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개성공단의 미래 ‘쑤저우 공단’
입력 2013.09.21 (07:50)
수정 2013.09.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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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다섯 달 만에 재가동된 개성 공단에 지금 활기가 넘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공단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합작공단인 중국 쑤저우 공단이 개성공단 국제화의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부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황금평 경제특굽니다. 면적이 11㎢ 정도에 이르는 섬으로 중국 단둥과 맞닿아있습니다.
북한은 제2의 개성공단을 기대하며 지난 2011년 6월 대규모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북한이 땅과 인력을, 중국은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공동개발 방식입
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특구 관리청사와 세관, 출입통제소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체 면적의 15% 정도인 초기 시작구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황금평 특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황금평 자체가 중국 단둥과 면해 있으면서 투자지로서의 입지가 불리한 측면이 있고 또 3차 핵실험의 영향을 받아서 중국의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지금 황금평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쪽 관문인 나진항.
나진과 선봉을 묶은 나선 경제특구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곳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길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섭니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나선 특구는 지정 10년이 넘었지만 창사진만 화려할 뿐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녹취> 대북지원 사업가(음성변조) : "물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때가 없죠. 통신이 안돼요. 인터넷이 안돼요. 국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거의 없는 거예요."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구 2곳, 황금평과 나선 특구가 북한 경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개성공단이 5개월여 만에 재가동했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시운전에 들어가고 북한 근로자들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820명.
귀환 예정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400여 명이 개성공단에 체류했습니다.
<인터뷰> 신한용(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 : "5개월 동안 시간이 헛되지 않게 하자고 오히려 그 쪽에서 얘기를 하고 그랬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남북 공동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통관, 통행, 통신 등 3통 문제 중 이번에는 통행에 초점이 맞춰습니다.
우선 오전, 오후 각 2회에 그쳤던 입출경 횟수는 입경 11회, 출경 10회로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기웅(개성공단 지원단장/지난 11일) : "북측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서 물론 재가동에 대해서도 남북이 같은 입장으로 가능한 빨리 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남북은 또 다음 달 31일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의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개성공단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국제화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성공단의 요건은 뭘까?
합작 공단의 모델로 꼽히는 중국 쑤저우 공단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 작은 배들이 물길을 헤치고 나갑니다.
사통팔달 이 물길을 통해 어디로든 통하는 도시.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쑤저웁니다.
환상적인 야경에 걸맞게 이곳은 세계적인 공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쑤저우시를 국가 관리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하고 싱가포르와 함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싱가포르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싱가포르는 좋은 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단이 필요했는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겁니다.
<녹취> 양쯔핑 쑤저우 공단 부서기 : "당시 싱가포르와 많은 소통을 통해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양국은 싱가포르의 40년간의 발전 경험을 통해 중국의 발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 쑤저우 공단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대표적인 공단으로 성장하면서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쑤저우 공업지구는 세계 500대 기업 중 87개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1억 달러 이상 투자 기업만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입니다.
특히 쑤저우 공단에는 세계적인 IT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어 동방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립니다.
이렇게 쑤저우 공업지구가 많은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단의 아낌없는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이 중소바이오 업체는 최근 쑤저우 공단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연구개발이 핵심 기능이었던 만큼, 고학력 인력을 뽑는 게 늘 고민이었습니다.
넉넉한 임금을 주기에는 회사 형편이 빡빡했고, 주택 지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뜻밖에 쑤저우 공단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사급 고학력 1명에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고용 장려금을 알선한 겁니다.
월 3천 위안, 우리 돈 60만 원의 지원금은 고급 인력 채용에 적지 않은 힘이 됐습니다.
석사급 인력에게는 쑤저우 공단이 운영 중인 숙소를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지원했습니다.
<녹취> 장페이줘(제너팜 대표이사) :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최고 월 3천 위안 (60만 원)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주거 보조비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쑤저우 공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원스탑 서비스센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용 장려금과 숙소 지원을 알선하는 실무를 맡고 있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쑤저우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기업 설립에서 채용, 세무까지 입주 기업의 민원을 모두 처리합니다.
이 센터를 이용하면 2주면 공단 입주에 필요한 절차가 모두 끝납니다.
이곳 서비스 센터의 창구 숫자만 62개. 직원은 백 명이 조금 넘지만 서비스는 철저합니다.
<녹취> 민원인 : "기업 코드증을 발급 받으러 왔어요. (발급 받았나요?) 네. 받았습니다. 아주 편리합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출장서비스도 있습니다.
