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국민이 낸 건보료로 인센티브 지불?

입력 2013.10.31 (21:27) 수정 2013.10.3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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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이 의약품을 싸게 매입하면 정부가 병원에 돈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저가 구매 인센티븐데요.

병원이나 약국이 제약사에서 약을 정가보다 싸게 사들이면 그 차액의 70%를 혜택으로 주는 겁니다.

약가 인하를 유도해 약제비로 나가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자는 취지로 3년 전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에 준 인센티브가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지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어찌된 일일까요?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원과 약국이 약을 싸게 산 금액.

즉, 정가에서 구매가를 뺀 금액은 총 3,340억 원.

이 금액의 70%를 건강보험이 인센티브로 지급했습니다.

<녹취> 병원 업계 관계자(음성 변조) : "싸게 사면 차액의 (70%.) 네, 그 정도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인센티브로 내 준 돈이 약을 싸게 삼으로써 아낀 건강보험료보다 더 많았습니다.

결국 많게는 1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겁니다.

또 인센티브의 92%는 규모가 큰 종합병원들에 지급돼, 큰 병원의 환자만 같은 약을 더 싸게 이용하는 혜택의 편중현상도 생겼습니다.

병원이 약을 사는데 국민의 돈을 내주는 것은 정부가 병원에 리베이트를 주는 격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제약업계, 시민단체는 물론 개원의 중심인 의사협회까지 반대하는 이윱니다.

<인터뷰> 김성주(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원래 목표했던 기능이 달성되지 못한다고 하면 폐지하는 쪽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 약가를 한꺼번에 낮추면서 인센티브 제도는 잠시 유예됐지만, 내년 2월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입니다.

건보 재정을 아끼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재정을 낭비시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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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31 21:28:19
    • 수정2013-10-31 22: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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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병원이 의약품을 싸게 매입하면 정부가 병원에 돈을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저가 구매 인센티븐데요.

병원이나 약국이 제약사에서 약을 정가보다 싸게 사들이면 그 차액의 70%를 혜택으로 주는 겁니다.

약가 인하를 유도해 약제비로 나가는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자는 취지로 3년 전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병원에 준 인센티브가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지급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어찌된 일일까요?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원과 약국이 약을 싸게 산 금액.

즉, 정가에서 구매가를 뺀 금액은 총 3,340억 원.

이 금액의 70%를 건강보험이 인센티브로 지급했습니다.

<녹취> 병원 업계 관계자(음성 변조) : "싸게 사면 차액의 (70%.) 네, 그 정도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인센티브로 내 준 돈이 약을 싸게 삼으로써 아낀 건강보험료보다 더 많았습니다.

결국 많게는 1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겁니다.

또 인센티브의 92%는 규모가 큰 종합병원들에 지급돼, 큰 병원의 환자만 같은 약을 더 싸게 이용하는 혜택의 편중현상도 생겼습니다.

병원이 약을 사는데 국민의 돈을 내주는 것은 정부가 병원에 리베이트를 주는 격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제약업계, 시민단체는 물론 개원의 중심인 의사협회까지 반대하는 이윱니다.

<인터뷰> 김성주(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원래 목표했던 기능이 달성되지 못한다고 하면 폐지하는 쪽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 약가를 한꺼번에 낮추면서 인센티브 제도는 잠시 유예됐지만, 내년 2월부터 다시 시작될 예정입니다.

건보 재정을 아끼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재정을 낭비시켰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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