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만능주의’가 문제…정책이 빚 늘려

입력 2013.08.22 (21:01) 수정 2013.08.2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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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왜 가계빚이 이렇게 급증하는 걸까요?

최근에 나온 전월세 대책이나 학자금 대책을 보면 빠짐 없이 대출 지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빚내는 걸 권장한 셈이라는 얘깁니다.

이 문제의 연원은 외환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데요.

한보경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결혼을 앞둔 장 모씨는 지난주 전세금 1억 2천만 원을 주고 신혼집을 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9천만 원은 은행 빚입니다.

<인터뷰> 장 모씨(전세금 대출자) : "은행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다 해주니까...(하지만) 실제로는 막막하죠. 어디서 큰 돈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갚는다고 해도 다 못 갚을 거고..."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5조 8천억원.

7개월새 2조 4천억 원이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명숙(공인중개사) : "요즘 은행에서 많이 해주려고 하고 지금은 매매가 거의 안 되니까 이제 전세대출을 많이 하는 거죠."

전세에 이어, 월세 대출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은 저 신용자도 대출 가능한 월세 상품들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월세 내기가 힘들어 돈을 빌리는 서민들이 그 돈을 연체 없이 갚아나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듭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외환위기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카드 사용 권장은 결국 카드빚 사태로 이어졌고, 카드사태가 끝나자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최근의 '하우스 푸어' 10만가구 양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최근에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학자금 대출로 대학생의 20%가 빚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정부가 복지로 해결해야 할 것을 개인한테 빚으로 떠넘기게 된다면 개인들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채무 불 이행자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계 빚 천조가 임박한 시점에서 빚에 대해 정책적 사회적으로도 근본적인 시각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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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 만능주의’가 문제…정책이 빚 늘려
    • 입력 2013-08-22 21:02:21
    • 수정2013-08-22 2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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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왜 가계빚이 이렇게 급증하는 걸까요?

최근에 나온 전월세 대책이나 학자금 대책을 보면 빠짐 없이 대출 지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빚내는 걸 권장한 셈이라는 얘깁니다.

이 문제의 연원은 외환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하는데요.

한보경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결혼을 앞둔 장 모씨는 지난주 전세금 1억 2천만 원을 주고 신혼집을 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9천만 원은 은행 빚입니다.

<인터뷰> 장 모씨(전세금 대출자) : "은행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다 해주니까...(하지만) 실제로는 막막하죠. 어디서 큰 돈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갚는다고 해도 다 못 갚을 거고..."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5조 8천억원.

7개월새 2조 4천억 원이 늘었습니다.

<인터뷰> 이명숙(공인중개사) : "요즘 은행에서 많이 해주려고 하고 지금은 매매가 거의 안 되니까 이제 전세대출을 많이 하는 거죠."

전세에 이어, 월세 대출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은행들은 저 신용자도 대출 가능한 월세 상품들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월세 내기가 힘들어 돈을 빌리는 서민들이 그 돈을 연체 없이 갚아나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듭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외환위기 이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카드 사용 권장은 결국 카드빚 사태로 이어졌고, 카드사태가 끝나자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최근의 '하우스 푸어' 10만가구 양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최근에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학자금 대출로 대학생의 20%가 빚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정부가 복지로 해결해야 할 것을 개인한테 빚으로 떠넘기게 된다면 개인들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채무 불 이행자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계 빚 천조가 임박한 시점에서 빚에 대해 정책적 사회적으로도 근본적인 시각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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