<녹취> 뉴샤오첸(삼성전자 생활가전 관리부장 ) : "특수 상황이나 긴급 상황일 때는 간부가 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해 매우 편리합니다."
쑤저우 공단의 인프라도 매력적인 요인입니다. 물류도로와 철도를 건설해 항구와 공항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쑤저우 공단 안에 세관을 유치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공단 조성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했고, 세제 혜택까지 부여했습니다.
<녹취> 양쯔핑(쑤저우 공단 부서기) : "물, 전기, 가스, 도로 등의 시설이 세계적인 공업 단지의 수준에 부합됩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인프라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싱가포르의 경험을 본받아 공단의 발전, 생활구역 건설, 부대 서비스 시설 등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져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쑤저우 공단입니다.
이런 각종 지원과 인프라가 가능했던 것은 쑤저우 공단에 정부차원의 권한을 부여 받고 있는 연합 이사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부총리로 구성된 이사회는 양국을 오가며 매년 1회씩 회의를 열어 공단에 새로운 문제 발생이나 해결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공단에서 이뤄지는 모든 심사와 허가를 실무를 맡은 괸리위원회가 직접 처리합니다.
<녹취> 진밍저(쑤저우 공단 부처장) : "이사회에서는 쑤저우 공단의 발전방향을 논의한 다음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안을 결정하게 됩니다."
분쟁 발생 시에도 국제관례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기 때문에 쑤저우 공단은 어떤 문제든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의 개성공단과는 사뭇 다른 분위깁니다.
이렇듯 쑤저우 공단의 기업을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은 수많은 외자 기업 유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쑤저우 공단이 지난 97년 이후 연평균 40% 성장세를 구가한 비결입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북측이 지금 우리가 합의한 내용들, 또 공동 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되어지는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중국과 같이 적극적인 어떤 개방의 자세로 나오게 되면 우리 개성공단도 아마 소주 공단과 같이 성공적인 어떤 협력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 해봅니다."
과감한 개방 개혁과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세계적인 공단으로 우뚝 선 쑤저우 공단.
개성 공단 국제화를 논의하는 남과 북이 쑤저우 공단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다섯 달 만에 재가동된 개성 공단에 지금 활기가 넘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공단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합작공단인 중국 쑤저우 공단이 개성공단 국제화의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부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황금평 경제특굽니다. 면적이 11㎢ 정도에 이르는 섬으로 중국 단둥과 맞닿아있습니다.
북한은 제2의 개성공단을 기대하며 지난 2011년 6월 대규모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북한이 땅과 인력을, 중국은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공동개발 방식입
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특구 관리청사와 세관, 출입통제소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체 면적의 15% 정도인 초기 시작구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황금평 특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황금평 자체가 중국 단둥과 면해 있으면서 투자지로서의 입지가 불리한 측면이 있고 또 3차 핵실험의 영향을 받아서 중국의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지금 황금평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쪽 관문인 나진항.
나진과 선봉을 묶은 나선 경제특구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곳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길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섭니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나선 특구는 지정 10년이 넘었지만 창사진만 화려할 뿐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녹취> 대북지원 사업가(음성변조) : "물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때가 없죠. 통신이 안돼요. 인터넷이 안돼요. 국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거의 없는 거예요."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구 2곳, 황금평과 나선 특구가 북한 경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개성공단이 5개월여 만에 재가동했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시운전에 들어가고 북한 근로자들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820명.
귀환 예정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400여 명이 개성공단에 체류했습니다.
<인터뷰> 신한용(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 : "5개월 동안 시간이 헛되지 않게 하자고 오히려 그 쪽에서 얘기를 하고 그랬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남북 공동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통관, 통행, 통신 등 3통 문제 중 이번에는 통행에 초점이 맞춰습니다.
우선 오전, 오후 각 2회에 그쳤던 입출경 횟수는 입경 11회, 출경 10회로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기웅(개성공단 지원단장/지난 11일) : "북측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서 물론 재가동에 대해서도 남북이 같은 입장으로 가능한 빨리 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남북은 또 다음 달 31일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의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개성공단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국제화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성공단의 요건은 뭘까?
합작 공단의 모델로 꼽히는 중국 쑤저우 공단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 작은 배들이 물길을 헤치고 나갑니다.
사통팔달 이 물길을 통해 어디로든 통하는 도시.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쑤저웁니다.
환상적인 야경에 걸맞게 이곳은 세계적인 공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쑤저우시를 국가 관리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하고 싱가포르와 함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싱가포르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싱가포르는 좋은 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단이 필요했는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겁니다.
