범죄 피해자 84%가 여성
    • 입력 2013-08-20 21:36:15
    • 수정2013-08-20 22: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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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사회,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십니까?

남성보다는 유독 여성들이 위험하다고 느끼실 텐데요.

살인 사건을 예로 들어보죠.

전체 피해자의 51%가 여성인데, 미국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을 훌쩍 뛰어넘는 비율이고 전체 G20 국가들 가운데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다른 강력범죄도 주로 여성이 희생양이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여성이 불안한 사회, 먼저 모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 10시, 서울의 한 주택가.

지하철역 입구에서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골목길은 어두워 음침하고, 오가는 사람도 뜸합니다.

귀갓길 여성들은 두려운 마음에 발길을 재촉합니다.

<인터뷰> 최선우(서울시 영등포동) : "발걸음이 들리면 일단 저희는 무서우니까요. 아예 (앞서) 보낸 다음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때 같이 걸어가거나 이러거든요."

<인터뷰> 류다혜(서울시 영등포동) : "구석구석 어두운 데가 많아요. 골목길이라서 그래서 가로등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여성의 70%가 범죄 위험 때문에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0여 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여성들의 이런 불안감은 실제 강력범죄 발생 추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성폭력과 강도, 살인 등 흉악 범죄 가운데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84%,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성폭력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33.7건으로 일본의 5배가 넘습니다.

정부는 여성폭력을 추방하겠다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나섰지만,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

<앵커 멘트>

여성 대상 강력 범죄는 절반 이상이 범행 동기를 명확하게 특정하기 힘들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그럼 범죄자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노리는 이유는 뭘까요?

남승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여성만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피해자 21명 가운데 절반 넘는 11명이 여성이었던 희대의 살인범 유영철.

끔찍한 범죄의 책임을 오히려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뻔뻔한 모습으로 더욱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녹취> 유영철(연쇄살인범/2004년 7월) : "이 계기로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이들은 왜 주로 여성을 노렸을까?

빈곤과 사회적 소외감 등 개인적 욕구와 불만, 분노를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약한 여성에게 풀려는 심리가 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일단은 신체적인 조건이 여성이 더 취약하다는 점이 결국은 범죄를 유인하는 그런 효력 같은 게 틀림 없이 있죠."

성개방 풍조와 맞물려 성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요 원인입니다.

또 남성우위라는 비뚤어진 관념에 물든 일부 남성의 열등감도 있습니다.

활발해진 여성의 사회 진출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이를 범죄로 풀려 하는 겁니다.

여성 대상 범죄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여성대상 범죄는 특히 재범률이 높은 만큼, 전과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도 꼭 필요합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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