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탈북자 국내 입국 급감…북·중 국경을 가다

입력 2013.08.30 (21:11) 수정 2013.08.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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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2009년 2천 9백 29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김정은 집권 첫 해인 지난해는 1천 5백 2명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올해도 7월 말까지 8백 23명이 입국하는데 그쳐서 지난해보다도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가 이처럼 줄어든 이유는 뭘까요?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경의 강을 건너고 있는 북한주민들. 20년 가까이 계속된 탈북행렬입니다.

그러나 이젠 목숨을 건 도박보다 정식 절차로 중국을 찾는 숫자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상반기 5만 명 수준이던 중국 방문자 숫자가 지난해에는 8만 8천 명, 올해 상반기엔 벌써 1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친척 방문 등을 명목으로 중국으로 간 뒤 공장이나 건설현장에 눌러앉는 방식. 대신 당국에 뇌물을 바치는 것은 필숩니다.

<녹취> 북한주민(음성변조) : "(친척이 없으면 나오기가 힘듭니까?) 그래도 돈 많이 주면 나오는 방법이 있죠. 지금은 천 달러 수준이면 거의 올 거예요. 영도(간부)들을 먹여야지..."

경제가 무너진 북한에선 할 일이 없는 반면 중국에선 수십 배 돈벌이가 가능하기에 기를 쓰고 국경을 넘습니다.

중국에 적응한 이들은 굳이 위험하게 한국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합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불법월경자 처벌강도를 높인 것도 탈북자가 줄어든 한 배경입니다.

<녹취> 북한주민(음성변조) : "탄압이 세서 한번 들키면 그 다음에는 죽는다는 거니까 이런 일(불법월경)을 감히 하자고 서두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부쩍 강화된 국경 통제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듯 보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인터뷰> 강동완(동아대 교수) :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든지 밀수의 구조, 이런 부분들을 북한 당국이 앞으로 통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붙는 올해 겨울이 북한 국경통제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중 국경 단둥에서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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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30 21:12:17
    • 수정2013-08-30 22: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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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습니다.

2009년 2천 9백 29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김정은 집권 첫 해인 지난해는 1천 5백 2명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올해도 7월 말까지 8백 23명이 입국하는데 그쳐서 지난해보다도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가 이처럼 줄어든 이유는 뭘까요?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경의 강을 건너고 있는 북한주민들. 20년 가까이 계속된 탈북행렬입니다.

그러나 이젠 목숨을 건 도박보다 정식 절차로 중국을 찾는 숫자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상반기 5만 명 수준이던 중국 방문자 숫자가 지난해에는 8만 8천 명, 올해 상반기엔 벌써 10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친척 방문 등을 명목으로 중국으로 간 뒤 공장이나 건설현장에 눌러앉는 방식. 대신 당국에 뇌물을 바치는 것은 필숩니다.

<녹취> 북한주민(음성변조) : "(친척이 없으면 나오기가 힘듭니까?) 그래도 돈 많이 주면 나오는 방법이 있죠. 지금은 천 달러 수준이면 거의 올 거예요. 영도(간부)들을 먹여야지..."

경제가 무너진 북한에선 할 일이 없는 반면 중국에선 수십 배 돈벌이가 가능하기에 기를 쓰고 국경을 넘습니다.

중국에 적응한 이들은 굳이 위험하게 한국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합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불법월경자 처벌강도를 높인 것도 탈북자가 줄어든 한 배경입니다.

<녹취> 북한주민(음성변조) : "탄압이 세서 한번 들키면 그 다음에는 죽는다는 거니까 이런 일(불법월경)을 감히 하자고 서두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부쩍 강화된 국경 통제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듯 보이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인터뷰> 강동완(동아대 교수) :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시장이라든지 밀수의 구조, 이런 부분들을 북한 당국이 앞으로 통제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압록강과 두만강이 얼어붙는 올해 겨울이 북한 국경통제의 성패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중 국경 단둥에서 KBS 뉴스 장한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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