<녹취> 양쯔핑 쑤저우 공단 부서기 : "당시 싱가포르와 많은 소통을 통해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양국은 싱가포르의 40년간의 발전 경험을 통해 중국의 발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 쑤저우 공단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대표적인 공단으로 성장하면서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쑤저우 공업지구는 세계 500대 기업 중 87개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1억 달러 이상 투자 기업만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입니다.
특히 쑤저우 공단에는 세계적인 IT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어 동방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립니다.
이렇게 쑤저우 공업지구가 많은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단의 아낌없는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이 중소바이오 업체는 최근 쑤저우 공단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연구개발이 핵심 기능이었던 만큼, 고학력 인력을 뽑는 게 늘 고민이었습니다.
넉넉한 임금을 주기에는 회사 형편이 빡빡했고, 주택 지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뜻밖에 쑤저우 공단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사급 고학력 1명에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고용 장려금을 알선한 겁니다.
월 3천 위안, 우리 돈 60만 원의 지원금은 고급 인력 채용에 적지 않은 힘이 됐습니다.
석사급 인력에게는 쑤저우 공단이 운영 중인 숙소를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지원했습니다.
<녹취> 장페이줘(제너팜 대표이사) :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최고 월 3천 위안 (60만 원)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주거 보조비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쑤저우 공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원스탑 서비스센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용 장려금과 숙소 지원을 알선하는 실무를 맡고 있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쑤저우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기업 설립에서 채용, 세무까지 입주 기업의 민원을 모두 처리합니다.
이 센터를 이용하면 2주면 공단 입주에 필요한 절차가 모두 끝납니다.
이곳 서비스 센터의 창구 숫자만 62개. 직원은 백 명이 조금 넘지만 서비스는 철저합니다.
<녹취> 민원인 : "기업 코드증을 발급 받으러 왔어요. (발급 받았나요?) 네. 받았습니다. 아주 편리합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출장서비스도 있습니다.
<녹취> 뉴샤오첸(삼성전자 생활가전 관리부장 ) : "특수 상황이나 긴급 상황일 때는 간부가 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해 매우 편리합니다."
쑤저우 공단의 인프라도 매력적인 요인입니다. 물류도로와 철도를 건설해 항구와 공항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쑤저우 공단 안에 세관을 유치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공단 조성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했고, 세제 혜택까지 부여했습니다.
<녹취> 양쯔핑(쑤저우 공단 부서기) : "물, 전기, 가스, 도로 등의 시설이 세계적인 공업 단지의 수준에 부합됩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인프라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싱가포르의 경험을 본받아 공단의 발전, 생활구역 건설, 부대 서비스 시설 등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져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쑤저우 공단입니다.
이런 각종 지원과 인프라가 가능했던 것은 쑤저우 공단에 정부차원의 권한을 부여 받고 있는 연합 이사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부총리로 구성된 이사회는 양국을 오가며 매년 1회씩 회의를 열어 공단에 새로운 문제 발생이나 해결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공단에서 이뤄지는 모든 심사와 허가를 실무를 맡은 괸리위원회가 직접 처리합니다.
<녹취> 진밍저(쑤저우 공단 부처장) : "이사회에서는 쑤저우 공단의 발전방향을 논의한 다음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안을 결정하게 됩니다."
분쟁 발생 시에도 국제관례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기 때문에 쑤저우 공단은 어떤 문제든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의 개성공단과는 사뭇 다른 분위깁니다.
이렇듯 쑤저우 공단의 기업을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은 수많은 외자 기업 유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쑤저우 공단이 지난 97년 이후 연평균 40% 성장세를 구가한 비결입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북측이 지금 우리가 합의한 내용들, 또 공동 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되어지는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중국과 같이 적극적인 어떤 개방의 자세로 나오게 되면 우리 개성공단도 아마 소주 공단과 같이 성공적인 어떤 협력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 해봅니다."
과감한 개방 개혁과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세계적인 공단으로 우뚝 선 쑤저우 공단.
개성 공단 국제화를 논의하는 남과 북이 쑤저우 공단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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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개성공단의 미래 ‘쑤저우 공단’
-
- 입력 2013-09-21 06:54:09
- 수정2013-09-21 10:17:46
<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다섯 달 만에 재가동된 개성 공단에 지금 활기가 넘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공단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합작공단인 중국 쑤저우 공단이 개성공단 국제화의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부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황금평 경제특굽니다. 면적이 11㎢ 정도에 이르는 섬으로 중국 단둥과 맞닿아있습니다.
