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회의록 봉하이지원서 발견…‘무슨 일이’

입력 2013.10.02 (12:46) 수정 2013.10.0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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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주부터 참여정부 인사들 조사 본격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 기록관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 사저로 복사해갔던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이지원)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나 구체적인 경위
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하 사저 이지원은 참여정부 시절 생산·보고된 각종 문서가 담긴 원초적 데이터베이스다.

따라서 이곳에만 회의록이 존재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회의록이 기록관 이관 대상 기록물로 분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통령기록물로도 분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회의록의 소재가 파악됨에 따라 앞으로 회의록의 성격과 이관 대상에서 제외된 경위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관에 넘어가지 않은 회의록, 봉하 이지원에는 남아

검찰은 2일 그간의 대통령기록물 분석 결과 대통령기록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간 기록관의 서고와 대통령기록물 이관에 쓰인 외장용 하드,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 이지원 시스템의 봉하 사본과 이지원 소스코드 및 데이터 저장매체인 이지원 나스본을 정
밀 분석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참여정부에서 기록관에 이관한 기록물 내에는 회의록이 일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회의록이 비전자기록물 형태로라도 남아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고에서 문서 표지 한 장까지도 샅샅이 살폈으나 회의록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검찰은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지고 나서 삭제되거나 폐기된 게 아니라 회의록 자체가 아예 이관 대상 목록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기록관에서 찾지 못한 회의록은 봉하 사본 이지원에서 발견됐다.

봉하 사본 이지원은 2008년 2월 노 전 대통령이 이지원 시스템을 통째로 복제·저장해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했다가 이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논란이 일자 그해 7월 대통령기록관으
로 회수됐다.

검찰은 봉하 사본 이지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회의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해 이를 복구했다.

또 삭제된 것과 다른 버전의 회의록을 하나 발견했다. 둘 다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문서들이다.

삭제됐다 복구된 회의록은 초안 형태이며 이후 발견된 회의록은 삭제된 회의록을 수정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보관하는 회의록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삭제된 회의록이나 원래 남아있던 회의록 모두 내용은 국정원 회의록과 같고 다만 버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수사에서 회의록 성격·삭제 경위 규명 필요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의 정식 기록물이 아닌 봉하 이지원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는 자연히 그 경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기록물 생산 및 이관 작업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회의록의 법적 성격에 대해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록이 봉하 이지원에만 남아있고 대통령기록관의 기록물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것은 애초부터 참여정부에서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을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면서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던 회의록 발췌본을 공공기록물로 판단, 열람한 바 있다.

회의록은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생산한 문서인 만큼 발췌본 뿐 아니라 원본 자체도 대통령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이란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보좌기관, 자문기관 및 경호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등이 생산·접수해 보유한 기록물
과 물품을 뜻한다.

그러나 앞서 참여정부 인사들은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이며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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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02 12:46:24
    • 수정2013-10-04 09:36:42
    연합뉴스
검찰, 내주부터 참여정부 인사들 조사 본격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 대통령 기록관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하 사저로 복사해갔던 청와대 문서관리시스템(이지원)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나 구체적인 경위 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봉하 사저 이지원은 참여정부 시절 생산·보고된 각종 문서가 담긴 원초적 데이터베이스다. 따라서 이곳에만 회의록이 존재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회의록이 기록관 이관 대상 기록물로 분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통령기록물로도 분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회의록의 소재가 파악됨에 따라 앞으로 회의록의 성격과 이관 대상에서 제외된 경위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기록관에 넘어가지 않은 회의록, 봉하 이지원에는 남아 검찰은 2일 그간의 대통령기록물 분석 결과 대통령기록관에서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간 기록관의 서고와 대통령기록물 이관에 쓰인 외장용 하드,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 이지원 시스템의 봉하 사본과 이지원 소스코드 및 데이터 저장매체인 이지원 나스본을 정 밀 분석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참여정부에서 기록관에 이관한 기록물 내에는 회의록이 일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회의록이 비전자기록물 형태로라도 남아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고에서 문서 표지 한 장까지도 샅샅이 살폈으나 회의록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검찰은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지고 나서 삭제되거나 폐기된 게 아니라 회의록 자체가 아예 이관 대상 목록으로 분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기록관에서 찾지 못한 회의록은 봉하 사본 이지원에서 발견됐다. 봉하 사본 이지원은 2008년 2월 노 전 대통령이 이지원 시스템을 통째로 복제·저장해 봉하마을 사저로 유출했다가 이후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논란이 일자 그해 7월 대통령기록관으 로 회수됐다. 검찰은 봉하 사본 이지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회의록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해 이를 복구했다. 또 삭제된 것과 다른 버전의 회의록을 하나 발견했다. 둘 다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문서들이다. 삭제됐다 복구된 회의록은 초안 형태이며 이후 발견된 회의록은 삭제된 회의록을 수정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보관하는 회의록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삭제된 회의록이나 원래 남아있던 회의록 모두 내용은 국정원 회의록과 같고 다만 버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수사에서 회의록 성격·삭제 경위 규명 필요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의 정식 기록물이 아닌 봉하 이지원에만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는 자연히 그 경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기록물 생산 및 이관 작업에 관여한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회의록의 법적 성격에 대해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록이 봉하 이지원에만 남아있고 대통령기록관의 기록물로 이관되지 않았다는 것은 애초부터 참여정부에서 회의록을 대통령기록물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을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면서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던 회의록 발췌본을 공공기록물로 판단, 열람한 바 있다. 회의록은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생산한 문서인 만큼 발췌본 뿐 아니라 원본 자체도 대통령기록물이 아닌 공공기록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이란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보좌기관, 자문기관 및 경호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등이 생산·접수해 보유한 기록물 과 물품을 뜻한다. 그러나 앞서 참여정부 인사들은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이며 대통령지정기록물로 분류했다고 주장한 바 있어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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