북한은 제2의 개성공단을 기대하며 지난 2011년 6월 대규모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북한이 땅과 인력을, 중국은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공동개발 방식입
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특구 관리청사와 세관, 출입통제소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체 면적의 15% 정도인 초기 시작구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황금평 특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황금평 자체가 중국 단둥과 면해 있으면서 투자지로서의 입지가 불리한 측면이 있고 또 3차 핵실험의 영향을 받아서 중국의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지금 황금평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쪽 관문인 나진항.
나진과 선봉을 묶은 나선 경제특구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곳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길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섭니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나선 특구는 지정 10년이 넘었지만 창사진만 화려할 뿐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녹취> 대북지원 사업가(음성변조) : "물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때가 없죠. 통신이 안돼요. 인터넷이 안돼요. 국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거의 없는 거예요."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구 2곳, 황금평과 나선 특구가 북한 경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개성공단이 5개월여 만에 재가동했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시운전에 들어가고 북한 근로자들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820명.
귀환 예정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400여 명이 개성공단에 체류했습니다.
<인터뷰> 신한용(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 : "5개월 동안 시간이 헛되지 않게 하자고 오히려 그 쪽에서 얘기를 하고 그랬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남북 공동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통관, 통행, 통신 등 3통 문제 중 이번에는 통행에 초점이 맞춰습니다.
우선 오전, 오후 각 2회에 그쳤던 입출경 횟수는 입경 11회, 출경 10회로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기웅(개성공단 지원단장/지난 11일) : "북측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서 물론 재가동에 대해서도 남북이 같은 입장으로 가능한 빨리 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남북은 또 다음 달 31일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의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개성공단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국제화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성공단의 요건은 뭘까?
합작 공단의 모델로 꼽히는 중국 쑤저우 공단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 작은 배들이 물길을 헤치고 나갑니다.
사통팔달 이 물길을 통해 어디로든 통하는 도시.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쑤저웁니다.
환상적인 야경에 걸맞게 이곳은 세계적인 공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쑤저우시를 국가 관리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하고 싱가포르와 함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싱가포르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싱가포르는 좋은 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단이 필요했는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겁니다.
<녹취> 양쯔핑 쑤저우 공단 부서기 : "당시 싱가포르와 많은 소통을 통해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양국은 싱가포르의 40년간의 발전 경험을 통해 중국의 발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 쑤저우 공단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대표적인 공단으로 성장하면서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쑤저우 공업지구는 세계 500대 기업 중 87개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1억 달러 이상 투자 기업만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입니다.
특히 쑤저우 공단에는 세계적인 IT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어 동방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립니다.
이렇게 쑤저우 공업지구가 많은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단의 아낌없는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이 중소바이오 업체는 최근 쑤저우 공단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연구개발이 핵심 기능이었던 만큼, 고학력 인력을 뽑는 게 늘 고민이었습니다.
넉넉한 임금을 주기에는 회사 형편이 빡빡했고, 주택 지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뜻밖에 쑤저우 공단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사급 고학력 1명에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고용 장려금을 알선한 겁니다.
월 3천 위안, 우리 돈 60만 원의 지원금은 고급 인력 채용에 적지 않은 힘이 됐습니다.
석사급 인력에게는 쑤저우 공단이 운영 중인 숙소를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지원했습니다.
<녹취> 장페이줘(제너팜 대표이사) :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최고 월 3천 위안 (60만 원)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주거 보조비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쑤저우 공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원스탑 서비스센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용 장려금과 숙소 지원을 알선하는 실무를 맡고 있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쑤저우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기업 설립에서 채용, 세무까지 입주 기업의 민원을 모두 처리합니다.
이 센터를 이용하면 2주면 공단 입주에 필요한 절차가 모두 끝납니다.
이곳 서비스 센터의 창구 숫자만 62개. 직원은 백 명이 조금 넘지만 서비스는 철저합니다.
<녹취> 민원인 : "기업 코드증을 발급 받으러 왔어요. (발급 받았나요?) 네. 받았습니다. 아주 편리합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출장서비스도 있습니다.
<녹취> 뉴샤오첸(삼성전자 생활가전 관리부장 ) : "특수 상황이나 긴급 상황일 때는 간부가 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해 매우 편리합니다."
쑤저우 공단의 인프라도 매력적인 요인입니다. 물류도로와 철도를 건설해 항구와 공항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쑤저우 공단 안에 세관을 유치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공단 조성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했고, 세제 혜택까지 부여했습니다.
<녹취> 양쯔핑(쑤저우 공단 부서기) : "물, 전기, 가스, 도로 등의 시설이 세계적인 공업 단지의 수준에 부합됩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인프라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싱가포르의 경험을 본받아 공단의 발전, 생활구역 건설, 부대 서비스 시설 등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져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쑤저우 공단입니다.
이런 각종 지원과 인프라가 가능했던 것은 쑤저우 공단에 정부차원의 권한을 부여 받고 있는 연합 이사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부총리로 구성된 이사회는 양국을 오가며 매년 1회씩 회의를 열어 공단에 새로운 문제 발생이나 해결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공단에서 이뤄지는 모든 심사와 허가를 실무를 맡은 괸리위원회가 직접 처리합니다.
<녹취> 진밍저(쑤저우 공단 부처장) : "이사회에서는 쑤저우 공단의 발전방향을 논의한 다음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안을 결정하게 됩니다."
분쟁 발생 시에도 국제관례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기 때문에 쑤저우 공단은 어떤 문제든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의 개성공단과는 사뭇 다른 분위깁니다.
이렇듯 쑤저우 공단의 기업을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은 수많은 외자 기업 유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쑤저우 공단이 지난 97년 이후 연평균 40% 성장세를 구가한 비결입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북측이 지금 우리가 합의한 내용들, 또 공동 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되어지는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중국과 같이 적극적인 어떤 개방의 자세로 나오게 되면 우리 개성공단도 아마 소주 공단과 같이 성공적인 어떤 협력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 해봅니다."
과감한 개방 개혁과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세계적인 공단으로 우뚝 선 쑤저우 공단.
개성 공단 국제화를 논의하는 남과 북이 쑤저우 공단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다섯 달 만에 재가동된 개성 공단에 지금 활기가 넘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공단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중국과 싱가포르의 합작공단인 중국 쑤저우 공단이 개성공단 국제화의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북한부 김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황금평 경제특굽니다. 면적이 11㎢ 정도에 이르는 섬으로 중국 단둥과 맞닿아있습니다.
북한은 제2의 개성공단을 기대하며 지난 2011년 6월 대규모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북한이 땅과 인력을, 중국은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공동개발 방식입
니다.
2년여가 지난 현재, 특구 관리청사와 세관, 출입통제소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체 면적의 15% 정도인 초기 시작구간의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황금평 특구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황금평 자체가 중국 단둥과 면해 있으면서 투자지로서의 입지가 불리한 측면이 있고 또 3차 핵실험의 영향을 받아서 중국의 투자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지금 황금평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동쪽 관문인 나진항.
나진과 선봉을 묶은 나선 경제특구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곳입니다.
러시아는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이,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길목이 필요하다는 점에섭니다.
전략적 요충지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나선 특구는 지정 10년이 넘었지만 창사진만 화려할 뿐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녹취> 대북지원 사업가(음성변조) : "물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때가 없죠. 통신이 안돼요. 인터넷이 안돼요. 국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조건이 거의 없는 거예요."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특구 2곳, 황금평과 나선 특구가 북한 경제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개성공단이 5개월여 만에 재가동했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시운전에 들어가고 북한 근로자들은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820명.
귀환 예정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400여 명이 개성공단에 체류했습니다.
<인터뷰> 신한용(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 : "5개월 동안 시간이 헛되지 않게 하자고 오히려 그 쪽에서 얘기를 하고 그랬습니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남북 공동위원회는 3차 회의를 열어 개성공단 문제점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통관, 통행, 통신 등 3통 문제 중 이번에는 통행에 초점이 맞춰습니다.
우선 오전, 오후 각 2회에 그쳤던 입출경 횟수는 입경 11회, 출경 10회로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기웅(개성공단 지원단장/지난 11일) : "북측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서 물론 재가동에 대해서도 남북이 같은 입장으로 가능한 빨리 해야 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남북은 또 다음 달 31일 개성공단에서 남측 지역의 외국기업과 외국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개성공단 성공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국제화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성공단의 요건은 뭘까?
합작 공단의 모델로 꼽히는 중국 쑤저우 공단에서 그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물길. 작은 배들이 물길을 헤치고 나갑니다.
사통팔달 이 물길을 통해 어디로든 통하는 도시.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쑤저웁니다.
환상적인 야경에 걸맞게 이곳은 세계적인 공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을 위해 쑤저우시를 국가 관리 경제기술개발구로 지정하고 싱가포르와 함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싱가포르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싱가포르는 좋은 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단이 필요했는데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겁니다.
<녹취> 양쯔핑 쑤저우 공단 부서기 : "당시 싱가포르와 많은 소통을 통해 좋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양국은 싱가포르의 40년간의 발전 경험을 통해 중국의 발전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년이 지난 지금, 쑤저우 공단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대표적인 공단으로 성장하면서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쑤저우 공업지구는 세계 500대 기업 중 87개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1억 달러 이상 투자 기업만 1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입니다.
특히 쑤저우 공단에는 세계적인 IT 기업이 대거 입주해 있어 동방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립니다.
이렇게 쑤저우 공업지구가 많은 외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들에 대한 공단의 아낌없는 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이 중소바이오 업체는 최근 쑤저우 공단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연구개발이 핵심 기능이었던 만큼, 고학력 인력을 뽑는 게 늘 고민이었습니다.
넉넉한 임금을 주기에는 회사 형편이 빡빡했고, 주택 지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뜻밖에 쑤저우 공단에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박사급 고학력 1명에게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고용 장려금을 알선한 겁니다.
월 3천 위안, 우리 돈 60만 원의 지원금은 고급 인력 채용에 적지 않은 힘이 됐습니다.
석사급 인력에게는 쑤저우 공단이 운영 중인 숙소를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지원했습니다.
<녹취> 장페이줘(제너팜 대표이사) : "박사학위 소지자의 경우 최고 월 3천 위안 (60만 원) 정도 보조금을 받습니다. 주거 보조비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쑤저우 공단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원스탑 서비스센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용 장려금과 숙소 지원을 알선하는 실무를 맡고 있는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쑤저우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기업 설립에서 채용, 세무까지 입주 기업의 민원을 모두 처리합니다.
이 센터를 이용하면 2주면 공단 입주에 필요한 절차가 모두 끝납니다.
이곳 서비스 센터의 창구 숫자만 62개. 직원은 백 명이 조금 넘지만 서비스는 철저합니다.
<녹취> 민원인 : "기업 코드증을 발급 받으러 왔어요. (발급 받았나요?) 네. 받았습니다. 아주 편리합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원스탑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찾아가는 출장서비스도 있습니다.
<녹취> 뉴샤오첸(삼성전자 생활가전 관리부장 ) : "특수 상황이나 긴급 상황일 때는 간부가 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해 매우 편리합니다."
쑤저우 공단의 인프라도 매력적인 요인입니다. 물류도로와 철도를 건설해 항구와 공항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쑤저우 공단 안에 세관을 유치해 기업의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공단 조성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했고, 세제 혜택까지 부여했습니다.
<녹취> 양쯔핑(쑤저우 공단 부서기) : "물, 전기, 가스, 도로 등의 시설이 세계적인 공업 단지의 수준에 부합됩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인프라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싱가포르의 경험을 본받아 공단의 발전, 생활구역 건설, 부대 서비스 시설 등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져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쑤저우 공단입니다.
이런 각종 지원과 인프라가 가능했던 것은 쑤저우 공단에 정부차원의 권한을 부여 받고 있는 연합 이사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의 부총리로 구성된 이사회는 양국을 오가며 매년 1회씩 회의를 열어 공단에 새로운 문제 발생이나 해결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공단에서 이뤄지는 모든 심사와 허가를 실무를 맡은 괸리위원회가 직접 처리합니다.
<녹취> 진밍저(쑤저우 공단 부처장) : "이사회에서는 쑤저우 공단의 발전방향을 논의한 다음 최종적으로 이사회의 안을 결정하게 됩니다."
분쟁 발생 시에도 국제관례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기 때문에 쑤저우 공단은 어떤 문제든지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의 개성공단과는 사뭇 다른 분위깁니다.
이렇듯 쑤저우 공단의 기업을 위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은 수많은 외자 기업 유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것이 바로 쑤저우 공단이 지난 97년 이후 연평균 40% 성장세를 구가한 비결입니다.
<인터뷰>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북측이 지금 우리가 합의한 내용들, 또 공동 위원회를 중심으로 해서 운영되어지는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중국과 같이 적극적인 어떤 개방의 자세로 나오게 되면 우리 개성공단도 아마 소주 공단과 같이 성공적인 어떤 협력 사업 모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 해봅니다."
과감한 개방 개혁과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세계적인 공단으로 우뚝 선 쑤저우 공단.
개성 공단 국제화를 논의하는 남과 북이 쑤저우 공단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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